부자들의 생각법

부자들의 생각법
하노 벡 지음, 배명자 옮김 / 갤리온 / 2013년 10월

1. 이 책은 이름을 바꾸는게 좋을 것 같다. 책 제목이 이상하는 말이 아니라, 실제 내용이 제목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부자들의 생각법이라는 말도 맞지만,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투자 전략에 필요한 행동경제학>이나 <행동경제학 - 투자 심리론>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예전에 읽었던 <행동경제학>의 주요 개념과 이론들이 그대로 전개되고 있어서 - 나에게 있어서는 - 솔직히 조금 지루하긴 했지만, 기존의 책들과는 또 다른 방향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은 독특했다. 그리고 각 장의 마지막에 소개되는 예시는 이어지는 다음장의 주제로 연결되고 있는데, 이 부분 역시 감탄할 수 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모든 소재를 이렇게 연결하긴 쉽진 않았을텐데, 큰 무리없이 이어지는 걸 보면 책 표지에 적힌 대로 <2013년 독일 최우수 경제, 경영 도서상>을 받을 만한 책이었음을 다시 한번 되새길수 있었다.

2. 먼저, 서문에 적힌 저자의 글을 읽어보자.  

..........똑똑한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는 특권 덕분에 나는 자본 시장이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역동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황금이라고 믿었던 전통 경제학 이론만으로는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었다. 시장은 그야말로 너무 인간적이었기 때문이다. 합리적으로 움직일 것 같지만 결코 합리적이지 않았고, 탐욕과 혼란, 실수와 광기에 너무 자주 휘청거렸다. 전통 경제학은 인간을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존대로 가정한다. 그런데 나 자신부터가 교과서가 요구하는 대로 따르지 않았다. 심지어 내가 쓴 책의 내용과 내 투자 결정이 늘 일치하는 것도 아니었다. 책에 쓴 내용이 분명히 합리적이고 타당한 내용이었는데도 말이다. 부끄럽고 창피하다. 자본 시장과 투자 이론을 집중적으로 탐구할수록 이론과 시장의 괴리가 더 크게 느껴졌다........................ 

금융투자와 관련하여 일한 관계자로서의 솔직한 고백이자, 투자라는 개념을 행동경제학 이론으로 분석해야 하는 이유를 서술하고 있는 장면이다. (참고로 행동경제학은 대니얼 카너먼이라는 심리학자에 의해 개척되었고, 그에게 노벨 경제학상을 안겨준 분야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거시적인 안목의 중요성과 밴드왜건 효과와 같은 현상을 설명해 나간다. 

3. 아래의 세가지는 경제대공황의 대표적인 예이자, 인간의 비이성적 투기 심리가 가장 잘 드러난 장면이기도 하다.

ㅇ 1929년 10월 24일 목요일, 미국의 경제 대공황의 시작 

ㅇ 1636년부터 1637년까지 이어진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 광풍 

ㅇ 1987년 10월 19일에 시작된 검은 목요일 

경제 위기가 1차적 원인이었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의 비이성적 행동과 경제학 교과서대로 움직이지 않는 인간 심리의 모습이 숨어있었다. 

1) 경제적 선택에 있어서 개인의 판단만큼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소속 집단이나 주변의 분위기, 일명 밴드왜건 효과. 2) 자기와 의견이 같은 사람이 많을수록 확신은 강해지고 낙관주의가 발전하게 되는 통제의 환상과 인지 부조화. 3) 각각의 시도는 확률적으로 독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연관될 것으로 믿는 도박사의 오류. 또는 기술적 분석의 한계. 4) 기투자한 비용 때문에 제대로된 경제 감각을 잊게되는 손실회피와 매몰 비용의 오류. 5) 평범한 소득을 가진 직장인들이 왜 부자가 되기 어려운지를 설명하는 베버-페히너의 법칙. 6) 말장난과 명시적인 지표로 인해 선택에 영향을 줄수 있는 정박 효과와 프레이밍 효과 7) 구매를 함에 있어서 이성적인 판단을 하게끔 도와주는 심적 회계 개념 8) 돈 모으기에 가장 좋은 행동경제학 전략인 망설임 전략 9) 더 좋은 수익과 기회를 포기하게 하는 현상 유지 편향 10) 무관한 데이터들의 결과가 서로 연관성이 있다고 믿어버리는 착각 상관. 11) 저축을 하겠다는 결심의 시기와 행동하는 시기의 불일치로 인해 벌어지는 어두운 노후 생활과 연관된 시간적 비일관성. 

이어서 부자들은 통계의 중요성을 인식함과 동시에 그 통계를 철저하게 의심했다. 아래의 문구는 통계의 중요성과 위험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줄 것이다.   

ㅇ 나는 내가 직접 작성하지 않은 통계는 결코 믿지 않는다.  (윈스턴 처칠)

ㅇ 유언비어를 유포하려면 공공 기관, 보도 기관 그리고 기타 기관을 포섭할 것이 아니라 유언비어의 출처를 철저하게 숨겨야 한다.  (요제프 괴벨스) 

ㅇ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 (마크 트웨인 or 벤저민 디즈레일리) 

4. 결국 저자가 조언하는 건 지극히 단순한 것들이다. 1) 장기적으로 투자할 것. 2) 일찍 적금 계좌를 만들 것. 3) 위험 분석을 할 거. 바로 이 세가지인데, 단순한만큼 주의깊게 실천하는 행동력이 요구된다고 보여진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말하는 18가지 투자 원칙도 꼭 읽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