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가 말하는 법
부경복 지음 / 모멘텀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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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누구나, 뭐든지 잘 하고 싶어한다. 싸움을 잘하고 싶은 사람, 공부를 잘하고 싶은 사람, 더 예뻐지고 더 잘생겨지기를 바라는 사람, 운동을 잘하고 싶은 사람까지. 하지만 누구나 원하는 능력, 또는 누구나 공통적으로 잘하고픈 게 있다면 뭐가 있을까? 이 역시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나는 그중에서도 "말 잘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사실 사람이라면 학교와 직장, 그리고 사회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말하기의 중요성을 한번쯤은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TV속에 등장하는 유명 아나운서들과 토론 진행자를 보면서도 저들 처럼 말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고.

 

나의 경우에는 대학시절 활동했던 시사경제토론스터디 활동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후배의 꾐(?)과 선배의 발표를 보고 무작정 참여했지만 덕분에 면접 및 토론, 발표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또 최근에 들었던 이러닝에서 들었던 아나운서의 강의와 대학교 4학년때 학교에서 전 방송국 출신 강사의 말하기 특강을 통해 들었던 목소리의 중요성에 대한 강의를 통해서도 많은 점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물론 개인적으로 좋은 목소리는 아니어서 전화받을때나 공식적으로 말할 기회가 있을 때 가급적 신경써서 말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그때 강사가 말했던 것처럼 자꾸 연습하면 바꿀수 있다는 말을 믿고 있기에 틈틈이 연습하는 중이다.

 

물론 말하는 것 역시 운동하는 것처럼 꾸준히 연습해야만 유지가 되고 발전하는 것이기에 요즘에 다시 그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데, 모임이나 활동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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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 중에서도 토론, 서로 다른 사람과의 논쟁에서 이야기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말하기라는 거대한 소재 앞에서 미시적으로 들어간 측면이 있지만 그러기에 더욱 더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되었다. 손석희 씨의 논쟁 중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바르도와의 개고기 논쟁을 통해 10여가지 기술을 설명하고 있는데, 말을 잘한다는 것이 단순하게 말을 많이하거나, 무조건 공격적으로 말하는 것, 그리고 흥분한 상태에서 말하는 것이 얼마나 안 좋은 것임을 알게 해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을 자제해야 한다는 점이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전화를 자주하게 되는데, 먼저 흥분해서 타인에게 뭐라하는 사람을 - 아주 가끔씩 - 보게 된다. 이럴때는 정말 녹음해서 그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도 하는데, 흥분하고 공격적으로 말한다고 해서 자신의 의도되로 해결되지 않음을 알 필요가 있겠다. 책에서 소개하는 바르도의 사례 역시 바로 이런 점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어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달변가들의 토론 기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논리적으로 말하되 끝을 남겨둔다는 것이다. 말로 몰아붙여서 본인이 승리했다고 생각하는 건 안타까운 오만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당한 그 사람이 가만히 있겠는가? 그리고 그렇게 되면 그 논쟁은 진흙탕으로 변하고 말 것이다. 논쟁의 끝에서의 여유는 논쟁의 본질을 한번 더 강조함과 동시에 사람이 정말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곱씹어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하나의 기법은 사실을 말하고 대조되는 상황을 보여주라는 것이다. 내가 속해있는 울타리 안에서, 그리고 내가 쌓아놓은 망상안에서 자신의 주장만을 말하고, 주변의 좋아요와 지지 리플에만 매달린다면 사실이라는 공격 한방에 무너지고 말것이다. 아마도 그 사실 검증 요구의 공격에 흥분하지만 않아도 다행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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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외에도 다양성에 대한 존중, 다툼이 아닌 토론을 통한 합의의 과정을 향해간다는 점을 인식하라는 조언 등도 인상깊었다. 무엇보다도 마지막의 "생각은 내일을 향하되, 말은 오늘에 집중한다"는 소제목은 토론 뿐만 아니라 평소의 우리 모습에 있어서도 필요한 조언이라는 생각을 했다. 너무 앞선 미래에 대한 생각들이 현실속의 말로 튀어나오는 순간, 그건 망상가로 가는 지름길일 뿐이다. 말은 지금을 담아야 된다. 나 역시 항상 마음속에 품고 있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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