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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 - 폴 크루그먼, 침체의 끝을 말하다
폴 크루그먼 지음, 박세연 옮김 / 엘도라도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2008년부터 시작된 세계의 경제위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유로권의 재정 위기, PIGS국가들의 부채 문제, 월가의 시위 등은 뉴스의 단골 메뉴이며, 얼마전에는 키프로스의 경제 상황과 구제 금융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는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통화전쟁과 국내외 정부부채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계속되는 위기 상황이 더 무덤덤해진다는 사실이다. 마치 서서히 달궈지는 냄비속의 개구리마냥...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라

작가
폴 크루그먼
출판
엘도라도
발매
2013.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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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부시 저격수로도 유명한 세계적인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이 지은 책이다. 계속되는 경제위기의 반복속에서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그런지를 따지기보다는 지금 당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장기적인 논쟁보다는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정책을 사용하자고 말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읽은 다른 어느 책보다 논조가 분명했고, 저자가 바라는 경제 정책이 무엇인지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물론 그의 명성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여기에 적힌 주장과 근거를 신봉해서는 안되겠지만, 한때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위기를 미리 예견하였고, 결과적으로 옳았던 그의 선견을 떠올린다면 꼼꼼히 읽어봐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저자가 주장하는 바는 먼저, 정부의 지출 정책이 필요하다는 거다. 만성적인 위기 상황속에서 면역아닌 면역이 된 세계 경제를 위해서는 정부의 추가적인 지출이 필요하다는 말이었다. 누군가의 지출은 누군가의 수입 이라는 말처럼 위기를 핑계로 모두가 지갑을 닫아버리면, 세계 경제의 파국적 상황은 더 빨리 다가올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절약의 역설과도 일맥 상통하는데, 결국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며, 지금보다 더 많은 재정지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책에서는 적정한 수준 - 지금보다 조금 높은 - 의 인플레이션이 필요하며, 미국 정부의 부채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고 말한다.

 

나 역시 전체적인 논조와 저자가 주장하는 의미에서는 동의한다. 하지만, 읽으면서 많은 궁금증이 생겼다. 먼저, 저자는 부채가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고 결론내리고 있는데, 이 역시 전체적인 숫자의 합은 그러할 지 몰라도, 공공 섹터별로 나뉘어 본다면 차이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 재정 지출에 필요한 자금은 결국 채권발행, 조세 증가, 비효율적인 공공섹터의 구조조정 등으로 충당할 수 밖에 없는데, 이 역시 결국에는 추가적인 부담이 되진 않을까. 그리고 최근 뉴스에서도 등장한 조세피난처에서 보듯이, 가난한 자들의 유효세율이 더 높다는 것도 함께 고려해야 할 포인트같다. 결국 저자의 주장처럼, 지금 당장 위험한 경제 상황을 위해서 재정지출을 증가시키되, 그에 따르는 문제점 역시 중장기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둘째는 케인지언의 이론을 따라가 보자고 말한다. 이는 앞서 말한 정부의 지출을 늘리자는 말과 사실상의 동의어인데, 저자는 추가적으로 로머와 민스키의 경제학적 논조를 소개하면서 자시의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 민스키는 08년 세계경제위기를 예견하고, "금융 불안정성 가설"에 대해 설명했는데, 이는 "레버리지"와 "디레버리지"의 개념으로 이해될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는 최근의 세계 각국의 정부부채 증가와 함께 불어닥친 디레버리지 정책에 대해서도 시사점을 안겨준다. 저자는 "지금 당장 채무자들은 소비할 능력이 없고, 채권자들은 소비할 의지가 없다" 는 말로 정부의 재정지출에 대한 필요성을 다시 한번 주장한다. 그리고 로머의 경제학적 논조를 인용한 "재정적 자극"의 효과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고.

 

세번째는 지금 당장 실천하자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잘못된 축적물들로 인해 생긴 누적된 위기상황은 우리들의 정상적인 판단 기능마저도 가로막고 있다고 저자는 판단한다. 이를 위해서 지금 당장 할수 있는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한번 상상해보자. 어떤 집에서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남편이 자동차 전기 시스템을 수리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이제는 시동도 안 걸린다. 그런데도 배터리를 갈아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가만히 있다가 이제야 배터리를 간다면, 그동안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대신 남편은 가족들에게 걸어다니거나 버스를 타라고 말한다. 그 때문에 가족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보기만 하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문제의 핵심은 자동차가 아니라 "남편"이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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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보면 가장 중요한 재정지출은 뒤로한채, 과도한 채무자에 대한 질책이나 고용의 질에 대한 논쟁, 그리고 부채 증가의 위험성 등을 말하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미국경제 중심부를 향해 직격타를 날리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유동성 함정과 유로통화의 사용으로 인한 경제위기의 심화 등에 대해서도 상세히 언급한다. 또한 몇몇 부분은 논리적으로 어려워 보이는 부분도 좀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이 책은 세계 경제, 그리고 미국 경제를 중심에 두고 쓴 책이어서,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에 적용시켜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미국의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책과 논조는 한국의 보수(?)와 진보(?)와도 맞아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저자가 계속해서 강조한 것 처럼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는 건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책 제목처럼 우리는 지금 당장 이 불황을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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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4 08: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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