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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의 미래를 말하다 - 끝없이 반복되는 글로벌 금융위기, 그 탈출구는 어디인가?
조지 소로스 지음, 하창희 옮김, 손민중 감수 / 지식트리(조선북스)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얼마전 신문에서 유럽의 중국이라고 소개된 독일 경제의 소식을 접했다.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독일 경제의 견고함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작년부터 지속된 유럽의 경제위기속에서 돋보이는 독일 경제의 실적은 실로 놀라운 것이었다.
특히 유럽 제2의 경제대국인 프랑스를 여유있게 앞선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신문 기사에서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기술력의 우위 및 중국 시장의 선도적 진출, 유연한 노사관계 및 주주자본주의에 흔들리지 않는 오너쉽과 강한 중소기업 등을
그 이유로 분석하고 있었다.
작년부터 지속된 PIGS의 재정 위기 및 파판드레우 정권의 그리스 위기, 더 나아가 유로 경제 공동체의 위기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유로 경제권의 하락은 멀리 떨어진 우리에게도 간과할수 만은 없는 사실이다. 세계정제권이 점차 가까워지고 동행성을
띄면서 즉각적으로 주식시장 및 금융권에서 영향을 받게 되고 이는 국내 경제의 금리, 물가, 거시경제지표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저자인 조지 소로스는 한국에서도 유명한 국제 금융가이다. IMF 위기 당시 한국을 방문하여 투자를 저울질한 장면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실제로는 퀀텀펀드를 운용하여 연평균 수익율 34%를 기록한 투자의 귀재이기도 하다. 물론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어지는 워렌 버핏과 비교한다면, 소로스는 투기꾼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그만큼 국제 금융 및 경제에 있어서는 탁월한
식견을 보유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저자의 투자 철학과 현재 유로의 위기와 08년부터 지속되어 온 미국 모기지 사태 등 최근 5개년의 세계 경제 위기를
바라본 저자의 시각과 해결 방안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세계적인 철학자 칼 포퍼의 영향을 받아 정립된 재귀성 이론과
국제 금융경제와 연계된 국제 정치에 대한 설명은 사전 지식이 있어야 쉽게 이해될수 있는 부분이다. 작은 분량에 많은 내용을
집약적으로 그리고 간결한면서도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는 책이어서, 읽으면서 저자의 의도를 곧바로 이해하기는 어렵겠지만
글을 쓴 시기의 경제적 사건과 각종 경제 용어에 대한 기본기만 갖춘다면 저자의 생각을 따라갈수 있을거라고 생각해본다.
특히 재귀성이론에 대한 부분은 세계정제와 경기변동을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처럼 보였는데, 예측이 결과를 도래하고, 그
결과로 인해 사람들은 예측을 반대 방향으로 강화시켜 가면서, 버블이 더욱 심해질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시장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조정 이외에도 사람들의 심리와 예측, 정부와 세계의 정치적 영향력에 의해서도 좌우될 수 있음을, 저자는 재귀성이론
으로 설명하고 있다. 물론 책에는 그 이론에 대한 체계적인 설명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저자의 전작인 "금융의 연금술"을 통해
자세히 알수 있다고 하니 투자이론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봐도 좋을 듯 하다.
이어서 국제 금융위기, 특히 미국 모기지론 사태에 대한 해결책으로 적은 자본의 투입으로 최대의 효과를 볼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라고 미국정부에게 제시한다. 대차대조표상에 직접 반영하는 정책보다는 더 적은 비용을 통해 정부가 원하는 바를 이끌어
낼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주에 대한 투자, 신용디폴트스왑과 같은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 등을 그 방안으로 제시하는데 특히 그는
CDS와 같은 비정형화된 파생상품에 대해 적대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듯 했다. 아마도 그가 투자해온 방법과 퀀트들의 투자철학이
다르기에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되지만, 파생상품이 주식과 채권 만큼의 정부와 시장의 규제를 받지 못한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이부분에서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이 갔다.
많은 부분은 유로존의 위기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데 할애하고 있는데 주 내용으로는 독일의 역할의 중요성, 은행의 우선 구제를
통한 금융 경제의 안정화 등을 들고 있다. 저자의 시각은 전세계적인 정치권과 국제 금융경제를 두고 설명하고 있기에 유로존의
위기를 큰 시야에서 바라볼수 있게 하지만, 실제 생활속에서 살고있는 우리에게는 금리 상한제와 연쇄적인 채권 매도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신용등급의 상승과 하락으로 인한 거시경제지표의 변화가 바로 와닿지는 않는다.
유로와 미국의 경제위기를 거시경제적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는 부분은 경제학도나 금융계통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만한
주제들로 가득하지만, 비전공자들 및 일반독자들에게는 바로 추천하기에는 어려운 책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