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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그 치명적 유혹
피터 H. 글렉 지음, 환경운동연합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흐르지 못하고 플라스틱 병 속에 담긴 물은 어떤 노래를 부를까?
이 책을 읽고 예쁜 악세서리나 자기관리 아이템이 되어버린 생수를 다시 보았다.
이 세상은 언젠가는 바다나 하늘까지도 팔아치울지 모르겠다. - 영화배우 윤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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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이후로 급성장한 산업들이 있다. 스포츠 관련 산업, 식수 및 수처리 관련 수자원 산업,
종자 및 농업 관련 산업, 도박 및 카지노 관련 산업, 의료기기 및 병원, 보험 연계 산업까지 말이다.
물론, 이전에도 그 중요성이라든지 또는 수익 구조에 있어서는 다른 산업 못지 않았지만
이슈화되고 산업화되지 않았다는 게 그 차이점일 듯 하다.
하지만 위에 열거한 산업들은 수익성과 함께 과연 이러한 것들이 정당한 것인가에 대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생명의 필수적인 자원과 물과 같은 공공재가 과연 개인의 소유에 의한 산업화가
가능한 것인지, 또는 불필요한 가상의 수요를 창조하고 생산해내어 소비자들의 돈을 긁어모으는
짓은 아닌지 말이다.
책의 뒷면에 적혀있는 윤진서씨의 말처럼 우리에게 아름다운 자연과 바다, 하늘, 공기와 물을
마음대로 팔아치울 권한이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과거 세대와 현재의 세대, 그리고
앞으로 태어날 미래 세대가 공유하며, 한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인들이 함께 사용해야 할 공기와
바닷물이 지금 현재의 특정 세대의 소유물이라고 할수 있을까. 또한 적은 원가로 수익을 극대화할수있는
산업이라고 당당하게 말할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그러한 생각이 정당한 것인지, 그리고 우리 스스로 경제학적 논리라는 오류에
빠져 공공재인 물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한번 해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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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에, 에비앙과 같은 해외 생수 브랜드 뿐만 아니라, 국내의 농심 삼다수, 석수와 퓨리스, 아이시스 등
다양한 생수 브랜드를 우리 주변에서 볼수 있다. 나역시 가끔 생수를 사먹고는 하는데 생각해보니
언제부터인가 수돗물은 먹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해왔던 것 같다.
국민학교에 다닐때 언제나 학교 운동장 한편에는 급수대가 있었다. 축구를 하고 또는 동네 형들과 어울려
놀다가 땀에 흠뻑 젖을때가 되면 다같이 우르를 몰려가 급수대에서 머리도 감고, 물도 마시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주변에 급수대가 사라지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약수터, 동네 근처의 공용 급수시설 등에서 "유해 판정", "콜레라 균 검출" 등의 문구가 보이더니
어느새 우리 주변에서는 마실물 찾기가 어려워진게 사실이다. 생각해보니 약수터도 이젠 더이상 우리가
안심하고 먹을수 있는 물이 아니라는 인식이 팽배해진것 같기도 하다.
그와는 반대로 생수의 브랜드는 더욱 다양해지고, 또 예전보다 더 많이 생산되고 있다. 이제는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라는 것까지 등장하여 우리에게 손짓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많던 물들은 다 어디로 간 걸까. 수돗물을 두고 생수를 마시는 건 경제학적으로 이익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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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유명한 폴란드 스프링, 알래스카 프리미엄 글레이셔 드링킹 워터를 들어 보았는가?
패션 또는 미디어에 주의 깊은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고,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이 물이
대략 어느 지역에서 생상되는 물인지 알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분의 예상과는 조금 다르다. 폴란드 스프링이라는 생수는 미국 지역의 특정주에 있는 각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이며, 알래스카 프리미엄 글레이셔 드링킹 워터는 주노시의 수도관에서 취수한 물이라고 한다.
혹시나 알래스카 ... 워터가 극지방의 고대 천연 빙하를 원재료로 하진 안았을까라고 생각하진 않았는지.
물론 처음 봤을때는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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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가 나쁘다. 사회악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물이 부족한 곳, 그리고 위생적으로 깨끗한 물이 필요한 곳에서는
생수는 어느 광고주의 말처럼 "성수"라고 불리울 정도일테니 말이다. 하지만 모두가 먹을수 있는 공공재인 물을
누구에게나 공급하는 기능을 하고 있는 수돗물을 깍아내린채 생수에만 집중하는 것은 첫째, 공공재의 사유화라는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있으며, 둘째, 일부 계층에 의한 고급 브랜드의 소유와 계급간 위화감을 야기할 수 있다. 셋째는 생수를
생산하면서 드는 막대한 오염물과 플라스틱으로 인한 2차 환경 피해는 마치 녹색으로 위장한 오염 경제의 실상을 보여주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 더군다나, 기존의 수돗물을 잘 관리하고 모두가 마실수 있는 안전한 물로 유지하는 것이
복지적으로, 또 경제학적으로도 맞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주로 미국의 생수 시장의 상황을 근거로 작성된 책이기 때문에 아직 우리나라와는 조금 괴리감이 있지만,
최근의 구미 등 식수난 사건을 보면서, 한국에도 조만간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견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앞선다.
환경보호, 수자원의 공유와 사유, 경제 성장을 위한 수자원 산업화, 맑은물 지키기라는 측면에서라도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행동해야할 일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사람을 속이려면 바로 당신을 잘되게 해주려 그런다고 말해야 한다.
대단한 것 같은 지성도 알고 보면 보잘것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성보다는 잠재의식 속의 충동과 본능을 끌어들여야 한층 효과가 확실해진다. - 미국광고협회 회장, 존 벤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