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율이 번지는 곳 폴란드 In the Blue 4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
2011년 5월 5일. 오랜만에 동기형이랑 같이 북한산 둘레길을 가 보기로 했다. 서울에 올라와서 가보지 못했던 곳. 또는

좋은 경치를 볼수 있는 곳으로 자주 가기로 했었기에, 이번 기회에 북한산을 한번 가보기로 했다. 내가 묵고 있는 곳에서

북한산까지는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갈아타면 약 1시간 정도 걸릴 듯 해서, 쉬는 시간에 읽을 수 있는 책 한권을 챙겼다.



"선율이 번지는 곳, 폴란드" 라는 여행 에세이 였는데, 손에 들고 다닐수 있는 아담한 책 사이즈와 저자가 직접 찍은 수많은

여행 사진들이 인상적이었다. 북한산 둘레길에 도착하는 내내 시간이 가는줄 모르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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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한번쯤은 동유럽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스문화와 옛 오리엔트의 문화, 훈족과 타타르, 몽골의 침입으로

인한 동방 유목 문화와 오스만 투르크에 의한 이슬람 문화, 그리고 소련에 의한 공산주의 체제하의 시대에서 냉전 이후의

자유 시장경제 체제까지.. 정말 많은 문화와 영향을 받았던 지역이 동유럽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각 지역은 그 나름대로의

특징을 유지하며 옛날의 아름다운 문화유산을 지켜왔고..



중세의 성과 마을, 그리고 그 안에 엮여있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비밀들은 오직 여행을 통해서만 느끼고 깨달을수 있을거란

생각을 자주 했었다.



바르샤바의 구시가 광장의 옛 집들과 잠코비 광장의 지그문트 3세의 동상. 폴란드가 사랑하는 쇼팽의 음암과 그를 기릴수 있는

쇼팽 박물관. 사스키 공원과 폴란드 대통령 궁까지. 어릴적 동화속에서 보았던 옛 성과 마을을 그대로 빼 닮은 듯 했다.

외국인들이 서울의 한옥 마을과 산 등성이에 빼곡히 들어있는 한국의 전후 마을을 아름답다고 여긴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는데,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이 바로 그런것이 아닐까 했다.



스탈린이 폴란드 국민에게 주었다는 거대한 문화과학궁전보다는 그들의 삶과 정취가 살아있는 구시가 광장의 옛 건물들이

더 사랑받는 것처럼 말이다.



***

이어서 저자가 여행한 곳은 또다른 폴란드의 도시인 토룬. 나 역시 처음 보는 곳이이서 책을 읽는 내내 사진과 삽화에

눈을 뗄수 없었다. 현대적인 양식의 건물의 과거의 향기를 함께 보존하고 있는 도시. 독일의 튜튼 기사단에 의해 지어진

도시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사진속의 건물들에서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질서 정연함이 느껴졌다.



사람이 우선인 벽돌 바닥의 거리와 나무와 꽃 상점으로 둘러싸인 길가, 그리고 옛 정취를 보전한 집들까지..

말만 통한다면 저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곳이었다.



마지막으로 토룬의 명물인 진저브레드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는데, 쇼팽과 요한 바오르 2세가 진저브레드 애호가였다고 한다.

나도 다음에 가게 되면 꼭 폴란드의 진저브레드를 먹어봐야지라고 생각하며, 책장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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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여행한 또다른 도시는 난쟁이들이 숨어있는 브로츠와프. 시내 곳곳에는 160여개의 난쟁이 동상이 길가에 있다고 하는데,

이를 찾아보는 것도 또다른 여행의 즐거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아우슈비츠 까지 읽고 책을 덮으니, 우리가 내려야 할 지하철 역에 도착했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북한산

입구에 도착한 것 같아 신기했다. 둘레길을 돌면서, 솔밭공원과 계곡을 옆에 낀 아름다운 집들과 주말 농장이 너무나도 멋져

보였다. 언젠가는 이러한 아름다운 경치와 마을의 소수계층의 전유물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살고 영위할 수 있는 삶의 일상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산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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