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제20호 - Spring, 2011
아시아 편집부 엮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

세계인과 함께 읽는 아시아 문예 계간지. 올해로 20호를 맞는 "ASIA"의 봄호 특집은 아시아는 아시아를 어떻게 고민해 왔나라는

물음에서 출발하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그리고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아시아 각국의 소설과 시, 평론과 문화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아시아를 조명해온 "계간아시아"가 이번에는 아시아 그 자체를 우리가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관해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편집자 방현석 님의 베트남 사파에서 내려다본 감회를 시작으로 타고르, 안중근 열사, 알라타스, 그리고 김재용 씨의 글이 차례로

소개되고 있다.

 

처음 계간지 아시아를 접했을 때도 그러했지만, 익숙하지 않은 저자들의 문학관과 쉽게 이해하기 힘들었던 문학 및 사상과 관련된

어휘들은 책을 읽으면서도 사전과 외부 지식에 의존하게 만들곤 했는데, 이번 호는 다행이도 한번쯤은 들어보았던 주제여서 평소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물론, 사이드 파리드 알라타스가 쓴 "아시아 대안 담론의 가능성과 미래" 부분은 여전히 읽기 힘든 주제였다.

 

시아파 주제와 자본주의 정신이라니.. 경제학을 전공하고 나름 이 분야에 있어서는 알고 있다고 자부했던 나이지만, 터키계 시아파의

정신과 그를 통해 알아본 사회과학적 통찰은 너무 어려운 용어들의 집합체였다. ㅠㅠ

 

**

.... 현대에 들어서 지구 공간은 우리에게 가까워졌으나 사람들과 접촉하기는 어려워졌다. 우리는 낯선 곳으로 가서 관찰하지만 그곳에서

살지는 않는다. 사람들과 만나기보다 지식을 습득한다. 일반적인 유형들을 성급하게 찾으려고 해서 개인들을 놓치게 된다. 여행을 통해

얻은 공감에서 나온 깨달음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다면, 외국인들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둔감해져서 쉽게 부당하고 잔인한 성격을

가지게 되어 이기적이고 경멸적으로 사용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요즘 서양 사람들이 다른 인종의 사람들을 만날 때 자주 발생한다.....

 

타고르의 동양과 서양에 나오는 글이다. 주석의 설명처럼, 타고르는 국수적이지도, 사대적이지도 않았다. 어느 한쪽에만 치우쳐져 한쪽을

내리깔고, 배척하는 옹졸함 보다는 본인에게 그리고 인도와 아시아의 발전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지를 생각했다. 헛된 자존심에 빠져

자신을 합리화하는 논리를 만드는데 급급한 게 아니라, 아시아의 실책과 서양의 강대함을 인정하며, 이를 슬기롭게 헤쳐나갈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려 했다. 가히, 문학가이기 전에 시대를 앞선 사상가이자, 인도의 지도자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비슷한 시기에 쓰여진 안중근 열사의 동양평화론 역시 그 맥을 같이 한다고 보여진다. 비록 옥중에서 운명을 달리하셔서, 그 끝을 완성하진

못하셨지만, 서문과 전감에 나오는 글을 통해 당시 안중근 열사가 바라본 동북아 정세와 일본의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은 평화를 바라던

열사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 하다. 특히,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동북아 정세에 대한 전망과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당시의 전쟁 상황에

대한 예측은 그의 뛰어난 상황 판단력과 일제 초기에 대한 정확한 인식에서 비롯된 결과물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또한 마지막에

등장하는 김재용씨의 타고르와 그의 문학에 대한 평론은 우리가 몰랐던 타고르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를 도와줄수 있을듯 했다.

 

***

이번 호에도 다양한 단편 소설과 시가 실렸는데, 아무래도 김종광씨가 지은 아홉살배기 한숨과, 신경림 님의 소설을 제일 재미있게 읽었다.

훌륭히 번역된 외국의 소설들과 시도 좋았지만, 한국어로 지어진 우리의 문학이 아직 나에게는 더 가까이 다가왔던것 같다.

책장을 덮으면서, 아직 아시아 문학과 사람들을 온전히 이해하기엔 직접 느끼고 바라본 여행과 경험이 부족해서가 아닐까란 생각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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