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근초고왕을 고백하다 ㅣ 백제를 이끌어간 지도자들의 재발견 1
이희진 지음 / 가람기획 / 2011년 4월
평점 :
*
오늘 뉴스에는 다양한 이슈들이 등장했다. BBK부터 서태지의 이혼 소식, 한진해운 해적 피랍, 엄기영 후보까지...
너무나도 충격적인 보도와 관심있는 기삿거리들이 등장하여 우리의 눈과 귀를 파묻히게 만든 어제, 오늘이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나는 작은 기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바로 고교 필수과목 지정 "국사" 란 헤드라인이었다.
재작년이었나.. 국사 과목이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빠지고, 수능에서도 필수과목이 아니라는 보도를 보았던 기억이 난다.
한국의 중고교 교육에 있어서 수능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걸 고려한다면, 이는 국사라는 과목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약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봐도 무방할 듯 했다. 그리고 당연히도, 많은 언론매체와 네티즌들의 반발도 있었고.
그런 와중에 다행이도 정부에서 국사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한다고 하니 다행인듯 싶다.
물론, 당사자인 고등학생들에게는 상당히 짜증나는 일일수도 있지만...
**
이번에 읽은 책은 백제의 지도자, 근초고왕과 성왕의 시대를 다룬 책이다. 몇년전부터 삼국시대의 왕과 인물들을 주제로한
사극의 제작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최근에 방영중인 근초고왕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부제인 백제를 이끌어간 지도자들의 재발견이라는 문구처럼 근초고왕 시절의 백제는 동북아 최강국의 면모를 발휘하던 시기였다.
북으로는 고구려의 심장부를 위협했고, 서로는 중국의 요서지역과 산동지역에 진출하여 직할지로 다스리기도 했다. 또한 남방의
옛 마한땅과 작은 나라들을 정복하고, 멀리 섬나라까지 진출하였고, 왜와 가라지역에 까지 진출하여 임나부를 세우는 등
한반도를 중심으로 거대한 영향권을 확보한 왕이었다.
책을 읽다보면 근초고왕의 업적과 함께 임나부, 임나 일본부의 위치를 중심으로 서술되고 있다. 이미 수많은 학계의 연구에 따라
왜가 임나일본부를 통해 한반도의 남부를 지배했다는 주장은 이제 설득력을 잃은지 오래지만, 40여년간의 식민통치와 역사왜곡으로
인한 잔재는 여전히 우리의 역사의 상당부분을 얼룩지게 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기에 저자의 임나일본부에 대한 재해석은
신선하다고 생각되었다.
미국의 주한미군, 주일미군 처럼, 백제와 그 방계의 왜가 신라 및 가야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세운 군사적 전략기지
라는 설명은 논리적으로 볼때 설득력이 있어 보였다. 특히, 신라, 왜, 백제, 가라 등이 따지고 보면, 옛 조선의 후예이자, 그들의
유향민들이라는 걸 고려해 본다면 가라 지역을 두고 서로의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라는 것도 수긍이 갔다.
이어 성왕때는 그러한 백제의 주도권이 신라에게 넘어가며, 이를 막고, 백제의 재건을 염원하는 성왕의 노력이 나타나는데, 아쉽게도
그러한 노력은 신라의 성장과 함께 사라져간다.
책을 덮으며 조금 아쉬웠던 점은 너무 임나부, 가라를 중심으로 역사가 서술되어 있어서, 두왕이 지배했던 시절의 전체적인 윤곽이
잘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근초고왕과 성왕의 위상 바로세우기와 임나부에 대한 이해라는 점에서 저자는 소정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