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러셀 베이커 자서전 : 성장
러셀 베이커 지음, 송제훈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10월
평점 :
"그는 가공되지 않은 쓰라린 기억을 재료로 너무나 따뜻하고 놀라울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전기 장르의 위대한 작품이다. - 뉴욕 타임스 "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봤을 장르가 바로 자서전이다. 한 사람의 일대기를 읽어 볼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기도 하고
또 무언가 배울점이 있는 사람의 삶을 되돌아볼수도 있다. 그리고 거기서 삶의 지혜와 깨달음을 얻기도 하고...
학창시절이나 어렸을적이 읽었던 자서전은 주로 위인전이었던것 같다. 단순히 훌륭하신 분의 삶을 배우고, 또 그들처럼 성공해라와 같은
메세지를 얻기위해 읽고 또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이순신, 헬렌 켈러, 슈바이처 등등..
그에 비해 2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접하게 되는 자서전은 조금 포커스가 달라진 것 같다. 모두에게 칭송받고 교과서에 등장하는 삶을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이 아닌 한 인물의 인생을 풀어낸 에세이와 같은 느낌.. 물론 그들의 삶에서 배울점을 찾을수 없다거나 훌륭한 인물이
아니라는 얘기는 아니다. 퓰리처상 수상자, 베스트셀러 소설가, 한 시대를 풍미한 정치인과 고난을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오히려
우리에게 더욱더 많은 깨달음을 주기 때문이다.
최근 서점가에 보면 일부 정치인이나 기업가들의 자화자찬의 자서전이 판을 친다. 그들의 삶에서 배울것이 없는 것은 아니나 때론 너무
과장된, 어쩔 때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의 뻔뻔함에 손사레를 치게 만드는 책도 있었지만, 이 책은 조금 달랐다. 음.. 뭐랄까..
그냥 솔직하다. 부끄러울수도 있는 치부와 자신의 삶을 둘러싼 가족들의 이야기, 그리고 주변의 친구와 기억들까지...
마치 한편의 잘 다듬어진 일기장을 몰래 들여다보는 느낌이랄까..??
그래서인지 마치 소설을 읽듯이 읽혀졌던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인물은 바로 그녀의 어머니이다. 힘들었던 시절 속에서 주인공을 칼럼니스트로 가게 이끌었고,
강한 어머니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보여진다. 베이커가 자랐던 시기는 대공황을 지난 미국 역사의 어려운 시기였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저자의 어머니는 특유의 근면함과 어떤 현실도 극복하려는 의지속에서 난관을 헤쳐나간다. 그리고 저자에게 출세와 성공이라는 단어를
이룰수 있게 도와준다.
책의 앞부분에는 병상에 누워 계시는 현재의 어머니와의 대화속에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서도 그의 어머니가
저자의 일생에 있어서 빠질수 없는 위치에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책을 읽다보면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이 등장한다. 힘들었지만 이겨내면서 지내온 가족사와 모리슨빌에서의 이야기들, 양아버지와의
관계와 그가 결혼하게 되는 이야기, 그리고 그 과정속에서 만난 그와의 인연들.. 그러한 삶의 조각 하나하나가 바로 지금의 베이커를
있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책장을 넘겨가면서 한편의 위인전이 아닌 재미있는 한편의 일대기 드라마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자신의 자만심과 자존감에
빠진 내용이 아니라, 솔직한 그대로의 모습을 통해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수 있었던 계기가 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소개의 문구처럼 정말 감동과 즐거움, 그리고 깨달음을 안겨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