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제17호 - Summer, 2010
아시아 편집부 엮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먼저 이 책을 읽고나서 이렇게 알찬 읽을거리를 마련해 준 [계간지 아시아] 편집부에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 아시아 문학. 그리고 이번 호의 주제였던 인도네시아 문학에 대한 어려움 보다는 흥미와 관심을 유도하게끔 도와줬기 때문이다.

문학에만 국한되지 않고 사회 다양한 문제점과 시사점을 생각케 하는 내용들은 문학과 사회와의 조화를 떠올리게 했다.

 

학문은 학문 그자체의 순수함을 지키는 것도 좋지만 사회를 위해서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함께하고 같이할때 더욱 빛을 발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학문이든 스스로의 겸손함을 잃어버린채 마치 시대의 주인인양 거스럼을 떠는 경우 사람들의 외면을 받고 역사와 함께 사라지

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기에 이번에 접하게 된 [계간지 아시아]는 고마운 선물이였다. 이 잡지를 후원한 재단의 정신도 좋았고, 전체적으로 지향하는 바도 공감될수 있었기 때문이다.

 

책의 권두에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지금은 아직 어리고 농촌에 흩어져 있어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앞으로 5년쯤 지나면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을 도시의 거리에서 쉽게 만나게 될

것이다. 10년 뒤면 이 아이들이 한국 군대의 주요한 구성원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배우자가 되기도 할 것이다. 두개의 문화를 습득한

인재로 여기고 기꺼이 식구로 받아들일 수 있게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을 성장시켰을 때 한국 사회에서, 이 아이들은 아시아 시대의 한국을 이끌어

가는 축복이 될 것이다.

 

처음엔 갑자기 왠 뜬금없이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라고 생각했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시아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의 서문으로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를 이해하자는 메세지가 바로 그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본문에는 인도네시아 작가들의 시와 산문 뿐만이 아니라, 국내의 작가들과 대만, 쿠르디스탄 출신 작가의 작품도 등장한다. 칙릿소설이나 유행에

따르는 소설보다 순수문학에 목말랐던 사람이라면 좋은 읽을거리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문학을 전공한 사람만이 소설을 이해할수 있는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오랜만에 접하는 순수문학이다보니 나에게는 조금 어렵게 다가왔다.

대만의 뉴에이지 영화에 대해 언급하며 한국의 영화와 스크린쿼터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나 인도네시아의 유명한 작가인 고 프라무디아에 대한

이야기는 그나마 읽혀졌지만, 아구스 사르조노의 바람나라의 이야기와 같은 시는 솔직히 어려웠다. 아무래도 번역 작업을 거쳤기에 저자의 순수한

의도를 온전히 이해하는데도 무리가 있었고 또 시 자체도 인도네시아 민중의 현실을 반영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잡지에는 그 외에도 다양한 단편 소설이 등장하는데 그나마 내가 제일 온전하게 읽은 단편소설은 살리 아줌마네 식당 정도..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여성작가 엔하 디니의 작품으로 여성주의 문학의 선구자로 일컫어지는 작가라고 소개되고 있었다.

 

엔하 디니는 작품을 통해 독립적인 주체로서 정체성을 탐구해가는 여성들을 제시한다. 인도네시아 문단에 처음으로 여성주의 문학을 도입한

선구자. 인도네시아의 비평가들은 엔하 디니가 기존의 가부장적 사회 모순을 거부하고 재해석해 나가는 주체적인 삶을 작품 속에서 용해시켜

여성 본래의 자리찾기에 힘쓴 역량있는 작가라고 평가한다.

 

사실 이러한 여성 작가들에게 자주 붙여지는 미사어구가 바로 페미니즘 작가 라는 것인데 오히려 그러한 단어가 그녀의 문학을 이해하는데

걸림돌이 될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녀는 단지 남자와 동등한 여성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기를 원하는 모습을 그려낸 것 뿐이었기에..

소설에서도 삼미아저씨가 아닌 살리아줌마 가게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것이 바로 그녀가 말하고픈 내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분기마다 한번씩 나오는 계간지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읽으면서 참 알차다는 생각을 여러번 했다.

아시아 문학에 대한 깊이있는 에세이와 작가 소개 및 문화 전반에 대한 언급은 쉽게 얻을수 없는 중요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다양한 단편소설과 시들은 다양한 읽을거리를 선사해 주었고, 잘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를 접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다음에 나올 책은 또 어느 지역에 관한 내용인지 궁금하게 했다. 다가올 다음 호도 기대해 봐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