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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ㅣ 메이트북스 클래식 23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정영훈 엮음, 최기원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6월
평점 :
오랜만에 해외를 다녀왔다. 장소는 일본 후쿠오카. 친환경과 지속 가능한 경영 그리고 ESG를 실천하고 있는 공장 등을 방문했고, 남는 시간에는 톈진 시내를 둘러보았다. 사무실에 돌릴 과자도 좀 사고, 면세품 전통주도 구매했다. 술맛도 좋다고 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병이 예뻐서 결제한 건데, 다행히도 아무런 흠집 하나 없이 무사히 집까지 잘 도착했다. 다른 나머지 것들도.
남는 시간에는 영화 <시빌 워:분열의 시대>와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봤고, 카페에서는 틈틈이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도 읽었다. 깊이가 있는 책이다 보니 시간이 좀 걸리긴 했는데,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편안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그래도 머릿속에 잘 들어왔던 것 같다. 무엇보다도 요즘 시대에 꼭 필요한 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아마 다른 독자들도 비슷한 생각이었을 듯싶다.
자유론의 핵심을 요약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우리는 개인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밀은 말한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개인의 자유는 침해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 또 앞을 전제로 하여 어떠한 의견도 존중받아야 하며, 자기 방식대로 사는 개인의 삶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결국 개인의 자유에 한계가 정해지는 순간은 바로 타인에게 해가 되는 순간이라고 보면 되겠다.
하지만 그냥 내가 불편하다고,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PC 주의나 다양성과 포용(DEI)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제로 주입하는 행위마저도 무조건 옳다고는 볼 수 없음을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누군가에 의해 정의된 동일한 생각을 절대 강제하면 안 된다는 것. 비판받을 수 있는 생각이나 함께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의견마저도 검열되고 재단한다면 이는 밀이 말하는 자유의 본질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 볼 수 있겠다.
타인의 말에 열린 마음으로 반응하지 못하고, 다수의 편이라는 이름하에 소수를 침묵시키고, 다양성을 말하면서도 다른 의견을 억압하고 배척하는 건 아닌지를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사실. 우리가 그냥 잊고 지나쳤던 자유의 개념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