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레바퀴 아래서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 최신 원전 완역본 코너스톤 착한 고전 시리즈 2
헤르만 헤세 지음, 박지희 옮김, 김선형 해설 / 코너스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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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잊혀지지 않는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빛나고 따뜻한 추억일테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지저분하고 아픈 상처로 남아 있는 경우도 있는 듯 하다.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으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그 모든 어린 날의 기억들이 결국은 한 사람의 삶의 의미가 된다는 사실이다.

한스 기벤라트의 이야기는 사회의 기대와 개인의 자유 사이에서 부서져 가는 한 소년의 모습으로 시작되지만, 단순히 비극으로만 읽히지는 않는다. 학교 선생님, 친구인 헤르만 힐데브란트와의 만남과 갈등, 또 아버지와의 대화까지 — 한스는 주변 인물들과 부딪히며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세상과 어떻게 맞서야 하는지를 조금씩 배워나간게 아닐까 싶다.

분명 한스의 결말은 아프고 무겁다. 하지만 그 속에는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몸부림쳤던 시간들이 켜켜이 쌓여 있었고, 나는 그 부분들이 오히려 한스가 짧지만 성숙한 시간을 보낸게 아니었을까 싶은 순간들이었다. 때로는 쓰라린 기억들이, 그 시간들이 사람들을 조금은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헤세는 한스의 파멸을 통해 독자에게 묻는 듯 하다. 우리는 사회가 원하는 수레바퀴에 매달린 삶을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어린 시절의 자유롭고 순수한 마음을 어디까지 지킬 수 있을지를 말이다. 그리고 또 다시 느끼는 바지만 결국에는 매일 계속 조금씩 해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위대한지를 그리고 그것이 어쩌면 전부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며 리뷰를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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