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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전쟁 - 세계 경제 패권을 향한, 최신 개정판
왕양 지음, 김태일 옮김 / 평단(평단문화사) / 2024년 9월
평점 :
환율전쟁 개정판이 나왔다고 해서 새로 읽어보았다. 어려운 환율에 대해 복습하는 기분으로 읽었는데, 역시나 쉽지 않은 건 마찬가지다. 그래도 한 번 더 봤다고, 예전보다 조금 더 이해 속도가 빨라진 것 같기도 한데, 뭐 기분 탓일 듯하다. 구성 역시 - 내 기억이 맞는다면 - 크게 바뀌지는 않았다. 환율의 개념과 정의를 시작으로 총 네 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첫 번째 장을 보자.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화폐 즉 돈의 현재와 과거를 살펴보면서 화폐의 조건과 가치를 결정하는 요인들을 설명하고 있다. 교환비율로서 거래를 잘 이루어지도록 도와주는 윤활유로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뒤에서 설명하는 화폐의 기본적인 특징 네 가지와 연결된다. (교환의 매개체, 가치 측정 기준, 가치 보전과 부의 축적, 유통성)
이어서 네 가지 환율 제도가 소개된다. 이는 뒤에서 설명될 환율의 역사와도 관련되는데, 고정환율 제도와 자유 변동환율 제도, 연계 환율 제도와 관리변동환율 제도로 크게 나눠볼 수 있다. 참고로 연계 환율 제도는 고정환율 제도에서 파생되었고, 자율변동환율 제도에서 관리변동환율 제도가 나왔다고 보면 이해하기 편리하다. 그리고 정부는 환율을 관리하기 위해 재정정책과 화폐정책, 무역정책을 조정하면서 환율을 관리한다고 보면 되겠다.
두 번째 장과 세 번째 장에서는 환율의 역사와 함께 주요 강대국의 흥망성쇠를 엿볼 수 있다. 대학생 시절에도 경제사 과목을 좋아했는데 이는 우리가 역사로만 배우는 각종 사건들이 실은 경제사적 이슈로 인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 어려운 경제이론을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서이기도 했는데, 저자 역시 환율이라는 어렵고도 복잡한 개념을 국제 무역사, 환율의 역사를 통해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과거 고려가 아시아의 중심이었을 때, 금나라가 망하게 된 건 바로 화폐와 환율 때문이었다는 사실과 전후 금태환에 기반한 브레턴우즈 체제에 대한 설명도 역사를 이해함에 있어 좋은 배경 설명들이었다.
현대사에 들어서는 일본의 잃어버린 10년, 아니 20년에 대한 설명과 조지 소로스의 영란은행 공격과 영국 경제의 쇠퇴, 중남미 국가들의 몰락, 동아시아 금융위기 등이 차례대로 소개되고 있는데 여기서 아일랜드와 홍콩의 성공적인 반격 사례는 경제적으로 좋은 케이스스터디가 되겠다 싶었다. 물론 당시 우리나라의 대응 실상은 영화 <국가부도의 날>에 잘 나타나 있기에 보면서 더 비교가 된 부분.
마지막 부분이 아마 업데이트가 조금씩 된 부분이 아닌가 싶은데, 경제에서도 역시나 신뢰와 믿음이라는 무형의 가치가 중요하고, 무조건적인 금 투자의 위험성 - 단순하게 귀금속을 모은다고 돈을 벌수 있는 게 아니라는 말 - 을 경고하는 부분도 인상 깊었다. 특히 위안화 절상이 미국 경제에 단순하게 도움 되는 것은 아니며, 더 중요한 건 미국의 재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는 말도 눈에 띄었고.
MBA 과제로 경제 및 경영 토픽들을 하나둘씩 받고 있는데 이렇게 시간 날 때 틈틈이라도 경제 관련 도서를 다시 읽어보면서 감을 올려야겠다고 생각하면서 리뷰를 마칠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