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양 필독서 87 - 철학부터 정치, 문화, 예술, 과학까지 지적 대화를 위한 교양 필독서 87권을 한 권에 ㅣ 필독서 시리즈 23
나가이 다카히사 지음, 김정환 옮김 / 센시오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꽤나 두꺼운 책이다. 분량은 약 800페이지. 예부터 내려온 철학과 정치, 사회문화와 예술, 과학에 이르는 총 87개의 명저를 보통 사람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요약해서 펴낸 책이라고 보면 된다. 저자는 일본에서 마케팅 전략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나가이 다카히사라는 분인데, <천 원짜리 콜라를 만 원에 파는 법>과 같은 다양한 마케팅 도서와 MBA 관련 서적을 썼다고 한다.

​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장 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 엠마누엘 칸트의 <순수 이성 비판>과 헤겔의 <정신 현상학>. 이름은 한 번씩 들어보았을 것이고 내용도 학교를 다니면서 핵심 위주로 한 번 이상은 정리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읽어본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도서 관련 팟캐스트나 방송을 보더라도 많은 식자들도 솔직히 말해서 제대로 읽어보진 못했다고 말하는 게 현실이니까. 나 역시 들어는 보았고, 또 대략적으로 아는 것들도 일부 있지만 한번 설명해달라고 하면 쉽게 말하지 못하는 책들이다.

​

일단 저자는 이렇게 방대한 책들을 소개하면서 고전이니까, 명저니까 읽어야 한다는 상투적인 추천은 하지 않는다. 대신 좀 더 현실적인 이유로 접근한다. 면접에서 또 일상적인 대화에서 어떤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할 때 이런 지식들이 내재화되어 있으면 좀 더 깊은 대화와 사고가 가능해진다는 것. 가령 평균 임금이 높다 낮다를 이야기할 때 대부분은 아 높구나, 아니 왜 이리 낮아라는 일차원적 답변을 하지만 통계를 알고 수학적 감각이 있다면 실제 개인별 임금 구성은 다양할 텐데 과연 맞을까, 인원 구성에 따라 받는 금액이 상이할 텐데 와 같은 한 단계 더 깊은 생각과 문제 해결이 가능해진다는 말이다.

​

또 같은 문제를 두고도 남들과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도 가능해진다. 저자도 서문에서 밝히지만 문제를 표층적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구조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 인터넷을 넘어 이제는 AI 세상에 접어들었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뇌 속에 쌓인 방대한 지식이 순간적으로 조합되면서 나오는 무언가가 더 중요해진다는 말도 귀 기울여 들을 필요가 있겠다. AI의 발달과 같은 현재의 급격한 기술 진보가 오히려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드는 양극화의 가속화가 이루어질 거라는 일부 사람들의 예측과도 연결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고.

​

저자는 이 책을 읽는 방법으로 처음부터 87개 단락 모두를 읽는 것보다는 목차를 보고 평소 본인이 관심 가졌던 책이나 토픽을 위주로 읽어보는 것을 권한다. 각 단락별로 본다면 요약된 내용이라 부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액기스를 모두 숙지하려면 쉽지 않은 책 읽기가 될 테니 말이다. 나도 저자가 추천한 어려운 3대 도서인 칸트의 <순수 이성 비판>과 헤겔의 <정신현상학> 그리고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을 먼저 읽었는데, 오히려 더 복잡해지는 느낌도 받았다. 얼핏 알고 있었던 게 다가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함께.

​

목요일부터 어제까지 과목별로 MBA 첫 수업에 참여했는데, 생각보다 과제도 많았고, 소화해야 할 읽을거리와 콘텐츠도 많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학부생부터 관련된 교과목이거나 자격증을 취득하고, 업무를 통해 알게 된 것들과 연계시킬 수 있다는 사실. 조금 머리가 아파지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학생처럼 다시 공부하게 되어 느낌이 새로운 것도 사실이다.

​

참고로 목차를 보면 철학과 사상과 관련된 도서뿐만 아니라 조금 난해하거나 분량이 많다고 알려진 고전들도 많이 소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전에 도전하고 싶었지만 아직 망설이고 있는 분들에게는 좋은 징검다리와 입문서가 되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보면서 리뷰를 마칠까 한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