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D 보고서
류춘우 지음 / 마음시회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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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있은 사내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회사 생활하면서 한 번씩 이렇게 공모전이나 대회에 나아가 하는 때가 있는데 이번엔 운 좋게도 1등 상이다. 뭐 솔직히 내가 잘해서 받았다기보다는 주제의 중요성 등을 고려한 것 같기도 한데 아무튼 수상 팻말(?)을 또 하나 획득했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업무와 관련하여 외부 환경과 우리 회사 현황,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순으로 파워포인트를 작성하여 발표했는데, 오랜만에 PPT도 작성해 보고, 또 전 직원 앞에서 말도 해본 것 같아 기억에 남는다.

최근에 회사 일로 조금 스트레스를 받고 있긴 한데(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뭐 그건 그거고, 쉬는 시간 틈틈이 류춘우 님이 지은 '8D 보고서'라는 책을 읽었다. 몇 년 전부터 경영 평가 보고서와 직무급 보고서 등 대외 보고서와 내부 행정 보고서를 자주 작성하고 있는 터라 이런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보고서 작성이나 논리 전개에 있어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여 읽어본 책이다.

저자는 62년생으로 현대전자(SK하이닉스)에서 약 12년간 근무하였고, 벤처기업에서 부서장을, 대학교에서는 교수로도 일하신 경험이 있다고 한다. 현재는 컨설팅 회사 대표로 영국표준협회 교육 위원 및 심사위원, 그리고 많은 회사에서 교육과 컨설팅도 수행하고 있다고 한다.

일을 잘하는 포인트 중의 하나가 바로 문제 해결력이라고 한다. 과거의 문제를 들추어 내어 소송과 같은 시비를 거는 게 아니라 스스로 자료와 정보를 찾아서 해결책을 찾아보는 게 중요하다는 거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지우려는 게 아니라 더 나은 대안을 찾아보는 게 중요하다는 말! 저자는 여기서 시정 조치와 지속적 개선이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피드백을 받아들이고 계속해서 업무를 개선해 나가는 게 좋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부분은 뒤에서 이어질 8D 보고서의 기본 축을 형성한다고 보면 되겠다.

최근에 품질 관련으로 회사에서 관여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우리 회사만의 방법론에 대해 외부 위원들의 긍정적인 평가와 부정적인 평가가 상존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같은 도표와 그림을 보고도 서로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생각과 경험치의 차이로 일관된 판단이나 평가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것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 이처럼 문제해결방법론은 이론과 사고의 영역이라 좋다고 좋은 게 아니며, 또 아니라고 해서 틀린 것도 아니기에 상황에 맞는 적절한 방법론을 선택해야 하는 문제가 여전히 남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적절한 문제해결방법론을 선택하는 것 역시 또 다른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8D를 다음의 단계로 설명하는데, 순서대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D0 단계(증상 파악) - D1 단계(팀 구성) - D2 단계(문제 정의) - D3 단계(임시 조치) - D4 단계(원인 분석) - D5 단계(영구 대책) - D6 단계(유효성 검증) - D7 단계(재발 방지) - D8 단계(포상 및 팀 해산).

제목만 봐도 알겠지만 단순히 보고서 작성 단계가 아니라 하나의 조직을 꾸려서 최종 성과 평가에 이르기까지 구체적으로 그 단계를 밟아나감을 알 수 있다. 또 각 과정을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기존에 회사나 조직에서 우리들이 하고 있는 업무들이 구조적으로 재배열되어 경중에 따라 진행되고 있음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여기서 중요한 건 각 절차별로 꼼꼼한 검토와 기록 등이 수행되어야 한다는 것. 스타트업의 빠른 과업 주기와 애자일 조직을 고려해 본다면 약간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겠지만, 단계별로 검토하고 최소한의 절차를 밟아 나가는 과정의 중요성도 인지해야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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