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과 행동 사이, 의도된 디자인 - 행동경제학으로 사용자의 사고와 욕구를 자극한다
나카지마 료타로 지음, 서희경 옮김 / 소보랩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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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는 품질 교육을 받고 왔다. 총 4일간 품질분임조 구성과 운영, 문집 작성과 문제 해결을 위한 QC 스토리 10단계와 7가지 기법들, 통계 분석 등에 대해 배웠다. 마지막 날에는 시험도 쳤는데, <품질분임조 지도사> 과정이라 수료 후 시험까지 통과하면 자격증도 취득할 수 있다. 다행히도 간신히 예매했던 고속철 안에서 합격 통지 문자를 받았다. 회사에서 최근에 위원님들로부터 문집 자문을 받고 있는데, 그동안 말씀하셨던 각종 기법과 조언들이 이번 강의를 통해 더 명확하게 들어오게 된 것 같다.

올라가는 고속철 안에서는 페르난도 바예호의 <청부 살인자의 성모>를 읽었고, 내려올 때는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의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을 읽기 시작했다. 요즘에 민음사와 창비, 열린책들과 문학동네의 세계문학전집에 빠져 있어, 중고 서점에 갈 때마다 몇 권씩 수집하듯 사 오고 있는데 확실히 읽는 재미가 있다. 어렵기도 하고 읽는 데 시간도 걸리긴 하지만 확실히 읽고 나면 뭔가 채워진 느낌이다.

주말에는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과 함께 행동경제학 도서인 <판단과 행동 사이, 의도된 디자인>이라는 책을 읽었다. <행동경제학>은 <제도경제학>과 함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경제학 분야인데, <금융경제학>과 함께 실생활에서 가장 많이 쓰일 수 있는 분야가 아닐까 생각한다. 간단히 말해서 <금융경제학>은 재테크에, <행동경제학>은 일상생활 속에서 많은 활용 가치가 있다고 말이다.

저자인 나카지마 료타로는 이 책이 행동경제학 이론 자체를 설명한다기보다는, 행동경제학이 어떻게 실생활에 사용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책이라고 말한다. 독자들도 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단순히 인간 행동을 조각내어 분석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인간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디자인'이라는 폭넓은 개념을 상세한 도표와 그림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책은 총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개요와 함께 행동경제학의 개념을 간단히 설명하고 있는 프레임 파트가 있고, 다음으로 8가지 바이어스와 4가지 넛지를 소개하는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8가지 바이어스는 타인을 의식하고,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의식이 바뀌며, 거리를 의식하고, 조건에 따라 선택을 바꾸며, 틀 안에서 이해하며, 감정에 따라 반응하고, 결단에 구애받는다는 유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바이어스란 인간이 받아들인 정보를 가지고 어떤 판단을 할지를 의미하는데, 이때 영향을 주는 8가지 요소라고 보면 되겠다. 이러한 판단을 통해 행동으로 연결되는 과정이 바로 넛지인데, 넛지로 행동을 유도하는 4가지 접근법으로 저자는 디폴트와 장치, 라벨링, 인센티브를 설명하고 있다.

전공자가 아닌 독학으로 이 정도 개념을 이해하고 또 사람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한다는 건 실로 대단한 일이다. 또 아기자기한 그림과 깔끔한 설명으로 이해를 돕고 있고. 실로 행동경제학을 제대로 공부하고 이를 실제로 이용하고 있는 좋은 사례가 아닐까란 생각마저 든다.

행동경제학의 장점은 이론을 곧바로 실무와 현장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과 완벽을 추구하는 게 아닌 유연한 해결책과 실행력을 보여준다는 데 있는 것 같다. 이는 불평·불만과 안된다는 이야기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고객과 사용자 관점에서 업무와 문제점을 해결하게 도와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 회사 업무의 목적이 결국에는 외부와 내부 고객을 위한다는 관점에서 설계되고 진행되어야 함을 다시 한번 캐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주는 유난히 고속철 예약이 힘들었다. 항상 먼저 매진되는 SRT는 말할 것도 없고, KTX 역시 마찬가지. 그나마 서대전을 경유하는 열차에 취소표가 있어서 겨우 타고 올수 있었던 것 같다. 또 우리 집과 고속철 역이 가까이에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고. 딸기와 사과 조금, 요구르트와 비스킷. 그리고 커피를 한잔하고 나니 흐릿했던 하늘이 그새 조금 밝아진 듯하다. 빨래 건조기를 돌려두고 운동하러 가면 딱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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