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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티네이션 아트 - 전 세계 505곳에서 보는 예술 작품
파이돈 프레스 지음, 이호숙.이기수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4년 4월
평점 :
여행상품 결제를 마쳤다. 이번 여름에 어머니를 모시고 동유럽으로 가려고 하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오랜만에 가는 해외여행이다. 그동안 필리핀 세부와 일본 홋카이도, 오사카, 교토, 나라 그리고 베트남과 아이슬란드를 다녀왔는데, 동유럽은 이번에 처음으로 가보게 될 듯하다. 오스트리아 빈과 할슈타트, 체코의 프라하,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 등 다양한 나라들을 둘러볼 예정인데,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타는 국제선과 비행기 안에서의 기내식과 와인이 기대가 된다. 원래 여행 자체도 좋지마는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길과 거기서 입국 수속을 마치고 항공편에 탑승할 때가 가장 들뜨는 순간이라 벌써부터 여름이 기다려진다.
여행지에 가면 꼭 그 나라, 도시의 예쁜 건축물과 눈에 띄는 디자인을 살펴보는 편이다. 일본과 베트남을 갔을 때도 그랬고 특히나 아이슬란드 갔을 때도 그랬다. 평소와 다른 익숙하지 않은 공간이 가져다주는 설렘은 독특한 디자인과 그 안에 담긴 스토리와 함께 멋진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여행을 다녀오면 여행 사진만큼 많은 게 바로 그 지역 골목길과 동네 건물들 그리고 눈에 띄는 디자인과 건축물들의 사진들이다.
이번에 읽은 <데스티네이션 아트>라는 책은 장소 특정적 예술을 소개하고 있는 예술작품 여행서이다. 요즘에는 사진이나 유튜브로도 우리들은 얼마든지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지만, 직접 미술관에 가서 보는 것과는 그 감흥을 비교할 수 없다. 또 그 작품을 그냥 보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이 애정 하는 공간에 그 그림이나 작품을 잘 놓아두고 함께 생활하는 느낌은 또 다른 차원의 경험이다. 마찬가지로 현장에 설치된 조형 예술품을 직접 보기 위해 떠나는 여행은 분명 그 가치가 있다고 저자들은 서문에서 말한다. 예술품을 직접 경험하는 것에는 언제나 독특한 무언가가 있고, 그러한 특별함은 작품 자체의 특성뿐만이 아니라 그 작품이 설치된 환경으로 인한 것도 있다고 말이다. 참고로 난 여기에 낯선 곳으로 떠났다는 사실로 인한 설렘과 즐거움마저도 그 작품의 특별함의 가치를 더한다고 말하고 싶다.
책에는 총 505개의 장소 특정적 예술이 소개되고 있다. 오스트랄라시아(호주, 뉴질랜드 등)를 시작으로 아시아(서울도 있다!), 유럽 전역, 아프리카와 중동, 미주 대륙까지를 총망라한다. 작품 사진들을 보면 한 번쯤 봤던 것들도 있을 것이고, 쿠사마 야요이와 로이 리히헨슈타인과도 같은 유명 작가의 작품들도 눈에 들어올 것이다. 하지만 가장 좋은 건 바로 여기에 소개된 작품들이 놓인 나라와 도시를 직접 방문해 보는 것. 당연히 모두 다 가볼 수는 없겠지만, 해외여행을 가거나 또는 출장을 가게 될 때 근처에 여유가 있다면은 잠시라도 그 특별함을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싶다. 분명 거기서 받은 영감과 감동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당신에게 어떤 식으로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테니까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빈에 있는 작품들과 체코 프라하의 타워 베이비가 눈에 들어왔는데, 이번에 여행 갈 때 우연히라도 지나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최근에 내가 살고 있는 나주역 근처에 최대 188만 평방미터의 영산강 국가 정원이 조성될 계획이 있다고 한다. 우리 집 기준으로 영산강 너머 반대편 저류지 일대를 조성할 모양인데, 다 완공되면 순천만 국가 정원을 능가할 규모가 된다고 한다. 근처에 있는 노봉산에는 전망대와 인공폭포도 조성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이런 핫스폿들이 잘 어우러지면 좋은 콘텐츠를 가진 시민들의 볼거리가 되겠다는 생각도 든다. 개인적으로는 부산에서 광주까지 연결하는 경전선 개량 사업이 KTX나주역을 경유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남도를 즐길 수 있고, 영호남도 조금은 더 가까워지진 않을까란 생각도 하는데, 모 국회의원도 해당 사안을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잘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두꺼운 책만큼 가득한 예술작품 사진들을 계속 보고 있으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야구 중계 시간이 벌써 지난 듯해 TV를 켜보니 오늘은 우천으로 모든 경기가 취소되었다고 한다. 아쉬움과 함께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남은 책을 마저 읽었다. 끝으로 이렇게 좋은 책을 이벤트로 제공한 출판사에게도 고마움을 전하면서 리뷰를 마칠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