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전쟁 -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새로운 지정학 전투, 2022 세종도서 교양부문
클라우스 도즈 지음, 함규진 옮김 / 미래의창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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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부터 인가 뉴스에서 우크라이나 관련 기사가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결국 이번 주에 사람들이 우려하던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요즘 세상에 무슨 전쟁일까 싶었지만, 언론사의 특집 기사와 유튜브를 통해 전해지는 소식들을 보면서 러시아가 기어코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전쟁의 양상은 놀랍게도 이미 미국이 예측(?) 한 방향대로 흘러가고 있는 듯하다. 미디어에 따르면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을 건드리는가 싶더니, 동시다발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에 폭격을 가하고 나서는, 빠른 속도로 수도 키예프를 향해 진군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뉴스에서는 안타까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사진과 함께, 원치 않는 전쟁에 끌려간 러시아 젊은이들의 이야기도 같이 들려온다. 양측 국민들이 전쟁과 경제적 제재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는 동안 양국의 수뇌부들은 여전히 주판을 저울질하거나, 이미 자신들의 부를 빼돌렸다는 말도 들리는 듯하다. 전쟁의 시초가 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경 사이에 위치한 돈바스 지역의 갈등뿐만 아니라, 소련 붕괴 당시 엉성하게 그어진 국경선으로 인한 동유럽과 중앙아시아 지역의 갈등 역시, 그 당시 일부 위정자들의 과오로 인한 산물이고. 다행히도 전 세계 수많은 나라들이 전쟁을 중단시키기 위해 직·간접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하니, 하루빨리 전쟁이 끝나 더 이상 양국 젊은이들의 희생이 없기를 기원해 본다.

어제는 영국의 지정학 교수이자 칼럼니스트인 클라우스 도즈가 지은 <국경 전쟁>이라는 책을 읽었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책을 읽으면서도 많은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책이었다. 저자는 이번 전쟁의 원인이기도 한 EU와 NATO의 동진과 관련된 동유럽 지역의 국경 갈등을 시작으로, 세계 2차대전 이후부터 주요 강대국들이 싸질러놓은 전 세계 곳곳의 국경 갈등까지를 상세하고 소개하고 있었다.

지중해에 위치한 터키계 주민들과 그리스계 주민들과의 갈등으로 얼룩진 키프로스 섬과 스페인과 모로코의 지배하에 있다가 현재는 유엔에 의해 비자치 영토로 규정된 서사하라 지역은 언제 다시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그런 곳이며, 인도와 중국과 파키스탄이 서로 대치 중인 카슈미르 지역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과의 갈등이 여전히 상존하는 중동 대다수 지역 역시 위험한 화약고 중의 하나다.

국경 전쟁은 땅에서만 일어나지는 않는 듯하다. 중국과 센카쿠 열도를 두고 대치 중인 일본이나, 자신들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중국과 대만과의 갈등. 또, 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과의 대립은 바다에서 벌어지는 또 다른 국경 전쟁이고.

저자는 나아가 극지방과 사이버 세계, 그리고 우주에서조차 국경 전쟁이 벌어지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과거와 같은 전쟁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국지적으로 그리고 다양한 공간에서 갈등과 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이다.

지정학적 정보에 근거한 다양한 시사 콘텐츠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한 가지 아쉬웠던 부분은 책에 지도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 국경 분쟁을 다룬 책이었음을 감안하면 각 장마다 관련된 지도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개인적 의견을 적으면서 리뷰를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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