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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가속 -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앞에 다가온 역사의 변곡점
스콧 갤러웨이 지음, 박선령 옮김 / 리더스북 / 2021년 10월
평점 :
아리스토텔레스는 변화가 없다면,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떠한 변화를 기점으로 이전과 이후를 나눠보는 건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 <거대한 가속>의 저자인 스콧 갤러웨이는 작년 초에 발생한 코로나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 거대한 변화로 인해 세상은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더 빨리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과거의 비즈니스가 완전히 재편되며, 기업 간 국가 간 개인 간 양극화도 극심해질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먼저 강한 자는 훨씬 더 강해질 것이라고 한다. 팬데믹 사태를 극복하지 못한 상당수의 기업들이 몰락하고 있거나, 사라졌지만 막강한 시장 지배력과 엄청난 규모의 현금을 보유한 기업들은 몇 년 안에 수많은 자산을 저렴한 가격에 몰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코스트코가 가진 110억 달러의 현금은 언젠가는 도태될 기업들을 저가에 인수할 자금이 될지 모른다는 사실. 애매한 위치의 기업들이라면, 일단 고정비를 최소화(불필요한 비용 절감) 하고, 현금을 확보하며, 아직 남아있는 브랜드 가치가 있다면 이를 활용(?) 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저자는 조언하고 있다.
우버나 에어비앤비의 사업 모델이 좋은 가이드가 될 수 있다. 이들의 유형자산회전율은 경쟁사들의 수치를 압도하며, 각종 고정비 부담에서도 자유롭다. 스타트업이나 독점적인 지배력을 갖추지 못한 회사라면 이들의 경영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프라이버시의 가치도 중요해졌다. 아이폰을 사용하는 고객은 다른 회사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대신에 그만큼의 프리미엄(?)과 보안에 있어서의 장점을 제공받는다. 저자는 이를 아이폰 대 안드로이드 폰, 또 넷플릭스 대 유튜브로 나누며 iOS 모델처럼 개인 정보를 중시하는 진영과 그렇지 않은 그룹과의 대결 양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참고로 전자를 블루, 후자를 레드라고 표현하는데 후자의 경우에는 저가로 서비스와 재화를 이용하겠지만 결국 그만큼의 개인 정보와 보이지 않는 비용들이 청구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책에는 이외에도 자신들의 모든 프로세스를 사업화하여 이익을 얻고 있는 아마존과 희소성의 이름으로 사회를 지배해 온 아이비리그 카르텔의 모습에서도 앞으로 진행될 거대한 가속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코로나 사태로 인해 더 편해진 듯 보이는 일부(?)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서도 좋은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 간의 격차, 복지 혜택이 잘 제공되는 회사와 그렇지 못한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과의 괴리가 더 커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끝으로 요즘처럼 억만장자가 되기 쉬운 적도 없고, 백만장자가 되기 어려운 적도 없다고 말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아마 이 책을 읽는다면 안타깝게도 이 말이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