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뒤에 숨은 코끼리 - 우리가 사소한 일에 흥분하는 이유
에른스트프리트 하니슈.에바 분더러 지음, 김현정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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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속담에 모든 모기를 코끼리로 만들지 말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이는 아주 작은 일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때, 즉 이유 없이 일을 지나치게 부풀리거나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우에 사용된다고 한다.

하지만 <모기 뒤에 숨은 코끼리>의 저자들은 사람이 느낀 격한 감정들을 그냥 단순하게 넘길 수는 없다고 말한다. 비록 작은 일이었겠지만 그 근원을 파고들어가 보면 커다란 무언가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이를 거대한 코끼리로 비유하는데, 핵심 욕구가 반복적으로 상처받아서 생겨난 우리 영혼의 민감한 부분이 건드려지면 일반적으로 우리는 고통스러워한다고 말하며, 거대해진 코끼리를 찾아보는 것이 때로는 중요한 일일 수도 있다고 이야기한다.

작은 일을 크게 과장할 필요는 없겠지만, 아주 사소한 계기에서 생기는 스트레스가 반복된다면 이는 언젠가는 큰일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주변의 친구나 동료들이 아무 일도 아닌데 화를 자주 내거나, 큰 목소리로 신경질을 낸다면 '쟤 이상한 놈이네...'라고 생각하기 전에 '왜 그런 걸까' 하고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 그리고 그런 모습은 때때로 타인에게 비치는 우리 자신의 모습일 수도 있다 - 삶의 각 단계마다 채워져야 할 중요한 기본 욕구(애착, 보호, 안전, 소속감, 이해, 인정과 존중, 공평한 대우와 정의, 성애와 성적 욕구, 안정, 호기심, 자존심, 자율성, 경계 설정, 자기 능력에 대한 믿음 등)들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했을 수도 있고.

특정 감정이 나타날 때 무슨 생각이 떠오르는지 분명하게 인식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사소한 일에 이유 없이 흥분하는 사람은 없기에, 찰나의 감정의 격침의 원인을 찾는 건 중요한 일이다. 따라서 흥분하는 순간에도 최대한 이성을 발휘하는 건 대단한 사람이라는 증거인 동시에 자신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 할 수 있겠다.

에픽테토스는 인간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사물 그 자체가 아니라 사물에 관한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프리드리히 실러는 아무리 착한 사람이라도 사악한 이웃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평화롭게 살지 못한다고 이야기했다.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요한 건 어린 시절부터 계속해서 자신의 기본 욕구를 충족시키며 살아온 사람들은 자기 자신과 주변 세계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고, 끊임없는 도전과 위험에 잘 대비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부정적인 경험의 늪에 빠져 현재를 계속해서 어지럽히게 된다고 한다. 그 누구도 나의 감정을 함부로 다룰 수는 없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고, 일상의 중요도를 잘 체크하여 단순화하면서 에너지를 잘 분배한다면 분명 더 나은 하루하루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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