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임팩트
이주선 지음 / 굿인포메이션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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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휴가 때 구매한 테라로사 원두로 처음 커피를 내려보았다. 원두는 브라질 실비오. 매장 직원의 추천도 그렇고 인터넷 검색 결과 그리 진하지 않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새로 산 수동 커피 그라인더도 사용해 보았다. 조금 힘이 들어가지만 뭐 괜찮은 것 같다. 산미가 적은 편이라고 하는데 조금 신맛이 강했다. 원두를 갈고 나서 가루를 털어줘야 한다고 하는데 그걸 제대로 안 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뭐 그래도 일요일 아침을 향긋한 커피와 함께 시작할 수 있어서 좋다.

어제는 이주선 교수님이 지은 <AI 임팩트>라는 책을 읽었다. 저자는 현재 기업&경제연구소장을 맡고 계시고, 연세대 경영 대학원에서 기업경제학을 강의하고 계신다고 한다. 이력도 화려하다. SK그룹에서 임원 및 고문으로 약 9년간 활동하셨고, 산자부와 행안부 등 다양한 정부 부처에서 정책자문 위원 및 규제 개혁 위원 등을 역임하셨다고 한다. 또 기업지배구조, 정부 비전, 기술혁신, ESG, 한국 기업론 등 경제 관련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였고, 지금도 활발하게 연구 및 저술 활동을 하고 계신다고 한다.

이 책 <AI 임팩트>는 '인공지능의 정체와 삶에 미치는 파장'이라는 부제처럼 인공지능의 개념과 역사에 대해 절반 정도를 할애하고, 나머지 분량은 인공지능이 가져올 사회 경제적 변화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몇몇 페이지에는 본문보다 각주와 미주가 더 많을 정도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기에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다. 나 역시 경제학 전공이지 공학 분야는 잘 모르기에 '인공지능'의 역사와 '인공지능'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설명은 그렇구나 정도로 읽고 넘어간 부분이다. 다만 여기서 몇 가지 포인트를 잡아보자면 많은 과학기술들이 군사적 목적이나 배경에 의해 개발되었다는 점, 그리고 드레퓌스가 말한 것처럼 '사람이 문제를 해결할 때 논리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는 사실 정도를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또 모라벨의 역설도 인상 깊은데, 이는 사람이 어려워하는 바를 인공지능은 탁월하게 수행하지만, 사람들이 쉽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인공지능이 따라 하기란 지극히 어렵다는 걸 의미한다. 저자는 이를 인공지능과 인간의 뇌는 기억을 저장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설명하는데 인공지능 분야에서 일하거나 무언가를 개발하는 사람들에게는 중요한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

독자들에게 정말 필요한 부분은 그래서 AI가 일상화되면 우리 삶이 어떻게 변하는데 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이 책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렇다. 일단 일자리의 형태가 지금과는 정말 달라질 것이다. 어떤 분야는 지금보다 일자리가 늘어나고, 또 어떤 분야는 기계로 대체되겠지만 말이다. 일자리가 대체된다기보다는 업무나 작업이 대체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고, 육체적인 분야보다는 사람의 머리를 사용하는 분야에서 기계로 대체되는 변화상이 더 크다고 판단된다. 그래서 앞으로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전문직 분야와 아직까지 기계로 대체되지 않는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가 다가온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겠다.

인공지능화가 계속되면서 이를 장악한 일부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 강화와 승자독식 구조가 거세질 거란 점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들 기업이 막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천 알고리즘을 조작(?) 하고, 맞춤형 서비스 결과를 기업에게 유리하도록 구조화시킬 수 있다는 점, 또 각종 피드백 점수와 영향력 순위를 건드릴 수 있다는 사실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이는 곧바로 소비자에게 그리고 일반 국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물론 더 무서운 건 이를 인지하지 못하게 서서히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 속에 스며들게 한다는 사실.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한 정부의 제도 개선 및 법률 검토, 그리고 일반 시민들의 깨어있는 자의식 등이 중요한 이슈가 되리라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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