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메이트북스 클래식 10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이현우.이현준 편역 / 메이트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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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제는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읽었고, 토마 피케티의 <자본과 이데올로기> 요약본을 먼저 읽었다. 이번 여름휴가 북캉스 목록에 올려두었던 책 제목들을 하나 둘 지워가고 있는 셈이다. 오늘 오후에는 <레이먼드 카버 X 고영범>과 여유가 된다면 <자본과 이데올로기> 본권도 읽어볼 생각이다. 아마도 <자본과 이데올로기>는 시간을 좀 두고 천천히 완독해야 할 것 같지만. 그저께 밤에는 넷플릭스로 <킹스 스피치>를, 어젯밤부터는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를 감상하고 있다. 시력 교정 후, 회복 중이라 당분간은 금주를 해야 하기에, 멋진 영화와 함께 맥주 한 캔을 할 수 없다는 게 좀 아쉽지만, 뭐 그래도 나쁘진 않다. 여름휴가 첫날에는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었었다. 이벤트 도서로 <톨스토이의 인생론>과 함께 당첨된 책인데, 좋은 책을 받았다 싶었다. 또 이번 기회에 이 책을 한번 읽어보고 싶기도 했고.

2. 아우렐리우스는 로마 제국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오현제의 마지막 황제였으며, 노예 출신인 에픽테토스와 함께 스토아학파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의 전기를 살펴보면 의식과 행동이 상당히 일치하는 인물이었음을 발견하게 되는데, 끊임없는 학문에 대한 열정이 있어 항상 철학과 책을 놓지 않았다고 하며, 동시에 항상 전장에서 부하들과 함께 동고동락했었다고 한다. 수사학, 철학, 법학, 미술 등에도 조예가 깊었으며, 게르만족과의 전쟁 과정 속에서 또 로마에서 일하는 동안에 항상심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경험과 성찰 과정을 기록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을 모아 펴낸 책이 바로 <명상록>이라고 한다.

3. 원래 <명상록>은 따로 책으로 출간되진 않았지만, 후대의 사람들이 아우렐리우스의 이야기들을 널리 전하고자 12권의 책(권)과 장과 절로 나누어 펴냈다고 한다. 이번에 메이트 북스에서 출간된 <명상록>은 이를 다시 여섯 개의 테마로 나누고, 총 77개의 칼럼으로 정리한 것이라고 한다. 참고로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Meditations>의 원래 제목을 <자신에게:To himself>라고 지었다고 한다. 금욕과 평정을 중요시하고, 자연을 따른다는 스토아학파의 가르침이 잘 드러난 책이라 할 수 있겠다.

4. 아우렐리우스는 자연의 이치에 대해 논쟁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지금 먹고 있는 오이 맛이 쓰면 던져 버리면 된다. 가는 길에 가시덤불이 많으면 피해 가면 그만이다. 그것으로 충분할 텐데, 구태여 왜 이런 일들이 세상에 일어나는지에 대해 복잡하게 따질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인과라는 직조물속에서 나라는 존재의 실은 매 순간 구체적인 사건과 얽혀 짜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아우렐리우스는 말한다. 또 일상의 일을 보고 놀라지 말되, 자연의 활동 속에서 충만한 기쁨을 누리라고 한다. 사려 깊은 눈동자는 젊은 청춘들의 매혹적인 청순미뿐만 아니라 노인들의 원숙미에서도 매력을 찾을 수 있으므로.

5. 누구나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으므로, 사는 동안 선함을 행하고, 그전에 분명한 목적을 갖추라고 아우렐리우스는 말한다. 죽음이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며, 내일 당장 죽을지, 몇 십 년 뒤에 죽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는 이런 죽음을 전혀 개의치 말라고까지 말한다. 중요한 것은 현재이며, 자연의 이치를 깨닫고, 내일부터의 삶을 특별 보너스라고 여기고 살아가는 것이기에.

6. 사후의 명성과 타인의 평가에 집착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라고 한다. 또한 내면의 움직임에 끊임없이 귀 기울이고, 마음의 동요란 오직 내면의 관념에서 오는 것이므로 항상 잘 다스리도록 노력해야 한다. 진정한 마음의 평온이란, 결국 잘 정돈된 정신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7. 비난에 매몰될 필요는 없다고 한다. 절대로 당신의 시선을 그들에게 두지 말고, 앞만 똑바로 쳐다본 채 나와 자연의 본성을 따라가야 한다. 다른 사람의 악행은 그냥 그곳에만 머물도록 하는 게, 나뿐만 아니라 사회를 위해서도 이로운 일인 것이다.

8. 역자는 이 책을 두고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삶과 죽음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는 무엇인지, 변하지 않는 세상의 본질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고 한다. 이 책은 정답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지침서이기에 곱씹어 보고, 음미해야 할 에세이와 같다고 생각된다. 한 번의 통독으로 끝내지 말고, 여러 번 정독해서 읽어보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리뷰를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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