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움직이는 순간들 -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힘은 무엇일까? 테드 사이콜로지 시리즈
댄 애리얼리 지음, 강수희 옮김 / 생각정거장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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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로운 회계 처리가 쉽지는 않다. 더 정확히 말하면, 기존에 없었던 로직을 짠다는 게 여간 쉬운 일은 아니다. 관련 기준이나 규정에 맞는지도 살펴봐야 하고, 타사 사례나 과거 유사 사례도 들쳐봐야 한다. 또 주변 사람들에게 자문도 구하고, 같이 이야기하면서 빠진 게 없는지도 말이다. 작년에 동반성장 업무를 마무리 지으며 차장으로 승진할 때를 떠올려 보면, 새로운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기존에 없던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게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특히, 시간은 촉박하고, 실적이라든지 평가 기준에 부응하기 위해 일단 한건 이상이라도 채워야 하는 경우에는 더욱더 그랬고. 무엇보다도 해당 분야를 총괄하는 관계 기관도 아직 명확한 답을 주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 고민은 더하다.

2. 그래도 한번 프로세스가 잡히고 나면, 솔직히 말해서 많이 편해진다. 선배가 남겨둔 기안문이나 관련 파일들만 찾아봐도 대략 이해가 가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분명 오류도 있고, 조금 더 개선할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건 그다음 담당자가 또 찾아서 수정하고, 발전해 나가면 된다. 내가 생각하는 선순환 구조, 암묵지가 전파되는 프로세스다.

3. 지난 주말에는 행동경제학자 댄 에리얼리가 지은 <마음이 움직이는 순간들>이라는 책을 읽었다. TED 강연담을 책으로 펴낸 것이라고 하는데, 얇아서 카페에서 잠시 차를 마시며 읽기에 딱인 책이다. 심리학과 경제학 전문가들의 책을 출판사(생각 정거장)에서 시리즈로 펴 냈는데, 내가 좋아하는 행동경제학 분야의 도서라서 이 책을 이벤트로 신청했었다.

4. 삶을 견딜 수 없게 만드는 건 환경이 아니라 목적과 의미의 부재라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에겐 행복이 아닌 의미를 찾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실 동기를 유발하는 건 여러 가지 요소가 있다. 저자는 이를 동기 유발 방정식이라고 말하며, 책 속에 그 수식을 표시해 놓았는데, 뭐 간단히 말하면 그냥 이것저것 다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된다. 돈, 성취, 행복, 목적, 자기계발, 안정된 노후, 이타심, 유산, 명예, 자식 수까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여기에다가 각 지표별 가중치나 승수를 계산해 주면 뭐 평생 풀지도 못할 방정식이 될 듯하다.

5. 완전히 공감했던 말이 하나 있다. 동기란 무기력함을 극복할 때, 아주 미미할지라도 삶을 제어하는 능력을 되찾기 위해 노력할 때 자라난다는 사실. 니체가 말한 '차라리 고난 속에 인생의 기쁨이 있다'라는 말과도 연결되는 듯한데, 사람마다 이를 행하는 방식은 상당히 다를 듯하다. 누군가는 어쩔 수 없는 환경 속에서 이를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을 바꾸고자 노력할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무기력증에 빠지지 않으려 계속해서 다른 일이나 취미를 찾으려 할 수도 있다. 직장인이라면 이번에 새롭게 배우게 된 업무에서 즐거움을 찾고, 처음 만나게 된 사람들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대서 재미를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또, 밖에서는 돈 주고 배워야 할 업무 지식이나 리더십 훈련을 회사에서는 돈도 받아 가면서, 배우고 있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결국 동기란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정말 복잡하고, 또 사람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고 말할 수 있겠다.

6. 몇 가지 기억해야 할 포인트도 있다. 효율성을 위해, 돈으로 잡일을 때울 수는 있지만, 때로는 땀 흘리며 얻는 몰입의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또 자기만족을 위해, 내 업적을 인정받기 위해, 내 생각만이 옳다는 아집에 빠져서도 안된다. 끝으로 금전적인 보상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그 일 자체의 의미가 중요한 때도 있다. (그렇다고 금전적인 보상을 줄이면 안 될 것 같지만...)

7.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동기에 관한 모든 것을 이해하기란 불가능하겠지만, 수많은 여러 가지의 미묘한 동기의 뉘앙스를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될 거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당신의 삶은 더욱더 흥미로워질 것이라고 말이다. 답은 얻진 못했지만,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고, 더 나은 선택을 위한 무언가로 갈 수 있겠다는 사실은 확실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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