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읽는 손자병법 - 한 번 읽고 뜻을 알거든 두 번 읽고 세상 이치를 꿰뚫는다
노병천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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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확하진 않지만 거의 2년 정도 된 것 같다. 어제. 토요일. 드디어 오랜만에 마라톤 대회를 다녀왔다. 종목은 10Km. 진눈깨비가 날리고, 바람이 몹시 부는 날이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들이 적었다. 다들 워머에, 바람막이에, 두툼한 양말을 챙겨 신고, 몸을 녹이고 있었다. 이런 날은 자칫 잘못하면 부상의 염려도 있기 때문에, 충분히 몸을 풀어줘야 한다. 나도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고, 여의도 이벤트 광장 앞을 두세번 가볍게 뛰었다. 아, 맞다. 반환점에서 먹을 젤도 주머니에 챙겨야 한다. 최근에 깨닫게 된 사실이지만, 나는 스피드를 높이면, 남들보다 당 떨어지는 속도가 빠르다는 걸 알았다. 무려 1년에 걸쳐 말이다. 며칠 전에 영산강변을 뛰면서 테스트를 해보니,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특별한 날이 아니면 회사 러닝머신에서 10에서 12사이로 속도를 맞추고, 6.5Km를 꾸준히 뛰었는데, 참가시 목표대로 정말 딱 50분 9초를 찍었다. (조금 더 피치를 올렸으면, 49분대도 가능했을 듯 싶었다.) 예전 최고 기록보다는 못하지만, 다시 3~4년전 평균 기록으로는 복귀한 셈이다. 집으로 돌아와 생각난 김에 12월 마지막 대회도 신청했다. 주말에 좀더 뛰고, 젤 챙겨먹는 것만 잊지 않으면, 올해 안에 추가 단축도 가능할 것 같다!

2. 달리기를 하고, 헌혈도 하고 나서 집에 와 잠에 들었다. 자기전까지만 해도 편안한 피로감만 있었는데, 역시나 오늘 아침에는 늦게까지 자버렸다. 날이 좋아, 따사로운 햇살이 거실을 지나 주방까지 비추고 있었다. 블라인드를 걷히고, 환기를 하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믹스 커피와 함께 영화를 한편 보고 나서야, 쇼파에 앉아 책을 읽었다.

3. 이번에 읽은 책은 노병천 씨가 지은 <두번 읽는 손자병법>이라는 책이다. 저자는 육군대학 전략학처장을 지냈고, 대학교수와 부총장을 역임하다가, 지금은「손자병법」을 가지고, 각종 공공기관과 대기업 등에서 활발하게 강의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손자병법은 결코 한번 읽어서는 되는 책이 아니며, 여러번 읽으면서, 단순히 정보를 받아들이는게 아니라, 본인의 관점에서 책의 내용을 재해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의 제자 중 한 사람은 이 책을 무려 2천번이나 읽었다고 하는데, 실전에서 활용될 비법(?)들을 책속에 옮겨놓은 만큼, 이를 다시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 뜻을 여러번 되새겨 보는게 맞는 일이라 생각한다. 프란츠 카프카는 책이란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만 한다고 말했는데,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딱 필요한 말 아닐까 싶다.

4.「손자병법」은 모두 1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중한 시작을 알리는 제1편 시계를 시작으로, 신속한 승부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제2편 작전. 온전한 상태로 이긴다는 것, 즉 싸우지 않고도 목적을 달성하는 부전승에 대해 알려주는 제3편 모공과 이겨놓고 싸우라는 제4편 군형. 기세로 밀어붙이라고 알려주는 제5편 병세와 주도권에 관한 문제를 다루는 제6편 허실을 지나면, 이제 이 책의 반환점을 돈 셈. 이어서, 제7편 군쟁제8편 구변, 그리고 주변을 잘 살펴보라는 제9편 행군과 그때 그때 달라야 함을 강조하는 제10편 지형까지 읽으면, 마지막 세편이 남는다. 가장 분량이 많은 제11편 구지와 삼국지에서도 자주 접한 제12편 화공. 첫번째 편과 다시 연결되는 제13편 용간을 읽으면 이 책의 1회독을 마무리하게 된다.

5.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의 1회독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나중에라도 이 책을 읽어보게 된다면, 그냥 훑어봐도 금방 끝나는 분량이다. 문제는 이 문구들을 어떻게 하나라도 체화시키냐는 건데, 다양한 해석과 활용 방법이 존재하는 만큼, 그냥 단순하게 읽고 마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어쩌면 저자가 친절하게 소개하고 있는 한(漢) 문장의 해석 이외에도 다양한 접근 방법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하나 확실한 건「손자병법」의 문장들을 시간이 날때마다 틈틈이 읽고, 숙지하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습관으로 만드는 것일 테고.

6. 몇가지 인상깊었던 문구가 있다. 먼저, 무언가를 결정할 때는 반드시 체크리스트가 있어야 한다는 것. 대충 생각하며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시작하면 안된다는 것.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처럼, 계획하는데 실패한다면 실패를 계획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 행복과 불행이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것. 작은 성공을 맛보게 해서 성취감과 자신감을 가지게 한 뒤에 점차적으로 보다 높은 목표를 달성하도록 하는 것. 바로 성공의 습관을 들이는 것 말이다. 저자는 한 번 성공한 사람은 또 다른 성공을 성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며, 하루하루의 삶이 늘 성공적이었다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거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독자들에게 조언한다. 끝으로, 변화를 재빨리 읽고 그것에 맞추어 행동하라는 것. 바람이란 어디서 불어올지 모르기에, 너울거리는 모닥불처럼, 우리도 그 변화에 맞추어 춤을 추라는 것인데, 이 책에서 가장 공감했던 문장 중 하나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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