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올더스 헉슬리 지음, 안정효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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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며칠 전 일이다. 간단히 저녁 식사를 마치고, 우유와 에스프레소 큐브를 넣은 핸드메이드(?) 라떼를 마시면서 신문을 읽던 중, “디지털 기기는 어떻게 지구를 황폐화하는가?”란 물음으로 시작되는, 조금은 흥미로워 보이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신문은 우리는 아프리카에서 온 작은 조각을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고 말하며, 현대인들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사용과 연관된 사회 현상에 대해 깊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지구의 심원한 시간을 착취(?), 금속과 희토류를 가지고 만들어 낸 아이폰과 갤럭시는, 제조사가 설계한 계획적 구식화(사용시간을 짧게 설정하여 제품 구매 주기를 단축)”에 따라, 불과 2년 만에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말이다. 현대인들의 편리함을 위해, 오랜 시간 지구 속에 축적되어 온 무언가는, 이렇게 그냥 쓰레기가 되고 마는 것이다. 신문에서는 이를 미디어 원료의 고갈과 미디어 쓰레기의 잔여라는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2. 인류의 유토피아를 위해, 지구는 디스토피아로 향해가고 있다고 한다면, 지나친 억측일지도 모르겠다. 마치, 모든 사건의 배후에는 일루미나티와 같은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고 단언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 읽은 <멋진 신세계 : Brave New World>는 앞에 소개한 신문기사처럼, 유토피아라고 믿는 현실이, 실은 지독한 부자연스러운 가짜 평화였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3-1. <멋진 신세계>의 사람들은 체내 수정을 하지 않는다. 섹스는 오로지 즐거움의 대상일 뿐이다. 거대한 인공부화소(체외수정실)에서 수많은 아이들이 태어난다. 마치, 영화 레지던트 이블과 매트릭스의 한 장면처럼. 태어나기 전부터 등급(?)이 정해진 아이들은 그에 맞게 영양소를 공급받고, 교육을 받는다. 주인공 버나드는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 중, 가장 높은 등급인 알파에 속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잘못된 무언가 때문에, 같은 등급의 사람들보다는 체격이 작다. 그러다가, 역시 조금은 특이한(?) 레니나와 함께 야만인(임신을 하고, 나이에 맞게 늙어가는 자연 상태의 사람들)을 그들의 유토피아(?)로 데려오게 되고, 사람들의 관심을 독차지 한다.

 

3-2. 야만인 존의 사랑의 표현은 레니나에게 와닿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레니나의 유혹은 존에게는 당황스러울 뿐이다. 멋진 신세계의 유토피아가 행복하다고, 진실로 믿고 있는 레니나에와 존은 결코 서로 이해할 수 없는 관계인 셈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레니나를 죽도록 채찍질하는 장면은 존의 정서적 붕괴를 여실히 보여주지만, 이는 유토피아(?)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성적 유희로 계승된다. 마치, 그 법을 만든 이유는 잊어버린 채, 그 법의 문구에만 메달려 싸워대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3-3. 참고로, 총통인 무스타파 몬드는 <멋진 신세계>가 결코 멋지기만 한 유토피아가 아님을 알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그는 이 체제 속에서 살아가기로 마음먹은 것 같다. 어쩌면 그는 디스토피아이지만, 유토피아라 믿고 살아가는 <멋진 신세계> 속 사람들의 현실적포드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4. 조지 오웰은 사람들이 책을 읽고, 진정한 자신의 개성을 발휘하려는 것을 금지하는 세상이 다가오는 것을 두려워했다. 자신의 소설 <1984>, 영화 <브이 포 벤데타> 속 세상처럼 말이다. 하지만, 올더스 헉슬리는 사람들 스스로가 책을 읽고 싶어 하지 않는 미래가 다가오는 것을 더 두려워한 것 같다. 소마라는 마약에 취한채, 진정으로 생각하는 법을 잃어버린 <멋진 신세계> 속 사람들처럼 말이다. 참고로, 헉슬리는 1945년도에 <영원의 철학>이라는 책을 지었다. 이 책에는 다양한 종교의 가르침과 신비주의에 기반한 영적 가르침으로 가득차 있다. 어쩌면 헉슬리도 자발적 노예 상태로 전락하고 마는 <멋진 신세계>가 오지 않기를, 인간 의식에 대한 끝없는 탐구로 극복하려 한 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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