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살려고 한다나는 놀라지 않는다그저 이런 생각을 하며, 헛배로 터질 듯한풍선 인형 곁을 지나간다이 생이 이렇게 간절하여 나는 살고 싶으니,자꾸 죽자 자꾸 죽자죽기 전에
어디서 또 봄이 전복됐는가 보다노곤하니 각시멧노랑나비 한 마리,다 낡은 꽃 기중기 끌고탈, 탈, 탈, 탈, 언덕을 넘어간다
달빛이 참 좋은 여름밤에들일을 하고 식구들 저녁밥을 해주느라어머니의 여름밤은 늘 땀에 젖어 있었다한밤중 나를 깨워어린 내 손을 몰래 붙잡고등목을 청하던 어머니,물을 한바가지 끼얹을 때마다 개미들이 금방이라도 부화할 것 같은까맣게 탄 등에달빛이 흩어지고 있었다우물가에서 펌프질을 하며어머니의 등에 기어다니는반짝이는 개미들을한마리씩 한마리씩 물로 씻어내던 한여름 밤식구들에게 한번도 약한 모습 보이지 않던어머니는 달빛이 참 좋구나막내 손이 약손이구나 하며시원하게, 수줍게 웃음을 터뜨리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