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다져지고 만들어져도
누군가 가지 않으면
길은 곧 사라져 버리는 것
그대여
내가 가장 염려하는 것은
우리들 가슴과 가슴으로 이어진 길이
다시 잡초로 뒤덮이지 않았는가
아니
그보다 더 두려운 것은
길 찾기를 아주 잊어버린 건 아닌가
하는 점이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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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골목 창비시선 179
천양희 지음 / 창비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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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주 묻고
언어 유희도 즐긴다,
싫지 않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자연스런 것이 없다는 것을” 노래하고, 외롭고 슬프지만 굿굿하게 산다.

시인이 세는나이 47살일 때 낸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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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자리 - 나무로 자라는 방법 아침달 시집 1
유희경 지음 / 아침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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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더위를 피해 옥상에 올랐을 때 우리는 그 밤의 피해자처럼 굴었지 구석에 숨어 울음을 흉내 내던 사람은 분명 너였고 낄낄대며 웃었던 것은 나였고 그제야 가을이 찾아왔는데, 생각해보면 가을이 찾아온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을을 찾아간 것이었지만 노랗고 빨갛게 번진 우리는 버릇처럼 말했다 이 잔만 비우고 일어나자 그 잔 속에 가득 찬 것이 기름 같은 우리의 수치여도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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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생각한다 창비시선 471
문태준 지음 / 창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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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합니다.
잔잔한 서정시들인데
저는 오직 3부만 좋아요.
< 점점 커지는 기쁨을 아느냐>가 절창으로 다가옵니다. <미련스럽게>의 따뜻함, “닭의 바깥에서 뾰조록이 더 올라오는 어린 봄”, “파밭에는 매운 맛이 새살처럼 돋았다” 같은 표현과 마무리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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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 통쾌한 농담 - 선시와 함께 읽는 선화
김영욱 지음 / 김영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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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화를 푼 책인데, 제목이 내용과 안 어울립니다. 안 웃기거든요.
제목과 상관없이 그림도 좋거니와 선사들의 이야기, 관련 한시 등 풍부한 읽을거리가 담긴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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