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위에 새긴 생각
정민 엮음 / 열림원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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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多費則多營
多營則多求
多求則多辱

허비함이 많으면 도모함이 많고
도모함이 많으면 구함이 많으며
구함이 많으면 욕됨이 많다.

공을 들이는 것은 속셈이 있어서다.
그러다 제풀에 본색을 드러내고 만다.
들인 공이 무색하다.” 40

전각 사진이 제일 위에 있고,
그것의 한문
뜻풀이
저자의 감상

그렇게 한 쪽을 이룬다.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구절
그렇게 살아야겠다는 구절
그때도 그랬구나 아픈 구절
들을 만난다.

곶감 빼먹듯 아껴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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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라기 노리코 선집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이바라기 노리코 지음, 조영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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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다.
올곧다.

되풀이되는 노래


일본의 어린 고등학생들
재일조선 고등학생들에게, 난폭하게 행패
집단으로, 음침한 방법으로
허를 찔린다는 건 이런 건가
머리로 확 피가 몰린다
팔짱을 끼고 그냥 보고 있었던 건가
그 때, 플랫폼에 있던 어른들

부모 세대에서 해결할 수 없었던 일들은
우리도 수수방관했고
손자 세대에서 되풀이되었다. 맹목적으로
다나카 쇼조1)가 백발을 흩날리며
목청껏 외쳤던 아시오 동산광독사건

조부모들, 열렁뚱땅 듣고, 적당히 얼버무린 일들은 지금 확대재생산되는 중이다

약삭빠른 어른들
절대로, 생각지 말라
우리 손에 벅찬 일들은
손자 대에서 타개해 줄 거라고
지금 해결할 수 없는 것은, 되풀이된다
더욱 악질적으로, 더욱 깊고, 넓게
이것은 엄숙한 법칙과도 같다

자기 배를 국부마취하고
스스로 집도
골치를 썩이던 제 맹장을 척출한 의사도 있다
현실에
이러한 호걸도 있는 것이다

1971년 <인명 시집> 수록

1) 다나카 쇼조(1841~1919)는 메이지 시대의 사회운동가이자 정치가이다. 일본 최초의 공해 사건인 아시오 동산광독사건을 고발한 정치가로 유명하다. 아시오 동산은 구리 산지로 유명한 일본의 광산으로 당시 일본 전국 생산량의 4분의 1을 차지하였다. 구리 정련 시 연료에 의한 매연과 정제 시에 발생하는 이산화유황 광독 가스, 배수 시에 포함된 금속 이온은 부근 환경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만년에는 치수 사업에 힘을 쏟았다.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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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응 서정시학 서정시 107
이하석 지음 / 서정시학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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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말하자면
이하석은 묘사보다는 사변에
소통보다는 표현에
주안을 둔다.
바로 읽히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완연한 산문이고, 가만히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추상이 물질로 약동하는 구절
“사람들이 오간 기억으로 길은 굽이친다” 11

황지우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처럼 평범한 말인데, 망연히 생각하게 되는

“새는 사투리를 쓰지 않네,
서울 새든 고령 새든.” 26, 새2
이 인상적이다.

아래 밑줄긋기에 넣을 시 제목은 <봄눈>이다. 봄눈을 묘사한 시일 뿐일 수도 있다. 그런데, 아등바등하는 인간이 뭇 생명이 보였다.
‘망서리며’는 오타일까, 의도일까.

땅에 닿자마자 사라져버리는 것들.
사라지려고, 살려내려고 안간힘하며
허공중에서 끊임없이 나타나는 것들.

하얗게 찬 것들 분분히, 땅에 닿기 전 붐비며,
내려가서 할 일들 재면서, 망서리며
얼마나 많은 꿈과 소통과 욕망의 마음을 갈았을까?
그 부드러운 생각의 가루들은
그러나 땅에 닿자마자 사라져버린다.

추워지면 무지개 얼음 위에 애 터지게 쌓이긴 하지만,
잠시 동안만, 하얀 악마가 되어버리는.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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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 교토 담배가게 요리코 2 교토 담배가게 요리코 2
아사노 유키코 지음, 조아라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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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즈
표리부동의 의례화
겉만 웃는 게 뭐 그리 좋았을까

교토의 한 특성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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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가게,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 이미경의 구멍가게
이미경 지음 / 남해의봄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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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도 열려 있으면 좋겠습니다.
느릿느릿 흘러가는 시간이 사라지지 않으면

미닫이문, 찾는 것보다 없는 게 많고
어디서나 본, 범상한 모습
그러나 오랫동안 쌓인 저만의 시간
사라져 가는

같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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