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바라기 노리코 선집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이바라기 노리코 지음, 조영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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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다.
올곧다.

되풀이되는 노래


일본의 어린 고등학생들
재일조선 고등학생들에게, 난폭하게 행패
집단으로, 음침한 방법으로
허를 찔린다는 건 이런 건가
머리로 확 피가 몰린다
팔짱을 끼고 그냥 보고 있었던 건가
그 때, 플랫폼에 있던 어른들

부모 세대에서 해결할 수 없었던 일들은
우리도 수수방관했고
손자 세대에서 되풀이되었다. 맹목적으로
다나카 쇼조1)가 백발을 흩날리며
목청껏 외쳤던 아시오 동산광독사건

조부모들, 열렁뚱땅 듣고, 적당히 얼버무린 일들은 지금 확대재생산되는 중이다

약삭빠른 어른들
절대로, 생각지 말라
우리 손에 벅찬 일들은
손자 대에서 타개해 줄 거라고
지금 해결할 수 없는 것은, 되풀이된다
더욱 악질적으로, 더욱 깊고, 넓게
이것은 엄숙한 법칙과도 같다

자기 배를 국부마취하고
스스로 집도
골치를 썩이던 제 맹장을 척출한 의사도 있다
현실에
이러한 호걸도 있는 것이다

1971년 <인명 시집> 수록

1) 다나카 쇼조(1841~1919)는 메이지 시대의 사회운동가이자 정치가이다. 일본 최초의 공해 사건인 아시오 동산광독사건을 고발한 정치가로 유명하다. 아시오 동산은 구리 산지로 유명한 일본의 광산으로 당시 일본 전국 생산량의 4분의 1을 차지하였다. 구리 정련 시 연료에 의한 매연과 정제 시에 발생하는 이산화유황 광독 가스, 배수 시에 포함된 금속 이온은 부근 환경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만년에는 치수 사업에 힘을 쏟았다.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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