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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을 만나는 법 ㅣ 파란시선 14
오석균 지음 / 파란 / 2017년 9월
평점 :
가만히 읊조린다
지독한 외로움을
그래도
‘어떻게 불어도 그대 곁으로 흐르는 바람’이 있어
‘애롭지 않’기를
아침에 눈을 뜨면 빛보다 더 빨리 심장에 다가오는 외로움 누굴 사랑한다 해도 누구로부터 사랑받는다 해도 적막한 공간 - P24
쓰고 돌아서면 또 이어 가던 사연들 너는 끊임없이 지우고 지우는데 한 자도 못 읽고 허물어진 지상의 시간이여 때를 잃고 바다 바라보는 갈매기 빈 배 위에서 작은 깃발이 되고 봄은 홀로 눈이 멀어 찬바람에 길을 잃었다 - P58
어제와 똑같이 말라 버린 하루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서 견디어 가는 날 비가 와도 젖지 못하는 가슴 저 멀리 실핏줄 같은 찻길에는 간간히 부음 같은 차 소리 지나는데 잠들지 못하는 구부러진 어깨 하나 두 손 모으고 바닷가에 홀로 눕는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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