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
박흥용 지음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88년 10월
평점 :
절판


1988년에 나온 만화 단행본.
비록 결말은 빤한 해피엔딩이지만,
가출해 갑자기 탄 부산행 입석 기차에서 좌석 찾아 헤매며 만나게 되는, 당대의 다양한 군상들의
무인도, 즉 이상향을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물론, 초딩 남자 아이와 삼수생 여인의 동행과 각자의 고민도 전형적인 듯 공감할 만하다.
주인공 복동이가 이제 배 나온 아저씨가 되어 고만한 애 키우고 있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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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빙해사기 - 하
다니구치 지로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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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작 상하 두 권으로 끝날 얘기가 아니다.
대하드라마의 축약본 꼴이 되고 말았다.
긍금한 것이
풀어갈 얘기가 엄청나게 많은데
작가는 그 기회를 얻지 못하고 끝내 멀리 가시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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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르마이 로마이 1 테르마이 로마이 1
야마자키 마리 지음, 김완 옮김 / 애니북스 / 2011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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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연성은 개나 주고
기발한 상상력을 펼친다.
목욕으로 이어지는 고대 로마와 현대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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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런거리는 뒤란 창비시선 196
문태준 지음 / 창비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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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꺼내 읽었다.
문태준의 첫 시집이다.

음산하다.
한 세대 전의 농촌과 다를 바 없는, 폐가 넘치는, 음울한 공간으로 그려진 농촌이 배경이다.
다만, 전혀 정치적인 접근은 없다.
개성적인 시각과 표현이 있다.

지는 꽃


언덕길에 곱사등이들이 모가지를 빼고 앉아 있네

문득 휘몰아친다네,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힘은
등뼈를 바깥으로 탈골시키네 그들은 대갈못처럼
더욱 주저앉네, 꽃에서 한잎의 귀가 떨어지네
이 지상에서 잊혀진 소리들이 건너 지방으로•••••••

우리는 등을 켜고 가만히 보네,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힘을. - P24

내 배후로 夕陽, 夕陽


저무는 나무들의 이파리에 내 맨발 흥건히 젖어들 때
툇마루에 반쯤 걸터앉은 햇빛에는 애당초 누군가 살고 있는 게다
한량처럼 열대의 늪을 건너가는 河馬와
南國으로, 남국으로 한절기를 버티려는 되새떼 그 빈사의 폭동 사이
개 같은, 당최 이 개 같은 틈에 내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 때
내 맨발이 저무는 나무들의 이파리에 가려질 때
눈에 호롱불을 들이고
바늘귀를 꿰주마, 중얼거리는 그런 오랜 족속이 있는 게다
한번도 보지 못한 내 할머니 넋, 혹은 내가 부려온 세상의 노복들이 있는 게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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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선생이다
황현산 지음 / 난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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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굳게 믿는다. 공식적으로 이 나라를 세운 것으로 되어 있고, 또한 지배해온 사람들이 동상이나 기념관을 세워 추앙할 수 있는 사람들이어서가 아니라, 그 밑에서 핍박받은 사람들이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염원을 버리지 않았고, 그래서 ‘옛날과 많이 달라진’ 세상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어느 나라가 그 하늘에 여섯 마리의 용이 날았기 때문이 아니라, 제 나라의 글자를 만든 임금이 있었고, 어떤 도를 실천하려는 선비들이 있었고, 인간답게 살기를 애쓰는 백성들이 있었기 때문에 정통성을 얻었던 것과 같다. - P106

성장통이란 말을 끄집어내게 된다. 그런데 합당한 말인가. 그 말이 비록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내용을 가득 안고 있다 하더라도, 젊은 날의 고뇌와 고투를 그 미숙함의 탓으로 돌려버리게 하기에도 십상이다. 젊은 날의 삶은 다른 삶을 준비하기 위한 삶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를 위한 삶이기도 하며, 어쩌면 가장 아름다운 삶이 거기 있기도 하다. 내가 4•19와 5•18의 중간 어름에서 이 글을 쓰고 있기에도 하는 말이지만, 경무대 앞에서 그 많은 학생들이 무얼 몰라서 총 맞아 죽은 것이 아니며, 거대한 폭력에 에워싸인 광주의 젊은이들이 그 마지막 밤에 세상을 만만하게 보아서 도청을 사수하려 했던 것도 아니다.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는 잘 만들어진 실패담이다. 성장통과 실패담은 다르다. 두 번 다시 저지르지 말아야 할 일이 있고 늘 다시 시작해야 할 일이 있다. 어떤 아름답고 거룩한 일에 제힘을 다 바쳐 실패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그 일에 뛰어드는 것을 만류하지 않는다. 그 실패담이 제 능력을 극한까지 발휘하였다는 승리의 서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봄날은 허망하게 가지 않는다. "바람에 머물 수 없던" 아름다운 것들은 조금 늦어지더라도 반드시 찾아오라고 말하면서 간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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