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 내려온 천상의 미 - 보살, 여신 그리고 비천의 세계 아시아의 미 (Asian beauty) 3
강희정 지음 / 서해문집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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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상 중에는 예쁜 상이 많다.
‘생긴 모양이 아름다워 눈으로 보기에 좋’은 것이 여성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닐 터.
그럼에도 어쨌든, 불교미술 속에는 여성성을 보이는 상이 많다.
그 정체와 유래를 톺아보는 것이 이 책의 주제이다.

본래 보살은 여성일 수 없다. 초기에는 오로지 남성의 모습으로 형상화된다.
그런데,
6세기 인도에서 어떤 이유에서인지 여성의 기운을 대변하는 여신 신앙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여성의 에너지와 여성적 원리를 숭상하는 샥티즘이 생겨나 인도의 종교 조각에서 중성적인 성격이 강해졌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당나라 시기에 측천무후나 양귀비의 사회적 성공?을 보면서 당시 많은 사람들이 딸을 낳는 것을 선호하게 되었고, 여성에 대한 가치 판단이 좋아지자 적극적으로 여성을 묘사하거나 모델로 삼아 ‘중성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게 되었다고 본다.
앞 두 근거로 보살상의 중성적 아름다움을 설명한다.

이 책의 재미는 그 이후에 시작된다. 앞 내용이 2부에서 끝나는데, 3부부터 등장하는 정말 여성의 모습인 존재들을 소개한다.
인도 귀신의 하나인 약시에 불과했다가 모성의 여신이 된 하리티.
그가 중국으로 건너가 귀자모란 이름으로 의역되고 아들 낳기를 기원하는 마음과 관음이 합쳐져 아들 보내주는 관음인 송자관음이 된다.
여신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동남아의 반야바라밀
전쟁의 신이었다가 온화롭게도 변하는 두르가.
신인지 아닌지 요정인지 애매한 압사라. 그게 동북아로 건너가면 비천.
그 아름다움의 세계가 실로 대단하다.

역시 여성의 몸으로 형상화되는 타라보살을 언급하기는 했으나, 그 유래와 차이를 다른 존재와 비교하며 설명해주지 않은 것은 아쉽다.
그럼에도 이 책이 ’아시아의 미‘ 연작 중의 하나인 점에서 굉장히 기획에 부합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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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시인선 106
안명옥 지음 / 천년의시작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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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문지를수록 상처를 만들지만
상처도 길들여지니 어엿한 한 몸이다” 88
라고 할 정도로 시인은 상처 투성이다.

“내 상처가 하늘로 수없이 밀어올린

/한움큼,
털어 놓고 싶었던” 69 아스피린

“무슨 일이 터질 것만 같다” 62

애무, 번식, 구멍, 동침, 교성 등등의 생명에 관한 시어들도 등장하지만, 대개 ‘상처 깊다’ ‘이 악물고 견디고 있’을 뿐이다.

상처의 근원을
순례버스를 타고 가다 아마도 화장실을 찾을 형편이 안 돼 남녀 불문 여러 일행이 들에서 실례를 해야 하는 상황을 읊으면서
“사내들은 길을 등지고 오줌을 누는데
여자들은 길을 바라보며 오줌을 눈다
다급한 그 순간에도
수치를 정면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형벌!” 20
에서 찾는다.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성추행을 당하면서 ”몸은 붉은 수수밭을 지나온 듯 젖어버렸다“ ”어이없는, 망각된 몸의 멍한 반응“에 진저리친다.

”무섭게 영토를 넓히던 구멍들이
어느 순간 폭발하듯 뻥 뚫리더니
가슴 속은 이내 무덤같이 큰
하나의 구멍이 돼 버렸다
그 속에 웅크려 나는
숙주 같은 파란 싹 하나 키웠다“ 52 폐경 무렵

그 싹이 자라 푸른 나무가 되기를 응원할 수밖에 없다.

냉장고


그녀는 문을 꼭꼭 닫아걸고 있다
아래위로 문이 있는 여자
문을 열면
불이 켜지는 여자
문 밖이 뜨거울수록
더욱 단단하게 문을 닫고 사는 여자
몸속에 있는 것들이
혹여 녹거나 상할까 두려워
문을 꼭꼭 걸어 잠근 채
어둠을 키우고 사는 여자
많은 유효기간들을 담아 두고서
유효기간을 과신하는 여자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윙하는 소리를 내며 경계하는 여자
24시간 풀가동되면서
차가워져 냉장고가 된 여자
식구들의 먹을 것을 대주느라
독한 여름을 견디는 여자
그녀가 잠그고 있는 것들은
언젠가는 모두 썩어 없어질 것들
코드를 뽑아버리면
없는 여자 - P54

상처의 힘



보잘것없는 들꽃일수록
빨리 꽃을 피운다

언제 짓밟힐지 몰라 잔뜩 긴장한 것들의
몸은 소름이 돋아 시퍼렇다

감나무 가지에 어머니는 억지로 돌을 끼운다
멀쩡하던 가지에 구멍이 난다

수많은 상처를 향해
있는 힘껏 열매를 밀어올린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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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백의 고려사 1 - 천하 통일과 고려의 개막 박시백의 고려사 1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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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에서 토로한 자료 부실에도 불구하고
고려 건국과 고려 초의 역사를 간명하게 잘 보여준다.
역사에 기반한 서술보다
박시백의 해석과 논평이 빛난다.
역사학자 박시백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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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불교석굴 - 동양문화의 이해 03
마쓰창 외 지음, 양은경 옮김 / 다할미디어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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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불교석굴을 공부하려는 사람이나,
좀더 상세히 알고 가 보려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절판이 너무나 아쉽다.
상호 대차로 간신히 빌려 볼 수 있을 뿐이다.
두고두고 보고 싶은 책.
도록이 아니라서 작품 사진은 별로 싣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사적인 정리가 훌륭하다. 각 굴의 연구사와 시대적 변화를 중국사와 불교사 속에서 조망해 주어 큰 공부가 된다.
제목만 봐도 소장하고 싶은데, 2006년 출간 당시 도서관 관련자들은 뭐했나, 몇 곳밖에 소장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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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동성 불상 - 中國 山東省 佛像
양은경 지음 / 주류성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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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실하다.
저자가 답사를 많이 했고
정리도 착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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