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화의 제목은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이다.
기름에 오염된 바닷물에 날개가 젖어 죽어가는 갈매기 '켕가', 마지막 비행을 허던 중 '소르바스'라는 고양이를 만나게 된다. 소르바스가 갈매기를 도와 기름을 제거하려 했지만 결국 세 가지 약속을 한 뒤 알 하나만을 남기고 죽어버리게 된다.
1) 자신의 알을 먹지 않기 2) 알을 보호해 주기 3) 태어난 새끼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알려주기
아기 갈매기에게 '행운아'라는 뜻의 '아포르투나다'라는 이름을 붙여주며 정성으로 키우지만 날아본 적이 없는 고양이는 백과사전까지 뒤져가며 '아포르투나다'를 가르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어쩔 수 없이 고양이의 규칙을 깨고 자기들을 도와줄 수 있는 인간을 신중하게 고른 후 고양이와 인간의 도움 끝에 결국 비행에 성공한다는 얘기다.
'이해'와 '배려'가 점점 더 줄어드는 각박한 현실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같은' 인간임에도 우리는 왜 서로를 이렇게 이해하지 못하고 미워하고 다투고만 있을까?
갈매기, 고양이, 인간 이렇게 전혀 다른 종의 어울림 속에서 피어나는 따뜻한 이해와 배려. 그 이해와 배려 속에서 마침내 용기를 내어 비행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역시 동화는 아이만 읽는 책이 아닌 어른도 읽을 수 있는(읽어야만 하는) 책임을 다시금 느끼게 된다.
"너는 갈매기야. 고양이가 아니야. 그러니 너는 갈매기의 운명을 따라야 해. 네가 하늘을 날게 될 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네가 우리에게 가지는 감정과 너에 대한 우리의 애정이 더욱 깊고 아름다워질 거란다. 그것이 서로 다른 존재들끼리의 애정이지."
"너는 틀림없이 날 수 있어. 숨을 크게 쉬거라. 빗물을 온몸으로 느껴 봐. 그냥 물이란다. 너는 살아가면서 많은 것들로 인해 행복을 느낄 거야. 어떤 때는 물이라는 것이, 어떤 때는 바람이라는 것이, 또 어떤 때에는 태양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그런 것들이란다.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은 비가 내린 다음에 찾아오는 것들이지. 일종의 보상처럼 말이야. 그러니 자, 이제 비를 온몸으로 느껴 봐. 날개를 쫙 펴고 말이지."
"날개만으로 하늘을 날 수 있는 건 아냐. 오직 날려고 노력할 때만이 날 수 있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