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멍 : 오래 볼수록 사랑스러운 것들 - 애착 유물 ㅣ 유물멍
국립중앙박물관 「유물멍 원고 공모전」 필진 지음 / 더베이스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 유물멍 : 오래 볼수록 사랑스러운 것들
작가 : 국립중앙박물관
출판사 : 더베이스
읽은기간 : 2026/07/06 -2026/07/12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물 두번째 작품집..

이번 주제는 기증품이다.

기증품이다보니 실제 사용했을법한 물품들이 많았다.

소반, 물병등 아기자기하면서도 실생활과 관련된 작품들이 많았다.

나도 어릴 때 우표도 모아보고, 동전도 모아봤는데 역시 꾸준히 하는게 최고다.

아름답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한 많은 기증품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기증관을 꼼꼼하게 보지는 않았는데 다음에 가면 더 오랫동안 많은 작품들을 보고 올 것 같다.

시간을 이겨낸 작품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p24 왜 중국이나 일본의 자기에 그려진 무늬는 엄청 세고진한데, 우리 것은 굉장히 은은하잖아요. 그건 옛날에 색 나는 물감이 귀했기 때문에 조금만 찍어서 써서 그런 거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음식을 담으면 튀지 않고 예쁘다, 반찬을 담아도 반찬이 돋보인다 하셨지요.

p54 휴식과 일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는 내 마음의 모습이 이럴까? 뱃놀이를 즐기는 선비들의 배는 파도를 시원하게 가르고 있지만, 배 한쪽에 펼쳐진 서재 풍경은 휴가를 대하는 나의 이중적인 마음 같다.

p227 종일토록 게으름 없이 물병 들고 벼룻물 공급하니 네가 내 옆에 있어준 뒤로는 내 벼루엔 물이 마르지 않았단다. 네 은혜 무엇으로 갚을 건가. 잘 간직하여 깨뜨리는 일 없게 하겠노라

p234 장인들은 재료 특유의 거친 질감과 투박한 색감 위에 때로는 유려하고 세련된 연꽃무늬를, 때로는 희로애락을 담은 우리의 얼굴을, 때로는 나쁜 기운을 들이지 않겠다는 듯 험상궂은 짐승과 도깨비의 얼굴을 담았습니다. 분명 전통 도자기와 회화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문명의 뼈대 - 인류 문명을 지탱해 온 수학의 역사
송용진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 문명의 뼈대
작가 : 송용진
출판사 : 다산초당
읽은기간 : 2026/07/04 -2026/07/14


수학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

수학은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워야 하는 학문으로 알고 있다.

이 책에서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학의 발전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수학의 발달이 곧 문명의 발달이라고 대담하게 주장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수학의 발달은 물리학과 공학의 발달로 이어져 현대 물질문명에 큰 기여를 했으니까...

미적분까지는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 이후의 현대 수학은 내용도 어렵고 이해도 잘 되지 않았다.

집합론, 위상수학 등은 들어보기도 했고 일부 공부도 했지만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학문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대단해보인다.. ^^

앞으로도 AI와 힘을 합쳐 더 좋은 정리와 이론이 발달되기를 기대하고, 더 좋은 물질문명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난 그런 시대를 향유하고 싶다..


p58 이집트 수학과 메소포타미아 수학의 특징을 비교하자면 이집트 수학은 기하와 측량 위주였던 반면 메소포타미아 수학은 산술, 대수, 천문 등이 중심이었다. 이러한 두 문화권의 수학은 그리스 수학에 영향을 미친다.

p76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론과 증명을 통해 수학을 학문으로 발전시켰다. 이 시기의 수학자들은 직관이나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공리에서 출발하여 논리적인 추론을 통해 명제를 증명하는 연역적 사고를 확립했다.

p90 오늘날 우리가 배우는 기하학의 직접적인 뿌리인 유클리드의 원론, 현대 대수학의 출발점이 된 디오판토스의 방정식 연구,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문학이 모두 이곳에서 탄생했다.

p112 히파티아의 죽음은 단순히 한 수학자의 비극이 아니었다. 그것은 알렉산드리아가 수백 년간 지켜온 지적 개방성과 문화적 포용의 종말을 상징했다.

p125 지혜의 집 파괴는 기원전 48년 알렉산드리아 도서간 대화재와 더불어 세계 역사상 가장 큰 문화적 손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는 이미 중국에서 종이 제조술이 전파된 이후였기에, 지혜의 집에 있던 수십만 권의 책들은 종이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한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서 소실된 책들은 파피루스로 만들어진 두루마리 형태의 책이었고 중국 진나라에서 분서갱유로 태워진 책들은 죽간으로 대나무를 이어 붙여서 만든 두루마리 형태의 책이었다.

p150 영국의 경우 옥스퍼드가 학문과 교육의 중심지로 급부상한 결정적인 계기는 1167년 헨리 2세가 프랑스와의 관계 악화를 이유로 영국인 학자들의 파리대학 유학을 금지한 것이었다. 이 조치로 인해 파리에 머물던 수백 명의 영국이 ㄴ교수와 학생이 대거 귀국하게 되었고, 이들이 옥스퍼드에 정착하면서 학문 공동체를 형성했다.

p172 한나라 시대에 편찬된 주비산경과 구장산술은 중국 수학의 쌍벽을 이루는 고전이다. 우주론과 역법을 다루는 문헌 주비산경은 고전적 피타고라스 정리에 해당하는 구교현정리를 소개하고 있다.

p180 이선란이 현대 수학에 남긴 가장 큰 유산은 그가 번역 과정에서 창조해 낸 수학 용어들이다. 대수, 상수, 변수, 미지수, 함수, 게수, 지수, 급수, 단항식, 다항식, 미분, 적분, 좌표계, 법선, 곡선, 점근선 등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쓰는 수학 용어 대부분이 그로부터 나왔다.

p188 신가쿠란 에도시대 수학의 독특한 요소로 신사나 산사에 봉헌되는 수학 문제판을 말한다. 산가쿠에는 화려한 색채와 함께 고난도의 기하 문제가 그려져 있다. 원, 타원, 다각형의 접촉 관계나 면적, 부피 계산 등 고급 기하 문제가 즐겨 다루어졌으며, 문제 자체의 아름다움이 중요한 가치로 여겨졌다.

p219 철학은 우리의 시선에 늘 열려 있는 우주라는 아주 거대한 책에 쓰여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먼저 언어를 익히고 글자를 읽는 법을 배워야만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은 수학이라는 언어로 쓰여 있으며, 그 문자는 삼각형, 원, 등의 기하적 도형이다. 그것들 없이는 한 단어도 이해할 수 없으며 그것들 없이는 어두운 미로를 헤매게 될 뿐이다.

p234 덧셈 기호(+)는 라틴어 et(영어 and의 의미)를 흘려 쓰는 과정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크며, 뺄셈 기호(-)는 상인들의 물건의 양이 부족함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했던 가로선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 기호들은 이후 비에트가 널리 알리면서 점차 확산되었고, 1630년경에 이르러서야 정식으로 덧셈과 뺄셈의 연산 기호로 인정받게 되었다.

p247 관계식은 대수적인 내용이므로 결국 좌표는 대수와 기하를 연결해 주는 다리 역할을 해준다. 기하학적인 도형(선, 원, 포물선 등)을 대수적인 수식으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해석기하학이라 부른다. 즉, 데카르트는 해석기하학의 창시자이다.

p270 현대 수학의 여러 분야 중에 가장 실용적인 분야는 해석학이라고 할 수 있다. 미적분학은 해석학의 출발점이자 핵심을 이룬다. 변화하는 물체, 변화하는 세상의 대부분은 미분방정식으로 표현된다.

p279 뉴턴은 미적분학으로 만물의 운동을 설명했고, 라이프니츠는 그것을 누구나 쓸 수 있는 언어로 다듬었다. 베르누이 형제는 그 언어를 현대적인 의미로 체계화했고, 사이클로이드라는 곡선은 시대 최고의 수학자들을 하나의 문제 앞에 불러모았다. 변화를 다루는 수학으로써 미적분학은 이렇게 한 세기를 관통하며 현대 수학과 과학의 토대가 되었다.

p284 당대 최고의 수학자들이 이토록 경탄했을 만큼 그의 수학적 업적은 막대하여 수학의 역사는 오일러 이전과 오일러 이후로 나눌 수 있을 정도다 오일러 이후의 수학은 이전보다 훨씬 더 어렵고 정교해져서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학문이 되었다.

p288 이 풀이가 수학사에서 중요한 이유는 답 자체보다 방법에 있다. 오일러는 현실의 지리적 문제를 점과 선의 추상적 관계로 변환했고 그 관계의 성질만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이것이 오늘날 그래프이론의 출발점이 되었다.

p296 그는 미분방정식을 대수방정식으로 변환해 쉽게 해를 구하게 해주는 혁명적인 기법인 라플라스변환을 체계화했다. 이 변환기법은 오늘날 공학과 물리학에서 회로 분석, 제어 시스템 설계 등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적인 도구다.

p314 1832년 그는 원인이 불분명한 동기로 인해 권총 결투에 나섰다가 치명상을 입었다. 죽기 전날 밤 갈루아는 밤새 편지를 썼다. 수학자 친구 오귀스트 슈발리에에게 보내는 그 편지에는 자신이 발견한 수학적 아이디어들이 빼곡히 담겨 있었다. 여백에는 시간이 없다라는 메모가 남아 있었다고 한다. 그가 사망한 지 14년이 지난 1846년 카미유 조르당에 의해 유고가 출판되며 갈루아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졌다. 이 편지 속 갈루아 이론은 추상대수학과 수론, 기하학, 위상수학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며 현대 수학의 핵심적 이론이 되었다.

p326 1933년은 괴팅겐대학뿐 아니라 독일 하계 전체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해였다. 나치가 정권을 잡음과 동시에 곧바로 모든 대학에서 유대인들을 몰아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수많은 유대인 학자를 비롯해 정권에 반대하는 학자들이 외국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결국 독일의 학문적 영광의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되었다.

p344 러셀은 프레게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자기 자신을 술어로 가할 수 없다는 술어”를 정희할 때 모순이 발생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서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이 자기모순을 발생시키는 것이데, 이런 종류의 패러독스는 많이 있다. 유명한 예로는 이발사의 패러독스와 거짓말쟁이 패러독수가 있다.

p346 칸토어의 이론은 무한은 유한과 다르다라는 것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무한을 수학적 대상으로 다루는 데에 별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p354 당대 최고의 수학자 힐베르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괴팅겐의 젊은이라면 누구나 아인슈타인보다 4차원 기하를 더 잘 안다. 하지만 과제를 해결한 사람은 아인슈타인이다”

p368 힐베르트는 수학을 완벽한 논리 체계로 세우려 했고, 괴델은 그것이 불가능함을 증명했다. 그로텐디크는 기존의 모든 것을 해부하고 처음부터 다시 쌓았다. 수학은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수학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

p375 수학자들에게는 논리적 사고보다는 여러가지 개념과 이론들 사이에서 어떤 새로운 것을 보는 통찰력이나 직관이 더 중요할 때가 많다. 어려운 문제의 창의적인 풀이는 주로 좋은 추측으로부터 나온다. 게다가 수학에서는 문제를 푸는 것보다 좋은 문제를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할 경우도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
장강명 지음 / 글항아리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 살면서 한번은 벽돌책
작가 : 장강명
출판사 : 글항아리
읽은기간 : 2026/06/28 -2026/07/03


장강명님의 책은 소설도 그렇고 논픽션도 그렇고 읽는 맛이 난다

이번 책은 벽돌책 100권 소개하기다.

벽돌책은 보기만큼 어려운 책도 많지만, 생각보다 술술 넘어가는 책들도 많다.

내겐 총균쇠나 사피엔스가 그랬다. 죄와벌같은 소설은 읽다가 포기했다.

이 책에서 다양한 벽돌책을 알게 됐다. 읽어보고 싶은 책들이 많은걸 보면 작가가 책소개를 잘하고 나를 잘 홀린것 같다..

이런 분들의 책을 보면 분야가 편중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소개해줘서 참고할 내용이 많다.

날잡아서 읽어봐야지..


p46 1816년 여름, 젊은 남녀 네 명이 무서운 이야기 쓰기 내기를 벌입니다. 참여자는 불과 열여덟 살이었던 메리 셀리, 메리와 사실혼 관계였던 시인 퍼시 셸리, 메리를 짝사랑했던 의사이자 작가 존 윌리엄 폴리도리, 그리고 영국의 대표적인 낭만파 시인이자 난봉꾼인 바이런입니다. 이 대단한 내기의 결과로 메리는 최초의 SF로 평가받는 프랑켄슈타인을, 폴리도리는 최초의 흡혈귀 소설이라고 일컬어지는 뱀파이어를 썼습니다.

p67 이 책은 바로 그 수천 년에 집중하는데, 읽는 동안 저자의 진짜 질문은 왜 서양이 지배하는가가 아니라 문명은 어떻게 발전하는가임을 깨닫게 됩니다. 책은 거대한 시야로 동서양의 역사를 살피며 사회학도 지리적 요소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p85 우리를 묶어준다고만 여겼던 인간적 사회성에는 치명적인 취약점이 있습니다. 깊은 생물학적 본성 때문에, 우리는 사회적 지위를 위해 엄청나게 잔인해질 수 있고, 적을 발명해 인간이 아닌 존재로 기꺼이 깎아내립니다. 인간 사회는 반드시 분열됩니다.

p98 동시에 800쪽짜리 책 한 권을 완독하는 것과 그걸 요약본으로 읽는 것도 완전히 다른 경험입니다. 요약본에는 결론은 있지만 거기까지 이르는 생각의 과정이 없습니다. 사유의 가치는 결론에만 담겨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개는 설명을 줄이면 왜곡이 생기고, 논증을 생략하면 결론이 공허해집니다.

p109 자폐인 부모의 절망감이나 조현병 환자 가족의 두려움에 대해 읽을 때는 심장이 죄어드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막연히 힘들겠지 하고 짐작하는 수준의 짐이 아니더군요. 우리는, 사회는 뭘 해야 할까요

p121 전문 지식 없이, 순전히 ‘뭐라는 건지 궁금하다. 지적인 재미를 맛보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책을 펼쳐든 교양독자에게는 선물 같은 물건입니다. 전혀 어렵지 않거든요 식사자리에서 화제로 꺼내면 사람들 이목을 모을 흥미로운 연구결과도 빼곡합니다. 저자의 입담은 다소 심심하지만 워낙 소재가 선정적이니 넘어가자고요. 절반 정도는 섹스와 살인, 그리고 권력 다툼 이야기입니다.

p135 요즘 안토니오 그람시의 말을 자주 떠올리고 있어요. 낡은 것은 죽어가는데 새로운 것은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때가 위기이며, 그때 병적인 징후들이 다양하게 나타난다는..

p147 고드윈의 법칙이라는 용어를 들어보신 적 있나요? 미국의 변호사이자 작가인 마이크 고드윈이 만들어냈다고 하는 법칙 아닌 법칙입니다. 온라인 논쟁이 길어지면 상대를 나치라고 부를 가능성이 점점 높아진다는 내용이에요. 한국의 온라인 환경에서는 나치대신 친일파, 빨갱이, 여형, 일베, 1찍, 2찍같은 단어가 나올 수도 있겠네요.

p161 두 책이 어렵다고 하는 반응은 실제 내용이 난해해서가 아니라 그 결론에 대한 거부감 때문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기 이론에 대한 두 저자의 강한 확신이나, 간혹 미심쩍어 보이는 비약도 두 책에 모두 들어있네요.

p164 간혹 이 책을 인간의 행동은 유전과 환경 양쪽으로부터 모두 영향을 받는다는 내용이라고 소개하는 글을 봅니다. 글쎄요. 이 책, 그렇게 얌전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유전이 진짜 중요하나니까! 제발 아닌 척하지 말자가 더 제대로 된 요약입니다.

p179 20세기의 경험은 유토피아주의가 폭력주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대를 떠나 사회 진보를 꿈꾸는 이라면 마음에 새겨야 할 교훈입니다.

p192 대규모 폭력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를 물어야 합니다. 그에 대한 저자의 답변은 “종교가 가장 훌륭했을 때 수백 년 동안 해온 일”을 해낼 방법을 이 세속의 시대에 다시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p198 책이 그리는 CIA의 종합적인 이미지는 통제받지 않은 채 국가 예산으로 황당한 짓거리를 벌이는 아마추어들입니다. 최고 경영자가 비전이 없고 임원들이 무능할 때 대기업이나 공기업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여주는 긴 우화처럼 읽히기도 해요.

p214 레이번드 카버. ‘내가 바로 문학이다’라고 외치는 듯한 사나이입니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십대에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나이 오십에 죽을 때까지 글쓰기에 매달렸습니다. 알코올중독을 심하게 겪고 두 번 파산하는 동안 주옥같은 단편소설을 쓰고, 마침내 술을 끊고, 주옥같은 작품을 더 쓰고, 명성을 얻고, 미국 단편소설의 르네상스를 주도하고 쉰에 죽은 뒤 전설이 되었죠.

p261 오크리는 30대 초반에 발표한 이 소설이 부커상을 받으면서 세계적인 작가로 떠올랐습니다. 어린 시절 참혹한 나이지리아 내전과 정치적 혼란을 겪은 그는 현실과 환상이 뒤섞이 이 작품에 대해 “내가 본 현실을 전통적인 문학기법으로 묘사하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습니다.

p269 읽는 내내 파토스를 느꼈습니다. 그래, 인간이 이렇지. 우리 다 어리석지. 절박하면 다 이렇게 앞을 제대로 못보게 되지…

p293 특급 작가들의 독서 에세이입니다. 당연히 문학이란 무엇이고 장르란 무엇인가, 여성 작가들의 이름은 어떻게 지워졌나, 나는 왜 소설가가 되었나, 작가와 작품은 분리해야 하는가와 같은 근사한 질문과 답변이 가득합니다.

p296 모파상은 아이러니의 대가입니다. 대단히 효율적으로 아이러니의 앞부분을 쌓아올리고 정확한 호흡으로 주인공과 독자를 낭패감에 빠뜨립니다. 그 낭패감은 세상 돌아가는 이치라 믿었던 생각이 틀려서일 수도 있고, 성실하고 선량하다고 믿어온 특정 인물이 실망스럽게 행동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p302 그럼에도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초점을 맞추는, 목차에 없는 101번째 동물은 역시 인간입니다. 갑자기 큰 힘을 얻는 바람에 오만하고 무책임해진 종, 이제는 지렁이 이상으로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종입니다.

p319 촘스키가 강연과 인터뷰에서 반복해서 강조하는 핵심 메시지를 한 줄ㄹ 요약하라면 ‘현대 사회가 언론, 교육, 마케팅과 같은 도구를 활용해 어떻게 시민을 세뇌하는가’입니다.

p325 인어공주는 물거품이 되었고 성냥팔이 소녀는 동사했고 장난감 병정은 불 속에서 녹아버렸습니다. 저는 그 동화들이 세상의 불가해한 비극을 좀 온순한 형태로 아이들에게 겪게 해주는, 일종의 정신적 백신 주사였다고 생각합니다.

p336 다소 뜬금없이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문해력의 핵심은 어휘력이 아니라 지적 겸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몇 누리꾼이 사흘이나 금일 심심한 사과같은 단어를 이해하지 못해 벌어진 해프닝들이 있었죠. 제가 정말 문제라고 생각한 것은 그들이 해당 단어의 뜻을 몰랐다는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모르는 단어, 혹은 적어도 앞뒤 맥락과 잘 이어지지 않는 느낌이 드는 단어가 나왔을 때 사전을 찾아보지 않는다는 게 큰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음악이 삶의 전부는 아닙니다만 - 이것은 음악평론이 아니다
배순탁 지음 / 김영사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 음악의 삶의 전부는 아닙니다만
작가 : 배순탁
출판사 : 김영사
읽은기간 : 2026/06/16 -2026/06/21


배순탁님은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작가다.

음악캠프의 작가답게 음악에 조예가 깊고 다양한 음악을 소개한다.

팝송이 많다보니 팝송을 즐겨듣지 않는 나에게는 상당한 허들이 있었다.

그렇다고 가요는 쉬운가? 가요도 해석의 깊이가 있어서 '이것이 정말 그런가?'하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가벼운 책을 주로 읽다가 해석도 어렵고, 생각도 많이 해야 하는 책을 읽으니 책은 두껍지 않았지만 읽기가 쉽지는 않았다.

나에겐 어려운 책을 읽었다는 안도감을 갖는다


p12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는 문명의 증거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부러졌다가 붙은 흔적이 있는 뼈라고 답했다. 그 뼈는 그 사람이 치유될 때가지 옆에서 지켜줬다는 증거이고, 누군가 곤경에 처했을 때 돕는 것이야말로 문명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p31 해외 평론을 봐도 역사상 가장 오해받는 노래 중 하나. 강박적인 스토커에 대한 곡이지만 러브 송으로 널리 받아들여졌다.라는 기록이 널려 있음을 알 수 있다.

p75 음악은 누군가와 함께하는 순간이나 홀로 듣더라도 잊을 수 없는 공간에서 울려 퍼질 때 한층 특별해진다. 나에게는 벚꽃 아래에서 들은 야상곡이 그랬다.

p112 기실 음악가에게 요구되는 태도는 완벽주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명확한 방향성이야말로 뮤지션이 갖춰야 할 첫 번째 덕목이다. 배철수는 자신이 하고 싶은 바를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는 뮤지션이다. 예술에 완성은 없어요. 어느 순간 그냥 손을 떼는 거죠.

p158 그는 이 앨범에서도 거창한 이데올로기가 아닌 일상의 묘사에 충실했다. 이와 관련된 롤링 스톤의 평가가 재밌다. 폴 매카트니가 닭과 양을 노래하면 그것은 진짜 닭과 양을 뜻하는 것이다. 무슨 비유 같은게 아니다.

p162 고전에는 시제가 없다. 진정한 고전은 과거와 당대, 미래를 모두 아우르면서 의미를 획득한다.

p196 이런 글을 마주치면 몸시 설렌다. 단언적이기 때문이다. 시나 소설이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이유는 바로 이같은 단정적 표현들 때문이다. 삶의 무게에 주눅든 개인들은 감히 할 수 없는 통찰적 선언들을 작가들은앞뒤 안가리고 과감하게 내던진다.

p211 정리하면 록은 사운드이기 이전에 스타일이다. 스타일인 동시에 삶과 세상을 대하는 어떤 태도를 세상은 록이라고 부른다.

p223 포크 입장에서 비틀스의 로큰롤은 애들이나 하는 상업적인 음악이었다. 반면 포크는 음악으로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와 진보를 이끌어내는 순수한 음악이었다. 예전 클래식 음악가 중에는 대중음악의 전기로 증폭한 사운드가 음악의 순수성을 해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p272 괜히 흉내내고 싶어지는 리엄 갤러거의 막가파 보컬은 또 어떤가. 그는 섹스 피스톨스의 프런트 맨 조니 로튼의 유일무이한 직계다. 그렇게 허리를 굽혀서 생목으로만 질러대면 성대 나가지 않겠냐고 묻지 마라. 내 몸은 내가 알아서 챙긴다. 평범한 인간은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살지만 로큰롤 스타는 다르다. 로큰롤 스타는 오직 오늘만 산다.

p278 신해철이 인터뷰를 통해 여러 번 강조했던 자신의 개짬뽕 계보를 이 앨범만큼 탁월하게 반영한 사레는 없는 까닭이다. 음반에서 넥스트는 장르를 종횡무진하면서 음악적 성취를 일궈내는 동시에 히트도 기록했다. 싱글로는 파워발라드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가 인기를 누렸고 국악을 접목한 Komerican Blues와 물질 만능주의를 비판한 Money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p283 무심함과 툭은 장기하의 음악 세계를 설명하는 데 아주 중요한 키워드다.

p298 밴드 추다혜차지스의 2집 소수민족은 장르를 정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앨범이다. 한국 전통 무가를 바탕에 두되 여러 서양 장르를 해체하고, 뒤섞고, 재창조한 까닭이다.

p308 1990년대는 보통 취향의 시대로 정의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런 경향을 주도한 작가였다. 그는 자신의 취향을 음악을 통해 꽤 직접적인 각인으로 새겨 넣는다. 기사단장 죽이기도 예외는 아니다.

p325 이렇게 주 단위, 하루 단위, 이제는 시간 단위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라디오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2000년대 이후의 라디오는 속도 경쟁 사회에서 일종의 안티태제로 작용했다. 괜히 라디오 청취자들이 사연을 보내면서, 휴식, 위로, 명곡등의 단어를 많이 사용하는 게 아니다.

p384 오케스트라 리코딩을 할 때 수많은 연주자가 같은 음을 연주하지만 미세한 수치로 조금씩 다르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코러스 효과에요. 그런데 모든 연주가 완벽하게 똑같다면? 아마 음악은 끔찍했을 겁니다.

p414 415 우리는 세속적 조건을 달성해야 비로소 탈세속적 목표를 설정하고 실천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최소한의 화페없이는 자존심도 내세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생을 살다 보면 돈으로는 결코 충족될 수 없는 영역이 있다는 걸 저절로 알게 된다. 경험에 의하면 이 빈 공간을 채울 수 있는 요소는 딱 두 개다. 사람과 예술. 나는 이 둘을 진짜 내가 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주는 것들이라고 부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고대 이집트의 밤하늘 - 별자리에 이야기를 새긴 인류 최초의 천문학
유성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 : 고대 이집트의 밤하
작가 : 유성환
출판사 : 휴머니스트
읽은기간 : 2026/06/10 -2026/06/16


이집트 하면 신비로운 느낌이 든다. 거기에 밤하늘이 더해지니 천문학 또는 점성술이 떠올라 더 신비롭다.

이런 책이 나왔다는데 안 읽을 수가 없다.

그런데 생각보다 어렵다. 저자가 이집트학을 전공한 분이라서 그런지 이집트 문자와 설명이 나오는데 이집트 신화가 낯설어서인지 오롯이 읽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역시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책상에 앉아서 고시공부하듯이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데 지하철에서 출퇴근하며 읽었더니 수박 겉핥기처럼 대충 읽어버리고 말았다.

이집트의 천문학과 메소포타미아의 천문학, 그리고 헬레니즘의 천문학까지 고대의 주요 문명의 역사와 생각을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 옛날에 하늘과 별의 움직임을 보고 우주의 원리와 역학을 깨달아냈다는 게 신비롭고도 대단하다.

기회를 잡아 다시 마음잡고 읽어봐야할 듯...


p25 지상의 세계와 완벽한 대칭을 이룬 땅 아래의 세계를 두아트라고 불렀는데, 이곳은 태양이 서쪽 지평선으로 사라지고 난 다음 내려가는 곳이었으며, 망자의 혼이 오리시스라는 왕의 지배 아래 영생을 누리며 살아가던 명계였다.

p41 달은 가장 변화무쌍한 천체로서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가 하루 이상의 시간을 측정할 수 있게 해줬으며, 자연에 숨겨진 순환적인 양식을 인식하도록 이끌었다. 이 때문에 토트는 이집트 역사가 시작된 이래 시간의 측량을 담당하는 신으로 숭배됐다.

p60 여기서 주목할 점은 콘수와 토트 모두 치유의 권능을 가졌지만 토트가 의학과 주술에 대한(비교적 실증적이고 이성적인) 지식과 기술을 통해 치유의 권능을 베푼다면, 콘수는 도저히 그 실상을 파악할 수 없는 신비한 권능을 통해 기적적인 치유를 행사하는 능력이 있다고 여겨졌다는 사실이다.

p111 천랑성의 출현과 나일강의 범람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 그런데도 두 현상의 주기성이 우연히 겹치면서 이집트인에게는 신들의 정교한 협업으로 보였다. 그리고 피라미드 텍스트 366번 주문에서 언급된 것처럼, 그 협업의 정점에서 새로운 신이 탄생한다.

p119 이렇게 한 해를 시작하는 시점이 정해지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는다. 이집트인은 전통적인 농경 주기에 다라 범람기, 파종기, 수확기 순으로 각 계절에 네 달을 부여했으며, 한 달을 30일로 정하면서 360일을 기본으로 하는 태양력을 고안했는데 이것을 상용력이라고 한다.

p177 여러 문명에서 춘분은 태양이 부활하기 시작하는 시점으로, 추분은 태양이 죽어가는 시점으로 여겨졌다. 특히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춘분히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시점으로 여겨졌는데, 바빌로니안의 신년 축제인 아키투 축제가 춘분을 전후로 개최됐으며, 오늘날에는 페르시아와 이란의 신년 축제인 노루즈로 계승돼 행해진다.

p206 유입형 물시계는 물을 공급하는 장치를 정교하게 배치해 유입되는 물의 양을 일정하게 조정하면 유출형 물시계보다 훨씬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 덕분에 크테시비우스가 만든 물시계는 네델란드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천문학자이자 공학자로 알려진 크리스티안하위힌스가 1656년 전자시계를 개발하기 전까지 1,800여 년동안 가장 정확한 시계라는 평판을 누렸다.

p215 이집트학에서는 순성의 주기를 정리한 이런 표를 대각선 별시계라고 부른다. 여기서 열두 개의 순성으로 이뤄진 작은 주기가 각 계절과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233 시계는 해의 그림자와 물이나 모래의 유출량이나 유입량을 읽던 시대에서 정교한 물리학과 양자역학에 기반한 첨단 계측기구로 발전했다.

p258 거꾸로 운행하는 자는 외행성의 역행운동을 묘사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수식어가 처음 등장하는 곳은 세티 1세의 왕묘인데, 이를 통해 적어도 신왕국시대 중후반부터는 이집트의 천문관이 외행성의 역행 현상을 알았다고 할 수 있다.

p271 왕의 방 남쪽 면의 통풍구는 45도의 경사각으로, 북쪽 면에 마련된 통풍구는 32도 36분 08초의 경사각으로 하늘을 향한다. 피라미드가 건설될 당시의 밤하늘을 재현해본 결과, 남쪽 면의 통풍구는 오시리스-사흐를 상징하는 남쪽 하는 오리온의 허리띠 중 알니타크를, 북쪽 면의 통풍구는 당시 북쪽 하늘에서 북극성의 역할을 했던 용자리의 알파성인 투반을 겨냥하고 있다.

p292 암컷 산양을 제외한 신성한 범선, 물의 몸, 두 마리 거북이는 모두 물이나 습지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이집트인은 하늘의 표면이 강이나 바다 같은 물로 채워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별자리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사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p296 이집트 고유의 별자리는 다른 문명의 성취와는 달리 후대로 계승되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러나 역사의 물줄기가 방향을 틀면서 이집트의 별자리 전통은 인류의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극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3세의 페르시아 원정의 결과로 이집트가 헬레니즘 세계의 일부가 되면서 메소포타미아와 그리스 천문학적 전통과 유합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집트의 토착 별자리는 서서히 재해석되고, 외래의 요소와 융합돼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별자리 체계로 진화했다.

p313 양자리는 메소포타미아에서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춘분의 별자리였고, 이 시기가 봄철의 파종기와 겹쳤기 때문에 농경사회의 품팔이 노동자를 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p350 원형 천문도는 1922년에 루브르 박물관으로 이전해 지금까지 전시되고 있다. 원형 천문도가 잘려 나간 오시리스 소신전 천장의 빈 곳에는 검은색 복제 유물이 붙었는데, 예술적, 역사적 가치가 진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이 조잡하고 흉물스러운 복제 유물은 현장을 찾은 방문객에게 서구 열강이 이집트 유물을 수탈한 역사를 상기시키는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p359 바빌로니아에서 계승된 방대한 천문관측 자료에 접근할 수 있었던 학자들은 천체의 위치를 좌표로 포현하고, 원과 구를 이용해 천체운동을 설명하는 등 이들 자료를 수학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기하학적 지식이 있었다. 바빌로니아 천문학이 수천 년에 걸친 관측 자료를 기반으로 천체의 주기를 기록하고 주술적 길흉을 판단했다면, 알렉산드리아의 학자들을 이런 문헌자료를 수학적 모델과 학제적으로 접목해 천체운동의 정밀한 예측까지 모색했다. 점성학이 종교적 실용성에서 벗어나 자연에 내재한 규칙성을 탐구하는 과학으로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p368 위도와 경도를 정밀하게 측정하지 못했다는 시대적 한계를 분명히 있지만, 직접적인 관측과 논리적인 추론, 수학적 게산을 통해 우주와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그의 방법론은 현대 천문학의 핵심인 경험적 자료를 기반으로 한 모델링의 원형으로서 천문학적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p376 바빌로니아는 패턴을 수집해서 백과사전적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한 후 이를 길흉의 예측이나 정확한 절기를 측정하는 데 활용했지만, 헬레니즘 시대의 학자는 관측과 철학적 원리를 결합해 원인을 탐구해 조화롭고 합리적인 우주론적 체계를 수립하고자 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바빌로니아의 천문관이 특정한 천체 현상은 언제 일어나는가에 주목했다면, 헬리니즘의 천문학자는 그런 현상이 왜 어떤 이유로 일어나는가에 매달렸다고 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