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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의 밤하늘 - 별자리에 이야기를 새긴 인류 최초의 천문학
유성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6년 3월
평점 :
제목 : 고대 이집트의 밤하
작가 : 유성환
출판사 : 휴머니스트
읽은기간 : 2026/06/10 -2026/06/16
이집트 하면 신비로운 느낌이 든다. 거기에 밤하늘이 더해지니 천문학 또는 점성술이 떠올라 더 신비롭다.
이런 책이 나왔다는데 안 읽을 수가 없다.
그런데 생각보다 어렵다. 저자가 이집트학을 전공한 분이라서 그런지 이집트 문자와 설명이 나오는데 이집트 신화가 낯설어서인지 오롯이 읽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역시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책상에 앉아서 고시공부하듯이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데 지하철에서 출퇴근하며 읽었더니 수박 겉핥기처럼 대충 읽어버리고 말았다.
이집트의 천문학과 메소포타미아의 천문학, 그리고 헬레니즘의 천문학까지 고대의 주요 문명의 역사와 생각을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 옛날에 하늘과 별의 움직임을 보고 우주의 원리와 역학을 깨달아냈다는 게 신비롭고도 대단하다.
기회를 잡아 다시 마음잡고 읽어봐야할 듯...
p25 지상의 세계와 완벽한 대칭을 이룬 땅 아래의 세계를 두아트라고 불렀는데, 이곳은 태양이 서쪽 지평선으로 사라지고 난 다음 내려가는 곳이었으며, 망자의 혼이 오리시스라는 왕의 지배 아래 영생을 누리며 살아가던 명계였다.
p41 달은 가장 변화무쌍한 천체로서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가 하루 이상의 시간을 측정할 수 있게 해줬으며, 자연에 숨겨진 순환적인 양식을 인식하도록 이끌었다. 이 때문에 토트는 이집트 역사가 시작된 이래 시간의 측량을 담당하는 신으로 숭배됐다.
p60 여기서 주목할 점은 콘수와 토트 모두 치유의 권능을 가졌지만 토트가 의학과 주술에 대한(비교적 실증적이고 이성적인) 지식과 기술을 통해 치유의 권능을 베푼다면, 콘수는 도저히 그 실상을 파악할 수 없는 신비한 권능을 통해 기적적인 치유를 행사하는 능력이 있다고 여겨졌다는 사실이다.
p111 천랑성의 출현과 나일강의 범람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 그런데도 두 현상의 주기성이 우연히 겹치면서 이집트인에게는 신들의 정교한 협업으로 보였다. 그리고 피라미드 텍스트 366번 주문에서 언급된 것처럼, 그 협업의 정점에서 새로운 신이 탄생한다.
p119 이렇게 한 해를 시작하는 시점이 정해지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는다. 이집트인은 전통적인 농경 주기에 다라 범람기, 파종기, 수확기 순으로 각 계절에 네 달을 부여했으며, 한 달을 30일로 정하면서 360일을 기본으로 하는 태양력을 고안했는데 이것을 상용력이라고 한다.
p177 여러 문명에서 춘분은 태양이 부활하기 시작하는 시점으로, 추분은 태양이 죽어가는 시점으로 여겨졌다. 특히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춘분히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시점으로 여겨졌는데, 바빌로니안의 신년 축제인 아키투 축제가 춘분을 전후로 개최됐으며, 오늘날에는 페르시아와 이란의 신년 축제인 노루즈로 계승돼 행해진다.
p206 유입형 물시계는 물을 공급하는 장치를 정교하게 배치해 유입되는 물의 양을 일정하게 조정하면 유출형 물시계보다 훨씬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 덕분에 크테시비우스가 만든 물시계는 네델란드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천문학자이자 공학자로 알려진 크리스티안하위힌스가 1656년 전자시계를 개발하기 전까지 1,800여 년동안 가장 정확한 시계라는 평판을 누렸다.
p215 이집트학에서는 순성의 주기를 정리한 이런 표를 대각선 별시계라고 부른다. 여기서 열두 개의 순성으로 이뤄진 작은 주기가 각 계절과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233 시계는 해의 그림자와 물이나 모래의 유출량이나 유입량을 읽던 시대에서 정교한 물리학과 양자역학에 기반한 첨단 계측기구로 발전했다.
p258 거꾸로 운행하는 자는 외행성의 역행운동을 묘사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수식어가 처음 등장하는 곳은 세티 1세의 왕묘인데, 이를 통해 적어도 신왕국시대 중후반부터는 이집트의 천문관이 외행성의 역행 현상을 알았다고 할 수 있다.
p271 왕의 방 남쪽 면의 통풍구는 45도의 경사각으로, 북쪽 면에 마련된 통풍구는 32도 36분 08초의 경사각으로 하늘을 향한다. 피라미드가 건설될 당시의 밤하늘을 재현해본 결과, 남쪽 면의 통풍구는 오시리스-사흐를 상징하는 남쪽 하는 오리온의 허리띠 중 알니타크를, 북쪽 면의 통풍구는 당시 북쪽 하늘에서 북극성의 역할을 했던 용자리의 알파성인 투반을 겨냥하고 있다.
p292 암컷 산양을 제외한 신성한 범선, 물의 몸, 두 마리 거북이는 모두 물이나 습지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이집트인은 하늘의 표면이 강이나 바다 같은 물로 채워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별자리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사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p296 이집트 고유의 별자리는 다른 문명의 성취와는 달리 후대로 계승되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러나 역사의 물줄기가 방향을 틀면서 이집트의 별자리 전통은 인류의 기억에서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극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3세의 페르시아 원정의 결과로 이집트가 헬레니즘 세계의 일부가 되면서 메소포타미아와 그리스 천문학적 전통과 유합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이집트의 토착 별자리는 서서히 재해석되고, 외래의 요소와 융합돼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별자리 체계로 진화했다.
p313 양자리는 메소포타미아에서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춘분의 별자리였고, 이 시기가 봄철의 파종기와 겹쳤기 때문에 농경사회의 품팔이 노동자를 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
p350 원형 천문도는 1922년에 루브르 박물관으로 이전해 지금까지 전시되고 있다. 원형 천문도가 잘려 나간 오시리스 소신전 천장의 빈 곳에는 검은색 복제 유물이 붙었는데, 예술적, 역사적 가치가 진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이 조잡하고 흉물스러운 복제 유물은 현장을 찾은 방문객에게 서구 열강이 이집트 유물을 수탈한 역사를 상기시키는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p359 바빌로니아에서 계승된 방대한 천문관측 자료에 접근할 수 있었던 학자들은 천체의 위치를 좌표로 포현하고, 원과 구를 이용해 천체운동을 설명하는 등 이들 자료를 수학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수준 높은 기하학적 지식이 있었다. 바빌로니아 천문학이 수천 년에 걸친 관측 자료를 기반으로 천체의 주기를 기록하고 주술적 길흉을 판단했다면, 알렉산드리아의 학자들을 이런 문헌자료를 수학적 모델과 학제적으로 접목해 천체운동의 정밀한 예측까지 모색했다. 점성학이 종교적 실용성에서 벗어나 자연에 내재한 규칙성을 탐구하는 과학으로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p368 위도와 경도를 정밀하게 측정하지 못했다는 시대적 한계를 분명히 있지만, 직접적인 관측과 논리적인 추론, 수학적 게산을 통해 우주와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그의 방법론은 현대 천문학의 핵심인 경험적 자료를 기반으로 한 모델링의 원형으로서 천문학적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p376 바빌로니아는 패턴을 수집해서 백과사전적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한 후 이를 길흉의 예측이나 정확한 절기를 측정하는 데 활용했지만, 헬레니즘 시대의 학자는 관측과 철학적 원리를 결합해 원인을 탐구해 조화롭고 합리적인 우주론적 체계를 수립하고자 했다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바빌로니아의 천문관이 특정한 천체 현상은 언제 일어나는가에 주목했다면, 헬리니즘의 천문학자는 그런 현상이 왜 어떤 이유로 일어나는가에 매달렸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