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 - 사건지평선 너머의 닿을 수 없는 세계
브라이언 콕스.제프 포셔 지음, 박병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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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블랙홀
작가 : 브라이언 콕스
출판사 : RHK코리아
읽은기간 : 2026/07/16 -2026/08/02


번역가의 글에 이런 말이 있었다.

그동안 블랙홀에 관심있던 사람이 강 건너편에서 멀리 보던 내용을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고..

책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다시는 이런 책은 읽지 말아야지..

뉴턴 역학도 어려워하는 내가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그리고 최신의 논문에 나오는 얽힘에 이르기까지 온갖 물리학 이론들이 내 눈앞에 쏟아졌다.

10%나 이해했을까? 내가 얼마나 모르는지 한번 보자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읽었다.

오히려 후반으로 갈수록 책은 읽기 쉬워진다.

중간까지는 2차원에 그려진 펜로즈 그래프와 씨름하느라 머리가 터지는줄 알았다.

이해한 것은 거의 없지만 지구에 앉아 저 먼 우주의 블랙홀이 어떻게 생겼으며, 사건의 지평선 너머에는 어떠한 일일 벌어질지를 탐구하는 그 모습을 보면 존경할 수 밖에 없다.

일반상대성 이론부터는 일반적인 수학으로 해결이 안되다 보니 전혀 모르는 수학을 읽느라 힘들었다.

블랙홀은 매혹적이고 흥미로운 분야이긴 하지만 많이 안다는 것은 어렵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p25 은하수의 중심에서 반경 1200만 킬로미터짜리 구의 내부는 외부와 완전히 단절되어 있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이 구의 표면을 사건지평선이라 부른다. 또한 이 괴물은 궁수자리 A라는 멋진 이름도 갖고 있다. 그렇다. 궁수자리 A는 초대형 블랙홀이다.

p61 우리가 믿어왔던 시간과 공간의 특성에 대대적인 수정을 가해서, “관측자의 운동상태에 상관없이 빛이 항상 일정한 속도로 관측되는 시공간”으로 바꿔야 한다. 그렇다면 뉴턴이 말했던 절대적 시간과 절대적 공간의 개념을 포기하고 관측자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 시공간을 도입해야 한다. 이 요구에 부응하여 탄생한 것이 바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었다.

p91 블랙홀을 직관적으로나마 시각화하려면 유한한 종이 위에 무한대를 담아야 하는 것이다. 과연 가능할까? 바로 여기서 펜로즈의 다이어그램이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p166 M87블랙홀의 경우, 사건지평선에서의 조석효과는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지만, R=500만 킬로키터에 도달하면 속이 불편해지고 300만 킬로미터에 도달하면 스파게티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어 몸과 머리가 분리될 것이다. 특이점에 가까워지면 조석력이 원자들 사이의 결합력마저 이겨내서, 당신의 몸은 원자단위로 산산이 분해된다.

p229 슈바르츠실트의 해는 단 하나의 숫자(질량)에 의해 결정되고, 커의 해는 여기에 두 번째 숫자(스핀)가 추가된다. 이 두 개의 숫자만 알면 실제 블랙홀 근방의 중력지형도를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다.

p233 펜로즈의 정리는 특이점에 도달하기 전에 형성되는 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설명해준다. 특히 갇힌 표면으로 알려진 이 가상의 표면은 펜로즈의 논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왜냐하면 그는 시공간에 갇힌 표면이 포함되면 빛이 영원히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했기 대문이다.

p252 엔트로피의 개념을 최초로 도입한 사람은 독일의 물리학자 루돌프 클라우지우스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 세상의 총에너지는 일정하다. 그러나 이 세상의 총엔트로피는 항상 최대한으로 증가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 문장에는 열역학 1,2법칙의 의미가 아름답게 요약되어 있다.

p263 열역학 제2법칙은 발생 확률에 기초하여 미래를 예측하는 법칙이다. 모든 물리계가 열역학적 평형상태를 향해 나아가는 이유는 평형상태에 놓일 확률이 가장 높기 때문이며, 확률이 높은 이유는 평형상태에 해당하는 배열의 수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p281 블랙홀의 온도는 표면중력을 원주율의 두 배로 나눈 값과 같다. 이로써 호킹은 열역학 법칙과 블랙홀 역학 법칙이 비슷하게 보이는 이유를 깨달았다. 둘이 닮은 것은 우연이 아니라, 블랙홀이 열역학적 객체임을 보여주는 증거였던 것이다.

p288 호킹의 게산에 내재된 양자이론은 이 놀라운 방정식을 통해 일반상대성이론과 우아하게 결합된다. 블랙홀의 역학 법칙은 알고 보니 열역학 기본 법칙이 교묘하게 위장한 것이었다. 그 덕분에 물리학자들은 블랙홀을 “정보를 저장하고, 사건지평선 바깥의 우주와 에너지를 교환하는 열역학적 객체”로 간주할 수 있게 되었다. 스티븐 호킹이 계산한 블랙홀의 온도는 우주를 이해하는 데 너무나 큰 도움이 되었기에,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마련된 그의 추모비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p317 양자 도서는 낱장을 아무리 집중해서 읽어도 횡설수설한 내용뿐이며, 페이지 간 상호관계를 알아야 스토리를 꿰어맞출 수 있다. 이런 책이라면 도입부를 이해하는 데에도 꽤 많은 부분을 읽어야 한다. 달랑 한 페이지 안에는 상관관계가 없으므로 정보도 식별할 수 없다.

p360 새로운 시나리오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시간의 끝이 정말로 우주인의 미래에 존재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당신이 그 우주인 중 한 명이라고 상상해보라. 당신은 별다른 변화를 느끼지 못할 채 사건지평선을 통과했는데… 그 다음에는 과연 어떤 운명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까 그림 14.6에 의하면 당신은 웜홀 네트워크를 만나고, 조력 때문에 몸이 분해되어 뒤섞이고, 당신과 관련된 정보는 호킹 복사에 실려 웜홀을 통해 방출될 것이다.

p370 우리가 거대한 양자컴퓨터 속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럴지도 모른다. 이 황당한 추측이 사실임을 보여주는 증거가 나날이 쌓여가고 있다.

p376 펜로즈 다이어그램, 슈바르츠실트 해, 커 블랙홀, 시간꼴 미래 무한대 등등. 블랙홀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한 번 쯤 들어본 용어일 텐데, 그동안 강 건너편에서 망원경으로 구경만 해왔다면 이 책을 통해 직접 답사해볼 것을 권한다. 콕스의 설명은 그 정도로 디테일하면서 현장감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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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여행 기록집 Collect 44
최유진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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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혼여행 기록집
작가 : 최유진
출판사 : 동양북스
읽은기간 : 2026/07/14 -2026/07/16


혼자 여행하면서 기록한 여행산문집.

여자분이 기록해서인지 몽글몽글하고 말랑말랑한 책이다

나하고는 잘 맞지 않는다.

읽기는 편안했다.


p41 제가 나열한 비효율과 불편함을 거꾸로 생각해 보면, 실은 이렇게 풀어 말할 수 있거든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로이 하루를 써도 된다는 것. 나의 속도에 맞추어 언제든지 쉬어가고 다시 일어나 나아가도 괜찮다는 것. 나를 위해 온전히 쓸 수 있는 하루가 주어졌다는 것. 그러니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도 오롯이 나의 몫이라는 것

p106 언젠가부터 혼자 여행을 하면, 그 동네의 자그마한 심야식당 같은 바에 들러 술 한잔 곁들이는 일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처음엔혼술이 영 어색했지만, 어둑해진 밤에 홀로 불을 밝힌 가게 안으로 들어가 그 분위기에 스며들다 보면 잠시나마 그 동네 사람이 된 기분이 들었거든요.

p117 조금 낯설어 여기가 맞나 싶었지만, 물을 열자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졌죠. 저녁 시간에만 문을 여는 심야 책방답게, 어둑한 공간 속 따스하 ㄴ조명이 돋보이던 고이었어요.

p158 우연히 들어선 골목을 시작으로 거의 골목마다 하나씩 독립서점이 자리하고 있었죠. 고양이 집에 이끌려 멈춰선 첫 번째 책방. 무인으로 운영되는 공간이라 입장료를 내고 조심스레 들어섰는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이곳을 지나간 사람들의 기록이었습니다.

p182 나에게 얼마나 시간을 쓰고, 귀한 나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하고 싶어하며, 그 시간이 충분히 만족스러운지 등을 살펴보면 됩니다.

p189 듣다 보니 문득 부러움이 밀려왔어요. 매달 들어오는 월급, 탄탄하게 쌓이는 커리어, 그 안정감이 괜히 멀게만 느껴졌거든요. 그때 친구가 말했습니다. “유진, 너는 좋아하는 게 확실해서 부러워”

p223 하루가 맘에 들지 않으면, 괜히 저 자신까지 못마땅해졌죠. 지금은 알게 되었어요. 어긋난 건 상황일 뿐이지, 제가 아니라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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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연대기 (아카데미판)
존 줄리어스 노리치 지음, 남길영 외 옮김 / 바다출판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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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교황연대
작가 : 존 줄리어스 노리치
출판사 : 바다출판사
읽은기간 : 2026/06/18 -2026/07/22


올해의 책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는 책이다.

그만큼 흥미로운 주제였고, 책도 재미있었다.

궁금했지만 누구도 연구하지 않았던 주제..

자칫 잘못하면 종교인들에게 엄청난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주제..

이런 주제를 심도있게 연구해서 책으로 내준 저자에게 박수.. 그리고 감사합니다.

책을 통해서 교황님들이 사실 좋은 대접을 받고 존경을 받지 못한 경우가 너무나 많았다는 것을 알았다.

이렇게 힘든 자리를 왜 하려고 그렇게 노력했는지 신기하다.

그리고 중간중간 하기 싫어서 억지로 교황에 임명된 것 같은 교황들도 계셨다.

과거의 여러 잘못들이 있지만 그 잘못보다 더 크게 사회적 약자들과 많은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신 교황들을 생각하게 된다.

신의 축복을 받기를. 그리고 계속해서 사회적 약자와 인류를 위해 헌신해주시길 기원합니다.


p19 성 대 레오 교황은 흉노족과 고트족으로부터 로마를 지켰고, 교황 레오 3세는 샤를마뉴에게 황제의 관을 씌웠고, 성 대 그레고리오 교황과 후계자들은 주로 즉위하는 황제들마다 맞서서 패권 다툼을 벌였다.

p71 테오도리쿠스가 뛰어난 인물이었음은 분명한 것 같다. 그는 라벤나 근교 북쪽 지역에 특별하고 웅장한 묘를 건축했다. 묘의 반은 그리스로마 양식을, 또 반은 이방인의 건축술 방식을 적용했다. 당대 두 개의 문명을 주름 잡던 거물이었음을 완벽히 상징하는 것으로 오늘날까지도 남아있다. 게르만의 그 어떤 통치자도 폐허가 된 서로마제국 위에 왕권을 세웠던 테오도리쿠스만큼 정치력이나 정책적 비전을 가졌던 이는 없었다. 526년 8월 30일 그의 죽음으로 이탈리아는 샤를마뉴 대제가 등장하기 전까지 초기 중세에 있어서 가장 위대했던 통치자를 한 명 잃게 된 것이었다.

p110 전체적으로 쇠락하는 가운데 위대한 그렉고리오의 존재는 어둠을 밝히는 횃불처럼 두드러질 수밖에 없었다. 그의 존재는 고결함과 질서, 더 나은 삶, 그릭 행복한 세상을 상징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면에서 자신의 영웅인 베네딕토 성인의 전통을 이어가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등 내면만큼은 겸손한 수도자의 자세를 잃지 않았다. 그는 어느 누구보다도 권력에 물들지 않은 사람으로이런 겸손한 덕분에 많은 사랑을 받은 듯하다.

p123 레오 교황은 황제의 왕관을 자신이 개인적으로 내리는 선물로 설정을 했을 뿐 아니라 동시에 자신이 만들어 세운 황제에게 그 자신이 스스로 절대적 우월성을 부여했던 것이다.

p141 돌아오는 길에 인노첸시오 8세는 콜로세움 쪽 길로 둘러왔다. 쭉 뻗어있는 도로에는 여교황의 석상이 세워져 있었는데, 그 자리가 교황 조안이 출산을 한 곳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그 자리만큼은 교황들이 말을 타고 지나지 않는다고들 한다. 그래서 플로렌스의 대주교가 나를 질책했다.

p167 955년 12월 교황 아가피토 2세가 선종하자, 옥타비안은 요한으로 이름을 바꾸고 적절한 절차를 거쳐 요한 12세 교황으로 선출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재앙을 초래하는 선택이었다. 그 나이 어린 교황은 종교적인 사안에는 관심이 없었을 뿐 아니라, 그야말로 교황청을 최악의 창부정치로 얼룩지게 만든 인물이었다.

p204 1054년 여름 콘스탄티노플에서 있었언 일련의 사건들은 동방과 서방 교회의 지속적인 분열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양쪽 교회의 분열은 피할 수 없었다 해도 이런 불미스러운 사건만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참으로 안타까운 이야기다.

p215 황제는 대관식을 거행하기 위하여 교황애 대한 복종을 감수해야 할 필요가 있었으므로 그 관계는 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p225 11세기의 위대한 세 명의 교황-레오 9세, 그레고리오 7세, 우르바노 2세- 가운데 그레고리오 7세는 한때 가장 매력 없는 교황인 반면 가장 주목을 끄는 교황이기도 했다.

p235 그레고리오 7세는 전쟁에서 어느 정도 승리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너무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과거에 영웅적인 교황들은 침략자들로부터 나라를 지켜낸 사람들이었다. 레오 1세는 훈족의 아틸라 왕으로부터, 그리고 같은 이름의 대 그레고리오 1세는 정복자 랑고바르드족으로부터 로마를 구해냈다. 그레고리오 7세는 여러모로 그 둘보다 더 훌륭했음엗 결국 로마를 파괴로 몰아넣고 말았다.

나중에 들리는 소문으로는 드 몰레이가 죽기 직전 클레멘스 5세와 필리프 4세 두 사람을 그해가 가기 전에 하느님의 심판대 앞으로 불러 세우겠노라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의 호언은 빗나가지 않았다. 클레멘스 5세는 그로부터 약 한 달 여 만에 선종했고, 필리프 4세는 11월 말 사냥 중 일어난 사고로 사망하고 말았다.

알렉산드로 3세는 결국 황제에게서 적법한 교황으로서뿐 아니라 로마시에 대한 교황의 모든 세속적인 권한도 함께 인정받은 것이었는데, 사실, 그 권한은 황제 자신이 대관식에서 거만하게 주장하고 나섰던 것이기도 하다.

p323 베네치아 조약은 알렉산데르 3세에게는 교황으로서 정점이자 절경을 기록하는 일이었다. 18년의 분립 기간에 10번이나 추방당하며 갖은 고통과 모욕을 참아낸 끝에, 그 어느 황제 못지않은 대단한 인물로 끊임없이 적대감을 드러냈던 프리드리히 1세가 드디어 그의 xxx

p451 그리스도의 대리자가 해적 행위, 살인, 강간, 남색 행위 그리고 근친상간까지 저질렀는데 단지 기소만 되다니, 가장 가증스럽고 추악한 스캔들이 은폐된 것이다.

p485 그 시대에 가장 재능 있는 교황 중 한 사람이었던 비오 2세에게는 실로 아쉬움 가득한 결말이었다. 비록 그는 친족등용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고, 교황청을 자신의 고향 시에나 출신의 사람들로 채웠지만, 그의 문학적 재능과 지적 재능, 행정가로서의 역량, 예술에 대한 안목 오랜 세월의 외교적 경험 등은 당대에는 필적할 만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

p496 인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 시점에서 만약 추기경들이 자신들의 본분을 망각하지 ㅇ낳았더라면, 온 세상이 더 좋아졌을 것이다. 그랬다면 그들은 언제나 옳은 선택을 통해 좋은 교황을 선출했을 것이고, 그리스도교 세계의 평화도 지켜졌을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말도 부연했다.

p544 율리오 2세는 1513년 2월 21일 고열 증세로 선종했는데 수년간 앓아오던 매독의 결과로 보인다. 복장이나 교황명을 제외하고는 그에게서 사제로서의 면모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의 재임기간은 정치와 전쟁으로 점철된 시간이었다. 율리오 2세는, 헨리 8세가 그의 형 아서의 부인이었던 아라곤의 캐서린과 결혼할 수 있도록 면책특권을 부여한 장본인이기도 하지만, 그의 교회 활동은 일상사에만 국한되었다.

p591 트렌트 공의회는 서방의 전 그리스도교 세계가 그토록 바라고 염원하던 하나 된 그리스도교의 세게적인 공의회는 결코 되지 못했고, 필요하면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다시 한 번 유럽을 카톨릭화하겠다는 목적을 염두에 둔, 단지 반종교개혁의 자조적인 공의회였을 뿐이다. 그러니 그 결과는 너무도 자명한 것이었다.

p612 식스토 5세의 재임기간은 5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는 로마의 반종교개혁운동을 통해 바로크 양식의 화려함의 극치를 선사해준 교황이었다. 로마시를 그토록 아름답게 만든 식스토 5세는 그에 걸맞은 치사를 받아 마땅하겠으나, 오만함과 성마른 성품 탓에 사람들은 대부분 그를 싫어했다.

p623 바오로 5세 교황과 교황청은 이제는 외면할 수 없는 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성구집행금지령이 더 이상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교황군이 갖고 있던 가장 두려운 무기였던 성무집행금지령-중세 시대에는 왕과 황제들의 무릎을 꿇게 만들었으나-이 이제 그 힘을 잃고 말았다.

p705 비오 6세는 진정한 순교자였다. 역사상 그처럼 불필요한 고통을 많이 겪은 교황은 없었다. 그리고 고난을 견뎌낸 불굴의 용기는 변명의 여지가 많았던 그의 평판을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가 혁명의 비정한 분노로부터 프랑스 카톨릭교회를 구원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p773 1903년 4월 19일 그랑드 샤르트뢰즈 수도원의 모든 수도자가 총검을 꽂은 총을 지닌 기마병 2대대에 의해 강제로 쫓겨났다. 1904년 말에 이르렀을 즈음에는 1만 개가 넘는 카톨릭 학교가 문을 닫았다. 수천 명에 달하는 사제와 수도자, 수녀가 박해를 피해 프랑스를 떠났고 나폴레옹과 비오 7세가 1801년에 맺었던 정교협약이 1905년 12월에공식적으로 폐지되며 교회와 국가는 완전히 분리되었다.

p774 레오 13세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아마도 1891년 5월에 발표한 회칙 새로운 사태일 것이다. 이 회칙은 사실 부끄럽지만 자본과 사회주의자 선언에 대한 교황의 뒤늦은 대답이었고, 훗날 교황 요한 23세에게서 카톨릭의 사회적 교리에 있어 마그나카르타라는 평가를 받았다.

p779 신학 분야에서 비오 10세를 폄하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가 근본적으로 선하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이는 없었다. 1908년 메시나에 대지진이 강타하자 그는 이탈리아 정부가 손을 까딱하기 훨씬전부터 집 잃은 피난민들을 바티칸에 가득 불러들였다.

p795 파첼리와 비오 11세는 나치에 결코 혹하지 않았으며 나치가 폭력배나 다름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이 훨씬 더 큰 적으로 판단하는 공산주의에 대항하는데 국가 사회주의가 굳센 요새 역할을 하리라는 믿음은 있었다. 그 결과 1933년 7월 20일 로마에서는 교황 비오 11세를 대신한 파첼리와 아돌프 히틀러를 대신한 독일제국 부수상 프란츠 폰 파펜이 독일 정교협약에 서명했다.

p802 임기 초반 비오 11세는 공산주의를 혐오했기 때문에-그가 폴란드에서 공산주의와 직접 대면했다는 사실을 절대 인지 말아야 한다- 파시스트당에 더 관대했고 처음에는 나치당에도 유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말년에는 굽히지 않고 두 정권을 공개적으로 적대시해 자유 진영의 존경과 감탄을 얻었다.

p824 그의 후임자가 내린 명령에 따라 비오 12세를 시성하는 절차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기록해야 한다니 안타깝다. 그저 관습에 따라 모든 교황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시성이 되고, 앞으로도 그런 관행이 계속된다면, 진정한 성인들을 우롱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분명히 언급해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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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멍 : 오래 볼수록 사랑스러운 것들 - 애착 유물 유물멍
국립중앙박물관 「유물멍 원고 공모전」 필진 지음 / 더베이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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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유물멍 : 오래 볼수록 사랑스러운 것들
작가 : 국립중앙박물관
출판사 : 더베이스
읽은기간 : 2026/07/06 -2026/07/12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물 두번째 작품집..

이번 주제는 기증품이다.

기증품이다보니 실제 사용했을법한 물품들이 많았다.

소반, 물병등 아기자기하면서도 실생활과 관련된 작품들이 많았다.

나도 어릴 때 우표도 모아보고, 동전도 모아봤는데 역시 꾸준히 하는게 최고다.

아름답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한 많은 기증품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기증관을 꼼꼼하게 보지는 않았는데 다음에 가면 더 오랫동안 많은 작품들을 보고 올 것 같다.

시간을 이겨낸 작품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p24 왜 중국이나 일본의 자기에 그려진 무늬는 엄청 세고진한데, 우리 것은 굉장히 은은하잖아요. 그건 옛날에 색 나는 물감이 귀했기 때문에 조금만 찍어서 써서 그런 거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음식을 담으면 튀지 않고 예쁘다, 반찬을 담아도 반찬이 돋보인다 하셨지요.

p54 휴식과 일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는 내 마음의 모습이 이럴까? 뱃놀이를 즐기는 선비들의 배는 파도를 시원하게 가르고 있지만, 배 한쪽에 펼쳐진 서재 풍경은 휴가를 대하는 나의 이중적인 마음 같다.

p227 종일토록 게으름 없이 물병 들고 벼룻물 공급하니 네가 내 옆에 있어준 뒤로는 내 벼루엔 물이 마르지 않았단다. 네 은혜 무엇으로 갚을 건가. 잘 간직하여 깨뜨리는 일 없게 하겠노라

p234 장인들은 재료 특유의 거친 질감과 투박한 색감 위에 때로는 유려하고 세련된 연꽃무늬를, 때로는 희로애락을 담은 우리의 얼굴을, 때로는 나쁜 기운을 들이지 않겠다는 듯 험상궂은 짐승과 도깨비의 얼굴을 담았습니다. 분명 전통 도자기와 회화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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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뼈대 - 인류 문명을 지탱해 온 수학의 역사
송용진 지음 / 다산초당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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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문명의 뼈대
작가 : 송용진
출판사 : 다산초당
읽은기간 : 2026/07/04 -2026/07/14


수학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

수학은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워야 하는 학문으로 알고 있다.

이 책에서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학의 발전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수학의 발달이 곧 문명의 발달이라고 대담하게 주장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수학의 발달은 물리학과 공학의 발달로 이어져 현대 물질문명에 큰 기여를 했으니까...

미적분까지는 재미있게 읽었는데 그 이후의 현대 수학은 내용도 어렵고 이해도 잘 되지 않았다.

집합론, 위상수학 등은 들어보기도 했고 일부 공부도 했지만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런 학문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대단해보인다.. ^^

앞으로도 AI와 힘을 합쳐 더 좋은 정리와 이론이 발달되기를 기대하고, 더 좋은 물질문명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난 그런 시대를 향유하고 싶다..


p58 이집트 수학과 메소포타미아 수학의 특징을 비교하자면 이집트 수학은 기하와 측량 위주였던 반면 메소포타미아 수학은 산술, 대수, 천문 등이 중심이었다. 이러한 두 문화권의 수학은 그리스 수학에 영향을 미친다.

p76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론과 증명을 통해 수학을 학문으로 발전시켰다. 이 시기의 수학자들은 직관이나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공리에서 출발하여 논리적인 추론을 통해 명제를 증명하는 연역적 사고를 확립했다.

p90 오늘날 우리가 배우는 기하학의 직접적인 뿌리인 유클리드의 원론, 현대 대수학의 출발점이 된 디오판토스의 방정식 연구,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문학이 모두 이곳에서 탄생했다.

p112 히파티아의 죽음은 단순히 한 수학자의 비극이 아니었다. 그것은 알렉산드리아가 수백 년간 지켜온 지적 개방성과 문화적 포용의 종말을 상징했다.

p125 지혜의 집 파괴는 기원전 48년 알렉산드리아 도서간 대화재와 더불어 세계 역사상 가장 큰 문화적 손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는 이미 중국에서 종이 제조술이 전파된 이후였기에, 지혜의 집에 있던 수십만 권의 책들은 종이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한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에서 소실된 책들은 파피루스로 만들어진 두루마리 형태의 책이었고 중국 진나라에서 분서갱유로 태워진 책들은 죽간으로 대나무를 이어 붙여서 만든 두루마리 형태의 책이었다.

p150 영국의 경우 옥스퍼드가 학문과 교육의 중심지로 급부상한 결정적인 계기는 1167년 헨리 2세가 프랑스와의 관계 악화를 이유로 영국인 학자들의 파리대학 유학을 금지한 것이었다. 이 조치로 인해 파리에 머물던 수백 명의 영국이 ㄴ교수와 학생이 대거 귀국하게 되었고, 이들이 옥스퍼드에 정착하면서 학문 공동체를 형성했다.

p172 한나라 시대에 편찬된 주비산경과 구장산술은 중국 수학의 쌍벽을 이루는 고전이다. 우주론과 역법을 다루는 문헌 주비산경은 고전적 피타고라스 정리에 해당하는 구교현정리를 소개하고 있다.

p180 이선란이 현대 수학에 남긴 가장 큰 유산은 그가 번역 과정에서 창조해 낸 수학 용어들이다. 대수, 상수, 변수, 미지수, 함수, 게수, 지수, 급수, 단항식, 다항식, 미분, 적분, 좌표계, 법선, 곡선, 점근선 등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쓰는 수학 용어 대부분이 그로부터 나왔다.

p188 신가쿠란 에도시대 수학의 독특한 요소로 신사나 산사에 봉헌되는 수학 문제판을 말한다. 산가쿠에는 화려한 색채와 함께 고난도의 기하 문제가 그려져 있다. 원, 타원, 다각형의 접촉 관계나 면적, 부피 계산 등 고급 기하 문제가 즐겨 다루어졌으며, 문제 자체의 아름다움이 중요한 가치로 여겨졌다.

p219 철학은 우리의 시선에 늘 열려 있는 우주라는 아주 거대한 책에 쓰여 있다. 그러나 이 책은 먼저 언어를 익히고 글자를 읽는 법을 배워야만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은 수학이라는 언어로 쓰여 있으며, 그 문자는 삼각형, 원, 등의 기하적 도형이다. 그것들 없이는 한 단어도 이해할 수 없으며 그것들 없이는 어두운 미로를 헤매게 될 뿐이다.

p234 덧셈 기호(+)는 라틴어 et(영어 and의 의미)를 흘려 쓰는 과정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크며, 뺄셈 기호(-)는 상인들의 물건의 양이 부족함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했던 가로선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이 기호들은 이후 비에트가 널리 알리면서 점차 확산되었고, 1630년경에 이르러서야 정식으로 덧셈과 뺄셈의 연산 기호로 인정받게 되었다.

p247 관계식은 대수적인 내용이므로 결국 좌표는 대수와 기하를 연결해 주는 다리 역할을 해준다. 기하학적인 도형(선, 원, 포물선 등)을 대수적인 수식으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해석기하학이라 부른다. 즉, 데카르트는 해석기하학의 창시자이다.

p270 현대 수학의 여러 분야 중에 가장 실용적인 분야는 해석학이라고 할 수 있다. 미적분학은 해석학의 출발점이자 핵심을 이룬다. 변화하는 물체, 변화하는 세상의 대부분은 미분방정식으로 표현된다.

p279 뉴턴은 미적분학으로 만물의 운동을 설명했고, 라이프니츠는 그것을 누구나 쓸 수 있는 언어로 다듬었다. 베르누이 형제는 그 언어를 현대적인 의미로 체계화했고, 사이클로이드라는 곡선은 시대 최고의 수학자들을 하나의 문제 앞에 불러모았다. 변화를 다루는 수학으로써 미적분학은 이렇게 한 세기를 관통하며 현대 수학과 과학의 토대가 되었다.

p284 당대 최고의 수학자들이 이토록 경탄했을 만큼 그의 수학적 업적은 막대하여 수학의 역사는 오일러 이전과 오일러 이후로 나눌 수 있을 정도다 오일러 이후의 수학은 이전보다 훨씬 더 어렵고 정교해져서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학문이 되었다.

p288 이 풀이가 수학사에서 중요한 이유는 답 자체보다 방법에 있다. 오일러는 현실의 지리적 문제를 점과 선의 추상적 관계로 변환했고 그 관계의 성질만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이것이 오늘날 그래프이론의 출발점이 되었다.

p296 그는 미분방정식을 대수방정식으로 변환해 쉽게 해를 구하게 해주는 혁명적인 기법인 라플라스변환을 체계화했다. 이 변환기법은 오늘날 공학과 물리학에서 회로 분석, 제어 시스템 설계 등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적인 도구다.

p314 1832년 그는 원인이 불분명한 동기로 인해 권총 결투에 나섰다가 치명상을 입었다. 죽기 전날 밤 갈루아는 밤새 편지를 썼다. 수학자 친구 오귀스트 슈발리에에게 보내는 그 편지에는 자신이 발견한 수학적 아이디어들이 빼곡히 담겨 있었다. 여백에는 시간이 없다라는 메모가 남아 있었다고 한다. 그가 사망한 지 14년이 지난 1846년 카미유 조르당에 의해 유고가 출판되며 갈루아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졌다. 이 편지 속 갈루아 이론은 추상대수학과 수론, 기하학, 위상수학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며 현대 수학의 핵심적 이론이 되었다.

p326 1933년은 괴팅겐대학뿐 아니라 독일 하계 전체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해였다. 나치가 정권을 잡음과 동시에 곧바로 모든 대학에서 유대인들을 몰아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수많은 유대인 학자를 비롯해 정권에 반대하는 학자들이 외국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결국 독일의 학문적 영광의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되었다.

p344 러셀은 프레게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자기 자신을 술어로 가할 수 없다는 술어”를 정희할 때 모순이 발생한다고 서술하고 있다. 간단히 말해서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이 자기모순을 발생시키는 것이데, 이런 종류의 패러독스는 많이 있다. 유명한 예로는 이발사의 패러독스와 거짓말쟁이 패러독수가 있다.

p346 칸토어의 이론은 무한은 유한과 다르다라는 것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무한을 수학적 대상으로 다루는 데에 별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p354 당대 최고의 수학자 힐베르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괴팅겐의 젊은이라면 누구나 아인슈타인보다 4차원 기하를 더 잘 안다. 하지만 과제를 해결한 사람은 아인슈타인이다”

p368 힐베르트는 수학을 완벽한 논리 체계로 세우려 했고, 괴델은 그것이 불가능함을 증명했다. 그로텐디크는 기존의 모든 것을 해부하고 처음부터 다시 쌓았다. 수학은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수학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다.

p375 수학자들에게는 논리적 사고보다는 여러가지 개념과 이론들 사이에서 어떤 새로운 것을 보는 통찰력이나 직관이 더 중요할 때가 많다. 어려운 문제의 창의적인 풀이는 주로 좋은 추측으로부터 나온다. 게다가 수학에서는 문제를 푸는 것보다 좋은 문제를 찾아내는 것이 더 중요할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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