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미술관 - 양정무의 미술 에세이
양정무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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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벌거벗은 미술관

 : 양정무

 : 창비

 : 2021/10/07 - 2021/10/21


미술이야기로 유명한 양정무 선생님의 에세이.

다른 책이나 방송에서 봤을 때도 그렇지만 양정무 선생님의 책은 편안하지만 생각을 많이 하게 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려서 정말 그림을 못그렸다. 

미술시간마다 혼났다. 놀다가 그림을 대충 그린다고...

미술실에 가서 왜 귀신같은 석고상을 그리고 앉아 있어야 하는지 이유도 모르고 앉아서 열심히 그렸었다. 

이 책을 보면서 내가 왜 그런 미술을 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왜 연필로 그림그리는 걸 데생이라고 하는지도...(자세한 건 직접 책을 읽으시라)

영국, 프랑스에 갈 때마다 박물관에 포로로 잡혀있는 수많은 유물들을 보며 제국주의 한 모습을 보는구나 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나보다. (이 책에도 박물관, 미술관의 유래에 대해서 이야기 하며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미술작품의 저자와 의미, 해석을 넘어서 그 시대를 느끼고 역사를 살펴본다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다. 그리고 이런 일을 하며 이야기로 잘 풀어내는 이야기꾼이 있다는 게 참 좋다.

재미있게 읽었다. 


p18 나폴레옹이 실각하면서 이런 고전미술품들은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가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프랑스는 이를 석고로 복제해 팔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되었습니다.

p20 오늘날 고전이라는 용어는 좁게 보면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문헌이지만, 크게 보면 기원전 8세기, 즉 호메로스의 그리스 시대에서 시작해 로마제국이 멸망하는 서기 5세기가지의 방대한 시기를 아우르는 역사 용어가 됩니다

p35 이 책 표지에 "나도 아르카디아에 있다"라고 적어놓았죠. 이 구절은 나도 행복의 당 아르카디아에 있다라는 의미인 동시에 당시 상류층 자제들만이 누리던 이탈리아 여행을 자신도 수행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p45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시대, 나이, 문화에 따라 달라지지만 이를 표준화, 수치화, 계량화하려는 시도는 현대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p51 파르테논 신전의 위대함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인간 시선의 한계를 역이용한 거죠. 인간의 눈은 탁월한 신체기관 중 하나지만 한계도 분명합니다. 우리가 보는 세계는 직선으로 이루어진 것이 많지만 우리의 눈은 구형이기 대문에 직선이 세계도 휘어져 들어옵니다

p54 파르테논 신전의 네면에는 총 92개의 메토프가 있는데 각각 네개의 주제로 나뉩니다. 서쪽에는 그리스인과 아마조네스의 사움, 북쪽에는 트로이전쟁, 동쪽에는 올림포스 신과 거신족의 싸움ㅇ, 남쪽에는 라피타이 부족과 켄타우로스의 싸움이 각각 묘사돼 있습니다. 이 싸움들의 공통점은 바로 인간과 반문명의 싸움이라는 것입니다.

p65 고대 그리스미술에서 보이는 군국주의적 분위기, 다시 말해 그리스 남성 조각들이 보여주는 육체에 대한 맹목적인 찬양은 그리스미술에 드리워진 신비를 한꺼풀 걷어내면 드러나는 어두운 그림자입니다

p87 미소를 띤 쿠로스 조각의 상당수가 묘지에서 발견된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같은 미소는 전사자들에 대한 추모, 그리고 그들의 충만했던 삶을 예찬하는 조각적 결과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p94 아리스토텔레스가 우리에게 웃음을 되돌려주었다면 그의 제자인 알렉산드로스대왕에 이르러서는 구체적인 개인의 얼굴이 살아나게 됩니다

p99 빙켈만이나 레싱 모두 라오콘 군상의 표정을 비명이 아니라 신음 정도로 보았던 것입니다. 이들은 고전을 통해 모든 것을 초월한 인간의 고귀한 정신성을 강조하려 했고, 이런 고집 탓에 라오콘 군상은 울고 있어도 울지 않는 모습으로 해석된 셈이죠

p102 프랑스의 랭스 대성당 입구에 자리한 천사상이 대표적인 사례지요. 대천사 가브리엘의 조각상으로, 기쁜 표정으로 성모마리아에게 임신 소식을 알리는 순간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p142 진신의 미소에 뒤센의 이름을 붙인 것은 심리학자 폴 에크먼이었습니다. 그에 의하면 진짜 미소는 입꼬리 근육이 올라가고 이마 근육과 눈 밑 근육이 내려가서 눈꼬리에 주름이 생겨야 한다고 합니다

p155 누가 고전을 중심으로 세기의 명작을 차지하는가는 곧 누가 유럽의 정신적 뿌리를 차지하는가의 문제, 즉 유럽 전역에서 권위를 발휘할 정통성 문제와 직결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나폴레옹이 벌인 이같은 약탈극은 고전의 지위를 한층 더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p167 슬론의 컬렉션을 중심으로 구성된 초기 영국박물관은 자연과학의 신비함이나 인간의 진기한 문화를 함께 보여주면서 하나의 소우주를 창조한 셈이었죠

p169 윌리엄 해밀턴도 이 협회 소속이었는데 한마디로 영국의 돈많은 귀족 자제들이나 성공한 평민 자제들이 어울려 노는 클럽이었습니다. 이 한량들의 공통분모는 예술과 술이었던 것 같습니다

p170 세리아 루도는 심각한 문제도 놀면서 풀자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너무 골치 아프게 살지 말자는 거죠. 비바 라 비르투는 고상한 취향이여 영원하라로 풀어볼 수 있습니다

p182 내셔널 갤러리는 1838년 트라팔가 광장에 완공됩니다. 당시 소장품수를 생각하면 필요 이상으로 거대한 규모로 지어졌는데, 이런 대담한 건축적 결정에는 프랑스의 루브르에 뒤지지 않으려는 경쟁심이 작동했다고 봐야 할 겁니다

p192 마티스의 경우 색채의 변형과 강조를 통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면, 피카소는 형태의 압축에 집중한다는 차이점이 있지만 두 작가 모두 아프리카 원시 조각의 영향을 받아 대범한 생략과 왜곡을 통한 마법적이고도 강렬한 힘을 추구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p197 오래된 과거의 건축물을 현대의 박물관으로 사용할 때는 늘 공간이 이어지지 않는 문제, 관람객의 접근이 어려운 문제 등이 발생합니다. 루브르 박물관이 뜰 한가운데에 커다란 피라미드를 짓는 혁신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면 영국의 내셔널갤러리는 상당히 보수적인 방식으로 변화를 꾀합니다

p209 무엇보다 카의 주장은 역사가 과거의 시점에 고정된 것이 아니라 현재에 의해 얼마든지 재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p213 흑사병은 1347년 겨울 시칠리아에 상륙한 후 곧 이탈리아 중북부 지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1348년 봄부터 피사, 피렌체, 시에나 같은 중부 내륙의 도시들을 차례대로 괴멸시켰고 곧이어 유럽 구석구석으로 들불처럼 번져나갔죠

p222 현대인들이 과학과 의료의 언어로 전염병을 설명하지만 중세인들은 종교의 언어로 전염병을 이해했고 신의 벌을 피하기 위해 더욱 절실하게 종교에 매달리게 되었죠

p231 성당 건축을 후원하는 것보다 성당 내부의 그림을 후원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효과적이라는 것을 피렌체 사람들은 상인의 도시 출신답게 일찌감치 알아차렸던 것이죠. 소위 말해 '가성비'가 좋았기 때문에 흑사병 이후 제대화에 대한 후원이 집중적으로 늘어났습니다

p241 성 게오르기우스와 성 마르코는 도나텔로의 작품이고 세례자 요한은 기베르티의 잡품입니다. 지금은 도나텔로가 훨씬 유명하지만 기베르티 역시 당대 최고의 예술가였습니다

p243 프랑스 북부에 작은 베니스로 불리는 콜마르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으로 동화 속 마을처럼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p255 뭉크는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본 것을 그리는 화가였습니다. 뭉크에게 그림이란 눈앞에 놓인 세계를 그대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속의 대상과 그것의 느낌을 되살리는 일이었습니다

p258 역사적으로 흑사병은 르네상스로 이어진 반면 스페인 독감은 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두 갈림길을 코로나19 이후의 미래에 투영해본다면 우리에게는 르네상스라는 새로운 장밋빛 세계의 가능성과, 지금보다 더 파괴적인 대재앙의 가능성이 공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p264 예술가들은 완벽함으로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어쩔 수 없이 겪는 일상적 번민을 에술로 승화시킨다는 점에서 위대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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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 : 김 부장 편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
송희구 지음 / 서삼독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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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부장이야기1

 : 위리

 : 더봄

 : 2021/10/20 - 2021/10/20


정확하게 장르를 잘 모르겠다.

소설인건 확실한데 투자에 대한 내용인지, 회사문화에 대한 내용인지 알쏭달쏭하다.

책은 재미있게 술술 넘어간다.

김부장이라는 좀 잘나가는(던?) 회사원을 통해 기성세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유능한 직원을 데리고 있는데 이들은 이미 투자에도 꽤 눈을 떠서 나름 뛰어난 재태크를 보여주고 있다.

자신이 제일 유능한 줄만 알았던 김부장은 사실 이미 사회에서 뒤쳐져있는 존재다. 

아내도 아들도 새로운 조류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데 김부장만 그걸 모른다.

결국 그는 바라던 임원이 되지 못하고 한직으로 밀려나게 되고 명퇴를 하게 된다.

이후는 신문에서 자주 보던 이야기들이다.

퇴직금으로 받은 돈으로 투자해서 모두 날려먹는다. 이로 인해 정신과에서 상담도 받는다.

그나마 운이 좋은 건 좋은 아내와 아들덕에 자존감도 찾을 수 있고, 형의 도움으로 일자리도 가질 수 있었다는 것.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일을 시작하면서 1권이 마무리된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회사생활 이야기가 쓰여있다.

윗분들에게 아부하며 회사에 충성하고 대기업에 다니는 것만으로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며 사는 김부장의 모습은 기성세대가 추구하던 성공모델이다.

그 성공모델대로 살아왔는데 세상은 변했고, 그 노력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게 되었을 때 받을 충격이 생각보다 클 것 같다.

그리 크지 않은 회사에 다니는 내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아닌 것 같다.

이런 모습이 가능하면 덜 나타나야 할텐데, 나도 기성세대의 세계관으로 꽉 차 있는 사람이라서 남들은 어떻게 볼 지 모르겠다.

내 모습중 얼마나 김부장과 닮았는지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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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의 스승 장량 더봄 평전 시리즈 2
위리 지음, 김영문 옮김 / 더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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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왕의 스승 장량

 : 위리

 : 더봄

 : 2021/10/08 - 2021/10/17


초한지의 주역은 항우와 유방이겠지만 유방의 3총사 한신, 소하, 장량이 없었다면 유방이 천하를 통일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유방의 책사였던 장량에 대해 많은 부분을 배울 수 있었다.

진시황을 암살하려다 실패한 후 장량은 의문의 노인에게 병법의 비법책을 얻게 된다.

10년간의 공부는 장량을 암살자에서 책사로 변화시킨다.

이후 그는 유방을 만나 그의 계책을 널리 펼친다. 

한나라를 다시 세우겠다는 의지로 몇 번 유방을 떠나긴 했었으나 다시 유방에게 돌아와 항우를 물리치고 중국을 통일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최정점에 있을 때 미련없이 모든 권력과 명예를 버리고 초야에 묻혀 살며 신선과 같은 삶을 살게 된다.

한신과 소하가 유방에게 숙청을 당하지만 장량은 자신의 천수를 누린 후 죽게 된다. 

일찌감치 유방의 그릇을 알아보았던 걸까? 그의 선견지명이 놀라울 따름이다.

삼국지연의를 보면 제갈량은 천문을 읽고 하늘을 움직여 질 것 같은 싸움을 이기기도 한다. 그리고 이내용은 대부분 뻥이다.

이 책을 보면 장량이 마치 삼국지연의의 제갈량과 같이 활약을 한다.

모든 일을 미리 알고 있으며, 그에 맞는 적절한 계책을 베풀고 이를 통하여 승리한다. 

장량이 개입하여 패배하거나 잘못된 전쟁이나 정책이 없다. 

너무나 완벽해서 이게 사실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다른 책을 통해서 장량의 모습을 추가적으로 더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재미있게는 읽었다. 


7% 세 번째 진시황 저격 사건의 주인공은 바로 후대 사람들에게 제왕의 스승으로 존경 받는 장량이다. 그는 자신이 추진한 진시황 저격 사건이 그처럼 천하를 뒤흔들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8% 사마천의 사기에는 장량의 지위가 소하와 조참 다음으로 기록되어 있다. 게다가 장량의 일생을 총괄하여 제왕의 스승이라는 한마디 말로 결론을 내리고 있다

12% 창해군은 평소에도 장량에게 일의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먼저 퇴각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에 부합하고, 이 점이야말로 도가에서 말하는 굽은 것이 온전하다는 원리라고 말했다

16% 10년동안 칼 한 자루를 간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정말 공허한 시구가 아니다. 장량은 은거 기간 내내 매일 문을 닫고 앉아 태공병법과 옛날 서적을 읽었다

23% 유방은 마치 고정된 모양이 없는 큰 자루처럼 자신의 사고와 주장은 없지만 드넓은 포용력을 발휘하는 사람이었다

28% 어찌된 영문인지 장량은 한왕을 보좌할 때도 몇 가지 작은 계책을 제시했지만 늘 미진한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유방과 한자리에서 만나자 자신의 지혜가 마구 용솟음쳐 오르는 것 같았다. 유방의 질문에 장량은 잠시 생각하닥 바로 영감을 뿜어냈다

30% 남양 군수의 귀의를 윤허하노라. 아울러 그들의 목숨과 재산의 안전을 보장한다

38% 가장 먼저 등장한 돌은 바로 조무상이었다. 그는 유방의 군대에서 좌사마(군대 내의 법 집행관)를 맡고 있었다. 그는 항우가 유방을 아니꼽게 생각할 때 그 낌새를 알아채고 바로 소인배로서 밀고자 역할을 했다. 그는 항우의 진영에 사람을 보내 유방이 관중의 왕이 되려 한다고 밀고했다. 그의 목적은 물론 항우로부터 큰 상을 받기 위함이었다

40% 항백은 애초에 장량이 하비에서 아무 계획없이 만난 사람이지만 이처럼 열악한 상황에서 생명의 숨길을 불러오는 훌륭한 역할을 했다. 이번에 장량이 운용한 계책, 즉 항우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무마한 계책은 비록 소박하기는 하지만 지금까지도 역사 기록에 뚜렷한 자취로 남아 있다

41% 항우는 범증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유방의 언행을 보고 그가 자신의 적수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므로 그에게 과도하게 마음을 쓸 필요가 없다고 여겼다

48% 유방이 갑자기 기습병을 운용하여 일거에 관중을 함락한 것은 모두 겉으로 잔도를 수리하는 척하면서 몰래 진창 길로 건너가는 한신의 계책에 따랐기 때문이다. 한신의 첫 번째 작품은 그의 군사적 재능을 확실하게 보여준 한 편의 명작이었다

49% 한왕 성의 피살로 한나라의 재상이 되려면 장량의 꿈은 산산히 깨어졌다. 장량은 고통스러운 사유 속에서 마침내 한나라를 재건하고 선왕의 후예를 세우는 일이 전혀 중요한 일이 아님을 깨달았다. 그의 인생 행로는 이 지점에서 한나라 재건이라는 이전의 꿈이 한나라 보좌라는 현재의 꿈으로 바뀌게 된다

51% 그는 몰래 노현을 출발하여 호릉을 거친 후 하나라 군대의 후방을 돌아 밤새 행군했다. 이로써 군사상 유명한 장거리 습격 사건의 막이 올랐다. 항우는 연도 내내 깃발도 숨기고 복도 울리지 않을 채 아무도 몰래 팽성으로 접근하여 여명이 밝아올 무렵 한나라 군대가 아직 꿈속을 헤맬 때 맹렬하게 공격을 퍼부었다. 유방은 서초패왕의 담력과 용맹함을 제대로 맛보았다.

52% 사마천도 인정사정없이 그의 추악한 행위를 기록했다. 기록에 의하면 당시 유방의 도주 수레에는 자신의 두 아이가 함께 타고 있었다. 그런데 항우의 군대가 바짝 추격하자 유방은 악독한 마음으로 세 번이나 자신의 두 아이를 발로 차서 수레에서 떨어뜨렸다

p57% 그가 역이기의 계책에 반대한 것은 시대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곧이곧대로 옛 성현의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해서는 안된다

59% 한신은 이미 유방과 항우 밖에 자리 잡은 제3의 세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에 유방과 항우 입장에서는 한신이 어떤 펴네 붙느냐에 따라 초한전쟁의 마지막 균형이 솔리게 되어 있었다. 한신은 양편의 균형을 좌우할 중요한 저울추였다

66% 장량이 다시 단호하게 말했다. "큰일을 하는 사람은 작은 절차에 구애되지 않습니다. 항우를 격파하기만 하면 더 이상 담판이나 조약을 맺을 치료가 없습니다.

82% 유방이 장량, 소하, 한신 세 사람을 평가하면서 내린 이 명언은 당장 그 자리에서 만조백관의 갈채를 받았고, 후대 사람들도 이 말을 흥미진진하게 언급하며 유방이 중요한 문제의 핵심을 찔렀다고 칭찬하곤 했다

84% 장량은 유순하게 처신하며 남과 다투지 않음이 자연의 원리에 따르는 행동으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86% 신은 말을 더듬어서 정당한 논리를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없지만, 신은 떠듬거리더라도 그 일의 불감함은 압니다. 폐하께서 태자를 폐하신다면 신은 떠듬거리더라도 조서를 받을 수 없습니다

88% 장량이 말한 네 사람은 바로 민간 전설에서 말하는 상산사호였다. 상산은 지금의 산시성 상현 동남쪽에 있는 산이다. 호는 백발노인이란 뜻이다. 이 네 노인의 이름은 각각 동원공, 기리계, 하황공, 녹리선생이다

95% 후세 연구자들은 장량의 기이함이 그가 터득한 나아감과 물러남의 방식, 그리고 등장과 퇴장의 과정에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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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의 아이돌-아티스트
김영대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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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여기의 아이돌-아티스트

 : 김영대

 : 문학동네

 : 2021/10/08 - 2021/10/11


재미있을 것 같아 읽기 시작한 책인데 내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

아이돌들이 나오기 때문에 재미있어야 하는데 우선 재미가 없었다. 

아이돌들에 대한 평론가적인 분석이다 보니 이해도 안가고 공감도 잘 가지 않았다.

내가 보는 아티스트란 노래와 가수의 정체성이 된 존재다. 

자신이 부르는 노래 또는 그 리듬대로 살아가거나 삶의 지향하는 바가 일치하는 사람을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그외에는 그냥 상업가수다. 상업가수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노래 잘하고 춤이나 퍼포먼스가 좋아서 그걸로 돈을 버는건 정말 좋은 일인까...

그러나 아티스트라고 부르는 건 내 입장에서는 불편하다. 

10명의 아이돌들이 나오는데 사실 상당부분은 잘 모른다. 

그러나 아는 가수들을 가지고 유추해볼 때 충분히 분석대상이 될만큼 멋진 아이돌들일 것 같다. 

클래식 음악의 소나타 형식도 음악으로 들을 수도 있지만, 수학적으로 분석해서 그 구조를 파악해나가기도 한다.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런 분석 툴을 알고 있으면 음악을 드는 귀도 더 넓어질 것 같다. 

덕질도 알아야 한다고, 자신의 가수를 어떻게 분석하고 해석하고 찬양하는지 아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안나와 아쉽다. 하긴.. 이젠 옛날가수네..


p14 이들은 단순히 히트를 위한 곡보다는 차별화된 세계관이나 예술성을 드러낼 수 있는 곡, 당대의 트렌드를 리드할 수 있는 곡,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에 어울리는 곡을 내세워 시장에서 승부를 건다

p56 이들은 장난스럽고 틀에 속박되지 않은 반항적인 악동 이미지가 아닌, 시작부터 모든 걸 다 갖춘 화려하고 자신감 넘치는 걸그룹의 이미지를 들고 나왔다

p68 그 소소한 디테일은 그 차이를 아는 사람들에게만, 그러니까 조금 더 높은 예술적 경지를 감상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에게만 더 매력적인 것으로 빛을 발한다

p84 풍선껌을 뜻하는 버블검이라는 단어에는 달콤한, 쉬운, 안전한, 가벼운, 어린... 이라는 식의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니까 쉽게 듣고 흘려버리는 유행가이자 십대 이하의 저연령층을 공략한 음악, 그 어떤 가수가 불러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프로듀서 중심의 음악, 밝고 유쾌한 사운드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음악이라는 뜻이다.

p164 데이식스에게 밴드라는 형식은 음악을 연주하고 대중에게 자신들을 내보이는 하나의 방법론에 불과하다

p184 그의 보컬은 흑인을 떠올리게 할 뿐 아니라 때로는 그들을 능가할 기량을 보여주었지만, 기술적인 감탄의 대상이 될 수는 있었을지 몰라도 음악적인 존중을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하고 만다

p222 스물셋이야말로 아이유다. 나는 늘 아이유의 가장 매력적인 면모는 리드미컬한 곡의 그루브 사이에서 빛난다고 생각했다

p256 유럽계, 아프리카계, 그리고 라틴계가 그것인데, 이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거나(사실은 일방적으로 도둑질을 당하거나) 새로운 혼종을 만들기도 하면서 미국 대중음악이라는 독특한 문화를 형성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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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정세랑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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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 정세랑

 : 웅진지식하우스

 : 2021/10/04 - 2021/10/08


환경이나 자연친화적인 에세이인가 싶었는데 여행 에세이였다.

정세랑님은 사실 이름만 들어봤지 책을 읽은 건 처음이다.

소설을 읽지 않는 나에게 소설가는 이름만 익숙하지 책은 모두들 낯설다.

어릴때는 몸이 아파 여행을 자주 다니지 못했고, 출판사에 취직하고 나서는 직업과 글쓰는 일을 병행하느라 바빠서 못 다녔고, 전업작가가 되고 나서부터야 비로소 여행다운 여행을 한 것 같았다. 

이 책은 저자가 친구따라 강남간, 아니 친구따라 뉴욕가고 오사카 간 이야기에 우연히 당첨된 비행기 티켓으로 런던을 갔던 이야기, 남자친구이자 인생의 반려자와 아헨에 갔던 이야기 등이 실려 있다. 

여러 이유로 가게 됐지만, 여행 패턴은 매우 비슷하다. 

현지인처럼 살아본 이야기와 눈에 잘 띄지 않는 현대 미술관 방문하기, 그리고 친구와 함께 방문한 다양한 음식점과 샵들...

소소한 여행의 맛을 즐기는 이야기가 곳곳에 나온다. 여행에세이답게 사진과 글을 통해 골목길 구석구석 상상하게 한다. 

코로나라는 전염병 때문에 어디도 돌아다니지 못하다보니 이런 책으로 대리만족을 하게 된다. 

조만간 여행을 갈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해보며...


p15 얼마 전에는 할리우드의 배우 캐머런 보이스가 겨우 스무 살의 나이에 뇌전증으로 인한 수면 중 발작으로 사망했다. 할리우드의 배우라서 알려진 것이지, 비슷한 죽음은 지구 곳곳에서 조용히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p22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나 같은 파이프형이라면, 창작물이 안에 고일 때 괴롭고 내보내야 머릿속의 압력이 낮아진다면 당신도 창작을 해야 한다. 그 압력을 무시해서 고장 나는 사람들을 종종 보았다

p32 그렇게 큰 도시를,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하자마자 맨 처음으로 때려 부수는 도시를 공유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니 정말 매력있는 곳임이 틀림없다

p106 스타워즈 시리즈 7,8,9편을 만든 제작진과 배우들이 전 세계적으로 공격을 받는 것을 보며, 에반게리온 시리즈의 안노 히데아키가 오랫동안 상처를 받아왔다는 것을 들으며 서브컬쳐계의 가학성에 대한 고민이 깊어져간다

p115 시간이 지나 출판사 직원이 되어 뉴욕의 작가들이 끊임없이 그날 그 사건에 대해 쓰는 작품들을 읽게 되었다.

p116 제대로 기억하지 않으면 나아가지 못한다. 공동체가 죽음을 똑바로 애도하고 기억하고 전하지 않으면... 죽은 자들을 모욕하지 않는 방향으로 기억을 단단히 굳히지 못하는 공동체는 결국 망가지고 만다.

p121 다른 사람의 말을 듣기보다는 뭐든 직접 판단해야 하나 보다.규모가 크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앟은데 걷는 내내 해옵ㄱ해졌다

p135 W는 잘 웃고 감정의 진폭이 적은 성격에, 열등감도 없고 꼬인 데도 없었다. 머릿속의 회로가 건강하게 직선적인 W와 지내는 것은 나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다.

p159 북소리에 깨어나는 것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경험이었지만 그것이 축제의 북소리라는 것을 눈뜨는 순간 깨달았다.

p179 K는 마시지 마시오라고 경고문이 붙어 있는 온천물을 자꾸 마셔보라고 해서, '독일인들은 원칙을 잘 지킨다'는 선입견을 곧바로 깨주었다.

p192 무엇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중 한 군데로 꼽히는 셀렉시즈 모디니카넌에 가본 게 큰 소득이었다. 그때는 그렇게 유명한 곳인지도 모르고 들어갔는데 7백 년 된 성당을 개조해 꾸민 내부가 잊히질 않는다.

p206 보행자들이 안전하게 건너고 나면 자전거들이 천천히 출발하는 셈인데 그 시간 차의 적절함이 근사했다.

p220 어떤 군인이 전쟁터에서도 벨기에산 레이스로 치장하고 있다는 묘사가 있으면 그가 사치스럽고 허영이 있는 인물이라는 뜻이다.

p227 어디까지가 당사자의 선택이고 어디서부터가 집단적 압력의 결과일지, 존중에서 비롯된 문화상대주의가 폭력에 대한 방관으로 변질되기 시작하는 지점을 어떻게 짚어낼지 항상 어렵게 느껴진다.

p239 자유를 가진 성인의 만족감에 가까웠다. 궁금한 게 있으면 그게 어디든 찾아가서 확인할 수 있을 거라고, 당시에 내심 뿌듯했었다.

p285 함께 살 때 C는 겐지 이야기에서 인상적인 부분을 읽어주거나 설명해주곤 했는데 그때 생각이 나서 즐거웠다. 인물이 5백 명 쯤 나오는 천 년 전의 베스트셀러 소설은 요즘 사람들이 읽기에는 뜨악한 부분도 많지만, 그때의 사람들도 이야기를 사랑했다는게 이상한 친밀감을 만든다

p302 원룸보다 오피스텔이 안전한 줄 알았는데 왜 그렇지 않은지 계속 의아했는데, 훗날 오피스텔 성매매 현장의 한복판에 집을 빌렸던 것을 깨달았다.

p307 초콜릿 먹어. 나도 너무 힘들어서 초콜릿 먹었던 기억이 나. 정말 하나 먹어야겠다. 초콜릿을 먹고 나니 쓰나미가 왔었지

p334 싱가포르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 갔을 때도, 폐장 직전 조명 쇼에서 첨밀밀이 울려 퍼지자 아시아인들은 국적에 상관없이 찡한 얼굴을 했다. 어디에서 온 아시아인이든 첨밀밀에는 울컥해버리는 것이다.

p353 좀 이상한 고백인데, 죽은 작가들과 서점 순위에서 치고받고 싸우는 것이 내심 즐겁다. 2020년에는 페스트를 쓴 알베르 카뮈, 작은 아씨들을 쓴 루이자 메이 올컷과 접전이었다

p358 런던의 지명들이 익숙해지고나니, 소설 속에서 마차가 달리거나 택시가 달릴 때 동선을 그려볼 수 있어서 몰입에 도움이 되었다

p373 완벽한 작품은 존재하지 않고 작품 안팎의 논란도 늘 있지만, 해리 포터를 읽고 자란 이들이 더 관용적이고 폭력에 반대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는 마음에 드는 것 같다

p380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책을 읽는 아이, 나빠질 수 있는데도 선한 의지를 가진 아이를 향한 사랑이 느껴져서 뭉클해지는 바람에 약간 울었다

p384 즉흥적인 것처럼 성실하게 연출된 거리 공연들은 스치는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기억일 테고, 머무는 사람들에게는 일상일 터여서 떠올릴 때마다 머릿속을 즐겁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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