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 세계의 역사를 뒤바꾼 어느 물고기의 이야기
마크 쿨란스키 지음, 박중서 옮김, 최재천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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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기간 : 2025/06/04 -2025/06/13


대구라는 생선 하나로 이렇게 광범위한 역사서와 인문서가 나오다니..

저자의 필력에 놀랐다. 

책을 읽다보면 대구로 인해 인류 문명이 발달하고, 인류가 이동하고 역사가 씌여진 것 같은 생각에 빠진다. 

거기에다 인류와 생태학이라는 거대한 주제도 씌여진다...

재미있는 책을 읽었다. 

그리고 부럽다. 하나의 주제로 인류를 아우를 수 있는 그 지식과 섬세함, 그리고 글쓰는 재주가.. 

내용도 좋고, 글쓰기 공부에도 좋은 책이다. 


p9 우리 정부도 지금 명태 복원을 위해 수족관에서 기른 치어를 방생하고 있지만, 질병에 대한 저항력도 없고 야생에서 살아남는데 필요한 적응력을 갖추지 못한 양식 치어들이 큰 덩치를 활용하여 작짓기에 성공하는 비율이 높아지면 열성 유전자가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p54 바다에 나선 지 겨울 35일이 지난 1497년 6월에 캐벗은 육지를 발견했다. 하지만 그곳은 아시아가 아니었다. 방대하고도 바위투성이인 해안은 생선을 소금에 절이고 말리기에 이상적이었으며 인근 바다에는 대구가 한가득했다. 캐벗은 대구에 관해 보고하면서 이것이야말로 새로운 땅의 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새로 발견한 땅, 즉 오늘날의 뉴펀들랜드가 잉글랜드의 소유임을 주장했다.

p60 이에 비해 대구는 그 살이 하얗다는 사실 때문에 격찬을 받는다. 그 살은 흰 살 생선 중에서도 가장 하얀 편으로, 이것이야말로 대구목의 특징이다. 이 살은 워낙 순수하게 하얀색이어서 커다란 덩어리 같은 경우는 접시 위에서 반짝이며 빛을 발할 정도다.

p66 상업적 어민에게 대구목이라고 하면 예나 지금이나 오로지 다섯 가지 종류뿐이다. 바로 대서양대구, 해덕대구, 폴락대구, 화이팅대구, 헤이크대구였다.

p79 유럽인이 처음 북아메리카에 도착했을 때 그곳에는 차마 유럽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냥감과 낚시감이 풍부했다. 물고기뿐 아니라 새도 마찬가지여서, 지금은 멸종된 나그네비둘기가 무리 지어 날아가면 하늘이 몇 시간 동안이나 깜깜해질 정도였다.

p100 1603년 브리스톨의 상인들은 고스널드의 이야기를 실제로 확인했고, 이곳에 풍부한 대구 어족이 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메인주에) 생선을 말리기에 최적인 바위투성이 해안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p104 문제를 더운 악화시킨 요인 하나는 이들이 전형적인 잉글랜드인이었던 까닭에 뭔가 친숙하지 않은 식품은 아예 먹으려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p110 버지니아 북쪽에 있는 아메리카의 공동체 중에서 가장 번창했던 뉴잉글랜드는 무역에 최적인 완벽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에는 유럽과 유럽의 식민지들이 원하던 상품이 대구가 있었으며, 이 대구 덕분에 유럽산 상품을 열망하며 상당한 소비력을 보유한 인구가 생겨나게 되었다. 그로 인해 생겨난 도시가 바로 훗날의 보스턴이다.

p120 당시 노예무역은 워낙 은밀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런 기록을 찾아내려는 시도는 한 가지 중요한 핵심을 놓치고 말았다. 노예를 운반하는 데 가담한 선박이 실제로 몇 척이나 되는지, 그리고 아프리카인을 사고파는데 가담한 뉴잉글랜드의 상인이 실제로 몇 명이나 되는지와는 무관하게 뉴잉글랜드에서 대구를 매매했던 상인들은 모두 노예제와 깊이 연관되어 있었다.

p127 영국정부는 한 세기 넘도록 뉴잉글랜드인들이 자유무역을 맛보도록 방치하다가 1733년에 가서야 비로소 상업에 대한 자국의 통제를 재차 확립하기 위한 조치로서 당밀을 규제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대영제국의 해체로 나아가는 최초의 부주의한 조치가 되고 말았다.

p140 애덥스에 따르면 뉴잉글랜드의 어업은 “뱃사람의 요람이며 해군력의 원천”이었다. 그는 뉴잉글랜드의 해저 어업 종사자들이야말로 “우리 독립의 달성과 보전을 위해 절대 불가결하게 필요한”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p145 북아메리카인들은 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뉴펀들랜드, 래브라도, 노바스코샤가 거의 전적으로 어업에 의존하고 있었지만 이곳에서 나는 생선은 품질이 좋지 않았고, 대개는 보스턴이나 카리브해에서 판매되었다.

p161 아무리 운이 억세게 좋은 어부라 하더라도 자칫 죽으 ㄹ뻔했던 경험담을 한두 가지씩은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어민이야말로 북대서양 연안 국가의 모든 직업군을 통틀어 사망 사고의 비율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p184 이후로도 몇 년 동안이나 그는 자기 집의 싱크대와 욕조에 실험 재료를 가득 채워 실험했고 마침내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에는 세 가지 장비가 필요했다. 전기 프라이팬, 얼음덩어리, 소금물 한 양동이였다. 그는 이 간단한 장비로 래브라도의 겨울을 재현해냈다. 1925년 버즈아이는 글로스터로 이주해 물고기를 가지고 연구하다가 결국 제너럴 수산물 회사를 설립했다.

p190 그물 입구에 설치된 몰이용 쇠사슬(후릿줄)은 바다 밑바닥을 휘저어 소음과 티끌을 잔뜩 일으켰다. 대구와 다른 해저 어류는 위험을 감지하면 본능적으로 바닥에 숨는데, 이 몰이용 사슬은 마치 사냥꾼이 덤불을 막대기로 두들겨 새를 몰아내는 것과 똑같은 작용을 해서 겁에 질린 대구가 안전한 바다 틈새에서 빠져나와 그물로 들어가게 만들었다.

p207 이 모든 간유는 바로 아이슬란드에서 오는 것이었다. 나아가 간유는 아이슬란드에서 전쟁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번영을 누린 부차적인 무역에 도움을 주었다. 영국 정부는 폭격과 배급에도 불구하고 간유 덕분에 잉글랜드에서 역사상 가장 건강한 어린이가 배출되었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으며, 1971년까지 이 프로그램을 지속했다.

p207 전쟁이 끝났을 때 아이슬란드는 완전히 다른 나라가 되어 있었다. 결코 사소하지 않았던 한 가지 변화는 1944년에 아이슬란드가 덴마크에서 완전 독립되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독자적으로 세계 다른 나라와의 관계를 협상할 수 있었다. 대구 때문에 이 나라는 불과 한 세대 만에 15세기의 식민지 사회에서 현대적인 전후의 국가로 바뀌었다.

p227 아이슬란드의 200마일 영해가 전 세계의 승인을 얻은 이후로 대부분의 국가는 저마다 200마일 영해를 선언하고 나섰다. 전 세게의 기존 어장 가운데 90퍼센트는 최소한 한 나라의 해안에서 200마일 범위 안에 속했다. 이제 어민은 자연의 법칙에 따라야 할 뿐만 아니라 인간의 법률에도 따라야 했다. 이들의 주요 임무는 물고기를 가능한 한도 내에서 많이 잡는 것이 아니라 허락된 범위 내에서 많이 잡는 것으로 바뀌었다.

p243 마틴은 고래와 물범(바다표범) 사냥에 반대하는(예를 들면 그린피스가 하는 것 같은) 환경보호 운동에 주목하게 되었고, 뒤늦게야 그들이 너무 성급하게 법정까지 갔던 것을 후회하게 되었다. “[저인망 어선의 어획물을 구입하는] 맥도날드가 가장 큰 구매자였습니다. 그러니 차라리 맥도날드를 상대로 캠페인을 전개해야만 했었습니다. 우리는 아주 영리하지는 못했던 겁니다”

p268 어떤 조치를 취하든지 같에 뉴턴들랜드 근해에서 대구 어족의 회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 하나는 현실을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의 병적인 집단 부정이다. 뉴펀들랜드인은 그들이 자연의 선물을 전멸시켰다는 사실을 한사코 믿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p275 이런 주장은 남획에 관한 영국의 긴 역사를 부정하는 것은 물론, 지금은 보편적인 비난의 대상인 저 무시무시한 에스파탸의 초대형 트롤선조차도 원래는 영국의 발명품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셈이 된다.

p305 선진국 가운데 어업이 자국 경제에 중대한 기여를 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나라는 오로지 아이슬란드뿐이며, 그조차도 어민의 수를 줄이려고 노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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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필의 진보를 위한 역사 - 진짜 진보의 지침서 & 가짜 극우의 계몽서
황현필 지음 / 역바연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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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현필의 진보를 위한 역사

 : 황현필

 : 역바연

읽은기간 : 2025/05/22 -2025/06/02


목적의식이 뚜렷한 역사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역사를 볼때 바라보는 역사관은 있겠지만 역사관에 역사를 집어넣는걸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보를 위한 역사라니.. 좀 너무 나간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제목이다. 

물론 요즘 극우적 사고로 역사를 재단하고 재편집하는 쓰레기들이 있다보니 반작용으로 이런 책도 나오는게 아닌가 싶다. 

책은 역사책이라기보다는 웅변을 보는 것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뉴라이트, 극우들.. 잘 들어.'의 느낌이다. 

역사적 사실과 진실이 저자의 큰 소리에 가리는 느낌을 받았다. 

하긴.. 이런 책도 있어야지.. 모든 책이 조곤조곤하기만 하면 그것도 재미없으니까.. 

역사책의 다양성면에서는 좋았다. 

다만, 나는 그 소리가 너무 크다보니 좀 꺼려지긴 했다. 


p64 1887년 경복궁 내 건청국에 전등이 켜질 수 있었던 것은 동양에서 가장 뛰어난 16촉 백열등 750개를 점등할 수 있는 역량의 발전 설비가 갖춰졌기 때문이었다. 고종은 에디슨과 한양에 전기가 들어왔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서신을 주고받았다.

p91 일본인이 일본인을 사냥하여 외국에 판 것이다. 그것도 남성도 아닌 여성들을, 그것도 아시아도 아닌 유럽에 판 것이다. 오죽하면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인신매매금지령(1587)을 내려 포르투갈로의 인신매매를 금지했을까

p98 징용과 징병, 근로정신대와 위안부 등 한반도 바깥으로 끌려간 조선인이 170만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한반도 내 공장과 댐, 공항 건설 현장 등에 동원된 인구까지 합치면 약 450만 명이었다. 카이로선언에서 괜히 조선인을 일본의 노예라고 표현한 것이 아니었다

p107 제암리학살사건은 한국을 조국처럼 사랑했던 선교사 스코필드가 제암리로 달려가 유골을 수습하면서 학살의 증거들을 모아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3.1운동 당시 알려지지 않았던, 일제의 만행과 학살사건은 분명히 더 존재한다

p141 그렇다면 독립운동을 어떻게 하자는 말이냐라는 질문에 김원봉은 이렇게 말했다. 감히 우리를 식민지배하려는 것들은 죽이고, 식민지배 기관을 폭파하여 그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면 되지

p142 1947년 여운형이 암살당했을 때, 김원봉은 여운형 국민장의 장례위원장이 되었다. 다음은 자신차례라는 것을 느꼈는지 김원봉은 남북협상운동(1948)에 참여하기 위해 김구와 북한으로 건너간 뒤 남한으로 내려오지 않고 북한에 남았다

p211 미군정의 리처드 로빈슨 대령은 이렇게 말했다. “여운형은 가장 인기있고 유능한 조선의 지도자였다. 그는 권력을 추구하지 않고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그는 결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 그는 소련 편이지 않았고 언제나 한국편이었다.

p214 수영을 잘해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사람도 여럿 구할 정도였다. 서양식 체조를 조선에 보급한 인물도 여운형이었고, 철봉을 그렇게 잘했다고 한다. 경성축구단을 만든 사람도 여운형이었고, 이 땅에 야구를 보급한 사람도, YMCA 야구단을 창설한 사람도 여운형이다.

p261 최능진은 남한 경찰 조직의 구성이 부조리하다고 생각했다. 친일파 출신의 인물들이 숙청되지 ㅇ낳고 버젓이 경찰로 활동하고 있음은 물론, 오히려 고위직에 올랐기 때문이었다. 특히 최능진은 북한의 공산주의를 거부하며 월남했는데, 남한에서는 공산주의자보다 더 싫은 친일파가 설치고 있으니 이는 가의 가장 불만이었다.

p319 서울대학교 박태균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스탈린이 아시아에서 미국을 시험해보기 위한 것이 6.25전쟁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스탈린은 미국의 관심을 유럽에서 아시아로 돌리고, 이를 통해 자신들의 앞마당인 유럽에서 공산주의를 공고히 하기 위해 미국의 전쟁 참여를 유도했다. 이 주장은 체코의 고트발트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제기되었다”

p376 한국인의 근면성과 성실함은 어느 국가와도 견줄 수 없다. 한국인은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잘 먹고 잘산다. 더군다나 한국인은 영리하고 학구열도 높다. 여기에 부정할 수 없는 천민자본주의적인 마인드가 더해져, 남보다 잘살고 싶은 열망이 우리의 경제성장에 불을 지폈다. 이러한 요소들을 무시한 채, 오로지 박정희가 없었다면 우리는 가난했을 것이라는 자학적이고 피동적인 마인드를 가져서는 안 될 것이다.

p381 김대중은 신민당 대선 후보 시절인 1971년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고속도로 건설 취지를 반대하지는 않으나, 남북 간보다는 동서간을 뚫는 일이 급한 일이다” 김대중의 주장은 국제개발협회, 한미합동조사위원회, 국토개발부의 주장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같았다

p392 김대중 교통사고(1971), 김대중 납치사건(1973), 장준하 사망사건(1975)이 모두 우연이거나 박정희와 관련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바로 박정희 신격화의 범인들다.

p479 보수 대통령 박근혜는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통일은 대박이다” 그러나 박근혜는 갑자기 개성공단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김대중정부에서 일궈 놓은 남북한 간의 성과는 모두 무너졌다.

p497 일본군의 경복궁 점령은 결코 무혈입성이 아니었다. 경복궁을 지키려는 경복궁 수비대와 일본군 사이에 처절한 전투가 있었다. 조선은 경복궁을 그냥 내어 준 게 아니라, 힘이 없어 빼앗긴 것이다.

p507 이완용이 사망하자 동아일보에는 이런 글이 실렸다. 팔지 못할 것을 팔아서, 누리지 못할 것을 누린 자. 이완용은 아들 이항구에게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겼다. “아들아, 앞으로는 미국이 득세할 것이다. 너는 친미파가 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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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지역을 읽으면 세계가 보인다 - 국제정치 전문가 김준형의 세계 10대 분쟁 이야기
김준형 지음 / 날(도서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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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쟁지역을 읽으면 세계가 보인다. 

 : 김준형

 : 날

읽은기간 : 2025/05/22 -2025/05/26


국회의원으로 요즘 열심히 정치하시는 분의 책.

10개의 분쟁지역을 살펴보면서 분쟁의 원인과 정치적인 이슈,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등을 초보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다. 

연일 뉴스에 소개되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야기도 있고 종종 소개되는 중국/인도 분쟁내용도 있고, 사실 잘 모르는 버마 이야기도 있다. 

상당수는 민족과 종교가 얶이면서 귀중한 사람 목숨만 죽어가는 걸 알게 된다. 

해결의 길을 요원하고 사람은 게속 죽어가고...

그곳에 태어나지 않은 행운을 가지고 있지만 안타까움은 없어지지 않는다.

세상은 평화 원하지만 왜 전쟁의 소문은 점점 더 커져만 가는걸까?

신이 있다면 어서 오셔서 이 비극을 종식시켜주시기를..

그 전에는 내가 뭐라도 할 수 있기를...


p80 중국은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면서 자본주의를 받아들여 사실상 더는 공산주의 이념으로 국민을 통치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국민을 결속할 다른 이념이 절실했죠. 그리고 마침내 찾아낸 것이 바로 민족주의입니다.

p105 인도정부는 중국과의 갈등을 국내 정치에 활용합니다. 외부의 적, 그중에서도 중국처럼 큰 적이 존재하면 내부를 결집할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죠. 물론 중국도 인도와의 국경 분쟁을 국내 정치에 잘 활용합니다. 특히 민족주의가 통치 전략인 시진핑에게 국경 분쟁만큼 애국심을 고취하기 좋은 소재는 없으니까요

p108 인도는 중국과 국경 분쟁을 벌일 때는 미국과 가깝게 지내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중 노선을 취하지는 않아요. 미국이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제재하려는 것에도 반대합니다.

p117 간디는 “분단은 곧 인도를 생체로 해부하는 것”이라며 통일된 인도를 간절히 바랐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힌두교 세력과 이슬람 세력 대표가 만나 담판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던 거죠. 이를 지켜보던 영국은 제 마음대로 1947년 8월 14-15일 이틀에 걸쳐 인도를 파키스탄과 인도, 동파키스탄 3국으로 분할해 버립니다.

p129 원수같은 인도가 핵무기를 보유하자 파키스탄은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인도에 맞서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기 시작하죠. 줄피카르 알리 부토 총리는 기독교인도 핵무기를 갖고, 유대인도 갖고, 힌두교도도 갖는데, 왜 무슬림만 안 되느냐고 반문하면서 아래와 같이 비장하게 말합니다 “인도가 핵폭탄을 가지면, 천 년 동안 풀과 잎사귀만 먹을지언정 파키스탄도 핵을 가지고 말 것이다”

p132 미국은 이후에도 자신들 이익에 따라 허용과 제재를 반복합니다. 1998년에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하자 제재했다가 2001년 9.11 테러가 터지자 다시 허용해 줍니다. 미국이 탈레반을 공격할 수 있게 파키스탄이 도왔기 때문이죠.

p139 독립이라는 자신들의 목표를 관철하기 위해 그야말로 외롭고, 때때로 거친 싸움을 하고 있죠. 오죽하면 쿠르드 속담에 우리의 친구는 산밖에 없다는 말이 있겠습니까

p148 이유와 사정이 있더라도 튀르키예-쿠르드 분쟁의 본질은 튀르키예가 쿠르드족을 탄압하고 있고, 쿠르드족은 이에 저항하면서 무장 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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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미술관 - 루브르에서 퐁피두까지 가장 아름다운 파리를 만나는 시간
이혜준 외 지음 / 클로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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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리의 미술관

 : 이혜준

 : 클로브

읽은기간 : 2025/05/15 -2025/05/21


예술의 도시라는 파리..

그곳에는 르부르를 비롯한 뛰어난 미술관들이 많다. 

가볼때마다 대단한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는 게 부럽다. 

그중에서도 유명한 몇몇 미술관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정말 몇몇 작품만 소개한다. 

하긴... 르부르 박물관처럼 너무 많은 작품을 가지고 있어서 어떤 작품을 소개할 것인가 고민해야 하는 미술관들이 많아 정말 몇몇 작품만 보여준다. 

다른 책에서도 많이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들이라 새롭게 알게 된 것은 별로 없다. 

그래도 한 지역의 미술관들을 소개한 것이라서 여행갈때 가지고 가면 도움이 될 것 같다. 

편하게 읽었다. 


p18 1층 중앙복도를 중심으로 왼쪽과 오른쪽에 작품들이 나뉘어 전시된 점도 흥미롭습니다. 오른쪽 관에는 인상파 화가들에게 영향을 주었고 당대에 성공한 작가들의 작품들이 걸려 있습니다. 왼쪽 관에는 인상파 화가들에게 영향은 주었지만 당대에는 실패한 작가들의 작품들이 걸려 있지요. 성공과 실패의 기준은 작품의 판매량이나 대중의 사랑이 아니라 당시 미술계에서 원했던 그림인지의 여부입니다.

p72 나에게 그림은 항상 행복하고 즐거워야 한다. 우리 인생에는 골치 아픈 것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일흔 여덟 살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6000여 점의 그림을 그렸고, 모든 작품에는 기쁨과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평생토록 행복을 노래한 화가이지요

p86 앤드류 매튜스는 행복의 비밀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p94 위기의식을 느낀 화가들은 새로운 방향으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기 시작했습니다. 드가는 카메라를 손수 작동시켜보며 자신만의 개성을 더할 요소들을 찾아내기 시작했습니다.

p110 세잔의 올랭피아는 더 대담한 해석을 보여줍니다. 소파에 앉은 남성이 검은 피부를 지닌 하녀와 올랭피아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남자는 쓰고 있던 모자도 벗어 던지고 다리를 꼰 상태로 마치 쇼케이스 위에 있는 상품을 구경하듯 여인을 바라보고 있지요.

p152 반항과 저항이 오르세 미술관에서 다루는 큰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반항과 저항은 부정적으로 다가오는 단어이긴 하지만 발전을 위해서라면 꼭 겪어야 할 사회적 전통 중 하나이지요.

p173 건축가 카미유 르페브르는 모네의 아이디어를 공간적으로 해석해 내부 구조를 디자인했습니다. 모네는 자신의 연못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관람자들이 그림을 통해서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캔버스가 그들을 둘러싸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동그란 방으로 설계했지요. 그리고 색채의 변화와 연속성을 보여주며 표현하고자 했던 무한의 모습을 방 2개를 연결시켜 무한대 기호 모양으로 배치함으로써 구현했습니다.

p188 그저 순수하게 몽마르트르의 모습만을 비출뿐입니다. 어쩌면 누군가는 이를 두고 우물 안 개구리 그림이라고 평가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위트릴로가 갇힌 우물이 몽마르트르였다는 사실은 그의 작품을 가치있게 만듭니다.

p200 마치 보헤미안처럼 그녀의 그림 속 주인공들은 경쟁 사회를 벗어나 여유롭게 관망하는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남을 의식하지 않고 편안히 어딘가를 응시하는 여인의 모습은 성모와는 다른 인자함을 드러냅니다.

p241 그들과의 대화에서 프란체스카의 영혼이 말했습니다. “내가 가장 비참한 지금, 행복했던 옛 시절을 떠올리는 일만큼 괴로울 것은 없습니다”

p247 로댕은 조각 속 인물을 재배치해보거나 여러 인물 사이에 다른 인물들을 끼워보기도 하고, 완성된 조각을 부수어 다음 실험을 위한 재료로 삼기도 하며 지옥문 제작에 약 30년을 매달렸습니다. 때론 자신이 만든 상상의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좌절하기도 했지만, 지옥문에는 그의 영감이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변모해나간 과정이 고스란이 담겼습니다.

p319 칸딘스키는 묘사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표현한 화가입니다. 우리는 그의 작품으 ㄹ보고 두뇌를 복잡하게 거칠 필요 없이 순수한 시각만으로 감상하면 그만이지요. 물론 이해를 바란다면 다소 어려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해되는 아름다움은 이미 사진과 영화라는 장르가 구현할 수 있으니 칸딘스키는 그림만이 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만든 것입니다.

p337 먼 옛날 그리스도의 숭고함을 노란색 후광으로 표현한 것처럼 마티스도 비슷한 방법을 이용했습니다. 감정헤 기대어 색을 선택한 고흐와는 달리, 마티스는 순수한 시각에 의존해 그림을 그렸습니다. 때문에 감동은 머리를 거칠 필요 없이 순식간에 찾아옵니다. 그는 순간을 그린 인상파보다 더 순간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한 것입니다.

p346 뒤상에게 예술이란 제작이 아니라 생각이었습니다. 따라서 샘은 소변기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뒤상은 이를 통해 예술가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한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p360 사람이 아무리 예뻐도 비너스와 비교하면 신성 모독으로 저주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비너스는 인간이 아니라 신에게만 허락된 절대적인 아름다움을 대표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인간에게는 어떤 아름다움이 허락되었을까요? 바로 아르테미스 또는 디아나로 불리는 달의 여신을 인간이 닿을 수 있는 아름다움의 최상이라 여겼습니다.

p403 실제 인체 비율과는 다르지만 그림을 통해 보니 꽤나 자연스럽고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그림이 이상하다는 걸 깨달은 사람들이 앵그르에게 비율이 왜 맞지 않느냐고 물어보니, 그림이 예쁘면 그만이지 세밀한 게 뭐가 중요하냐는 답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그림 중앙에는 자유를 여신의 모습으로 의인화해 그렸습니다. 프랑스인들은 이 여신을 마리안느라 부느느데, 프랑스 펵명 때 가장 평범하게 쓰인 여자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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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동사의 멸종 - 사라지는 직업들의 비망록 한승태 노동에세이 3
한승태 지음 / 시대의창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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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동사의 멸종

 : 한승태

 : 시대의 창

읽은기간 : 2025/05/06 -2025/05/11


굉장히 흥미로운 책을 읽었다. 

우연히 알게됐고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다. 

저자는 다양한 육체노동의 현장에서 일을 했고, 그 일을 바탕으로 르뽀형식의 글을 썼다. 

노동의 현장은 콜센터, 택배, 부페식당등이다. 

감정적으로 육체적으로 결코 쉽지 않은 작업현장이다. 

실제 현장의 소리를 듣는듯 해서 몰입이 더 잘되고, 공감도 많이 됐다. 

현장의 소리는 날카롭고, 마음을 아리게 하고, 슬펐다. 

그러나 또 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노동자의 모습은 아름답고 거룩해 보였다.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한 몇몇 문장은 뜬금없긴 하지만 글을 읽는 재미를 침범하지는 않는다. 

가슴아프지만 유쾌한 책을 읽어서 좋다.. 


p13 그날 내가 목격한 것은 궁지에 몰린 자영업자가 어수룩한 구직자를 상대로 사기를 치는 장면이 아니었다. 그것은 근대화 이후로 이어져 온 산업이 회생할 수 없을 정도로 붕괴했다는 증거였다.

p25 10여년 전부터 전 세계의 미래학자들이 쿠데타를 모의하는 군인들처럼 살생부를 작성해 왔다. 그 목록의 가장 맨 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 바로 텔레마케터나 콜센터 간은 전화받는 직업이다.

p37 전화 상담사는 해결사가 아니라 메신저다. 주문과 관련된 최종 처리는 상품이 나가는 매장에서 이루어졌고 우리는 매장에 처리 요청을 보내고 결과를 기다렸다. 실제 문제 해결 능력에 있어서 콜센터 상담사는 인간과 허수아비의 중간 정도에 놓였다.

p49 나는 위로가 필요한 표정으로 선배를 돌아봤다. “그래도 이 아저씨는 점잖네요. 새끼 소리는 안 하잖아요”. 씨발 소리를 들었는데 점잖다니 정말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졌구나.

p60 남부의 노예 감독 밑에서 일하는 것은 힘들지만 북부의 노예 감독 밑에서 일하는 것은 더욱더 힘들다. 그러나 가장 힘든 것은 당신이 당신 자신의 노예 감독일 때다

p62 그때도 농장에서 도망칠 궁리만 했었다. 내게는 양돈장과 콜센터를 비교하는 것이 그다지 어색하지 않았다. 전자가 항문으로 똥을 싸는 동물의 뒤처리를 하는 곳이라면 후자는 입으로 똥 싸는 동물들의 뒤처리를 하는 곳이라 할 만했다. 그리고 두 종류의 동물들과 모두 일해본 관점에서 말하건대 양돈장이 단연코 수월하다.

p71 한반도 최초의 전화 개설자는 다름 아닌 고종이었다. 전화 상담사의 조상님이라고 할 전화 교환수의 고객은 말 그대로 왕이었다. 고종은 신하들에게 전화로 어명을 내렸는데 그럴때면 신하는 수화기를 들기전 의복을 갖춰입고 큰 절을 네 번씩 올려야 했다. 슬픈 일이지만 오늘날에도 콜센터의 고객은 왕이다. 군주제의 왕에서 자본주의 사회의 왕으로 바뀐 것뿐이다.

p81 콜센터를 궁금해하는 친구들에게 나는 이렇게 설명한다. 상담사의 일과는 여덟 시간 내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자신에게 달린 악풀들을 소리 내서 읽는 거랑 같다고. 상담사의 가장 평범한 하루일지라도 가족들이 함께 통화를 듣게 된다면 펑펑 울며 다른 일을 찾아보자고 하게 될 거다.

p124 내가 일터에서 사랑하는 순간들이 이런 것을 발견하게 될 때다. 너무나도 뻔하고 단순해 보이는 현상 속에서 다양한 체계와 규칙을 발견하게 되는 순간. 조금의 상상력도 자극하지 않는 보잘것 없던 존재들이 고통을 함께한 사람에게 자신들의 비밀스러운 단면들을 보여주는 순간들.

p148 일당이 센 일용직으로 일하면 일정한 수입은 있으면서 마음만은 일이 없는 사람처럼 홀가분하게 살 수 있다. 많은 사람이 그런 맛에 일용직에 계속 남는다.

p174 물류센터에서 내가 가장 놀란 점은 까대기하는 사람 중에 우울해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거다. 이것이 내가 일터를 전전하는 동안 경험한 최고의 미스터리였다.

p187 주방에서 일할 때 신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과격한 수업을 통해 깨달았다. 잠수부에게 산소통이 필수적인 만큼 주방 직원에겐 편한 신발이 필수품이다. 나중에 보니 오래 일한 직원들은 모두 21세기의 고무신, 크록스를 신고 있었다.

p189 주방에서 증기를 물로 보면 응급실에 실려 간다. 주방에서 증기는 축축한 불길이다. 온도, 고통 모든 면에서 그렇다.

p223 요리사처럼 자기 손으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도구가 손에 바로바로 잡히지 않으면 당황하고 짜증부터 난다. 그렇게 위치를 바꿔서 얻는 효과가 무엇이든 간에 길게 보면 불필요한 에너지의 낭비가 더 크다.

p233 이런 웍은 일단 바닥이 고르지 않다 보니 일정하게 가열되지 않고 음식이 바닥에 쉽게 눌어붙는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웍 안쪽 표면에 말라붙어 아무리 손톱으로 긁어도 떨어지지 않던 검은 따까리가 음식이 끓는 상태에서 떨어져 나갈 때가 있다는 점이다.

p242 나는 손끝에도 이렇게까지 힘을 주면서 일을 한 적은 처음이었다. 냄비 닦을 때 손가락 끝에 잔뜩 힘을 줘서 닦고 긁어내다보니 그렇다. 까대기가 허리나 무릎 같은 관절 부위를 과도하게 사용한다면 주방은 관절부터 손끝까지 구석구석 안 쓰는 데가 없다. 요리라는 일은 육체라는 산 전체에 빠짐없이 길을 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p247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지만, 식당은 작업장으로서는 굉장히 특이한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루어진다. 일종의 공연장이다. 가수들이 콘서트장에서 느끼는 희열을 요리사들은 주방에서 느낀다. (공연이 끝난 후의 공허함도..)

p261 지금도 주방을 떠올리면 그 그릇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키친타올이 올려진, 고추장 비빈 밥 한 덩이가 남은 커다란 스테인리스 그릇. 음식이 넘쳐나는 벽 뒤에서,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남겨둔 주방장의 시뻘건 밥 그릇.

p269 휴게실의 아늑함을 깨뜨리는 유일한 단점은 낮은 천정이었다. 이곳을 설계한 사람은 한국인의 신장이 180을 넘는 일은 생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확신에 차 있었던 것 같다. 특히 방으로 된 공간은 바닥이 높았는데 거기에 서 있을 때는 허리를 거의 기역 자로 구부려야 했다. 사람들은 휴게실에서 보내는 시간 대부분을 드러누워 지내는 것으로 건축학의 한계를 극복했다.

p277 놀랍게도 억대 연봉을 자랑하는 이 금융 엘리트들의 삶은 얼마 전 중성화 수술을 마친 우리 집 고양이의 고환과 비슷한 상태였다. 즉, 텅 비어있었다.

p284 아무리 익숙한 일일지라도 그걸 직업으로 삼으면 기초부터 다시 배워야 할 때가 있다. 이전까지는 기술이라든가 학습이라는 개념과 단 한번도 연관 지어 생각해 본 적 없는 일을 프로스포츠처럼 대해야 한다.

p299 미화팀에 오랜 세원 동안 내려온 금언이 있었으니 사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구역은 너무 더럽지만 않으면 되지만 임원들의 눈에 자주 띄는 곳은 결벽증 환자 수준으로 깨끗해야 한다는 거다.

p331 그는 무슨 일이든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난리를 피웠지만 정작 자기 의도를 전달하는 능력은 한참 부족했다. 낙하산이라고 해서 반드시 무능해야만 하는 건 아닐 텐데…

p380 감춰야 마땅했지만 그 비열함 속에 어떤 진실이 담겨 있었다. 노동의 무게 아래서 비틀거리는, 나약하고 이기적인 인간의 진실이. 그는 자신이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무언가를 전달할 수 있다면 그건 오직 자신의 못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때만 가능하다고 믿었다.

p383 출판계 사정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비슷비슷한 모양이다. 태평양 건너에서도 고생고생해서 몇 년 만에 첫 책을 낸 작가의 손에는 보잘것 없는 돈만 쥐어질 뿐이다. 그 초라한 금액에 실망한 나머지 열에 아홉은 데뷔작 인세를 받고는 출판계를 영영 떠난다. 그래서 데뷔작 인세를 굿바이머니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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