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예보: 호명사회 시대예보
송길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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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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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기간 : 2025/02/22 -2025/02/27


재미있고 유익한 글을 쓰는 송길영님의 책.

그런데 이번에는 재미없었다.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다. 그동안 읽었던 송길영님의 책은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사이트를 끄집어 내고 앞으로의 방향을 예측해보는게 주류였다.

그런데 이번 책은 자신의 전문적 사고로 쓴것같은 느낌이다. 

그러다보니 데이터를 읽는 내용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다른 책과 차별화가 되지 않아서 재미없었던 것 같다. 

다가오는 사회가 마치 극소수의 부유한 혁신가와 대다수의 가난한 민중으로 귀결되는 것 같아 좀 씁슬하다. 

미래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미래를 상상해보는 건 재미있다. 

다음 책은 좀 더 data-driven하면 좋겠다. 다음책도 이번 책과 같은 모습이면 더이상은 안읽을것 같다. 


p22 자라나는 아이들의 롤모델은 스포츠 스타와 예능인을 거쳐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를 지나 이제 의사로 결집하고 있습니다. 학원가로 유명한 동네에서 무거운 가방을 멜 수도 없어 바퀴를 달아 끌고 다니는 초등학교 학생들의 꿈이 하나같이 의사가 된 것입니다

p34 데이터로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의 변화를 설명한 한스 로슬링 박사는 그의 책 팩트풀니스에서 미디어는 직업 특성상 심각한 사건들을 집중적으로 다루기에 우리가 근본적으로 위험을 과장하여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경고합니다.

p41 저자는 “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이야기하며 우리의 뇌는 우리가 집단에 대해 가지고 있는 믿음에 반응한다고 주장합니다.

p67 요즘에는 사진이 잘 나오는 장소를 사진 맛집이라고 합니다, 채광 맛집, 거울 맛집처럼 직접적인 맛과는 관계가 없지만 맛집이라는 표현을 붙이고 있습니다. 핵심은 각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다시 본인이 내는 비용으로 환산한다느 ㄴ사실입니다.

p77 삶이 책상 위의 공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삶의 많은 일들이 한국 사회에서 드러나는 공통점인 책상에 앉아 공부하듯 열심히만 해서는 해결되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p85 역기능적 불안으로부터 비롯된 회피적 시뮬레이션은 부작용을 낳습니다. 최선의 시나리오만을 생각한 최적화 알고리즘으로 삶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면 그 끝에는 최종적 위험 회피가 자리 잡습니다.

p134 대부분의 사람은 어떤 분야를 좋아한다라고 표현할 때 주로 소비자의 입장에서 말합니다. 그 산업에서 직접 생산하거나 창작에 참여해 본 경험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이때 취미를 직업으로 삼는 자신의 미래 모습을 상상하면 불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p156 우리의 출발점에서부터 최종적인 성장 단계에 이르기까지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본진입니다. 복수의 정체성을 추구하고자 할 때 오히려 더욱 필요한 것은 깊이 뿌리내려 전문성을 키워나갈 수 있는 주력 분야의 확립입니다.

p200 바깥에서 보는 이들은 종종 “그거 해서 돈 벌겠어요?”라고 합니다. 하지만 자영업에 종사해 본 적이 있는 분들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문장이 있습니다. “우리 목표는 먹고 사는 것입니다”

p203 예전에는 임금을 받고 하던 일들에 로봇이 하나둘씩 다가오며 갈수록 그 분배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여기서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것은 생업의 현장에서 수고스러움이 바로 우리의 존재 이유라는 사실입니다.

p231 실제 그 사업을 하는 것보다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하는 편이 더 유리한, 즉 가르치는 입장에선 그 산업이 돈이 안 될 것을 알기 때문에 공개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돈이 된다는 새로운 산업을 가르치는 교육 기관이 더 많이 생길수록 그 사업이 장기적으로 어려워질 것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p251 이제는 평판이 공유되는 세상이 오며 모든 이에게 단골은 선택을 넘어 필수의 요건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만큼 서비스의 퀄리티를 유지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해야 합니다.

p267 다시 말해 새로운 관계가 생기는 것 자체에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것입니다. 감정의 대차 대조표에서 얼마나 이득을 얻느냐에 관계없이 추가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싫다는 이야기로, 앞서 이야기했던 직장에서 부장님과 밥 먹기 싫은 이유와 비슷한 것입니다. 당장 그 어색한 순간을 굳이 왜 버텨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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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가 품은 세계 - 삶의 품격을 올리고 어휘력을 높이는 국어 수업
황선엽 지음 / 빛의서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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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기간 : 2025/02/15 -2025/02/19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당연히 소설책은 아니고, 챕터별로 다 다른 내용이다.

그런데도 계속 읽게 만드는 힘이 있는 책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어휘에 대해 역사적 맥락과 기원을 설명해주는 책이다. 포함하여 현재 우리가 사용하며 변화하고 있는 모습까지 대략 스케치했다. 

동요에 나오는 얼룩소가 난 외국에서 들어온 소인줄 알았는데 사실은 칡소라는 새로운 사실부터 과도교정이라는 새로 배운 문법까지 국어에 대해 내가 이렇게 모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만큼 새로운 내용을 많이 배웠다. 

국문법을 워낙 힘들게 공부해서 문법은 별로 안좋아하는데 문법이나 어휘변화에 대해서 공부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물론 공부하는 것과 공부하겠다고 생각하는 건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재미있게 읽었다. 더 책을 내주면 좋겠다. 

2025년 첫 올해의 책이다


p20 박목월 시인의 시를 동요로 만든 얼룩송아지 가사중 일부입니다. 이 가사에서 등장하는 얼룩소도 칡소를 말하는 것이라 합니다. 정지용 시인의 시 향수에 등장하는 얼룩백이 황소와 마찬가지로 칡소를 말하지요.

p36 낯선 존재가 공고한 어떤 자리를 차지하려 할 때 효율적인 방법은, 자주 보이고 많이 쓰이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p38 열 일 제쳐 두고(놓고)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쓰였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1973년경에 발행된 신문기사에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5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열일(한다)이라는 표현이 나타난 것은 10년 남짓 되었다고 보입니다. 열심히 일한다라는 의미의 열일은 아마도 열공이란 표현에 유추되어 나타났다고 생각됩니다.

p40 공갈에서 공은 두렵다라는 뜻이고 갈은 윽박지른다라는 의미이니 한자 그대로의 의미로는 공포를 느낄 정도로 위협한다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이런 의미로 쓰이던 단어가 어느 순간 단순히 거짓말이란 의미로 쓰이게 되었을 때 이를 처음 접한 사람들이 ‘이렇게 무시무시한 단어를 이렇게 쓰네’라고 느꼈을 당혹감과 거부감을 어느 정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p55 우리의 태극기 안의 태극 문양(음과 양이 나뉘어져 있는 모양)을 태극이라 생각하지만 원래 태극이란 극이 없는 상태, 즉 음과 양이 나누어지기 이전의 상태를 말합니다. 즉 우주가 만들어지기 이전 태초의 상태가 태극인 것입니다.

p60 군위신강을 풀어 말하자면 ‘임금은 신하를 벼리로 삼는다’라는 말입니다. 신하를 근본으로 삼는다는 말이지요. 마찬가지로 부위부강은 ‘남편은 아내를 근본으로 삼는다’라는 것이며, 부위자강은 ‘아버지는 아들을 근본으로 삼는다’는 말입니다. 삼강의 핵심은 임금에 있어서 신하가 중요하고, 아버지에 있어서 자식이 중요하고, 남편에 있어서 아내가 중요함을 일컫습니다. 그러나 이 말이 후대에서는 임금에게 충성해야 하고 아버지에게 효도해야 하며 아내는 정조를 지켜야 한다는 논리로 바뀌어 전달되고 있지요.

p74 상추쌈은 서민 문화를 대표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대부들도 그 분화를 두고 시를 남길 정도로 쌈은 보편적이고 또 사랑받는 문화였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삼겹살집에서, 횟집에서 상추쌈을 싸 먹는 우리 역시 그 문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p126 어째서 그 나무를 아무것도 없는 드넓은 들판에 심어 놓고 하는 일 없이 그 곁을 거닐고 한가로이 그 그늘에 누워 있으려 하지 않는가? 그 나무는 도끼에 찍혀 죽지도 않을 것이고 아무도 그 나무에 해를 가하지 않을 텐데. 쓸모없음이 어찌 괴로워 할 일인가?

p135 동백은 우리나라에서는 남쪽 해안가에 많이 자라며 강원도 내륙에서는 전혀 볼 수가 없는 꽃인데요. 강원도가 고향인 김유정이 말하는 동백꽃은 무엇일까요? 강원도 방언으로 동백은 생강나무를 말합니다. 따라서 김유정이 말한 동백꽃은 생강나무꽃인 것이지요.

p148 산사나무 열매와 비슷한 열매를 맺은 식물이 바닷강 있으니, 바닷가에 핀 산사나무라고 사람들은 쉽게 불렀을 겁니다. 산사나무를 당이라고 하니 바닷가에 있는 당이라 하여 해당이라 부르게 된 것입니다. 사람들의 삶 속에서 이름 없는 식물은 자연스럽게 이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p149 똑같은 해자가 중국에서는 외국에서 들어온이라는 출처의 의미로 쓰이고, 우리나라에서는 바닷가에서 자라는이라는 생장지의 의미로 사용이 되었어요

p187 이런 순우리말 이름들도 문헌에 공식적으로 기록하기 위해서는 한자로 적혀야 했습니다. 즉 순우리말 이름을 한자의 음과 뜻을 활용하여 적게 된 것입니다. 가령 노들나루, 노들섬, 노들강변에서 보이는 우리말 지명인 노들을 한자로 노량이라 적었는데요. 노량에서 앞글자 노는 한자의 음을 취하여 적은 것이고 뒷글자 량은 뜻을 취하여 적은 것입니다. 여기에 나루를 뜻하는 진을 붙여 노량진이란 지명이 된 것입니다.

p212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고 지역이 멀리 떨어져 있어도 놀랍도록 생활의 공통성이 각자의 언어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p220 교과서에서 ㅣ모음 역행동화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으실 테고 잘아는 분도 계실 겁니다. ㅣ모음 역행동화란 뒤의 음절에 ㅣ모음이 올 때 앞 음절의 ㅏㅓㅗㅜ가 ㅐㅔㅚㅟ로 바뀌는 현상을 말하지요. 아기→애기, 창피하다→챙피하다, 아지랑이→아지랭이, 죽이다→쥑이다 등이 그 예인데 ㅣ모음 역행동화가 일어난 행태는 원칙적으로 표준어형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p230 현재 익숙하게 사용하는 단어의 옛 모습은 지금과 전혀 다른 때가 있습니다. 잘 알지 못하는 단어를 익숙하게 아는 단어로 바꾸어 사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변화하였기 때문이지요.

p235 그런데 이러한 인식이 너무 과도하게 적용되어 원래부터 ‘지’라는 음을 가지고 있었던 단어에 대해서도 그것이 사투리라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급기야는 ‘지’를 ‘기’로 바꾸어 발음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것을 언어학에서는 과도 교정이라고 합니다.

p238 장자찌는 ‘쟝앳 디히’가 변한 말입니다. 장앳에서 장은 간장을 말하고 앳은 눈엣가시에서와 같이 처격조사 ‘애,에’와 속격조사 ㅅ이 결합한 형태입니다. 즉 장아찌는 간장에 담근지(김치)라는 뜻입니다.

p262 단어가 만들어진 뒤에 시간이 오래 지나면 발음과 표기가 바뀌어 생긴 지 오래된 단어는 원래 낱말의 의미를 대중들이 알 수 없게 되어 임의로 추측을 하게 되지요. 그러다 보면 그럴싸한 의미로 만들어져 널리 퍼지게 되고 행주치마와 같은 민간어원이 생깁니다.

p269 한글맞춤법에서는 ‘기럭아’를 ‘기러기야’의 준말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기럭아’가 먼저 쓰이던 형태이고 ‘기러기야’는 나중에 나타난 것입니다. 민요나 판소리 가사에 ‘기럭아’란 표현이 많이 나타나서 한글맞춤법에서는 이예를 들어놓은 것 같습니다.

p274 엄마, 아빠는 기원적으로는 호칭어, 즉 부를 때에만 쓰는 말이었지만, 이제는 지칭어로도 쓰여 엄마가, 엄마를과 같이 나타나므로 완전한 하나의 명사가 되었습니다. 너무 많이 쓰이다 보니 그 자체가 하나의 명사로 굳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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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본 수업 1 -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지구본 수업 1
박정주.황동하.김재인 지음 / 그림씨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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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기간 : 2025/02/15 -2025/02/19


중고등학교 지리교과서 같은 느낌이다. 

지리를 그릴 때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그린 지도가 아니라 지구본을 가장 근접하게 그린 지도를 보며 각 대륙별 설명이 있다. 

내가 학교를 졸업한지 오래되서 그런지 새로운 나라들이 정말 많이 생겼다. 특히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이름을 들었는데 처음 듣는 이름도 있고, 이름만 들어본 나라들도 꽤 있다. 

각 대륙과 나라의 다이제스트라고나 할까. 읽어나가다가 관심있는 지역은 좀더 눈여겨보면 좋을 것 같다. 

약간 책이 수박겉핥기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렇게라도 읽으면 그 다음에 무엇을 더 읽어야 할 지 알 수 있어서 좋다.

2권도 빨리 읽어봐야겠다. 


p63 과학자들은 2060년경, 늦어도 21세기 내에는 투발루가 지도상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p75 이어도는 제주 민요에 등장하는 신비의 섬이었다. 그런데 이 섬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1900년 처음 확인하였다. 영국 상선 소코트라호가 이곳을 지나가다가 이어도에 부딪힌 것이다. 이때부터 이어도는 국제거으로 소코트라 암초라고 부르게 되었다. 섬이 아니라 암초인 셈이다

p108 역사책을 읽다보면 동남아시아 도시인 바타비아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곳이 바로 동인도회사를 통해 동남아시아를 침략한 네델란드인들이 건설한 거점도시로서, 자카르타이다.

p128 1995년 4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제네바회담에서 베트남은 북위 17도선을 경계로 북쪽은 호찌민이 이끄는 베트민, 남쪽은 미국이 지원하는 베트남이 통치하며, 향후 2년 이내에 총선거를 실시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남쪽 베트남과 미국이 이를 거부했고,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남베트남은 반대세력을 탄압하였다. 이에 반발한 이들은 남베트남남민족자유전선을 결성하여 저항을 시작하였고, 남베트남 군부 세력들 사이에는 정권을 두고 쿠데타가 자주 일어났다.

p153 중앙아시아는 유목민들의 국가였고, 바다와 연결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역사적으로는 이 지역 대부분이 몽골 제국의 지배를 받았고, 그 후에는 제정러시아의 지배를 받았으며, 소비에트연방이 출범하면서 그 일부로 편입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p239 유럽에서는 막 발명한 자전거 타이어 때문에 이곳에서 자라는 고무나무에서 채취한 고무 수요가 급속히 늘어났다. 이 기회를 놓치지 ㅇ낳고 이익을 챙기기 위해 레오폴드 2세는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짓을 저질렀다.

p258 그때부터 희망의 곶이라고 불렸는데, 희망봉에 대해 기억해야 할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희망봉은 산봉우리를 가리키는 봉이 아니고 바다로 돌출되어 나온 뾰족한 땅을 가리키는 곶이라는 사실이다. 다른 하나는 희망봉이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은 이곳에서 남동쪽으로 160km 떨어져 있는 아굴라스 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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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유홍준 잡문집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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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유홍준

 : 창비

읽은기간 : 2025/02/08 -2025/02/14


우리나라 3대 구라(?) 유홍준 교수님의 새로운 책이 출간되었다.

그동안 썼던 여러 글들을 모아 잡서로 출판했다. 

가장 인상깊게 읽은 글은 고인에 대한 글이다. 

일단 유홍준교수님의 인연이 닿는 분이 무척 많다는 게 신기했다. 

현대사의 한복판을 살아온 것 같은 분이다. 

지금 보면 참 유하게 살아온 것 같은데 유신독재때 감옥살이도 하고, 민중미술이나 운동권 사람들과의 친분을 보면 신념있게 강인하게 살아오신 것 같다. 

고인들을 추모하며 쓴 글을 보니 고인들을 너무 몰랐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이 살아있을 때는 그 시점을 보게 되지만 죽게되면 그 인생을 보게된다라는 말이 정말 맞다. 

살아계실 때 더 대접하고 알아봐줬으면 좋았을텐데 그러기엔 내가 너무 세상에 관심없이 살아가는 것 같다. 

이런 잡서를 읽는 것이 참 좋다. 나도 이런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 


p5 한 분은 고등학교 3학년 때 국어선생님으로 그분은 문과생들은 ‘한 사람의 지성으로 살아가는 길’을 준비하라고 훈도하셨다.

p6 옛 문인들의 문집을 읽을 때도 나는 시, 논, 소, 차, 서, 서, 척독 등 정통적인 글쓰기보다도 대개 마지막에 실려 있는 잡저를 눈여겨보았다. 잡정는 세상만사가 다 들어있고 거기엔 인생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p15 200여 년 전, 나하고 종씨인 유씨부인이 27년간 써오던 바늘이 부러지자 이를 애도하는 조침문을 썼듯이 나도 고별연이라도 남겨야했다.

p46 나는 이 중년의 신사야말로 정직한 관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백남준도 일찍이 “예술은 사기다”라고 뼈 있는 일갈을 하지 않았던가. 광주 비엔날레에 출품된 작품들은 이른바 설치미술이 대종을 이루고 있는 바람에 종래의 예술 개념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괴이한 장면만을 볼 수 있을 따름이다.

p55 선생은 스스로 책방 주인이라고 낮추었지만 누구 못지않은 애서가였다. 통문관에는 적서승금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었다. 책을 쌓아두는 것이 금보다 낫다는 뜻이다. 그리고 선생은 훌륭한 서지학자, 국학자였다.

p63 내가 죽으면 네 친구들이 죄다 문상 오는 게 장관일텐데 그걸 볼 수 없는 게 서운하구나

p72 동양화의 핵심적 주제는 산후화입니다. 산수화는 5세기 종병이라는 분이 늙어서 산에 갈 수 없게 되자 방에다 산수화를 그려놓고 누워서 감상한 데서 유래했습니다. 이를 와유라고 합니다. 처음 산수화가 등장할 때는 대자연의 수려한 아름다움을 담았는데 점차 인간이 서정을 발하는 산수인물화로 바뀝니다. 선비가 바위에 턱을 기대고 냇물을 바라보는 강희안의 고사관수도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p85 달덩이 같은 항아리를 만들고 싶었던 조선 도공의 에술의지는 마침내 커다란 왕사발 두 개를 아래위로 이어붙여 달항아리를 만들어냈다. 때문에 달항아리는 기하학적인 동그라미가 아니라 둥그스름한 볼륨감을 지니고 있다. 그로 인해 완벽한 기교가 주는 꽉 짜인 차가운 맛이 아니라 부정형이 주는 여백의 미가 있다.

p89 우리나라 정자는 생김새보다 자리 앉음새가 중요하다. 특히 강변에 세운 정자에 명작이 많다.

p89 남한의 3대 정자로는 진주 남강변의 촉석루, 밀양 낙동강변의 영남루, 제천 청풍 남한강변의 한벽루를 꼽고 있다. 북한에선 평양 대동강의 부벽루와 연광정, 안주 청천강의 백상루, 의주 압록강의 통군정 등이 예부터 이름 높다.

p114 간찰은 옛사람의 생각과 처지를 생생히 전하고 있어 무척 유익하고 재미있다. 퇴계 이황과 고봉 기대승이 편지로 논쟁한 것은 너무도 유명한데, 성호 이익이 안정복에게 보낸 간찰 같은 것은 학문과 사상의 피력이며, 추사가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첫머리에서 “어제는 오늘과 비슷한데 왜 올해는 작년과 다르게 느껴지나요. 다름 아니오라…” 하는 구절은 그 자체가 시다

p133 옛날에 백두산으로 오르는 길은 갑산과 삼수를 거쳐 혜산에서 올라가는 길이 정코스였다. 그 삼수와 갑산은 백두산 자락의 첩첩산골이어서 삼수갑산으로 귀양살이 떠나는 유배객들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던 곳이다.

p143 1955년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아시아,아프리카 회의가 열렸을 때 제3세계 나라들은 모두 식민지 피해를 입었지만 국가마다 사회체제를 달리하여 입장 차이가 있었다. 이때 저우언라이 총리는 구동존이를 제시하였다. ‘같은 것은 함께 추구하고 다른 것은 다름으로 남겨두자’는 것이었다.

p154 이 사실은 점점 중국에 퍼져 아름다운 우정이야기로 인구에 회자되었고 우리 사신들이 연경에 가면 중국 학자들은 이 이야기를 하며 옷소매를 적셨다고 한다. 고국에 돌아온 홍대용은 연경에서의 일을 쓴 을병연행록과 엄성, 반정균 등과 필담한 것을 모은 회우록을 저술하였다.

p162 내가 일본에서 가장 배우고 싶은 문화는 바로 이것이었다. 일본의 장인정신은 모든 제품에서 디테일이 아주 강하다는 미덕을 낳았다. 빈틈없이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것은 일본 제품의 가장 큰 장점이자 성공의 비결이기도 하다

p167 1970년대초 내가 대학생일 때 백남준은 이미 독일에서 이름을 날리며 ‘21세기의 예술가’, ‘비디오아트의 선구자’라는 수식이 따라붙었다. 나는 백남준의 예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다만 그가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울 뿐이었다

p176 이런 식으로 그림을 해석할 수 있다는 경찰의 대공적 상상력이 어처구니없음을 넘 경이롭기만 했다. 미술비평엔 인상비평, 양식비평, 재단비평 등 등이 있는데 가히 공안비평이라 할 장르가 나타난 것이다.

p186 신학철 예술에는 서정과 서사라는 두 세계가 있다. 서정의 세계는 농촌화에 잘 나타나 있는 반면에 서사의 세계는 한국 근대사 시리즈에서 드러나는데 상상력의 고양이 뛰어나다.

p198 오윤의 민중미술에는 민중의 고통이 그냥 고통으로 표현된 적이 없다. 그것을 날 선 투쟁으로 형상화한 적도 없다. 울음도 없고 슬픔도 없이 때로는 익살로 때로는 신명으로 민중적 삶이 한껏 고양되어 있다.

p238 그게 그거일 수 있으나, 나라라는 말에는 파쇼 냄새가 나지만 사회라는 말에는 인간의 윤리가 살아 있다는 차이 아니겠어

p245 동네 사람들은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는데 다시는 마을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 뒤로 장산곶매가 칠흑 같은 캄캄한 밤하늘에 대고 딱 하고 쪼기만 하면 샛별이 하나 생기고, 딱 하고 쪼기만 하면 또 샛별이 하나 생겨 갈 길을 잃은 사람들의 길라잡이가 되었다. 지금도 장산곶매는 캄캄한 밤하늘을 가르며 딱딱하고 부리질을 하면서 영원히 날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p255 옛사람이 말하기를 명문이란 “가득 담았지만 군더더기가 없고, 축약했지만 빠진 것이 없는 글”이라 했는데 선생님의 글이야말로 그러했다.

p270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현재의 모습으로 이야기되지만, 죽음은 그의 삶 전체를 드러낸다.

p276 톨레랑스는 타인과의 차이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관용이라고 번역되고 있지만 홍세화는 이보다는 용인에 가깝다고 했다. 프랑스 사전은 이 단어를 다른 사람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 및 다른 사람의 정치적, 종교적 의견의 자유에 대한 존중이라고 풀이한다. 한자로 풀자면 화이부동에 가깝다. 즉 (남을) 존중하시오. 그리하여 (남으로 하여금 당신을) 존중하게 하시오라는 뜻이다. 홍세화의 화이다

p278 그는 어려서 받아보지 못한 사랑을 그렇게 이웃에게 나누어주며 살아갔다. 그의 마지막 직함은 소박한 자유인의 대표였고, 벌금형을 받고 돈을 낼 수 없어 징역을 사는 이들에게 무이자 무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장발장은행장이었다.

p289 이래야 할 것 같아서. 더 많은 작품을 하셨어야 하는데… 사람들은 아침이슬을 대단하게 말하는데 오윤 형 그림에 비하면 발끝에도 못 미쳐. 형이 에전에 누군가의 이론을 들면서 리얼리즘에 있어서는 전형성의 제시가 생명이라고 말한 적이 있지. 윤이 형은 바로 그걸 해내잖아. 언젠가는 사람들이 알아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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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 번째 교과서 x 궤도의 다시 만난 과학 나의 두 번째 교과서
궤도.송영조 지음, EBS 제작팀 기획 / 페이지2(page2)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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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궤도의 다시 만난 과학

 : 궤도

 : 페이지2

읽은기간 : 2025/01/13 -2025/01/19


과학을 잘 모르는데 쉽게 과학을 설명해주는 궤도님의 책.

어렵게 느껴지는 과학을 일상생활의 예를 들어가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기 때문에 가볍게 읽으며 과학을 이해할 수 있다. 

물리, 확학, 생물, 지구과학 등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으로 챕터가 나뉘어져 있어 학생들도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과학을 모르는 문과생은 꼭 읽어야 한다. 이제는 인문학과 과학이 따로 놀아서는 안된다. 

인문학도 과학적 사고가 필요하고, 과학도 인문학적 교양이 있어야 정상적인 사고를 하며 과학을 할 수 있으니까..

자기 잘난것만 알고 외골수인 과학자나 인문학자는 싫다.. 


p38 물리학에서 일은 힘에 이동거리를 곱한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다시 말해서 일이 성립되려면 일단 힘이 있어야 하고, 이동도 해야 합니다. 그런데 플랭크는 제자리에서 꼼짝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죽을 것 같이 힘들어도 일이 아닙니다.

p63 사실 전기와 자기는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전류가 흐르면 자기장이 생기고, 반대로 자석을 움직이면 전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p68 우리가 우주상의 힘을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하면, 강력, 약력, 중력, 그리고 전자기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강력과 약력은 강한 핵력, 약한 핵력을 말하는데 눈으로 볼 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체감하기는 힘든 힘입니다. 중력은 만유인력이고, 전자기력은 전기력에 자기력을 합친 개념인데 자기력에 대해서는 이후에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p79 CT는 방사선으로 몸의 내부를 촬영하지만, MRI는 전자석으로 강한 자기장을 형성한 다음 우리 몸속의 수소 원자핵을 자극해서 이미지를 얻어냅니다.

p104 미시세계는 근본적으로 불확정성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게 아주 중요합니다. 미시세계에서는 특정 쌍의 물리적 특성(예: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입자가 입자와 파동 두 가지 성질을 모두 가지기 때문이지요.

p114 방향이 바뀌면 속도도 바뀌니 가속 운동입니다. 이 물체가 이렇게 운동하는 이유를 천체가 잡아당기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저 시공간이 휘어 있을 뿐입니다. 중력이라는 개념이 없어도 우주에서 벌어지는 일을 설명할 수 있게 된 겁니다.

p127 음극선 경로에 바람개비를 두면 바람개비가 돌아갑니다. 질량이 없으면 바랍개비가 돌아갈 일이 없겠죠. 음극선에 질량이 있다는 뜻입니다. 한마디로 금속에서 뭔가가 음극선 형태로 나왔는데, 그 무언가가 음전하를 띠고 가벼운 질량을 가졌다라는 것입니다.

p133 확률을 무수한 점으로 표현해 찍어 보면 원자핵 주변으로 전자가 구름처럼 퍼져 있는 모형이 되는 겁니다. 이때 원자핵 주위에서 전자가 발견될 확률을 나타낸 함수를 오비탈 또는 궤도 함수라고 부른다는 점까지 알려드립니다.

p143 전자에도 껍질이 있냐고요? 앞에서 원자 가운데 원자핵이 있고 주변에 전자가 돌고 있다고 말씀드렸었죠? 여기서 전자가 운동하는 궤도를 전자껍질이라고 합니다. 가로줄인 주기는 전자가 들어있는 전자 껍질의 개수가 같은 원소들끼리 모아놓은 거에요.

p152 이 원소들을 하나씩 보면 헬륨을 제외하고는 가장 바깥쪽에 있는 전자껍질, 그러니까 전자가 움직이는 궤도들 중에서 가장 바깥쪽에 있는 궤도에 속한 전자가 모두 8개입니다. 신기하게도 원자는 제일 바깥쪽 전자껍질에 전자가 8개가 있는 상태를 만들고 싶어합니다.

p160 금속을 망치 같은 것으로 두드리면 부서지지 않고 얇아지면서 늘어납니다. 이온 결합한 물질이 외부에서 힘을 주면 부서지는 것과 다르게 금속 결합한 물질은 부서지지 않고 늘어나죠. 금속 양이온들이 배열이 달라져도, 자유 전자들이 사이를 오가면서 문제없이 결합을 유지해 주기 때문입니다.

p165 서로 다른 두 개의 비금속 원자가 만났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럼 둘 중 하나에 전자가 치우치기 쉽습니다. 전자를 더 잘 끌어당기는 원자 쪽으로 치우치죠. 보통 주기율표에서 오른쪽 위로 갈수록 전자를 잘 끌어당기는 원자입니다.

p177 요즘엔 산화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요? 물질이 반응할 때 전자를 빼앗기면 산화된다고 합니다. 반대로 전자를 얻어오면 환원된다고 하고요.

p180 그 짧은 시간에 우리 몸의 세포와 조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칩니다. 앞뒤를 가리지 않고 우리 몸의 분자를 산화시키거든요. 세균을 공격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거기서 멈추지 않고 몸의 세포까지 공격합니다. 그래서 노화나 면역 저화, 암 등을 유발한다고 하죠.

p206 종의 개념은 생물학에서 굉장히 중요한 개념입니다. 다른 종과 생식적으로 격리된 자연 집단을 말하죠. 다시 말해 같은 종이라고 부르려면 서로 교배해서 자손을 낳았을 때 그 자손도 번식할 수 있는 생식 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p217 어느날 갑자기 이유 없이 목이 긴 기린이 태어났습니다. 그 녀석은 운좋게도 높은 곳의 나뭇잎까지 먹을 수 있었고, 덕분에 목이 긴 기린의 자손들이 더 많이 살아남아서 우세종이 됐습니다. 이것이 자연 선택 개념에 맞는 생각입니다.

p250 지구의 공전과 자전 속도 역시 생명체에게 적합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하루와 계절의 변화를 통해 지구는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서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기후를 조성하죠. 지구가 지금의 모습으로 유지되고 있는 데에는 수많은 우연과 필연이 얽혀 있습니다.

p265 맨틀은 주로 암석이지만, 외핵은 주성분이 철이나 니켈같이 전도성이 큰 금속입니다. 지구가 자전할 때 외핵의 물질들도 같이 회전하면서 지구의 자기장을 만들죠. 이것이 다이나모 이론이라고 하는데 지구의 자기장을 설명하는 가장 유력한 이론입니다.

p285 태풍에 이름을 붙이는 이유는 여러 개의 태풍이 동시에 왔을 때 구분하기 위해서입니다. 1900년대 초반 호주에서 예보관으로 일하던 클레멘트 래기가 평소 싫어하던 정치인이나 주변 사람 이름을 태풍에 붙인게 시작이라고 합니다.

p304 리비트는 변광성의 주기와 밝기의 관계를 연구하다가 주기가 같은 변광성은 실제 밝기가 같다는 걸 알게 됩니다. 주기가 짧은 별들은 더 어두운 별이고, 긴 별들은 더 밝다는 걸 알게 된 것이죠. 이런 변광성이 은하마다 있기 때문에 밝기를 가지고 거리를 측정할 수가 있는 겁니다.

p306 세페이드 변광성이나 1a형 초신성, 또 빛의 파장 길이 같은 다른 측정 방식을 교차 적용하면서 별의 거리를 점점 확장해 가며 재고 있습니다. 사다리를 한 단계 오르고 또 한 단계 오르듯이, 하나를 토대로 조금씩 더 멀리 측정하는 이런 방식을 우주 거리 사다리라고 부른다는 점도 팁으로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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