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고고학 - 돌과 뼈로 읽는 인간의 역사 사계절 1318 교양문고
김상태 지음 / 사계절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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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기간 : 2024/03/04 -2024/03/10


꽤 흥미로운 책이었는데 생각보다 잘 읽히지는 않았다. 

어렵지도 않고, 글씨도 커서 잘 넘어갈것 같았는데 머릿속에 잘 정리가 되지 않았다.

그건 책의 문제가 아니라 내 문제였다. 아무래도 몸이 피곤할 때 읽어서 그런것 같다. 

구석기시대의 발굴과 연구에 대해서 자세하게 씌여있기에 새로운 것을 많이 알게 되었다. 

특히 구석기 시대를 알기 위해 직접 구석기 유물들을 만들어보고 사용해 본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우리나라는 차돌이 많아 주먹도끼도 날렵하거나 예쁘게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구석기 유물에서 가장 귀하게 취급받는 흑요석은 백두산 근처에서만 나오기에 딱딱한 다른 돌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구석기 유물을 보면서 기술의 발달을 보기엔 고려할 사항이 많다는 걸 배웠다. 

인류의 대부분의 시대가 구석기시대였는데 하나하나 역사를 더듬어 찾아가는 것이 정말 멋지다. 

고고학은 배울수록 재미있다. 


p38 구석기 시대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르발루아 기술 등장 이전을 전기 구석기 시대, 그 이후를 중기 구석기 시대로 구분하기로 했습니다. 르발루아는 단순한 기술의 발전이 아니라 새로운 인류인 네안데르탈인의 등장과 지적 성장의 결과입니다.

p46 당시의 사람들이 흑요석을 갖고 이동한 것인지 혹은 동아시아의 일정한 지역 범위 안에 흑요석을 교환하는 원시 교역 체계가 존재했는지, 또한 바다를 어떻게 건넜는지 등의 문제는 앞으로 연구자들이 더 밝혀야 할 과제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찾은 증거물로 볼 때, 구석기인들에게 흑요석이 얼마나 중요한 물건이었는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p61 슴베찌르개는 반드시 이 재료로 만들어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었나 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혼펠스를 고집할 필요가 없는 게, 일본 규슈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일대에는 더 좋은 석재가 많기 때문입니다.

p103 사냥한 동물을 동굴로 옮겨 와 가족과 먹었겠지요. 그리고 같은 장소에 네안데르탈인의 무덤도 있었습니다. 최근에 재발굴을 진행하면서 무덤 주위의 흙에서 다량의 꽃가루를 확인했습니다. 이를 통해서 네안데르탈인들이 동료의 죽음을 애도하려고 꽃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재확인했습니다.

p131 연구자들은 약 300만 년에 걸친 구석기 시대를 크게 전기, 중기, 후기로 구분합니다. 시기를 나누는 기준은 뗀석기 제작 기술의 발달 정도입니다. 석기 기술의 발달에 따라 구분한 구석기 시대의 각 시기는 인류의 진화 과정과도 대략 일치합니다. 진화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지구상에 출현한 여러 종의 인류 가운데 지적 수준이 높은 종들이 생존한 과정입니다.

p142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노인이 이런 상태로 상당 기간 생존했다는 점입니다. 그는 예순 살 무렵까지 천수를 누린 뒤 정성껏 조성한 무덤에 매장되었습니다. 이 사례는 이 시기에 인류가 집단의 생존에는 보탬이 되지 않는 동료를 끝까지 보살폈고 사망 후 장례를 치그로 애도했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p155 2014년 6월 충청북도 단양군 수양개 유적 6지구에서 눈금이 새겨진 돌이 발견된 것입니다. 눈금 돌이 발견된 지점의 토양 연대는 지급으로부터 약 4만 년 전입니다. 호모 사피엔스가 돌날 기술을 필두로 새로운 문화가(후기 구석기 시대)로 들어선 무렵입니다.

p169 연구자들은 구석기 유물을 볼 때 단지 외양만 보지 않고 구석기인들의 의도를 찾으려고 합니다. 인간이 의도를 갖고 만든 뗀석기와 그렇지 않은 짱돌을 구분하는 방법은 구석기 고고학자에게 기초이자 필수 지식입니다.

p192 뗀석기 제작 기술의 백미는 강한 힘으로 내려치는 것이 아니라, 눌러떼기입니다. 후기 구석기 시대의 정교한 창 중에는 망치를 아무리 섬세하게 두드려도 똑같이 만들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망치가 아니라 뿔과 같이 단단한 도구의 끝부분으로 돌을 강하게 눌러서 작은 조각을 떼는 눌러떼기 기술로 만든 도구들이 그렇습니다.

p197 표준화의 이면에는 중요한 의미가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인류는 주먹도끼를 100만년 이상 사용하면서 이 도구의 형식적 특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같은 시대의 구성원뿐 아니라 다음 세대의 후손에게도 전달했습니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주먹도끼를 만든 사람들은 원시적이지만 소통 가능한 언어를 사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p209 유전자 교류는 네안데르탈인이 우리와 같은 종일 가능성도 내포합니다. 다만 현재까지는 이종 교배에 따른 유전자 교류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자연계에는 극히 예외적으로 이종 교배로 태어난 개체가 다음세대를 생산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도 앞으로 더 연구해야 합니다. 아무튼 구구한 오해들은 네안데릍탈인이 호모 사피엔스와 매우 가까운 관계였기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p218 사우투올라는 전문 연구자들을 불러 동굴을 찬찬히 조산 뒤 이듬해에 고고학계에 정식으로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찬사를 받기는커녕 오히려 조작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사람들은 사우투올라가 화가를 고용하여 벽에 몰래 그림을 그리고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고 의심했습니다. 알타미라 동굴 벽화가 구석기 시대의 유물로 보기에는 너무도 선명하고 화려했기 때문입니다.

p224 만일 그들이 한반도로 이동했다면 추운 북쪽을 경유하기보다는 동식물 식량 자원이 풍부한 고황허를 따라 이동했을 것이라는 설명이 더 합리적입니다. 중국측 주장에 따르면 황허와 양쯔강 유역에서 70-80만년 이상 된 유적이 발굴되었고, 우리나라 임진강, 한탄강 유역에도 전곡리를 비롯해서 남한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유적이 분포해 있기 대문에 저 또한 고황허 이동설의 가능성을 높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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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마이 오페라 - 당신과 듣고 싶은 사적이면서도 매혹적인 열한 편의 오페라
백재은 지음 / 그래도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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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기간 : 2024/02/21 -2024/03/03


저자는 누군지 잘 모르지만 내용을 보면 유명한 오페라 가수인 것 같다.

책이 재미있을 것 같아 골랐다. 그리고 실제로 재미있게 읽었다.

오페라라고는 작년 베로나에서 리골레또를 본 게 전부지만 너무 재미있게 봤고, 즐거웠다

이 책에는 11편의 오페라를 소개한다. 오페라의 내용과 아리아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유명한 배역들의 에피소드와 이야기가 들어있다. 

오페라 문외한인 나에겐 카르멘이나 로엔그린같이 교과서에서 봤던 내용들 정도밖에 모르지만 다른 오페라들도 꽤 재미있을 것 같이 느껴진다. 역시 책을 잘 쓰는 사람은 내용에 빠지게 만든다..

오페라 가수답게 이 아리아는 왜 어려운지, 어떤 부분을 강조해서 들어야 하는지도 설명하는데 다음에 아리아 모음집을 들을 때 주의깊게 들어봐야겠다.. 

전문가들이 쓰는 책은 확실히 배우는 게 많다. 좋다.. 


p22 모든 교습비는 마르게리트의 아버지 바레치가 지불했다. 훗날 베르디의 입학을 거부했던 밀라노 국립음악원은 베르디의 이름을 따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으로 학교명을 변경했다

p27 팔스타프는 냉소적인 유머와 약간 천박하기까지 한 과장된 경쾌함으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희곡을 수면 위로 올려놓는 인물이다

p40 배가 남산만큼 나왔어도 그 배조차 매력으로 알고, 돈이 한 푼 없어도 분명 어디선가 (사기를 치고 도둑질을 해서라도) 돈이 생길 거라 굳건히 믿으며 자기가 워하는 것은 뻔뻔스러울 정도로 눈치 보지 않고 큰 소리로 이야기할 수 있었던, 배짱좋은 사나이 팔스타프를.

p54 고급스러운 프랑스 오페라 무대 위에서 각종 술꾼과 사기뿐, 점장이, 탈주범까지 등장해서 죽도록 싸운다? 결정적으로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이 휘두른 칼에 죽는 결말이라니. 현대 영화로 보아도 끔찍할 만한 장면이 19세기 말 오페라 극장 무대에서 펼쳐지는 것이다

p62 많은 사람(매출군의 꾸준한 고객들이기도 한)이 그녀의 매춘 경력을 맹렬히 비판하며 그녀의 예술 활동을 비판했지만, 다재다능한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페라 대본과 소설, 희곡을 썼다.

p81 극 중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돈 조반니의 행동은 계속된다. 이를테면 새로운 여자를 계속 만나야 하는 여자 중독, 자기 손으로 무고한 늙은 기사장을 죽여 놓고도 “죽자고 덤빈 기사장의 잘못이지”라고 이야기하는 공간 능력의 완벽한 결여, 가장 가까이에서 자기의 모든 것을 돌봐 주는 하인에게 뻔뻔스럽게 이야기하는 철면피의 모습, 마지막으로 자기가 죽인 원귀 어린 석상을 저녁 식사에 초대하는 기이한 행태가 극 내내 이어진다

p84 글재주 넘치던 이 신부님은 당대 음악 천재 모차르트와 의기투합해 다폰테 3부작(피가로의 결혼, 코지 판 투테, 돈 조반니)을 남긴다

p86 살리에리는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공석이던 궁정 대본가 자리에 추천한다. 오스트리아 황체 요제프 2세가 다 폰테에게 “지금까지 몇 편의 대본을 썼는가?”하고 묻자, 그는 “아직 한 작품도 쓰지 않았습니다만”이라고 용감하게 대답한다. 역시 보통 인물이 아니었던 요제프 황제는 “오 좋군, 우리는 처녀 뮤즈를 갖게 되는구먼”이라고 대답했다. 예술과 특히 오페라를 사랑했던 황재는 인재를 알아보는 눈도 뛰어났는지, 그를 궁정 대본가로 고용한다.

p89 다폰테와 카사노바 모두 당시 유럽을 휩쓸던 계몽주의의 선구자인 데다, 문학과 철학, 언어에 능통했다. 여색을 밝히는 특별한 취미와 전 직장마저 같았으니 어찌 서로를 알아보지 못했겠는가

p117 미트리다테에서는 왕의 약혼녀 아스파시아 공주가 무려 둘도 아닌 세 명의 왕과 왕자들에게 구애를 받도록 설정되어 있다. 남자 중 무려 두 사람이 빌런이다. 이 네 인물이 전쟁통에 펼치는 사랑 싸움은 14세 모차르트가 작품에 탄탄한 구도를 세울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준다. 4각 구도로 펼쳐지는 이들의 굴곡 넘치는 인생 이야기가 모차르트에게 작곡가로서의 크나큰 성공을 가져다준 것이다.

p137 한 마디를 꽉 채운 음표 16개를 노래로 불러봤나. 1초에 네 단어 불러봤느냐고. 그것도 매우 빠른 속도로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말이다. 악보 위에 뿌려진 음표들을 팔이 떨어져라 연주하는 수십 명의 악기 연주자의 연주가 성악가가 놓친 16분음표 한 호흡 때문에 도미노 쓰러지듯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보통 성악가가 10년 먹을 욕을 하룻밤 사이에 먹기 딱 좋은 오페라가 바로 로시니의 오페라다

p145 로시니처럼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한 작곡가의 마음을 대변하기엔 동화 속 공주님의 모습은 이해하기 어려웠을지도. 그는 샤를 페로 원작의 마술적이고 아름다운 행운의 아가씨를 의지의 이탈리아 여인으로 바꾸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p151 19세기에 들어 보헤미안은 좀 다른 의미로 쓰이는데, 출신 지역과는 상관없이 전통적인 생활이나 관스에 얽매이지 ㅇ낳는 자유분방한 예술가와 같은 성격을 가진 청년들을 지칭하는 말로 쓰이게 된다.

p158 미미가 죽는 장면을 작곡하고 난 뒤 푸치니는 마치 내가 낳은 아이가 죽은 것 같다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오열했다고 한다. 로맨틱의 대가 푸치니에게 미미는 자신의 어머니가 투영된 피그말리온 같은 여인이 아니었을까

p163 사교계 여인들이 우정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남성들과 교제한 것에 반해 코르티잔들은 남성들과 사귀면서 물질적인 후원을 받는 것이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p171 초반에는 레온카발로가 승리한 듯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대중들은 푸치니의 라 보엠과 사랑에 빠졌다. 내용이 좀 다르면 어떤가. 팀 푸치니 대본가들이 만들어 낸 빈틈없는 극의 골격, 푸치니의 손에서 탄생한 가슴을 저미는 아름다운 선율, 거기에 관현악단의 유려한 연주가 더해지며 관객들이 새로운 라 보엠과 사랑에 빠지게 하는 데 마술과는 같은 역할을 해낸다

p182 2차 원정에서야 결국 발렌티니아누스 3세를 라벤나에서 로마로 몰아낸 아틸라는, 교황 레오 1세를 만나고 나서야 진격을 멈춘다. 부하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기적적으로 칼을 거두고 지금의 헝가리 지방으로 돌아간다. 아틸라에게 돈을 잔뜩 주고 물러나게 했다는 소문이 자자했지만, 둘 사이의 대화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훗날 성인으로 추대된 레오 1세는 반달족의 침략 때도 협상에 성공해 이탈리아를 전쟁의 구렁텅이에서 구해낸다

p202 내가 한 번이라도 가정의 정겨움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더라면, 나는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을 내 신부로 맞아들였을 겁니다. 입에 발린 말이 아닙니다. 난 당신에게서 내 청춘 시절의 이상형을 발견했답니다. 그러니 진심으로 말하건대, 내 슬픈 인생을 함께할 유일한 동반자는 바로 모든 아름다움의 증표인 당신이 되었을 겁니다. 그래서 내 인생은 행복해졌겠지요

p206 다듬어지지 않은 러시아 처녀의 열정을 담은 이 밤 편지는 오페라에서 무려 15분가량이나 되는 아리아로 재탄생했다. 차이콥스키는 타티아나 역할에 강인한 목소리의 여성 성악가를 내세웠다.

p226 이런 관객들에게 몸무게를 3분의 1이나 감량한 허리 22인치의 아름다운 칼라스가 노래를 불렀으니, 아무래도 그 감흥이 달랐을 수밖에. 당대 최고의 미녀 비올레타를 연기하는 그녀의 모습이 배역과 딱 어울려 감동이 배가 됐을 것이다. 슬프지만 여주인공은 매력적이고 볼 일이다.

p235 그녀의 장례식에는 타인은 당신에게 관심이 없다. 흥미만 있을 뿐이리라는 말처럼 불온한 흥미만 가득 가진 구경꾼들이 몰려들었다. 정작 그녀의 관을 따르는 사람은 단 두 명뿐이었다고 한다. 그중 한 명이 바로 페르고 백작이다. 라 트라비아타에 나오는 마지막 장면처럼 참회와 화해의 시간도 없이 쓸쓸하게 죽어간 그녀의 마지막 가는 길을 외롭지 않게 지켜준 것은 전 애인인 뒤마 피스도, 그녀에게 일곰 개의 서랍이 달린 경대를 선물한 일곱 명의 애인도 아니었다. 마리 뒤플레시는 파리 3대 묘지 중 하나인 몽마르트르 공동묘지에 묻혔다.

p246 제르몽은 그저 아들과의 관계가 틀어질까 봐 곧 죽게되는 아들의 애인에게 ‘사실 나 너희의 사랑을 인정하려고 했다. 나 그렇게 나쁜 사람 아니야’라고 변명하고 싶었던 것이다.

p256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악가들이 늘 이야기하는 고음의 가장 기본은 릴렉스다. 고음을 잘 내기 위해서는 성대를 길고 얇게 늘린 뒤, 성대 표면의 점막을 잘 펼쳐 살짝만 떨게 해주어야 한다.

p260 번스타인은 기성세대 사이에 만연한 시대적 사상에 쉽게 휩쓸리지 않았다. 스스로 공공연하게 공산당이라고 이야기한 데다, 당시 미국에서 은근히 미움받던 유대인이자 소문난 동성애자로서 반항의 모든 조건을 지닌 환벽한 시대의 타깃이었다.

p275 볼테르는 이 소설로 반박과 주장으로는 절대 얻을 수 없었던 이해와 동조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게다가 집필된 지 300년이 지난 지금,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도 읽히는 프랑스 풍자문학의 대표작이 되었다. 이야기는 참으로 생명력이 길다

p289 르네상스 화가 보티첼리는 그의 역작 비너스의 탄생에서 이방의 여신 비너스를 빨강머리로 그려냈다. 구약에서 이스라엘 민족이 난교가 성행하는 아스다롯 신전에서 죄를 범하는데, 이 신전의 여주인 비너스를 보티첼리는 빨강 머리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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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파리를 사랑하는가
이재형 지음 / 디이니셔티브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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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왜 파리를  사랑하는가

 : 이재형

 : 디이니셔티브

읽은기간 : 2024/02/26 -2024/03/03


내가 산 책은 아니지만 '읽어야지, 읽어야지'하면서도 계속 미루다가 이제야 읽게됐다.

표지를 봤을때는 어린 작가인줄 알았는데 번역일도 오래 하신 중년의 작가였다. 

예전에 파리3부작이라는 주제로 씌여진 파리관련 책이 있었는데 그 책의 다이제스트 느낌이었다. 

파리를 거닐면서 만날 수 있는 장소와 에피소드를 소개해준다. 

마치 파리를 걸어다니며 여행하는 느낌이다. 나도 나름 파리를 여러번 갔었는데 모르는 곳이 참 많았다.

유명한 곳도 나오지만 마레지구의 카페나 작은 공원처럼 나름 유명하지만 관광객이 자주 오지 않는 곳도 많이 소개되어 있다. 사진과 함께 소개하니 읽거나 감상하기는 훨씬 좋다

예전에 봤던 파리 3부작은 처음부터 끝까지 글만 있어서 모든 걸 상상해야 했는데 사진을 보니 반갑기도 하고, 가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RER선을 타고 갈 수 있는 파리 근교도 소개되어 있고, 몽생미쉘도 소개하고 있어 나름 파리와 북부 프랑스의 상당부분을 커버한다. 

파리가 그렇게 내게 매력적인 곳은 아니지만 들러보고 구경하고 싶은만큼 매력적인 도시로 그려져 있다. 여행가고 싶다. 


p42 리스트는 소리가 선명하고 멀리까지 들려서 콘서트홀에 어울리는 에라르 피아노를 좋아한 반면, 쇼팽은 더 부드러운 소리를 내고 더 섬세한 기교를 요구하는 플레엘 피아노를 좋아했다.

p109 대상을 몇 번의 붓질로 순간적으로, 감각적으로 그려내서 그 윤곽이 뚜렷하지 않고, “빛은 색채다”라는 모네 자신의 말처럼 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색들이 다채롭게 사용되었다.

p123 전체적으로 겨울을 나타내는 색조가 사용되어 왠지 모르게 멜랑콜리한 이 작품에서는 얼마 전에 아내를 잃은 모네의 정신적, 물질적 불안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p149 각자가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이 화가의 우두머리 격인 폴 고갱은 모든 방법을 시도해보고, 모든 색을 과감하게 써보고, 자연을 찬양하고, 본질로 갈 수 있는 권리를 옹호했다.

p163 작가 발자크는 미지의 걸작에서 이렇게 말한다. “캔버스에 아무것도 없어” 그가 주제 없는 그림이라고 말했던 그림이 바로 멀리 강과 작은 만이 보이는 풍경이다. 투명한 노란색 하늘과 푸르스름한 호수,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강, 희뿌연 공기, 갈색 땅, 모래, 노란 풀, 물과 땅, 공기라는 자연 요소가 흐릿한 공간 속에서 합쳐져 꿈꾸듯 몽환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

p167 희끗희끗한 머리칼, 깊게 팬 주름, 보기 흉하게 일그러진 코. 세월의 풍파가 그대로 새겨진 저 얼굴은 바로 21세기를 살아가는 나의 얼굴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이를 내려다보고 있는 노인의 한없이 너그러운 눈길을 보라. 적잖은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통한 두 사람을 보고 있노라면 내 마음도 조금씩 따뜻해진다.

p219 예술은 한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법이다. 18세기 후반기, 철학자들이 개인의 자유와 각 인간존재의 감정을 우선시하는 새로운 세계관을 제시하자 화가들도 르브룅처럼 모정을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p262 선명한 붉은색을 띤 수틴의 가죽을 벗긴 소는 날것의 아름다움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가장 어두운 검은색 위에서 꿈틀거리는 듯한 소의 붉은 살덩어리는 비극적이고 처연하다. 도살의 잔혹함이, 삶의 고통이, 갑작스러운 죽음의 폭력이 온몸에 느껴진다.

p272 나는 마치 거대한 바위처럼 버티고 서 있는 이 조각상에서 느껴지는 고집스러움이야말로 발자크가 평생 빚에 좇기면서도 방대한 인간희극을 쓰게 만든 창작의 원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p281 30년 동안이나 무명으로 정신병원에 갇혀 있다가 쓸쓸하게 죽어간 그녀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무덤도 갖지 못했다. 그녀를 망각의 세게에서 구해낸 것은 안느 델베가 쓴 책 카미유 클로델과 이자벨 아자니가 연기한 영화 카미유 클로델이었다.

p355 여기서 전원생활을 만끽하고 시작한 지 채 3년도 지나지 않아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고 1789년 10월 5일 오후, 그녀는 그토록 행복했던 시간을 보낸 이 촌락을 마지막으로 바라보아야만 했다. 루이 16세와 함께 파리로 끌려간 마리-앙투아네트는 1793년 10월 16일 콩코르드 광장에 세워진 단두대에 목이 잘렸다.

p361 르누아르가 물 위에 반사된 햇빛을 그린 <라 그루누이에르>는 1883년까지 계속될 그의 인상파 시대가 시작된다는 것을 알리는 작품이다.

p366 뱃놀이하는 사람들의 점심식사는 무엇보다도 삶의 즐거움과 아름다움에 대한 찬가다. 르누아르는 삶에서 아름다운 것만을 보고자 했다. 자기 그림에 어떤 사회적 메시지를 남겨놓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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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박물관 순례 1 - 선사시대에서 고구려까지 국토박물관 순례 1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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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토박물관 순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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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기간 : 2024/02/23 -2024/02/25


글잘쓰고 말잘하는 유홍준 교수님의 새로운 시리즈..

나의 문화 유산답사기를 읽으면서 우리나라가 얼마나 많은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는지 깨달았고, 국토박물관 순례를 읽으면서 지역박물관의 멋짐과 아름다움을 알게 됐다. 

시대순으로 쓰신다고 했는데 시대가 너무 쭉쭉 나간다. 시리즈가 길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첫번째 책은 구석기시대부터 고구려시대까지다..

역사에서 제일 긴 시대이긴 하지만 유적이나 유물이 많지 않아서인지 내용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렇지만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많다.

동상동 패총에 대해서 말은 많이 들었지만 이렇게 설명을 들은 건 처음인 것 같다. 

덧띠무늬토기도 설명을 들으며 보니 그동안 못보던 멋과 미를 볼 수 있었다.

고구려시대는 읽기만 해서는 머리에 정리가 잘 되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지도가 머리속에 없어서인것 같다. 

하루 빨리 북한과 만주를 마음껏 답사할 수 있는 시절이 왔으면 좋겠다.. 

2권을 빨리 읽어야겠다.. 


p18 5월 14일 첫 지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단은 먼저 인근의 벽돌공장 주변부터 조사했다. 본래 구석기시대를 조사하는 고고학자들에게 벽돌공장은 보물창고와도 같은 곳이다. 벽돌을 만들기 위해 채취한 절토 속의 돌맹이들은 불순물 같은 것이어서 이를 잘 골라 버리기 때문이다.

p31 유명한 주먹도끼지만 아무리 보아도 깨진 강자갈 돌맹이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는 그냥 깨진 돌이 아니라 깨트려 만든 돌연장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즉 행위에 목적이 들어 있었음을 말해준다.

p40 고인류학에서 유전자 분석 방식이 도입되면서 인류는 단일 계보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 그때마다 여러 비슷한 종들이 혼재해 살아오면서 생서, 소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지구상에는 최소한 25종의 호모가 등장했다고 생각하고, 비슷한 유형을 끼리끼리 묶은 계통수로 인류 진화 과정을 이해하고 있다.

p51 술을 좋아해 실수도 많았는데, 예를 들어 전곡리 발굴 현장이 대통령 특별 후원금을 받은 날 기분이 한껏 좋아진 선생은 한탄강 매운탕 집에서 실컷 술을 마시고 차를 몰아 서울로 가서 또 2차로 술을 마시고는 마침내 남의 차를 들이받아 음주운전으로 경찰서에 연행됐다는 것을 자기 글에 솔직히 고백해놓기도 했다.

p86 이 덧띠무늬토기는 높이 12.4센티미터, 지름 16.4센티미터의 아담한 크기로 구연부에 덧띠무늬가 W자형으로 둘러져 있는데, 형태도 아름답고 상태도 완벽하다. 우리나라 신석기시대 토기가 빗살무늬토기로 일반화되기 전에 덧띠무늬토기가 있었음을 말해주는 유물이다.

p93 패총은 이처럼 천 년, 2천 년을 두고 쌓이고 쌓여 다 삭아서 산성화되어 대부분 가루나 흰 더께가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조개더미가 높은 약 1미터, 길이는 100미터 내외가 되는 것이니 내가 어려서 상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p101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를 쓴 아르놀트 하우저는, 구석기인은 오직 자연에 대한 경험에 의지하면서 단순한 동물적 본능으로 사물에 대한 애정과 인내를 그렸지만 신석기인은 사물을 의식으로 파악하고 표시하려는 태도를 가졌기 때문에 부호화, 개념화, 상징화하려는 경향이 생겨 추상무늬로 나타나게 되었다고 했다

p110 대포산 산마루에 위치한 복천동 고분군에는 4세기에서 6세기에 걸쳐 조성된 가야와 신라 고분 약 170기가 모여 있다. 이곳에서는 금동관과 철제 갑옷을 비롯하여 아름다운 가야토기, 신라토기가 2,500점, 철기 금속류가 3,200점, 유리구슬 등 장신구가 4,010점, 거기에 인골 5구, 말 이빨 7개가 발굴되었는데, 그 양도 양이지만 유물들의 질이 아주 높고 아름답다.

p150 조선시대 사대부들은 주자학을 이데올로기로 받아들이면서 주희가 무이산 아홉 굽이에 무이구곡을 경영한 것을 벤치마킹하여 제각기 풍광 수려한 계곡에 자신의 독자적인 구곡을 경영하며 학문적 수련과 휴식의 공간으로 삼았다.

p165 반구대암각화를 청동기시대 유적으로 보는 견해가 계속 제기되고 있지만, 청동기시대는 본격적으로 농경이 이루어진 시기인데 반구대암각화의 내용은 모두 어로와 수렵에 관한 그림일 뿐이고 농경에 관한 그림이나 청동기시대의 추상무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신석기시대의 유적으로 보는 시각이 더 설득력 있다.

p211 남측은 맘대로 여행한다는데 뭐 하느라고 압록강에 처음 왔단말입니가? 농을 섞어 대거리하는 것이 여지없는 평양 말씨인데 그 억양이 그렇게 정겨울 수가 없다.

p223 답사의 기초 지식은 지리다. 그중에서도 그곳 땅의 생김새를 알려주는 자연지리가 기본이다. 자연지리를 알아야 그 땅에서 살던 민족과 나라가 남긴 역사지리가 이해되고 역사지리가 머릿속에 그려져야 비로소 고구려라는 나라의 역사상을 생생하게, 그리고 올바로 그릴 수 있다.

p231 하나는 환인에 사는 오녀산성이고, 또 하나는 집안에 있는 적석총입니다. 집안 통구에 가서 수천 기의 고구려 적석총이 무리지어 있는 것을 보면 그 장대함에 놀라게 될 것입니다.

p239 고구려인들은 항상 도성을 두 곳 건설했습니다. 하나는 평상시 거주하는 평지성이고 또 하나는 전쟁시 방어용 진지로 마련한 산성입니다. 둘이 한 세트인 셈이지요. 환인에 있는 평지성이 졸본성입니다. 이는 집안으로 천도해서도 마찬가지여서 평지의 국내성과 환도산성이 짝을 이루고 있습니다.

p255 집안의 압록강은 정말로 아름다웠다. 강폭이 단동의 압록강과 달리 아주 좁아 강 건너 만포가 한눈에 들어왔다.

p285 고구려의 건국이 부여에 뿌리를 두었으나 고구려는 고대국가로 발전하고 부여는 이내 쇠퇴하면서 후대에 생긴 착시현상으로, 고구려 주몽 설화는 부여 동명왕 설화를 모티브로 했다고 보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이다.

고구려 벽화고분은 350년 무렵부터 668년 멸망까지 300년간 조성되면서 초기 100년간은 여러 칸 무덤의 초상화, 중기 100년간은 2칸 무덤의 풍속화, 후기 100년은 1칸 무덤의 사신도 벽화로 이동하는 양식사의 흐름을 보여준다. 이러한 양식의 변화는 무덤의 주체가 초기는 피장자 개인, 중기는 내세의 삶이 영위되는 공적인 공간, 후기는 영혼의 세계를 구성하는 질서 등으로 변해간 것을 말해준다. 즉, 고구려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인식이 이처럼 점점 높은 차원으로 발전해갔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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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보다 - 문과생도 과알못도 재미있게 읽는 기발하고 수상한 과학책 과학을 보다 1
김범준 외 지음, 김지원 그림 / 알파미디어 / 2023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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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을 보다

 : 김범준

 

읽은기간 : 2024/02/17 -2024/02/24


과학을 잘 모르는 초보자들이 읽기에 즐겁고 재미있는 책...

머릿말을 보니 이런 유투브가 있나보다.. 유투브에는 정말 없는게 없구나.

내용을 좀 더 정제해서 읽기 좋게 책을 만들었다.

우주가 계속 팽창되면 태양과 지구도 멀어지나하는 의문에 대한 답도 있어서 좋았다.

인문학을 좋아하지만 과학이야기도 재미있어서 읽어보려고 노력한다.

과학이 나에게는 진입장벽이 좀 높은데 쉬운 책들을 읽다보면 어려운 책도 읽고싶게 되지 않을까 싶다.. 

꾸준하게 읽도록 좋으면서 쉬운 과학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유시민 아저씨 책도 좋았다. 


p24 태양계는 말할 것도 없고 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라고 하더라도 우주를 팽창시키는 힘의 물살보다 서로 가까이 인접한 두 천체가 주고받는 인력이나 중력의 효과가 더 강력합니다

p29 닐 암스트롱 말고도 달 표면을 밟고 돌아온 우주인은 11명이나 더 있으니 믿지 않을 수 없겠죠. 모두 미국의 아폴로 계획에 따라 달을 탐사하고 돌아온 우주인들입니다.

p50 이 문제를 바로 빅뱅이 해결했습니다. 빅뱅은 이렇게 무한하게 과거로 뻗어 있던 우주의 타임라인을 댕강 잘라버리고 138억년 전부터 우주가 있었어라고 이야기하는 거죠. 그러면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빛의 범위 자체가 무한 광년까지가 아니라 앞에서 이야기한 관측 가능한 우주 안에서만이라는 거고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별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우주가 깜깜하다, 그러니까 우리가 보고 있는 우주가 깜깜하다는 사실 자체가 우주에는 유한한 과거가 있었다는 걸 증명하는 너무나 명확한 증거라는 거죠

p59 마침내 인류는 블랙홀을 촬영하는 데까지 성공합니다. 2019년 M87 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의 영상을 포착한 데 이어 2022년에는 우리 은하의 중심에 있는 궁수자리A의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었죠.

p63 많은 분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우주가 과거에 하나의 점이었다고 할 대, 그 점이 우주 전체를 뜻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건 오해입니다. 단지 관측 가능한 우주가 점이었다는 얘기입니다

p86 이 과정에서 바닷물과 해저의 지표면이 마찰을 일으켜 지구의 자전 속도가 느려집니다. 그렇게 지구가 잃어버린 에너지를 달이 가져가서 공전 속도는 빨라지고, 달은 반대로 지구에서 멀어지죠. 자전 속도가 느려지면서 지구의 하루 길이도 미세하게 늘어납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1억 년 전에는 하루가 23시간이었습니다.

p133 움직이는 물체의 시간이 더 느리게 간다는 것은 이처럼 광속이 일정하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명확한 사실입니다.

p161 이렇게 미래르 ㄹ예측하기 힘든 카오스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가 지금 인류의 과학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자연이 지닌 본질적인 속성인지 의문을 던져볼 수 있습니다. 현재 과학계의 합의는 자연 자체의 속성이라고 인정하는 것 같습니다.

p169 불은 기체 상태인 어떤 물질이 산소와 반응하면서 에너지를 방출하는 현상이고, 그 형태가 열과 빛일 뿐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열과 빛을 내면서 빠르게 반응하고 있는 물질의 상태를 우리가 불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p206 가장 잊지 말아야 할 점은 기후위기가 일단 한계치를 넘어서면 돌이킬 수 없다는 점입니다. 지금도 전 세계의 대기 중 탄소 농도는 날마다 더 올라가고 있어요. 참고로 우리나라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3.81t으로 세계 평균보다 약 4배 정도 더 높습니다. 우리나라도 대표적인 기후 악당 국가라고 할 수 있어요

p239 비키니섬의 원주민들이 입은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인들은 사상 유례없는 최강의 무기를 보유하게 됐다는 소식에 열광했습니다.

p265 신체가 방사선 공격을 받으면 우리 몸을 이루는 세포가 파괴됩니다. 생명체에 꼭 필요한 생체분자인 DNA, RNA 같은 핵산을 연결하는 약한 끈을 툭툭 끊어버리는 거죠. 염색체의 염기서열을 흩트려버립니다

p268 중심부의 열기에 노출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가 아무 느낌도 없이 소멸합니다. 무슨 신경이 뜨겁다, 뭐가 나타났다 같은 인식을 하기도 전에 그냥 말 그대로 순식간에 증발해버리는 겁니다. 아무 느낌도 없이 영문도 모른 채 죽겠죠. 승화 작용을 넘어 바로 플라스마 상태가 되지요. 그러니까 우리 몸이 이온이나 전자 상태의 입자로 분해되는 겁니다.

p302 일부 의료기기나 특수 용도를 위한 전선에 이 고온 초전도체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1900년대 초에 저온 초전도체를 발견했을 때처럼 그 이유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죠. 고온 초전도체의 고온은 사실 최근 화제가 됐던 상온 초전도체의 상온보다는 무척 낮은 온도입니다.

p309 유체의 움직임은 사정이 다릅니다. 유체는 일정한 경계가 없을뿐더러 작용하는 힘과 관련된 변수가 엄청나게 많은 카오스의 세계거든요. 분자 단위의 힘들이 영향력을 주고 받으며 서로의 움직임에 간섭하기 때문에 단순히 뉴턴 방정식으로는 계산할 수가 없죠.

p334 1986년 니오스 호수 주변에 거주하던 1,700여 명 이상이 이유도 없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들이 기르던 수천 마리의 가축도 모두 몰살당했고요. 근방의 모든 생명체가 살아남지 못한 거죠. 원인을 조사하던 끝에 호수 밑바닥에서 분출된 이산화탄소가 주변일대를 뒤덮으면서 생명체들을 질식사시킨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p341 반타블랙은 반사율이 0.035%대로 사실상 입사하는 빛을 거의 다 먹어치워 버리는 셈이죠. 그래서 우리는 반타블랙 소재가 입혀진 사물이 입체적인 모양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2차원 평면이나 마치 블랙홀 같은 구멍이 뚫린 것처럼 느낍니다.

p347 자신이 아무리 고민해도 해답을 얻지 못했던 문제를 들고 뉴턴을 찾아갔습니다. “행성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는 힘으로 태양에 이끌려서 운동한다면 어떤 퀘도를 그릴까?” “타원” 질문을 듣자마자 뉴턴은 곧바로 대답할 수가 있었습니다. 이미 20년 전인 20대에 계산을 해놓았기 때문이죠. 그는 고전 역학의 체계를 완성해놓고도 무려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묵혀놓기만 했던 거예용. 헬리는 이에 깊은 감명을 받아 연구 내용을 세상에 발표하자고 권유했고 마침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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