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컷 세계사 - 사진으로 시대를 읽는다 온 세상이 교과서 시리즈 8
이성호 외 지음 / 해냄에듀(단행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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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컷 세계사

 : 이성호

 : 해냄에듀

읽은기간 : 2023/02/14 -2023/02/23


이런 특색있는 책이 좋다.

세계사를 사진으로 설명하다니... 

이미지가 주는 강렬함과 간결하게 그 시대를 설명하는 이야기라는 컨셉은 초보자나 청소년들에게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한 컷 한국사보다 한 컷 세계사를 먼저 읽었는데 한 컷 한국사도 재미있을 것 같다. 

시간날 때 한 번 씩 넘겨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확실히 시대가 변해서인지 그림 또는 사진이 들어가야 책이 풍성해지는 것 같다. 


p15 현생 인류는 단 하나의 종 호모 사피엔스만 존재한다. 진화 과정에서 수많은 인류가 멸종하고 하나의 종만 살아남은 것이다. 이는 앞으로의 생존과 진화에서 매우 불리하다.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 그것이 진화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별종들을 차별하지 않고 소중히 보듬어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p23 길가메시는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음을 깨달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돌판에 새기고 세상을 떠났다. 죽음은 두렵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이니 살아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 일하고 사랑하는 것이 행복을 누리는 비결임을 신화는 말하고 있다.

p25 문제는 범람기(8-11월)에는 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 점이다. 피라미드 공사는 바로 이 시기에 이루어졌고, 일거리가 없는 농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주었다. 피라미드 공사는 가혹한 노동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괜찮은 돈벌이기도 하였다

p27 예전에는 아리아인의 침입으로 모헨조다로가 멸망했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환경 파괴에 주목하고 있다. 인구가 늘면서 집을 짓고 도시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벽돌을 구워야 했는데, 땔감을 얻기 위해 인근 숲을 망가뜨리다 보니 홍수나 가뭄에 취약해졌다. 또한 계속되는 하천 제방 공사로 인더스강의 바닥이 올라와 결국 멸망하였다는 것이다. 무분별한 확장과 개발이 결국 모헨조다로를 죽은 자의 언덕으로 만든 셈이다.

p39 완적과 유령은 모두 위진 남북조 시대 죽립칠현에 속한 인물들이다. 대나무 숲에 숨어 상식에서 벗어난 기행을 일삼고, 자연의 아름다움과 예술에 귀의하는 삶을 살았던 7명의 현인, 이들을 죽립칠현이라고 부른다.

p41 대운하의 끝자락에 해당하는 베이징은 초원길로, 장안은 비단길로, 항저우는 바닷길로 다시 연결되어, 중국이 동아시아 교역 네트워크의 중심지가 되도록 도왔다. 대운하는 중국의 정치, 경제, 군사, 교역의 중심지를 연결하는 대동맥으로 기능하였던 것이다.

p45 돌궐 장수 톤유쿠크는 “성을 쌓고 사는 자는 반드시 망할 것이고,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기 살아남을 것이다”라는 말도 남겼다. 이처럼 유목 민족에게 이동 생활은 그들의 정체성과도 같았다.

p69 서양의 사정을 알아볼 정보원이 필요하였던 에도 바쿠후는 나가사키 항구에 인공섬을 건설한 후, 네델란드 상관을 지어 이곳에서만 제한적으로 교역하게 하였다. 이 인공섬이 바로 데지마이다.

p85 아바스 왕조는 탈라스 전투에서 이겨 당의 서진을 저지하고 동서 교역의 중계자 위치를 지켜냈지만, 우마이야 왕조처럼 이슬람 세계 전체를 하나로 다스리지는 못하였다. 우마이야 왕조의 후손이 이베리아반도에서 왕조를 재건하여 자신이 진짜 킬리프라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p87 넓어진 이슬람 제국 곳곳의 무슬림들이 메카로 오기 위해서는 지도가 필요하였다. 뿐만 아니라 사막이나 초원 지대에서 방향과 시간을 알려면 하늘의 별을 봐야 했다. 이에 따라 지리학과 천문학이 자연스레 발달하였다.

p89 이들은 막강한 전투력으로 망치라는 별명을 얻었던 프랑크 왕국의 카룰로스 마르텔에게 크게 패하였다. 카롤루스 마르테른 이슬람 군대를 저지한 공으로 크리스트교 세계의 구원자가 되었고, 그 명성은 아들 피핀 3세, 손자 카롤루스 대제에게까지 이어졌다.

p105 힌두교에서는 수많은 신을 섬기지만, 그중 창조의 신 브라흐마, 유지의 신 비슈누, 파괴의 신 시바를 가장 중시한다. 특히 비슈누는 세상의 질서가 무너질 때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 세상을 유지하는데, 힌두교는 석가모니도 비슈누의 여러 모습 중 하나라고 주장하였다.

p109 무굴 제국의 포용성은 아버지 샤자한을 쫓아내고 황제가 된 아우랑제브 때 사라졌다. 그는 정복전쟁으로 무굴 제국의 영토를 최대로 넓혔지만, 인두세를 부활하고 개종을 강요하였다. 이런 억압 정책은 그의 사후 무굴 제국이 분열하는 계기가 되었다.

p123 로마인들은 길은 직선이어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산에 터널을 뚫기도 하고, 골짜기에 높은 다리를 놓기도 하였다. 도로 양옆으로 배수로를 만들고, 일정한 간격으로 과실수를 심어 그늘과 비상식량까지 마련하였다. 로마인이 만든 도로의 길이는 3세기말까지 약 80,000km에 이르렀다.

p127 황후의 확고한 태도에 정신을 차린 유스티니아누스는 군대를 이끌고 반란을 진압하였다. 그러나 유스티니아누스가 되찾았던 옛 로마 제국의 영광은 그의 죽음과 함께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탈리아는 다시 이민족의 손에 넘어갔고, 사산 왕조 페르시아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영토를 빼앗았다.

p129 800년 12월 25일, 로마의 성 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성탄절 미사에서 교황 레오 3세는 카롤루스의 머리 위에 서로마 황제의 관을 씌워 주었다. 오래전 사라진 서로마 황제가 다시 탄생한 순간이었다.

p139 위기에서 벗어나자 샤를 7세는 생각을 바꾸었다. 잔 다르크가 수도 파리를 되찾기 위해 전투에 나섰을 때, 샤를 7세는 오히려 공격을 중단시키고 군대를 해산하였다. 아무런 도움 없이 전투에 나선 잔 다르크는 포로로 잡혀 영국에 넘겨졌지만, 샤를 7세는 잔 다르크를 구하지 않았다.

p149 위그노가 왕이 될 수는 없다며 카톨릭 측이 강하게 반발하였지만, 앙리가 카톨릭으로 개종하겠다고 발표하자 더 이상 반대할 명분이 없었다. 결국 나바르의 앙리는 앙리 4세로 즉위하였다. 앙리 4세는 1598년 낭트 칙령을 발표해 위그노에게 예배의 자유를 허용하였다.

p155 이 선언의 배경에는 1791년 국민 의회가 새롭게 만든 헌법이 있었다. 새 헌법은 여성의 권리를 매우 제한하였다. 특히 가난한 여성의 정치적 권리는 남성 시민과 비교할 수 없이 낮았다. 이러한 불평등에 반발하여 올랭프 드 구주가 여성과 여성 시민의 권리 선언을 발표한 것이다.

p165 산업 혁명 이후 등장한 노동자 계급은 자신들의 정치적 권리를 요구하고 나섰고, 1838년에 21세 이상의 모든 남성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라는 차티스트 운동을 전개하였다.

p169 미국 국립 공원은 눈물의 길이라는 역사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9개 주에 걸쳐 뻗어 있는 이 길은 고향을 강제로 떠나야 했던 체로키 원주민을 기억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p183 이토록 정의롭지 못하며, 수치스러운 전쟁으 ㄴ일찍이 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라는 말도 나왔지만, 이후 표결에서 아홉 표 차로 에산안이 통과되었고, 영국은 전쟁을 개시하였다.

p189 의화단은 외세 없는 세상을 꿈꿨지만, 도리어 열강의 중국 간섭을 더욱더 심화시켰다. 청 정부 역시 의화단을 통해 서양에 대항하려 하였지만, 열강에게 여러 이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의화단 사건은 10년 후에 일어날 신해혁명을 부채질한 건 아니었을까?

p197 일본에서 근대 일본의 사상적 선구자로 칭송받는 요시다 쇼인은 “일본이 열강에 잃은 것을 마회하려면 훗카이도와 오키나와를 차지하고 조선과 만주를 침략해야 한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지인에게 보냈다.

p203 인도 북부에 있는 잔시 지역의 영왕 락쉬미바이가 이끄는 저항군의 반영 항쟁은 인도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전국 전신망과 앞선 무기를 갖춘 영국군을 능가할 수는 없었다. 결국 세포이 항쟁은 2년 만에 실패로 끝났다. 그러나 인종과 종교의 차이를 넘어 여러 계층이 힘을 합해 외세의 지배에 맞선 경험은 이후 인도의 민족 운동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p229 애국심으로 가득한 남성들은 꽃장식을 한 열차에 올라타 줄줄이 전선으로 떠났고, 공장에는 여성들이 투입되어 밤낮으로 무기를 생산하였다. 전례 없이 거대해진 전쟁의 규모와 강도를 지탱하기 위해 국가의 모든 힘을 동원하는 총력전이 펼쳐진 것이다.

p239 평생을 바쳐 장애인, 여성, 노동자 등 소외된 사람을 위해 목소리를 내던 헬렌 켈러는 자국 내의 불평등과 착취 구조에 무관심해 온 미국 정부가 세계 평화와 민주주의 수호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며 전쟁에 가담하려는 진짜 이유를 꿰뚫고 있었다.

p247 1919년 2월 19일, 프랑스 파리의 외곽에 있는 베르샤유 궁전에서 제1차 세계 대전의 뒤처리를 위한 승전국들의 파리 강화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같은 시각 파리의 다른 한편에서는 15개국 57명의 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듀 보이스를 의장으로 하는 제1회 범아프리카 의회가 열렸다.

p255 난센은 “난민을 감당할 수 없는 부담으로 간주하기도 하지만, 그들은 값진 자산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국제 사회를 끊임없이 설득하였다.

p263 나치당원이었던 란트페서는 이 당시 어떻게 전체주의의 최면으로부터 깨어날 수 있었을까? 그건 바로 그의 사랑스러운 아내가 독일 전체주의에서 극도로 혐오하고 탄압하던 유대인이기 때문이었다.

p265 더 큰 인정을 받고픈 욕망은 어린이들을 독재자의 눈과 귀로 만들었고, 유대인을 숨겨준 자신의 친부모까지 고발하게 하였다. 어른이 되어 내 마음대로 행동하고 싶었던 어린이들이 역설적이게도, 전체주의 체제의 꼭두각시로 전락하고만 것이다 .

p267 조선의용대와 타이완 의용대는 활동 지역이 달랐지만, 서로 긴밀하게 교류하는 돈독한 사이였다. 1939년 10월 10일 조선 의용대 창립 1주년 기념식장에 타이완 의용대가 보낸 축하 현수막이 걸렸고, 1940년 3월 1일 조선 의용대의 기념행사에는 리요우팡이 참석하였다. 조선 의용대는 타이완 의용대에게, 3.1 소년단은 타이완 소년단에게 각각 비단으로 만든 깃발 한 폭을 선물하기도 하였다.

p269 저자 프란시스 골튼은 바람직한 혈동이 덜 바람직한 혈통보다 더욱 신속하게 퍼져나갈 수 있도록 도모하는 과학이라는 용어로 우생학을 규정하였다. 골튼은 19세기 말 영국에서 탄생한 이 사이비 과학이 제2차 세계대전 시기 홀로코스트와 같은 대량 학살로 이어질 거라 생각하였을까?

p283 류사오치와 덩샤오핑 등이 실요주의 정책으로 인기를 얻자, 마오쩌둥은 이를 견제하기 위해 중국이 사회주의가 아닌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의 말을 듣고 격앙된 젊은이들은 거리로 뛰쳐나왔고, 이때부터 10년간 문화대혁명이라는 거대한 광풍의 정치 운동이 전개되었다.

p287 1964년 통킹만에서 미국 전함이 북베트남의 공격을 받았다는 구실로 미국의 군사 개입이 본격화되었다. 미국은 이 전쟁에 50여만 명을 파병하였고, 무기와 물자에서 북베트남을 압도하였다. 한국도 미국을 도와 32만 명을 파병하였다.

p289 68운동은 젊은이들이 기성 권위에 저항하며 공동체 정신을 강조한 운동이었다. 그동안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 흑인, 제3 세계 민중이 점차 전면에 드러났고, 이들에 대한 존중과 지지가 68 운동의 기본 정신이었다. 특히 미국에서는 베트남 전쟁과 인종 차별, 성차별에 반대하는 운동이 전개되었다. 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라는 구호에서 드러나듯이 부모 세대가 하지 말라고 한 것들에 대한 저항도 활발하였다.

p291 1963년 8월 28일, 20만 명이 넘는 흑인들이 인종 차별 철폐를 외치며 워싱턴까지 행진하였다. 이날 마틴 루서 킹 목사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 내 아이들 네 명이 피부색이 아니라 인격으로 평가받는 나라에서 살게 되리라는…”이라는 감동적인 연설을 하였다. 하지만 그는 1968년 39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암살당하였다.

p295 회의 마지막 날 참석자들은 지구는 하나라는 제목으로 인간 환경 선언문을 채택하였다. 이후 제1차 유엔 인간 환경회의가 열린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로 지정되었다.

p299 사고가 일어날 지 3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원자력 발전소 30km 이내는 허가 없이 출입할 수 없고, 수십만 명의 사람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p299 2015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스베틀라나 악렉시예비치는 체르노빌의 목소리에서 “체르노빌에서는 모든 것 후의 삶이 더 기억에 남는다. 사람없는 물건, 사람 없는 풍경… 목적지 없는 길, 목적지 없는 전선… 또 생각해보면 이것은 과거일까, 미래일까?”라는 독백 인터뷰를 하였다.

p307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는 정부의 역할을 줄이고 여러 가지 규제를 없애는 것을 지향하였다. 또한 사회 복지 예산을 줄이고, 수도, 전기, 가스 등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 기관들을 민영화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상품과 서비스, 자본, 노동 등이 국경을 넘어서 자유롭게 이동하였다.

p313 매주 금요일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남녀노소가 미래를 위한 금요일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 운동은 스웨덴 소녀 그레타 툰베리가 2018년 8월 매주 금요일에 의회 앞에서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며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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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인문학자 - 그림의 침묵을 깨우는 인문학자의 미술독법, 개정증보판 미술관에 간 지식인
안현배 지음 / 어바웃어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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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관에 간 인문학자

 : 안현배

 : 어바운어북

읽은기간 : 2023/02/05 -2023/02/10


특별한 책은 아니다. 

미술관의 작품들에 대한 설명이다. 아는 작품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쉽고 재미있다. 

초보자인 나의 눈높이에 맞는다. 

이런 책들을 들고 다니면서 작품을 보면 감상이 훨씬 풍부해질 것 같다.

책은 새로운 걸 알려주거나, 재미있으면 된다.. 


p25 이탈리아가 나폴레옹에게 정복됐을 때,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프랑스정부를 위해서 조각을 해야 했던 카노바는, 그의 재능에 감탄해서 파리로 옮겨오라는 나폴레옹의 제안을 거절합니다. 카노바는 “나를 가르친 모든 것은 이탈리아에 있다”며, 죽을때까지 고국 이탈리아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p37 예술적 재능이 차고 넘칠 만큼 풍요로웠던 비제-르 브룅이 음지에서 더 이상 불행을 겪지 않도록 마리 앙투아네트가 그녀의 뒤에서 평화롭고 안정적인 곳으로 이끌어주는 모습이라고 할까요

p102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중심지로 피렌체와 양대 산맥을 이뤘던 곳이 바로 베네치아입니다. 이 두 도시는 마치 라이벌 같은 경쟁 관계에 있었어요. 피렌체가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의 3대 천재 예술가를 배출했다면, 티치아노, 틴토레토, 그리고 베로네제가 베네치아 출신이었습니다.

p122 들라크루아는 역사가와 증인들이 전한 사실을 충실하게 묘사하려 애썼다. 오스만 튀르크 병사에 의해 납치되는 젊은 여인과 이미 죽은 어미의 젖을 빠는 아기의 모습, 그 밖에도 망연자실한 인물들은 당시 유럽 언론에 전해져 사람들에게 회자되던 키오스 섬 참상의 일부분이다.

p127 제리코는 세상의 불의에 맞서 화가가 해야 할 일은 역시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메두사 호의 뗏목은 화가 제리코가, 비열한 정부에 보낸 경고의 그림입니다.

p130 세익스피어는 그의 희곡 리처도 3세에서 영국 왕실의 역사 중 가장 참혹한 에피소드 가운데 한 장면을 사람들에게 환기시켰다. 1483년 에드워드 4세가 죽은 뒤 그의 두 아들이 런던탑에 갇혀 있다가 삼촌인 라처드 3세의 명령으로 목이 졸려 살해당하는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p168 하드리아누스의 흉상은 로마풍의 조각에서 조금 벗어나 있습니다. 그리스 철학자를 닮고 싶은 하드리아누스 본인의 욕망이 작품에 반영되었기 때문입니다.

p181 고대 로마제국 시대 이후 수백 년이 흘러 또 다른 제국주의가 전 세계를 강타하던 19세기경, 유럽인들은 식민지 문화재의 도굴과 약탈을 일삼았는데, 그때 유럽 여인도 처음 발굴됩니다.

p184 1830년 7월 2일 당시 프랑스의 왕 샤를 10세는 출판과 표현의 자유를 포함한 시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명령을 발표한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혼란을 막겠다고 내린 이 결정은, 7월 27일부터 29일까지 계속되는 격렬한 저항을 불러일으켰다.

p200 신화와 성경에 나오는 모든 장치를 장식화하는 데 능했던 루벤스에게 이런 장면을 꾸미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림 속에 천사를 등장시켜 여왕의 대관식을 더욱 화려하게 묘사합니다.

p204 이 그림의 제목 오달리스크는 정확한 고증 없이 그저 자기들이 사는 곳보다 동쪽이면 오린엔탈하다는 형용사를 붙이던 당시, 아랍 세계의 문화는 상당히 관능적이고, 더 나아가 퇴폐적이라고 제멋대로 생각하던 사회 분위기와 맞닿아 있습니다.

p233 아마도 에바 프리마 판도라는 프랑스 미술에서 최초의 누드화로 추정된다. 길게 누운 육체에서 우리는 차갑고 창백한 피부색을 마주하게 된다. 성경의 이브를 그리면서 동시에 판도라라는 장치를 넣은 것은, 그림 속 여인이 세상의 모든 악을 상징한다는 표현이기도 하다.

p271 보티첼리의 미인을 그려내는 솜씨는 이미 비너스의 탄생에서 입증되었습니다. 바르디니가 빌라 레미의 벽에서 이 그림을 처음 봤을 때 보티첼리의 작품임을 확신했던 건 바로 이 여신들 때문 아니었을까요?

p295 들라크루아와 쇼팽은 미술과 음악에서 낭만주의 정신을 게승한 대표적인 에술가로 꼽힙니다. 낭만주의는 말 그대로 인간의 감성과 무한한 상상력을 강조하는 문예사조로,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중엽까지 유럽 문화를 지배합니다.

p300 아르침볼도의 봄에는 기괴하면서도 시대를 초월하는 뭔가가 있다. 20세기에 이르러 초현실주의 화가들이 이 그림에 보낸 오마주가 이를 방증한다.

p307 바로크 미술의 거장 카라바조에게서 드러나는 격렬한 명암 대비와 빛을 사용한 무대장치 같은 화면연출은, 시몽 부에를 포함해 동시대 이탈리아에서 유학한 프랑스 화가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친 기법이었습니다.

p314 야사에 따르면, 이 그림에서 성모 마리아의 모델은 그 당시 라파엘로가 짝사랑하던 아름다운 정원사 아가씨의 모습이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이 그림이 종종 아름다운 정원사라고 불리는 것이다

p328 루브르의 네델란드관 한쪽 벽에 걸린 이 그림은 말 그대로 파격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초상화 위주로 전시된 이 방에 느닷없이 도살된 소를 그린 그림이 등장합니다. 그것도 네델란드 대표화가 렘브란트 작품입니다.

p334 플랑드르 화가들의 그림을 살펴보면, 흥미롭게도 이 지역의 산업적 특성이 배어있습니다. 이를테면, 이곳에서 발달한 정밀한 세공업과 직조업처럼 그림도 매우 섬세하고 정확합니다.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 마치 실을 짜고 장식을 하듯 화면에 작은 여백까지도 놔두지 않고 채워넣었습니다.

p361 루브르의 설명대로 그림 속 카스틸리오네의 표정과 눈빛, 얼굴의 각도 등에서 다 빈치의 모나리자가 겹쳐지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라파엘로는 모나리자의 아주 작은 부분까지 꼼꼼히 살펴 자신의 작품에 벤치마킹했습니다.

p380 왕족이나 귀족의 초상화에는 옷차림이나 소품에서 허세가 담기기 마련입니다. 퐁파두르 후작 부인의 초상화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 당시 화려했던 로코코 미술은 그런 풍조를 반영합니다. 모리스는 가진 자들의 허세를 그리는 게 싫었던 모양입니다.

p412 프랑스 고전파와 낭만파 화가들이 그린 대형 회화 작품들은 루브르가 자랑하는 컬렉션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목록으로 꼽힙니다. 다비드, 앵그르, 들라크루아, 제리코 등의 작품이 루브르의 넓고 화려한 방을 차지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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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필요한 시간 - 빅뱅에서 다중우주로 가는 초광속 · 초밀착 길 안내서
궤도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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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이 필요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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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은기간 : 2023/01/31 -2023/02/08


과학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을 넓힐 수 있는 책이다. 

많이 어렵지 않고 교약을 쌓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과학분야에 대한 연구가 깊어지면서 어려운 내용이 점점 많아지는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이라 좋았다.

어렵긴 하지만 새로운 과학적 연구가 나올수록 세상은 더 발전하는 것 같다.

과거에 함몰되지 말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열심을 다하자..


p28 창의성은 기억에서 온다. 이 논문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의 세계 10대 과학 성과로 선정되었고, 훗날 수십만 장의 기보를 집어넣은 알파고는 저장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우 창의적인 수를 두게 되었다

p30 우리가 인공지능의 승리를 습관적으로 경험하다가 어느새 과정에 대한 이해없이 맹목적으로 추종하게 된다면, 아주 작은 프로그램 오류에서 시작된 부당한 지시마저 곧이곧대로 수행할지도 모른다. 핵미사일을 도심 한복판에 떨어뜨리는 일이라도 말이다.

p43 앨런 튜링은 24시간마다 바뀌는 해독 불가능한 암호를 풀어내 조국을 지켜냈고, 무려 1400만 명의 목숨을 구했다. 전쟁과 무관해 보이기만 했던 한 수학자의 피나는 노력이 연합군에게 소중한 승리를 선사한 것이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튜링의 암호 해독 시스템은 한동안 완벽히 기밀로 유지되었지만, 튜링의 업적이 세상에 알려지고 나서는 현대 컴퓨터 과학의 시초로 자리를 잡았다

p49 지금의 컴퓨터는 0과 1로 계산하고 있지만, 양자역학적으로 보면 정보의 상태는 0과 1, 오직 두 가지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0이면서도 동시에 1인 중첩 상태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양자컴퓨터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가 탄생했다

p58 특수 상대성이론은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의 시간이 느려진다는 것이며, 일반 상대성이론은 중력의 크기에 따라 시간의 속도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p66 뇌의 기능과 관련해 다양한 문제가 나타나는 상태를 가장 포괄적으로 일컫는 개념이 치매이며, 뇌세포가 퇴화하는 알츠하이머병은 그중 하나인 가장 흔한 형태의 치매라고 볼 수 있다

p66 퇴화하는 알츠하이머병은 그중 하나인 가장 흔한 형태의 치매라고 볼 수 있다

p68 시냅스가 복잡하게 연결될수록 기억이 단단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수녀들의 시냅스는 정말 무시무시하게 복잡한 연결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녀들을 끊임없이 공부하고 생각하며 뇌를 관리해 왔다. 기억을 하나의 시냅스에만 저장하지 않고 새로운 시냅스를 계속 연결해 가며, 알츠하이머병으로 일부 연결이 끊어져도 나머지 시냅스로 마치 벤치의 후보선수들처럼 뛰쳐나가 그 자리를 채워준 것이다.

p76 인과관계를 찾아내기가 굉장히 힘들다는 것인데, 이런 문제는 기억을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고 조합하는 전전두엽이 꿈을 꾸는 도중에는 거의 작동하지 않기에 발생한다. 그런데도 아세틸콜린의 연상 작용으로 뒤죽박죽 떠오른 장면들이 어떻게든 서로 연결되면서 뭔가 그럴듯한 이야기로 만들어진다. 깨고 나면 도대체 이게 무슨 개꿈인지 정신이 없지만, 깨기 직전까지도 꿈속에서는 그럴듯하다고 여기며 고개를 끄덕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p85 가장 설득력 있는 답변은 우리의 뇌가 위급한 순간에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과거를 돌아본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면 우리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신묘한 방안을 머릿속에서 끄집어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저장한 모든 경험을 하나씩 꺼내 살펴봐야 한다

p98 개미지옥이 되어버린다. 오펜하이머와 스나이더는 어쩌면 그들의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업적이 될지도 모르는 우주 구성의 근본적인 발견을 덤덤한 어조로 풀어냈다.

p132 19세기 뉴턴이라 불리던 영국의 과학자 맥스웰은 당시 별개로 나누어져 있던 전기와 자기를 하나로 통합해 설명할 수 있는 방정식을 만들었다. 이게 바로 전자기파를 다루는 맥스웰 방정식이다

p134 누가 어디서 관측하든, 빛은 늘 일정한 속력을 갖는다. 그리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시간과 공간이 상대적으로 바뀌는 것이 바로 상대성이론이다

p137 멈추어 있는 소년이 보는 빛은 소녀와 함께 달리고 있기 때문에 더 긴 거리를 이동하게 된다. 빛이 이동한 거리를 시간으로 나누면 속력이 나오는데, 빛의 속력은 일정하니 소년이 잰 시간은 소녀보다 길어지게 된다.

p140 카르노가 증명한 건, 열이 고온에서 저온으로 이동할 때 일을 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반드시 외력이 작용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열역학 제2법칙의 위대한 발견이었다.

p142 주어진 공간 안에서 가능한 경우의 수가 작다면 엔트로피가 낮다고 표현하며, 반대일 경우 엔트로피가 크다고 한다

p151 책이든 신발이든, 일단 블랙홀로 들어갔다가 나오면 정보를 잃는다. 블랙홀은 무한한 우주의 역사에서 어느 순간 완전히 증발해 사라질 것이다. 다시 말하면, 블랙홀은 양자 정보를 빨아먹고, 호킹 복사를 통해 정보를 상실한 녀석들을 꾸준히 토해내다가 유유히 퇴장한다. 정보를 지워버리는 구간이 우주에 존재한다는 말이다. 우주는 전부 정보를 통해 기술되기 때문에 정보는 곧 우주의 모든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이렇게 되면 우리가 아는 우주 자체가 사라져 버릴 것이다.

p157 축구계의 살아 있는 전설 올리버 칸보다 훌륭한 수문장인 전자가 원자 주위를 철통 방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는 부딪히는 모든 것을 특유의 반발력으로 튕겨낸다. 어떤 것도 전자를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내부가 비었다는 사실을 결코 인지할 수 없다

p158 보지 않으면 파동이지만, 보는 순간 입자가 된다. 본다는 것은 결국 광자 혹은 그에 준하는 무언가가 부딪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를 관측 또는 측정이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이 관측이라는 행위, 상호작용이 양자 세게에서는 너무나 강한 충격이라, 전자는 파동의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현실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입자로 붕괴되어 버린다.

p167 배심원들이 집중해서 보고 있는 마지막 순간에 프리네의 옷을 실오라기 하나 남기지 않고 벗겨버린 것이다. 눈부시게 빛나는 그녀의 알몸이 드러나자 순식간에 장내의 모든 이들의 말문이 막혀버렸다. 히페리데스는 조용히 한마디 거들었다. “이로록 아름다운 여인을 누가 벌한단 말인가?” 마침내 그녀는 오직 아름답다는 이유 하나로 무죄가 된다. 측정할 수 없는 아름다움은 신의 의지로 받아들여야만 하며, 완벽한 그녀 앞에서 고작 인간이 만들어 낸 법은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결론이었다. 이 특별한 광경을 캔버스에 고스란히 담은 것이 장 레옹 제롬의 그림이다.

p172 모두지 믿기 힘들었던 양자역학 역시, 양자역학의 확률론적 해석을 반증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나오고 실험을 통해 이런 반증 아이디어가 틀렸다는 게 확인되면서 과학 이론으로 정립된 것이다

p177 디오판토스는 숫자 대신 문자를 써서 방정식을 게산하는 대수학에 몰두했다. 훗날 그의 묘비에는 이렇게 적힌다. “신의 축복으로 태어난 그는 인생의 6분의 1을 소년으로 보냈다. 그리고 다시 인생의 12분의 1이 지난 뒤에는 얼굴에 수염이 자라기 시작했고, 다시 7분의 1이 지난뒤 아름다운 여인과 결혼했다. 결혼 후 5년 만에 귀한 아들을 얻었지만, 가엾은 아들은 아버지 수명의 반밖에 살지 못했다. 깊은 슬픔에 빠진 그는 그로부터 4년간 정수론에 몰입했다가 일생을 마쳤다.

p183 와일스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한 이후 새 문제 만들어 달라는 부탁에 시도 때도 없이 시달리게 되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바로 밀레니엄 7대 난제로, 수학자들은 유일하게 증명된 푸앵카레 정리를 제외한 나머지 6개의 난제에 여전히 즐거운 마음으로 도전하고 있다

p190 자연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두 점을 잇는 길이가 최소인 선이며, 진공 속의 빛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고 완벽한 직선을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우주의 곡률을 구할 때, 우주배경복사라는 빛을 이용하며, 쉽지 않은 차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멈추지 않고 여전히 노력하는 중이다

p194 그 추측이 담긴 수식을 말로 옮기면 다음과 같다. 명확하게 끊어지는 부분이 없이 하나로 연결된, 닫혀 있고 무한하게 뻗어나가지 않는 세상의 다양한 형태는 당구공과 위상동형이다. 역시 어렵다

p196 우리는 이 어려운 난제의 증명이 끝나버린 것에 낙담했다. 그리고 위상수학을 사용하지 않고 증면한 것에 낙담했다. 심지어 처음에는 증명 내용을 누구도 이해하지 못한 것에도 낙담했다

p200 과학자가 자연을 연구하는 이유는 쓸모 있기 때문이 아니라 아름답기 때문이다. 만약 자연이 연구할 가치가 없다면, 우리의 인생 또한 살 가치가 없을 것이다

p205 불국사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석굴암 내부에는 본존불상을 둘러싼 돔 형태의 천장이 있는데, 동심원을 그리며 서로 맞물려 쌓인 돌들의 간격은 놀라울 정도로 오차없이 일정하다. 원주율로 원의 둘레를 정확하게 계산할 수 없었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다

p217 과학에서 유일한 실패는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상태이며, 혹시라도 실패한 과학자들이라고 불릴 만한 역사의 영웅들조차 새로운 통로를 열기 위해 힘차게 벽을 두드렸던 개척자들로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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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클래식 수업 7 - 슈만·브람스, 열정 어린 환상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7
민은기 지음, 강한 그림 / 사회평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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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처한 클래식수업 7

 : 민은기

 : 사회평론

읽은기간 : 2023/01/19 -2023/02/14


시리즈로 읽고 있는 클래식 수업...

이번 책은 슈만과 브람스다.

슈만과 클라라, 그리고 브람스는 워낙 유명한 관계라 에피소드도 많고 들은 이야기도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서 브람스를 새롭게 안 것 같다.

저자가 브람스를 좋아하는지 브람스가 너무 괜찮은 사람으로 설명된다.

빈에 갔을때 중앙공원에서 브람스의 묘를 봤었다.

브람스의 조각된 모습이 너무 진중하고 무거워보였는데 보이는 것보다는 마음도 넓고 유쾌했던 사람인 것 같다.

진중한 스타일답게 음악도 절제되고 고심한 흔적이 많은데, 왈츠도 좋아하고 대학축전 서곡같은 음악을 들으면 흥도 꽤 있었던 사람같다.

읽으면 읽을수록, 음악을 들으면 들을수록 맘에 든다.

아무래도 브람스 평전을 좀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음악을 더 깊이, 자주 들어봐야겠다..

뭔가 배우고 또 더 알고싶게 만드는 책은 좋은 책이다.

난 좋은 책을 한 권 또 읽었다..

즐겁다. 


p24 낭만주의가 싹트던 19세기 사람들은 이런 작품을 그저 허상이라며 우습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여기에 발휘된 상상의 힘을 높이 샀죠

p33 경이로운 대자연을 찬미하는 것도 신비로운 중세를 동경하는 것도 낭만주의죠. 동시에 생경하거나 파격적인 감정에 주목하느 ㄴ것 역시 낭만주의의 또 다른 모습이에요. 언뜻 보면 너무나 달라 모순처럼 보이는 요소들이 낭만주의라는 이름으로 한데 섞여 공존하고 있습니다.

p49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슈베르트는 평생 가난하게 살다 일찍 세상을 떠난 비운의 예술가로 알려져 있었어요. 그러나 사실 슈베르트의 인생이 그 정도로 비참하기만 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p63 이 가운데 특정 한 음, 다시 말해 으뜸음을 중심으로 작용하면 그 음악은 조성이 있다고 말해요. 그 조의 이름도 으뜸음의 이름을 따서 부르죠. 만약 으뜸음이 도일 경우 C장조 또는 c단조라고 합니다.

p82 음악과 함께하면 그 슬픔이 더 깊어집니다. 슈베르트는 ㄱ 어떤 작곡가보다도 감정을 세밀하면서 극적이게 다룰 줄 아니까요. 슈베르트의 가곡은 시의 분위기와 음악이 따 맞아떨어져서 단순히 듣기 좋은 걸 넘어 연주하는 맛이 있다고 합니다.

p91 슈만이 보기에 슈베르트에게는 그때까지의 음악가들과 다른 무엇이 있었던 겁니다. 슈만은 그걸 낭만성이라고 표현해요. 슈베르트가 낭만주의 시대의 최초의 거장이 될 수 있었던 건 다름 아닌 이 낭만적인 서정성 때문입니다.

p136 조금은 현실적인 이유였는데, 부유하고 고귀한 핏줄인 줄 알았던 에어네스티네가 가문의 재산을 전혀 물려받을 수 없는 사생아였다는 걸 슈만이 알게 됐거든요

p153 슈만은 클라라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며 소품곡을 썼는데 이건 온전히 클라라만을 위한 작품집이었죠. 이 작품집이 슈만을 대표하는 어린이 정경입니다. 일곱 번째 곡 트로이메라이가 널리 알려져 있어요

p193 이전까지의 교향곡은 주제 두 개를 계속 변형하고 발전시키는 식으로 진행됐는데 슈베르트의 교향곡은 그런 구성적인 설계에 얽매이는 게 아니라 긴 호흡으로 노래하는 느낌이 들거든요. 교과서적으로 말하면 낭만적인 서정성을 가졌다고도 할 수 있죠

p243 코셀은 그리 유명한 음악가는 아니었지만 마음을 담아 연주해라 같은 기본적인 메시지를 깊이 새겨줬어요. 결과적으로 브람스에게 아주 좋은 선생이 되어주었죠. 브람스도 평생 코셀을 존경했습니다.

p255 브람스의 음악 스타일을 대표하는 키워드가 바로 변주입니다. 앞으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브람스는 자신만의 변주 스타일을 만들어나가죠

p265 브람스가 리스트를 평가 절하했던 건 아닙니다. 브람스는 자기와 철학이 다르다고 느꼈을 뿐 평생 리스트를 존경했어요

p270 슈만은 요아힘에게 쓴 편지에 브람스를 젊은 독수리라고 지칭했는데 이후 독수리는 브람스의 별명이 됐습니다.

p296 슈만이 시인처럼 자기 내면의 환상을 음악으로 풀어낸 작곡가라면 브람스는 서재에서 영감을 찾았던 작곡가라 할 수 있습니다.

p302 클라라가 이 투어 중에 가장 기뻐했던 순간은 라이프치히 공연 때였습니다. 관객들은 잃어버렸던 딸이 돌아온 것처럼 엄청난 성원을 보냈고 클라라는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온 기쁨을 맘껏 누렸죠

p306 1주제는 음역대의 폭이 넓은데다 선율이 꼭 노래처럼 느껴져서 딱 슈베르트 같고 2주제는 반음계로 시작하는 점에서 바흐 같아요. 또 밝고 투명한 음악이 나오는 2악장은 멘델스존같이 느껴지고요. 게다가 3악장에서는 박자가 아다지오로 느려지면서 분위기가 심각해지는 게 굉장히 베토벤스럽습니다.

p314 제니 린드의 인기가 워낙 대단했던지라 반주를 맡은 클라라는 그야말로 그림자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었어요. 이 일로 클라라는 자존심에 크게 상처를 입었죠.

p338 그저 보수주의자로 치부하기엔 브람스의 음악들은 너무나 혁신적이고 낭만적입니다. A플렛단조 푸가만 해도 그래요 이 곡은 아주 옛날 곡 같지만 동시에 19세기 중반이 지나서야 등장하는 생소한 화음과 화성 진행 같은 아주 혁신적인 기법도 많이 쓰였습니다.

p380 관이 길어서 파동의 길이, 즉 파장이 길어지면 진동수가 줄어들기에 주파수가 낮을 수밖에 없어 낮은 음이 되고 반대로 관이 짧아서 파장이 짧으면 주파수가 높아져 높은음이 되는 원리지요

p386 다방면에 관심이 많았던 브람스는 춤음악인 왈츠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왈츠의 왕으로 잘 알려진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곡을 가리켜 “아쉽게도 내 작품이 아니”라며 부러움을 담아 칭찬하기도 했었죠.

p389 성벽이 얼마나 두꺼웠던지 허문 자리에 마차 여럿이 동시에 지나가도 끄떡없는 큰길을 내고도 공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결국 그 공간을 채우고자 당대 유럽 최고의 건축가가 총동원된 엄청난 규모의 공공 건축 프로젝트가 시작됐어요. 지금 빈 여행의 필수 코스인 빈 국립 오페라 극장, 정의의 궁전, 빈 미술사박물관, 빈 자연사박물관 등이 모두 이때 탄생했죠

p398 우리 식으로 이야기하면 역마살이 좀 있었다고 할까요? 브람스는 항상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 하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또 브람스는 여행을 아주 좋아했어요. 수입이 많았어도 일생 굉장히 검소한 삶을 살았던 브람스가 돈을 아끼지 않은 데가 여행이었죠

p415 완성된 버전의 독일 레퀴엠이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에서 다시 초연됐을 때, 반응은 그야말로 폭발적이었어요. 브람스는 독일뿐 아니라 스위스, 네델란드, 영국, 심지어는 저 멀리 러시아에서까지 엄청난 찬사를 받으며 유럽 최고의 작곡가로 등극하게 됩니다.

p431 브람스에게 필요한 건 작곡할 시간이 아니라 자기 확신이었나 봅니다. 브람스의 교향곡 1번이 다소 진지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띠는 데 반해 교향곡 2번은 전원 교향곡이라고 불릴 만큼 목자거이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강해요

p445 자기가 직접 그 기념행사를 위해 당시 대학생들이 술 마시며 놀때 즐겨 부르던 노래 네 개를 가져다가 대학 축전 서곡 Op.80을 작곡했으니가요. 신나는 노래가 연달아 이어지는 이 작품은 젊은 대학생같이 시종일관 밝고 기운찬 분위기로 가득합니다.

p451 브람스와 마이닝겐의 관계가 얼마나 돈독했는지 어떤 지역보다 먼저 브람스를 위한 기념비가 세워진 곳도 바로 마이닝겐입니다. 뵐로가 지휘자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브람스는 마이닝겐에 열네 차례 더 방문했어요

p469 이 곡이 포함된 네 개의 가곡이나 그 다음 작품인 여섯 개의 가곡이 브람스가 슈피스에게 작곡해준 연가곡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모든 노래에서 슈피스를 향한 순수한 열정들이 느껴지죠

p480 뵐로는 이 곡이 무척 새롭고 대단히 개성적이며 처음부터 마지막 음에 이르기까지 에너지가 흘러넘친다고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p484 이번 강의를 준비하면서 브람스가 간 여행지들을 모두 찾아봤는데 정말 하나같이 경치가 좋더라고요. 그중에서도 특히나 툰 호수를 마음에 들어했던 브람스는 그다음 해 여름에도 이곳을 다시 찾아왔죠. 툰 호숫가에서 보낸 첫해에 브람스는 첼로 소나타 2번, 바이올린 소나타 2번, 피아노 3중주 3번 등을 작곡했습니다.

p505 브람스도 이때 마지막으로 클라라를 찾아가 작별 인사와 위로를 전했습니다. 이 만남을 계기로 클라라의 죽음을 예감한 브람스는 네 개의 엄숙한 노래를 작곡하기 시작해요. 이건 클라라에게 바치는 작품이었죠

p516 작곡가 쇤베르크는 아주 작은 동기를 가지고도 곡 전체를 부족함 없이 이끌어가는 브람스의 능력에 찬사를 보내며 브람스가 20세기의 자유로운 음악 언어로 가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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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의 공부 - 어떻게 배우며 살 것인가
최재천.안희경 지음 / 김영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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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재천의 공부

 : 최재천

 : 김영사

읽은기간 : 2023/01/30 -2023/02/04


동물학자인 최재천 교수님의 대담집..

서울대, 하버드라는 고스펙을 자랑하지만 사실은 거품(?)이라고 자학하시는 재미있는 양반.

그런데 사실 알 수 있다. 서울대, 하버드가 그냥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라는 걸...

분명 운도 따랐겠지만, 근성도 있고, 머리도 있고, 노력도 했기 때문에 그정도 위치에 올라섰다고 생각한다.

부인의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여자들이 어떻게 우리나라에서 차별받는지 이야기하고, 대학원생들의 출신학교를 이야기하며 상위권대학에만 좋은 인재들이 몰려있는게 아닌 걸 이야기한다.

대학에 갈 때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그 이후에는 놀던 과거와는 달리 지금은 취업등을 위해 대학생들도 열심히 공부하는 줄 알았는데, 중국이나 미국에 비하면 대학생들이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공부하는 즐거움에 대해서 내용이 많지않아 좀 실망이다.


p35 푸민 박사가 중국과학원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제가 꼭 껴야 한다고 해서, 중국의 고산지대인 상그릴라로 갔더니 노르웨이 학자들에서 유라시아 학자들까지 모두 모였더라고요. 중국과학원이 중국, 한국뿐 아니라 유라시아 전체를 연구하겠다고 기획한거죠

p44 칙센트미하이 선생님이 그 방식을 최고로 치는 이유는,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서로를 돌보는 보살핌을 발현시킨다는 점인데요. 학교에 오면 윗반 선배들이 아랫반 후배들이 외투를 벗겨주고 신발 끈을 풀어주고, 수학도 6학년이 4학년을 가르치고 5학년이 3학년을 이끌어준다고 합니다.

p57 과학중에 물리학은 수학을 수단으로 쓰고요. 생물학은 수학을 몰라도 공부할 수 있는 분야인데, 수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으면 상당히 유리합니다.

p63 미국 학생들은 한 시간을 주고 풀라고 하면 못 풀지만, 2-3주를 주고 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풀라고 하면 대부분 푼다는 거죠. 그 정도까지는 중,고등학교에서 훈련을 받는 겁니다.

p82 저는 그냥 건더뛰거든요. 감 잡았으면 겁 없이 껴들어 이야기합니다. 그런 제 모습을 보곤 아내가 말해요. “세상 사람들 이상하다. 엉터리를 왜 맨날 모셔가려고 하는지…”

p83 저는 공부의 구성 요소를 이렇게 생각합니다. ‘젊은 친구들,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어차피 조금은 엉성한 구조로 가는 게 낫다. 이런 것에 덤벼들고 저런 것에 덤벼들면, 이쪽은 엉성해도 저쪽에서 깊게 공부하다 보면, 나중에는 이쪽과 저쪽이 얼추 만나더라’ 깊숙히 파고든 저쪽이 버팀목이 되어 제법 힘이 생깁니다.

p96 행복하기 위해 게으름을 피워야 하는게 아니라 게으름을 피우기 위해 행복해야 한다

p120 피터에게 가장 먼저 배운 영어 표현이자 삶의 수업이 You’ve never know until you try에요. 우리는 해보기 전에 절대 알 수 없어라면서 미국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정신이라고 설명했죠

p124 우리 사회는 주립대학교 출신에게 그렇게까지 주목하지 않습니다. 물론 제가 실력으로 뭔가를 입증하는 일도 벌어질 수는 있겠지만, 저에게 하버드대학교 출신이란 아우라는 굉장한 거품을 줬어요

p130 대학 문턱을 넘은 학생들에게 성실과 지식을 채울 수 있도록 양적으로라도, 공부를 많이 시키는 틀을 갖춰야죠. 적어도 많이 하는 분위기는 만들어줘야 하지 않을까요?

p133 삶이란 게 그래요. 함께하는 일을 열심히 해도 자기 일을 못 챙기면, 나중에 상대가 나보다 더 잘나갈 때 상대에게 “너는 노력을 더 해야겠다”라는 말을 듣는 험한 꼴을 당할 수 있씁니다. 반대로 내 것은 열심히 챙기면서 같이 일할 때 얌체처럼 굴면 동반추락하고요. 이 둘을 어떻게 잘 조율나느냐가 인생이죠

p144 성공한 사람이 자신이 어떻게 성공했는가에 대한 책을 써서 돈을 더 번 사례는 아는데, 그 책을 읽고 성공한 사람을 본 적이 없거든요

p156 우리는 실수하면 완전히 그 동네에서 매장된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더라’가 제 결론이고요. ‘너무 겁먹지 말고 들이대라’가 제 조언입니다

p181 성적을 잘 받은 학생들은 대체로 자기 관리에 충실합니다. 성실하기는 해요. 성적은 성실함을 측정하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창의성을 보여줄 수는 없습니다

p215 비엔나에서 가장 미운 사람에게 주는 가장 지독한 저주의 선물은 차라고 합니다. 차를 사 주면 미치고 환장한다고요. 그 차를 관리할 수가 없거든요. 주자찰 공간도 없고 차를 가지고 나가면 돈을 너무 많이 써야 하고요. 비엔나는 차가 없는 사람들에겐 편한 도시죠

p224 지금 인터넷을 뒤지는 젊은 세대는 스스로 편집합니다. 기성세대는 명저 한 권을 붙들고 흡수했죠.

p233 우리는 아이를 너무 가르치려고 덤벼드는 것 아닐까? 침팬지가 배우듯이 몸으로 익히면 긴 인생에 훨씬 더 강력한 학습이 될 텐데, 급하게 욱여넣으려고 애쓰는 게 아닐까?

p239 우리나라 학교는 구조가 너무 천편일률이에요. 건물이 들어낮고 그 앞에 큰 운동장 하나가 덩그러니 있습니다. 유현준 교수님은 그 모양이 교도소 건물과 똑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p281 며칠 후에 기획회의를 하는데, 그동안 논의했던 내용을 다 버리고 제가 말한 내용으로 정리해서 가져왔더라고요. “아니, 그동안 논의하셨던 내용은 다 어디 갔어요?라고 물었더니, “원장님 말씀이 가장 좋아 보여서 그 방향으로 잡았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조직의 장이 말하면 모든 게 무너져요

p282 제 머릿속에 있는 빅데이터를 보면, 대부분 첫 마디를 튼 사람이 계속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p291 제 아내는 우리나라에서 수차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여성, 학력, 서열의 편견에서 번번이 고통받아야 했어요. 저는 일이 잘 풀렸고요. 남자였고 편견에 맞는 이런저런 조건을 갖췄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내가 고생한 상황을 잘 아는 동료로서, 미국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함께 부당함에 맞섰는데요. 서로 각자 가고자 하는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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