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로마 신화 7 : 헤라클레스 - 정재승 추천, 뇌과학을 중심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12가지 키워드로 신화읽기 그리스·로마 신화 7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정재승 추천 / 파랑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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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인물들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사나이이며, 영웅이라고 불리는 사나이.



시시각각 올림포스 신들을 노리고 있는 기가스들과의 대전쟁을 준비하는 제우스에게 운명의 여신들은 곧 신들과의 전쟁이 시작된다며 제우스에게 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반인반신의 인간 대영웅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예언을 한다. 바람을 피우는 제우스가 헤라에게 딱 걸렸을 때 하는 변명으로 안성맞춤!



미케네를 세운 영웅 페르세우스 가문의 딸 알크메네를 선택한 제우스는 그녀의 남편 암피트리온이 전쟁에 나가게 만들고 이때를 틈타 암피트리온으로 변장을 하고 알크메네와 사흘 같은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모든 사실을 받아들인 암피트리온은 위대한 스승들에게 헤라클레스의 교육을 맡기게 된다. 건장한 청년으로 성장한 헤라클레스는 단 한 방에 곤봉으로 사자를 내리쳐 잡았다는 소식은 먼 곳까지 퍼져 나가게 된다.



악하고 비굴한 자들은 거들떠보지 말고, 인류를 위해 악에 대항하고, 약한 자들을 도와주고, 세상의 괴물을 없애는 일에 나서라는 여신의 도움으로 헤라클레스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게 된다.



헤라클레스는 메가라와 결혼하고 세 명의 자식을 낳고 알콩달콩 살고 있었는데, 너무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 모습에 너무나 배가 아팠던 헤라는 그의 눈을 가리고 이성을 잃게 만들어 모든 가족을 살해하게 만든다. 이건 너무 잔인하다. 아무리 질투에 눈이 먼 헤라라고는 하지만 정신 차린 헤라클레스는 어찌 살라고.



헤라클레스는 델포이 신전에 가서 미케네에서 에우리스테우스를 위해 그가 명령하는 열두 가지의 위대한 과업을 이루어 내면 자식을 죽인 죄를 용서받을 수 있다는 신탁을 듣게 된다. 과연 열두 가지 과업은 무엇일까? 아무리 대영웅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가혹하다.



사자를 잡는 첫 번째 과업을 시작으로 열두 번째 과업을 모두 완수하기까지 12년이 걸리게 된다.


헤라클레스가 열두 가지 과업을 완수한 곳들을 지도에서 살펴보면 그리스인들의 식민 도시 분포와 비슷하다. 지금은 신화처럼 읽히고 있지만 진짜로 실제 했던 역사 속 인물의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인생의 아이러니가 이런 걸까? 헤라는 헤라클레스를 너무나 미워하는데, 미워하는 아기의 이름이 헤라의 영광이라는 뜻의 헤라클레스라는 이름을 갖게 되고, 아기가 헤라클레스인 줄 모르고 자신의 젖을 먹이게 된다. 젖 빠는 힘이 너무 센 나머지 아기를 밀치게 되는데 그때 헤라의 젖이 하늘에 뿌려지면서 은하수 Milky Way라는 단어의 유래가 되었으니 밤하늘을 바라보고 인류의 조상들이 지어낸 상상력의 결과물이 놀랍기만 하다.



언제쯤 헤라는 헤라클레스와 화해하고, 헤라클레스는 과연 평안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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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 신화 6 : 다이달로스 이카로스 탄탈로스 에우로페 - 정재승 추천, 뇌과학을 중심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12가지 키워드로 신화읽기 그리스·로마 신화 6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정재승 추천 / 파랑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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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를 탐험이라는 열쇳말로 6권이 나왔다. 인생 자체를 탐험의 여정으로 볼 수 있다.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고자 하는 호기심의 발동과 열정은 죽는 날까지 끝나지 않을 것이다.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 그리고 탄탈로스와 에우로페의 이야기를 통해 신나는 탐험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는 하늘을 날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대신해 주는 표상이 되었다. 그 옛날 금기된 영역에 도전하는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비행기를 타고 전 세계 못 가는 곳이 없고 더 나아가 우주선을 타고 우주여행의 시대가 되었으리라.



다이달로스는 누구든 한번 들어가면 절대로 빠져나올 수 없다는 그 유명한 미궁을 만든 전설적인 장인이다. 미궁 가장 깊은 곳에는 인간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미노타우로스(사람의 몸에 소의 머리를 한 괴물)가 갇혀있다. 미노스 왕은 아테네의 백성을 재물로 바쳤는데 그걸 지켜보던 테세우스는 다이달로스의 도움으로 그들을 구출하게 된다. 미노스 왕이 이 사실을 알고 노발대발하여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는 자신들이 만든 미궁에 갇히게 된다.



다이달로스는 밀랍과 깃털을 왕비에게 부탁하고 조금씩 모은 깃털로 네 짝의 날개를 완성하게 된다. 하지만 주의사항이 있었다. 너무 낮게 날면 파도에 깃털이 젖게 되고, 그렇다고 너무 높게 날면 태양열에 밀랍이 녹아 버리기 때문이다. 다이달로스는 젊은 아들에게 단단히 일러두지만, 이카로스는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태양을 향해 날아오르다 바다에 추락하게 된다.



예나 지금이나 젊은이들은 어른의 말을 잔소리쯤으로 치부하는 건 비슷했나 보다. 하지만 젊은이들의 이런 무모하지만 용기 있는 도전 정신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다양한 곳에서 눈부시게 발전해 온 역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다이달로스의 현명함을 동양적으로 얘기하면 중용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리스 비극에 빠지지 않고 자주 등장하는 단골손님 탄탈로스 가문. 탄탈로스는 신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었다. 하지만 점점 그의 자만심은 한없이 부풀어 올랐고 오만에 빠져서 그만 신들의 비밀을 사람들에게 폭로하게 된다. 이것을 지켜보던 제우스는 아들을 너무나 사랑했기 때문에 경고만 했을 뿐, 벌을 주지 않았다.



그러자 더 오만방자해진 탄탈로스는 자신의 막내아들 펠롭스를 죽여서 음식으로 만들어 신들에게 대접하고는 신들을 시험하게 된다. 하지만 신들이 속았을까? 탄탈로스는 하계 타르타로스로 추방당한다. 물이 있지만 결코 마실 수 없는 갈증, 과일이 가까이 있지만 먹을 수 없는 배고픔, 머리 위에 떨어질 것처럼 위태로운 바위가 흔들거리는 공포에서 영원히 시달리는 벌을 받게 된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사라지지 않는 갈증과 배고픔에 바위에 깔려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탄탈로스의 형벌이라는 이 이야기에서 Tantalize라는 단어가 유래하게 된다. Tantalize는 (보여주거나 헛된 기대를 갖게 하여) 감질나게(안타깝게) 만들어 괴롭히다, 애타게 만든다.라는 뜻이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으면서 영어 단어의 유래를 알 수 있는 재미가 있어서 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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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 신화 5 : 디오니소스 오르페우스 에우리디케 - 정재승 추천, 뇌과학을 중심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12가지 키워드로 신화읽기 그리스·로마 신화 5
메네라오스 스테파니데스 지음, 정재승 추천 / 파랑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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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를 놀이라는 열쇳말로 5권이 나왔다. 놀이가 뭘까? 사전적 정의는 여러 사람이 모여서 즐겁게 노는 일 또는 그런 활동을 말한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과정을 즐기는 것. 혼자 놀아도 좋지만 여러 사람이 모여서 놀아도 좋은 것. 그러다 근사한 결과가 나타나기도 하는 놀이.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신들은 어떻게 놀았는지 또, 어떤 멋진 결과물들을 만들었는지 들여다보자.



신의 눈물이라 불리는 포도주가 어떻게 빚어졌을까? 포도주는 인간의 역사와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온 친구가 아닐까 싶다. 로마 신화에서는 바쿠스로 불리는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는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줄까. 



그리스 로마에 나오는 다른 신들과는 다르게 디오니소스는 모든 곳에서 숭배되는 신이었다. 늘 기분이 좋고 명랑한 포도주의 신으로 디오니소스를 기념하는 축제에 빠질 수 없는 포도주는 고단한 사람들의 생활을 달콤하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테베의 카드모스 왕의 딸 세멜레 공주가 바로 디오니소스의 엄마였다. 제우스가 한눈에 반할 만큼 아름다웠고 불같은 사랑으로 디오니소스가 태어났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헤라의 질투가 시작된다. 유모로 변신한 헤라는 제우스의 진짜 모습을 보여줘야 진짜로 사랑하는 것이라며 의심의 씨앗을 뿌리게 된다. 세멜레는 스틱스 강에 맹세하고 진짜 모습을 보여달라고 제우스와 약속을 하게 된다. 



제우스는 절대 어길 수 없는 스틱스 강에 맹세를 했고 자신의 진짜 모습은 인간이 감당할 수가 없다는 것을 알지만 약속을 지키게 되고 세멜레는 빛과 열기에 타 죽기 전에 디오니소스를 낳게 된다. 제우스는 비통했지만 디오니소스를 자신의 허벅지에 넣어 키웠다. 허벅지에서 태어난 디오니소스는 숲은 요정 히아스들의 손에서 자라게 된다.



디오니소스는 여행을 좋아했고 다니는 곳마다 포도 농사를 짓고, 포도주를 만드는 방법을 사람들에게 가르쳐 준다. 모든 도시에서 웃음과 축제, 춤과 노래로 사람들은 디오니소스를 숭배하게 된다. 


​​


놀이라는 열쇳말에 딱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 위대한 가수이자 시인, 아폴론이 선물한 리라 연주의 명수로 가장 유명하고 사랑받는 사람 오르페우스! 4권 호기심에 나왔듯이 오르페우스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도 유명하다. 그의 아내 에우리디케에게 라케시스가 골라준 운명은 가장 행복한 순간에 뱀에 물려서 죽는 것이었다. 오르페우스의 슬픔은 그를 저승까지 찾아가 하데스를 찾아가게 된다. 저승에 있는 카론과 케르베로스를 지나 하데스를 만나 음악을 연주하자 저승을 나갈 때까지 절대로 뒤돌아보지 말라는 경고를 들었지만, 잘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그 호기심 때문에 에우리디케를 데려오지 못하게 된다.



그의 노래와 연주가 시작되면 산천초목과 짐승들도 감동을 받는다는 전설이 따라다녔다. 그의 목소리가 녹음되어 현재까지 전해졌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흐흐. ​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서평단 #그리스로마신화 #메네라오스스테파니데스 #파랑새 #정재승추천 #디오니소스 #오르페우스 #에우리디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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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니체가 내 삶을 흔들었다 - 니체와 함께하는 철학 산책
장석주 지음 / 문학세계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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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르 파티 Amor fati



철학자 중의 철학자, 유럽의 붓다로 불리는 니체.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매번 도전할 때마다 큰 숨을 들이쉬고 첫 장을 펼쳐 들지만, 철학에 관심만 많았지 제대로 된 공부를 하지 않은 나에겐 도대체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모르는 책 중 하나다. '신은 죽었다.', '위버멘쉬Ubermensch', '영원 회귀' 정도만 단편적으로 알고 있을 뿐!



그런데,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로 시작하는 <대추 한 알>의 장석주 시인의 삶을, 철학자 니체가 흔들었다는 책을 내셨다니. 안 읽어볼 수가 없지. 니체의 철학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흔들어 놓을지 궁금해졌다.



스무 살 청년 장석주의 말랑한 뇌에 꽂힌 니체의 철학은 내 앞에 펼쳐진 전쟁 같은 삶을 회피하지 않고 맞서 싸우는 법을 알려주고, 삶을 긍정하고 기쁨을 얻는 법을 배웠단다. 그래서 세계와 불화하는 자들, 길고양이처럼 하염없이 떠도는 자들, 세계에 대한 환멸로 괴로워하는 자들에게 한 움큼의 위로와 용기, 꿈의 작은 조각을 건네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책이다.



주의사항 : 이것은 사유의 유격전을 위한 교본으로 두개골을 부수는 벼락이 될지도 모른다는 경고문을 일단 날리고, 니체 철학의 정수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속으로 들어가 보자.



자신을 다이너마이트라고 선언하는 철학자 니체는 춤의 리듬을 격려하고, 웃음의 화관을 쓰라고 가르친다. 체화해 내면서 음악같이 즐겨야 한다. 니체 입문자를 위한 기초 정보가 담겨있는 안내서로 제1부를 시작한다.



니체는 정신의 세 단계 변화를 얘기한다. 노래할 줄도, 춤출 줄도 모르고 무거운 짐깨나 지는 짐승인 낙타의 삶과 자신의 욕망과 성공을 위해서 살아가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은 사자의 삶에서 남들에게 속박 받지 않고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주체의 삶을 사는 어린이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한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서 노인이 사자 꿈을 꾸는 대목이 나온다. 고기를 단 한 마리도 잡지 못한 날이 84일이었지만 노인은 또다시 바다로 다시 나가고, 청새치를 잡아 돌아오지만 상어떼를 만나 앙상한 청새치의 뼈만 남게 된다. 하지만 노인은 느긋한 잠을 자며 사자 꿈을 꾸고 있다. 낙타의 삶에서 어린이의 삶으로 나아간 노인의 모습인 것 같다.



매일 다람쥐 쳇바퀴 같은 일상을 살고 있는 현대인의 삶이 니체가 말하던 삶과 죽음의 영원 회귀보다는 작은 일상의 영원 회귀는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매일 같은 시간에 출근하고, 퇴근하고, 모두들 낯선 곳으로 가기 위해 고속도로는 주말 나들이 차량으로 항상 정체다. 난 지금은 낙타의 삶을 살고 있나 보다.



1883년에 탄생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니체는 당시 사람들에게 이해받기를 원하지 않았다. 백 년 후의 독자에게 기대를 걸어보기로 한 니체의 기대 때문에 100여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니체 철학이 지금 더 활짝 날개를 펼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춤추고 웃어라!


항상 떠나라, 익숙한 곳에서 낯선 곳으로!


날마다 '낡아진 나'에서 탈피하며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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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메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3
다자이 오사무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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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인간 실격>이 싫었던 분들에게 권한다. 아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재치 발랄한 작품들이 허무주의 요조로 변했을까?



다자이 오사무의 본명은 쓰시마 슈지 (津島 修治つしま しゅうじ)이다. 필명으로 사용하고 있는 다자이 오사무는 그의 고향인 쓰가루 사투리로 읽었을 때의 발음이라고 한다. 쌀을 살로 발음하는 것과는 너무 다른 느낌이다. 제주도 사투리를 들으면 못 알아듣는 그런 느낌인 듯. 훗!



다자이 오사무는 <인간 실격> 딱 1권으로만 만났었다. 그것도 <인간 실격>의 주인공인 요조를 예명으로 사용한다는 가수 요조의 이야기 때문에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데카당스 같은 허무주의 문학은 너무 무거워서, 문장이 아무리 아름답다고는 해도 다자이 오사무의 다른 작품을 선뜻 읽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1939년 서른 살에 결혼을 하고 가장이 되면서 인생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한 시기에 집필한 작품집이라며 <인간 실격>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라며 권하는 친구의 추천으로 읽기 시작했다.



데카당스 Décadence는 19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시작되어 유럽 전역으로 전파된 퇴폐적인 경향 또는 예술운동을 가리키는 용어다.(출처:네이버 문학비평 용어 사전) 대표 작가로 사카구치 안고의 <타락론>, 오다 사쿠노스케의 <백치>,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등이 있다. 하지만, 일본은 패망 이후 정신적으로 공황에 빠진 일본 젊은이들에게 데카당스 문학이 지지를 받게 되지만 유럽의 것과는 약간 성향이 달라진다.



표제작 「달려라 메로스」는 그리스 신화 다몬과 핀티아스 Damon und Phintias와 독일 시인 프리드리히 폰 실러의 시 <인질>을 전거로 삼아서 '우정과 신뢰'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자신을 대신해서 인질로 잡혀있는 친구 세리눈티우스를 찾기 위해 달리고 있는 메로스와 함께 뛰고 있는 기분이 드는 건 나뿐만이 아닐 것 같다. 짧은 문장이지만 호흡이 빨리지는 신기한 경험을 해보길 권한다.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하는 온갖 방해와 장애물을 뛰어넘는 우정과 믿음에 서로의 뺨을 한대씩 때리면서 기쁘게 우는 모습에서 원작이 있는 작품이지만, 다시 한번 다자이 오사무의 문장력과 유머에 놀랐다.



옛이야기 중 카치카치산カチカチ山은 잔혹 전래 동화로, 카치카치는 일본어로 '딱딱'이란 뜻으로, 돌 따위를 부딪히는 소리를 말하는데 카치카치산은 딱딱산이라는 뜻이다. 너무나 잔혹한 전래동화를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무자비함과 단순함으로 돌려 말하는 다자이 오사무의 유머러스에 놀랐다.



<달려라 메로스>에 실린 작품들은 마치 그리스 로마 신화나 이솝 우화를 읽는 느낌이었다. 짧지만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 속에 담겨있는 유머 코드에 웃음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무거웠던 다자이 오사무가 아니라 재기 발랄한 이야기꾼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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