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준의 나주 수첩 2 - 송일준과 함께 하는 즐거운 나주 여행 송일준의 나주 수첩 2
송일준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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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는 서울에서 KTX와 SRT를 타고 나주역까지 2시간이면 도착하기 때문에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할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 시티투어버스도 있었으나 현재는 COVID-19로 운행하고 있지 않다. 슬프게도 COVID-19가 참 많은 것들을 멈추게 만들었다.


나주와 관련된 역사적 인물은 누가 있을까? 나주시 다시면 운봉리 백동 마을에 조선 왕조 개국 공신 삼봉 정도전의 유배지가 있다. 성리학적 사상에 입각해 조선 왕조의 개혁 작업을 이끈 정치가, 철학자, 사상가였던 정도전. '경상도 봉화 사람 정도전'은 9년의 유배 생활 중 3년을 운봉리에서 보냈다. 타락할 대로 타락한 고려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나라를 설계한 혁명가가 되기 전에 3년간 머물던 유배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다르겠지만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던 자리였을까.


답전보는 농부의 말을 듣고 삼봉이 크게 깨우친 일을 적어 놓은 글이다. "나는 대대로 농사짓는 사람으로 밭을 갈아 나라에 세금을 내고 남은 것으로 처자를 먹여 살리니 그 밖의 것은 나의 알 바가 아니다. 그대는 물러가라. 나를 어지럽히지 마라." 백성들은 결코 어리석지 않다. 위정자들이 정말 그렇게 생각할까?


나주에 있는 소충사는 거북선을 만든 나대용 장군을 모시는 사당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하사한 소충사. 빛날 소昭자를 쓰는 소충사 철제 안내판에 부를 소召자가 써져있다. 여기도 잘못된 안내판이 있다. 전에 알쓸신잡에서 유시민 작가가 강릉 오죽헌 안내문에 신사임당을 설명하고 있는 문구가 대단히 봉건적이라며 격분한 적이 있었는데 그 후에 오죽헌 관리사무소는 자문을 받아 안내문을 수정하는 일이 있었다. 그곳뿐만이 아니라 잘못된 안내문들은 허다할 텐데 방송이나 언론의 뭇매를 맞고 나서야 잘못을 바로잡으니 답답하다.


봄에는 유채꽃을 시작으로 배꽃도 보고 연꽃을 보고 단풍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영산강 주변을 다채롭게 잘 가꾼다면 사계절 내내 축제가 가능하지 않을까?


천년고도 나주의 역사와 문화를 그냥 방치할 것이 아니라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나주를 홍보하고 나주를 알릴 수 있는 홍보의 수단으로 지역축제를 많이 이용했으면 좋겠다. 지자체에서는 홍보비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나주를 자주 놀러 가고 싶은 곳으로 만들고, 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싶어지는 도시로 탈바꿈하게 되면 지역사회도 발전할 것이다.


올해는 6.1 지방선거가 있다. 나주 수첩을 읽다가 검색해서 알게 된 사실이 있다. 나주에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긴 한가보다. 나주시장 출마 예정자가 17명에 달한다. 그중 송일준 작가도 포함되어 있다. 나주가 고향이고 퇴직 후 나주에 터를 잡았고, 나주에 대한 책을 읽다 보니 나주를 사랑하는 마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권력의 욕심이 아닌 진정으로 나주를 사랑하는 바람이 많이 불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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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준의 나주 수첩 1 - 송일준과 함께 하는 즐거운 나주 여행 송일준의 나주 수첩 1
송일준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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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나주배! 겨울이면 나주곰탕! 배와 곰탕만 생각나는 나주가 품고 있는 역사와 이야깃거리가 이렇게까지 풍성할지 몰랐다. 작년에 제주도에 여행 갈 때 <송일준 PD 제주도 한 달 살기>를 들고 간 기억이 있다. 제주도 한 달 살기가 유행처럼 퍼지고 있었던 때라서 한 달 동안 제주에서 거주하는 사람은 어디로 여행을 다니는지 궁금했었다.



이젠 자신의 고향인 나주 오래 살기를 하며 나주 구석구석을 다니며 작은 수첩에 적은 것 같은 나주 여행 에세이가 나왔다. 서울에서 살다가 퇴직 후에 고향으로 내려가는 큰 결심을 하게 된 이유는 뭘까? 궁금해지는 대목이었다. 친구들과 유년 시절의 추억이 있다고 해서 덜컥 시골로 내려가긴 힘든 결정이지 않았을까?



나주라는 도시 이름은 고려 혜종 때부터 쭈욱 나주라는 이름으로 불린지 천년이 넘은 오래된 도시다. 우와~ 천 년이라니. 그런데 왜 천년고도라고 하면 경주만 생각나는 걸까? 저자는 역사와 관련된 관광 콘텐츠로 만들지 못했고, 홍보 부족으로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관광지로 성장하려면 볼거리와 먹거리가 있어야 한다. 나주에는 유명한 나주곰탕이 있고, 600년 역사의 홍어 음식 거리가 있고, 나주를 관통하고 있는 영산강이 흐르고 있는데 그런 풍성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관광 콘텐츠와 홍보로 연결시키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송일준 작가가 구석구석 다녀본 나주를 들여다보자. 제주에서 한 달 살기를 할 때 제주도 표선에 나주 금성산신을 모시는 신당이 있었는데 제주와 나주를 이어주는 전설이 있다. 나주 금성산에 살던 '천구아구대멩이'라는 뱀이 제주도 서귀포 토산에 좌정하였다고 한다. 나주의 쌀 문화가 제주에 유입된 것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있다. 그 옛날 영산강을 통해 외국 배들이 드나들 정도로 개방된 지역이었는데 현재는 하구언으로 막혀있다.



천년 고도인 나주에는 544년 백제시대에 창건한 미륵사가 덕룡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다. 미륵사에는 '보물 461호 마애칠불상'과 '보물 462호 석조여래 입상' 보물이 2점이 있다. 특이하게도 이 보물들은 고려 시대의 작품이다.



무안 백련지 연꽃 축제는 하얀 연꽃으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나주에 무안 백련지보다 무려 십만 평방미터가 더 큰 연못이 있다고 한다. 넓이 43만 평방미터의 우습제로 오백 년 전에 만들어진 곳이 있는데 '우습제 생태공원 홍련 군락지'라는 팻말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관리가 잘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와 목포 사이에 위치한 나주에는 왜 유명한 지역축제가 없을까? 나주 축제를 검색해 보니 한수제벗꽃축제, 영산강홍어축제, 마한문화축제가 나온다. 나주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텐데 나주라는 지명을 넣어서 홍보를 한다면 더 큰 효과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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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방 박노해 사진에세이 4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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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작은 어머니 자궁의 방에서 태어났으니 첫번째 내 작은 방이다. 가장 작은 방에서 사랑으로 태어나 어머니의 품에서 안정을 찾고 성장한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자신의 방을 찾는 여정을 떠나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작은 방에서 시작했는데 왜 사람들은 점점 크고 비싼 방을 갖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것일까? 내 방이 커질수록 내 영혼의 방은 점점 더 쪼그라지는 듯하다. 하나 갖은 사람이 하나 더 갖기 위해서 전력질주를 하면 주변에 하나도 갖지 못한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저 앞만 보고 달리기 때문이리라.



단칸방에서 온 가족이 살았던 어린 시절에는 내 방을 가질 수 있기를 그렇게 원하더니, 어른이 된 지금도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집이지만 이 집에서 나만을 오롯이 위한 내 서재 방을 가질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미니멀리즘이 유행처럼 번질 때도 희한하게도 다른 것들은 다 아깝지 않은데 왜 그렇게 책은 못 버리는지 이사 다닐 때마다 아저씨들에게 그렇게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도 이놈의 책욕심은 어떻게 다스려야할지 아직 모르겠다.



흑백사진을 보면 빛과 어둠은 항상 공존하는 세상인 것을 볼 수 있다. 그와 같이 옳고 그름도 항상 공존하는 세상이니 자신이 갖고자 하는 욕심이 커지면 그에 상응하는 만큼 다른 곳이 작아지는 것이 세상 이치일 것이다. 우크라니아-러시아 전쟁도 서로 자국의 이익을 위한 국제정치적인 상황으로 볼 수 있을 것이리라.



박노해 시인의 <내 작은 방>은 핑크빛으로 나를 채찍질하려고 만났나보다. 자꾸 나를 반성하게 만들고 마음 속을 들여다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흑백 사진의 빛과 어두움의 묘한 이 느낌을 무어라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진정한 나를 찾고 주위에 휘둘리지 않고 꿋꿋이 나아갈 힘은 바로 온전히 내 마음 속 작은 방에서 나오는 빛이리라. 그 빛을 등대 삼아서 흔들릴 때마다 위안을 삼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리라.

내 마음의 Cappadocia, Turkey,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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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사진에세이 3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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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이상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라는 존재로, 단 한 번뿐인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인간의 길이라고 한다면 그 길은 누구나 처음 걸어가는 길일 것이다.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니, 간혹 길을 잃어도 길이 찾아오고, 또 그 길을 걸으면 길이 시작된다.


길을 잃고 헤매던 때가 있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살아가는 것인지 답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때가. 일상의 시간을 평온하게 보내고 있는 듯이 보였지만, 내 마음속이 바로 지옥이었던 때가 있었다. 그럴 때 낯선 곳으로 떠나보면 평소에는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기도 한다. 낯선 곳에서 길을 잃었을 때, 막막한 순간이 지나고 나면, 새로운 길을 만났다는 기쁨의 순간이 찾아온다. 길손에게 환대해 주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길 위의 학교 ⓒ박노해 (Pakistan,2011)


지난 20여 년 동안 지도에도 없는 낯선 길 위에서 유랑자로 걸으면서 박노해 시인이 보았을 그 순간들을 담은 37점의 흑백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어떻게 걸어갈 것이며, 어디로 걸어갈 것인지 많은 생각들이 교차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중에서 '길 위의 학교'는 배움에 목말라 있는 아이들이 먼 길을 걸어와서 길 위에서 배우고 있는 사진은 짠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희망을 포기하지 말라는 응원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볼 수 있었다.



'눈물 흐르는 지구의 골목길에서' (사진 박노해, 『길』 수록작)


지구촌이라는 말처럼 전 세계가 하나의 마을처럼 느끼고 실시간으로 SNS를 통해 소통하던 세상에 COVID-19로 하늘길이 막히기 시작한 2020년에 노란색 표지의 <길>이 출간되었다. 그리고 또 지금 길이 끊긴 곳이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2022년 2월 22일 새벽에 시작되었다. 전차와 폭격으로 길이 끊기고, 피란민의 탈출 행렬이 시작되었다. 팬데믹 보다 더 무서운 전쟁이 지구 반대편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제 상황. '눈물 흐르는 지구의 골목길에서'라는 사진으로 빨리 종전이 선언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실어본다.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길 #박노해 #느린걸음 #사진에세이 #박노해사진에세이 #흑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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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박노해 사진에세이 2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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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빨간색 표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면 갈수록>이라는 서시로 문을 열고 있다. 희망과 믿음과 사랑이 나를 살아있게 만들고, 가난과 고난과 고독이 나를 죽이지 못하고, 오히려 더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만들고, 살아있게 만들었다는 박노해 시인의 시.


한국도 전쟁이 끝나고 대부분이 가난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든 물건이 넘쳐나는 시절이 되어버렸다. 책상 서랍을 한번 열어보자. 예전에는 모든 물건이 귀했던 만큼 한 자루의 연필도 몽당연필이 될 때까지 쓰고도 볼펜 자루에 끼어서 사용했었는데 이젠 몽당연필을 보기도 힘들다. 레트로라는 이름을 달고 아예 몽당연필로 만들어져서 팔리는 연필이 있을 뿐.


박노해 시인의 눈으로 포착한 흑백 사진이 보여주고 있는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만든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국경 분쟁이 끊임없는 파키스탄 히말라야 고원의 풍경들, 불타는 태양과 사막의 나라 수단의 풍경들, 인레 호수와 함께 보여주는 버마인들의 단아한 미소들, 수마트라섬의 고산지대에서 피어나는 향기로운 커피 향이 나는 인도네시아 가족들, 올리브 나무가 끝없이 펼쳐진 광야 마을에 살고 있는 가족들이 길손을 환대하는 수단, 안데스 고원 5천 미터에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학교를 다니고 있는 잉카의 후예 께로족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한 페루, 말을 타는 유목민이 보여주는 호감의 미소로 반겨주는 티베트, 불필요한 동작 없이 나일강에서 전통 배를 타는 소년이 살고 있는 에티오피아, 동쪽은 인도 서쪽은 파키스탄인 분쟁의 땅 카슈미르, 폐허의 유적지 옆에 서 있는 한 그루의 올리브 나무가 들려주는 적막한 고대 도시 페르가몬, 마지막으로 마추픽추 산정 돌벽 틈에 처연히 홀로 피어있는 민들레가 반복되는 역사를 되돌아 보라는 듯 은밀하게 손짓하고 있는 페루.


내가 가장 자주 가는 서울 종묘에서 가끔 인생무상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날이 있다. 날이 너무 좋은 날에 특히 그런 느낌을 자주 받는다. 다음에 가면 나도 흑백 사진으로 찍어봐야겠다. 종묘가 주는 적막감과 인생무상을 생각하며 좀 더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삶을 가꿔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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