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정수윤 옮김 / 북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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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지원도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년》은 한 소년을 향한 사랑을 고백한 작품이라는 점만으로도 오랫동안 화제가 되었지만, 이 소설의 진짜 가치는 금기를 넘어선 용기보다 고독한 인간이 타인을 통해 구원받는 순간을 얼마나 섬세하게 포착했는가에 있다.


가와바타는 천애 고아로 자란 자신의 결핍을 숨기지 않는다. 세이노를 향한 감정은 단순한 우정도, 쉽게 규정할 수 있는 사랑도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가장 부끄럽고 연약한 모습을 아무런 조건 없이 받아들여 준 존재를 향한 절박한 애착이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성별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 준 단 한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세이노는 사랑의 대상인 동시에 상처 입은 소년을 지탱해 준 안식처이며, 가와바타가 평생 잊지 못한 마음의 고향이다.


가족들의 무덤 한가운데서 요절을 걱정하고 독서로 도피했던 고독한 중학생의 일기와 편지, 회상을 교차시키며 사춘기의 혼란과 욕망, 죄책감까지도 숨기지 않는다. 그 솔직함 덕분에 《소년》은 소설이라기보다 한 인간의 가장 순수했던 내면을 들여다보는 기록처럼 읽힌다. 훗날 《설국》과 《이즈의 무희》에서 꽃피울 가와바타 특유의 서정성과 아름다움 역시 이미 이 작품 곳곳에서 싹트고 있음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크다.


《소년》은 누군가를 사랑했던 기억보다, 사랑받았던 기억이 한 사람의 생을 얼마나 오래 지탱하는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70년 넘게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했던 이유를 이해하게 되면서도, 지금 이 시대에야말로 더욱 깊은 울림을 주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마음은 시대보다 오래 살아남는다. 그래서 가와바타의 고백은 특정한 사랑의 이야기를 넘어, 누구나 한 번쯤 품었던 외로움과 구원의 기억을 조용히 흔들어 놓는다.


#소년 #가와바타야스나리 #북다 #일파만파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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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압축 조선사 - 500년 역사가 단숨에 읽히는 지식의 본질만을 압축하다, 초압축 시리즈
로빈의 역사 기록 지음, 유정호 옮김 / 믹스커피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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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지원도서

조선사는 학교에서 가장 많이 배우는 역사지만, 막상 공부를 시작하면 왕 이름과 사건이 뒤섞여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다. 『초압축 조선사』는 그런 고민을 가진 청소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은 조선사를 암기해야 할 내용이 아니라, 하나의 큰 흐름으로 이해하도록 이끌어 준다.

48만 명이 넘는 구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아 온 유튜브 채널 '로빈의 역사기록'의 강점이 그대로 담겨 있다. 복잡한 역사를 단순히 줄이는 것이 아니라, 핵심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뛰어난 전달력에 있다. 영상에서 느꼈던 쉽고 명쾌한 설명이 책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처음 조선사를 접하는 학생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태조부터 고종까지의 역사를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어떤 변화로 이어졌는지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설명하기 때문에 조선 500년의 큰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덕분에 역사 드라마나 영화에서 만났던 인물과 사건들도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를 스스로 생각해 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특히 내신과 수능, 한능검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중요한 내용만 핵심적으로 정리되어 있어 공부하기에도 좋고, 시험을 위한 지식을 넘어 오늘날의 정치와 교육, 사회문화가 조선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까지 생각해 볼 수 있어 역사 공부의 의미를 한층 넓혀 준다.

역사는 과거를 외우는 과목이 아니라 현재를 이해하는 열쇠다. "역사는 어렵다"라는 편견을 "생각보다 재미있다"라는 경험으로 바꿔주는 책이다. 조선사를 처음 제대로 읽어보고 싶은 청소년은 물론, 한국사의 흐름을 쉽고 명확하게 다시 정리하고 싶은 분들에게 입문서로 추천하고 싶다.

#초압축조선사 #로빈 #로빈의역사기록 #믹스커피 #일파만파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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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날 대신해 소설, 잇다 5
김명순.박민정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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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지원도서


100년이 지나도 여전히 남아 있는 상처


『천사가 날 대신해』는 100년 전을 살았던 김명순과 지금을 살아가는 박민정, 두 여성 작가의 작품을 함께 읽을 수 있다. 처음에는 시대가 너무 달라 공감하기 어려울 것 같았지만, 책을 덮고 나니 두 작가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사회 속에서 약한 위치에 놓인 사람들이 어떻게 상처받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김명순의 소설 속 여성들은 자신의 잘못이 아닌 이유로 힘든 삶을 살아간다. '첩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손가락질 받고,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하지 못하며,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간다. 지금은 너무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당시에는 그것이 여성들의 현실이었다.


박민정의 소설은 시대는 바뀌었지만 약자를 괴롭히는 방식은 여전히 존재한다. 학교나 직장처럼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는 곳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따돌림과 무관심이 한 사람을 점점 무너뜨린다. 시대는 바뀌었지만 약자를 향한 폭력은 다른 모습으로 계속되고 있다.


100년의 시간을 건너 만난 두 작가는 같은 질문을 던져준다. 나는 약한 사람의 편에 서는 사람인지, 아니면 모른 척 지나치는 사람인지 생각해 보게 만든다.


#천사가날대신해 #김명순 #박민정 #의심의소녀 #돌아다볼때 #외로운사람들 #작가정신 #일파만파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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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들섬과 세운상가 - 왜 시장이 바뀌면 서울이 바뀔까
박경선 지음 / 돌고래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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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지원도서


도시는 누구의 것이어야 하는가!


서울은 끊임없이 바뀐다. 낡은 건물이 사라지고 새로운 랜드마크가 세워질 때마다 우리는 '더 좋아졌다' 혹은 '세금 낭비다'라는 평가부터 내린다. 그러나 『노들섬과 세운상가』는 그보다 한 걸음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도시는 과연 누구의 것인가. 그리고 공간을 바꾸는 권력은 누구를 위해 행사되는가.


건축과 도시공간을 연구하고 서울시에서 직접 실무를 경험한 저자는 노들섬과 세운상가라는 두 공간의 변천을 따라가며, 도시가 어떻게 정치의 언어가 되는지를 차분하게 해부한다. 개발과 재생이라는 서로 다른 철학을 내세운 두 시장(오세훈→박원순→오세훈)은 겉으로는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결국 공간을 자신의 비전과 리더십을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무대로 활용했다는 점에서는 놀랍도록 닮아 있었다.


서울이라는 공간이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시간이 쌓이는 장소라는 사실이다. 시민들은 그곳에서 일하고, 사랑하고, 추억을 만들며 자신만의 의미를 덧입힌다. 하지만 정치가 바뀔 때마다 공간 역시 처음부터 다시 설계되고 이전의 흔적은 지워진다. 그 과정에서 사라지는 것은 건물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과 관계다. 책 속 인터뷰에서 흘러나오는 상인과 실무자들의 목소리는 도시계획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을 뒤흔드는지 생생하게 증명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 준다. 우리는 새로운 건물이 생기면 디자인이나 예산부터 따지지만, 정작 누가 결정했고, 누구의 목소리가 반영되었으며, 그 결과를 누가 감당하는지는 자주 묻지 않는다. 저자는 바로 그 질문을 시민에게 돌려준다. 도시는 정치인의 업적을 전시하는 무대가 아니라 시민의 시간이 축적되는 삶의 공간이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노들섬과 세운상가는 서울이라는 도시의 일부이지만, 사실 이 책이 말하는 문제는 모든 도시가 안고 있는 현실이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개발 공약, 전임자의 흔적을 지우려는 정책, 장기적 비전보다 임기에 맞춰 움직이는 도시계획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은 서울의 공간을 다루면서도 민주주의와 행정, 권력, 시민 참여를 함께 생각하게 만드는 사회적 교양서가 된다.


『노들섬과 세운상가』는 건축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라 권력을 읽는 책이다. 그리고 도시를 소비하는 시민에서 도시를 질문하는 시민으로 우리를 한 걸음 옮겨 놓는다. 공간은 콘크리트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을 둘러싼 권력과 기억, 그리고 시민의 참여로 완성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준 의미 있는 책이었다.


#노들섬과세운상가 #박경선 #돌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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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임브리지 몽골 제국사 2 - 주제별 역사 케임브리지 몽골 제국사 2
미할 비란.김호동 엮음, 최소영 옮김 / 사계절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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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지원도서


"몽골제국은 세계를 정복한 나라가 아니라, 세계를 연결한 시스템이었다."


"몽골이 만든 국가는 어떤 모습이었는가." 우리는 몽골을 떠올리면 흔히 말을 탄 기병과 거침없는 정복 전쟁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케임브리지 몽골제국사 2권』은 칼끝이 아니라, 그 칼끝 이후에 세워진 국가의 구조와 그것을 움직인 원리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 책은 정복의 연대기를 따라가는 대신 제도, 이념, 군사, 경제, 종교, 과학, 예술, 환경, 여성과 젠더라는 아홉 개의 주제를 통해 몽골제국을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으로 해부한다. 울루스와 역참망은 광대한 영토를 연결하는 행정망이었고, '하늘의 위임'이라는 이념은 서로 다른 민족과 문화를 하나의 질서 아래 묶는 정치적 상상력이었다. 다민족 군대는 정복지를 흡수하는 장치였고, 은을 중심으로 한 경제와 시장은 유라시아를 하나의 교역권으로 연결했다. 종교는 경쟁보다 공존을, 과학과 예술은 국경보다 교류를 통해 발전했다.


특히 옮긴이의 말에서 강조하듯, 이 책은 몽골을 '역동적이고 통합된 역사적 체계'로 바라본다. 이는 몽골제국을 단순한 침략 국가나 일시적인 패권으로 축소하지 않고 사람과 정보, 기술과 사상이 대륙을 가로질러 이동했던 거대한 네트워크로 이해하게 만든다. 역참망을 따라 상인과 장인, 학자와 종교인이 이동했고, 페르시아와 중국의 학문은 협동과 경쟁 속에서 새로운 발전을 이루었다. 예술은 서로 다른 전통이 뒤섞이며 새로운 양식을 만들어 냈고, 자연환경과 기후마저 제국의 형성과 팽창을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로 제시되고 있다.


몽골제국은 유라시아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한 최초의 세계 시스템에 가깝다. 물론 그 출발에는 폭력과 정복이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그 파괴의 역사에만 머물지 않고, 그 이후 어떤 제도와 사상, 교류와 융합이 가능했는지를 함께 보여 준다. 그래서 '몽골은 얼마나 많이 정복했는가'보다 '몽골은 무엇을 연결했고, 무엇을 남겼는가'라는 질문을 갖게 된다.


오늘날 세계화와 초국경적 연결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몽골제국은 낯선 과거가 아니라 이미 오래전 인류가 처음으로 경험한 '연결된 세계'의 시작이었음을 새롭게 생각하게 만든 책이었다.


#케임브리지몽골제국사 #김호동 #사계절 #일파만파독서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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