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사진에세이 3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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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의 무게


묵직한 물 항아리를 이고 날마다 사막을 건너는 라자스탄 여인들. 귀한 물을 기다리는 식구들과 가축들을 위해 무거운 걸음을 하루도 멈출 수 없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건 사랑, 사랑 없이 무거운 짐을 지고 갈 수 있을까. 사랑의 무게를 지고 걷는 고귀한 이여.



머리 위에 올려져 있는 물 항아리의 무게를 버티게 만드는 힘, 매일 물을 길어 다니는 걸음걸음에 사랑이 없다면 불가능할 것 같다. 라자스탄 전통 춤에 한 여인이 11개의 항아리를 올리고 걷는 공연이 있는데, 2~3개를 머리에 얹고 걷는 행위만으로도 불안불안한데 11개까지 올리는 공연은 그 시간만큼 구경꾼들을 쫄리게 만든다. 그녀의 물 항아리도 사랑으로 가능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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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방 박노해 사진에세이 4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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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숲속의 목욕 터


흙먼지 이는 길을 걸어 장터에 다녀온 아가씨들이 집으로 들어가기 전에 들르는 숲속 목욕 터. 전통 의상 렁지를 끌어올려 가슴을 감싼 여인들은 건강하고 부드러운 어깨를 빛내며 흐르는 강물에 몸을 담그고 땀을 씻어낸다. 오늘 하루 좋았던 일, 나빴던 일도 다 꺼내 놓으며 행여 얼룩진 마음 구석까지 깨끗이 정화한다.


저렇게 목욕을 해 본 적은 없지만, 어린 시절에 동네 빨래터에서 물장난을 쳤던 기억이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해진다. 더운 날씨의 흔적도 씻어내고, 나쁜 일이 있었다면 나쁜 기분도 다 씻어내버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얼마나 가벼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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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나의 선택 1 - 3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3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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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두 살의 폼페이우스가 아버지를 따랐던 퇴역병 군대를 다시 끌어모아서 술라의 군대와 합류하기 위해서 출발한다. 술라를 마주한 폼페이우스는 깜짝 놀라게 된다. 아름답고 매력적이었던 술라는 온데간데없고 대머리는 가발로 가리고, 또 피부는 심각한 질병에 걸려 잠도 못 자고 햇볕에 나오지도 못할 정도로 엉망진창의 몰골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찾아온 목적을 얘기하자, 술라는 폼페이우스를 성대한 만찬을 열고 기쁘게 맞아주었다. 술라와 폼페이우스는 서로를 호적수로 생각하고 서로를 이용하는 사이일 뿐이다. 연고 제조법을 손에 넣은 바로 의원은 술라의 가려움증을 잠재울 수 있을까? 전투 중에 몸을 긁고 있는 대머리의 술라를 상상해 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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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준의 나주 수첩 2 - 송일준과 함께 하는 즐거운 나주 여행 송일준의 나주 수첩 2
송일준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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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삼즐, 꽃차교실 수다향



나주에 있는 꽃차교실 수다향은 꼭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다. 기와집 안에 너른 거실을 교실로 사용하고 있다. 꽃차교실의 송명희 원장님은 직접 형형색색의 꽃잎을 따고 직접 손질을 한다. 꽃잎과 꽃받침을 덖어서 만들고 계신다. 수다향은 꽃차의 제조법도 가르치고, 천연 세제, 화장품, 비누 등 천연 제품을 만드는 법도 가르치는 곳이다. 수다향에 가면 분명 가방 가득 천연 제품들로 채워서 돌아올 것이다. ㅎㅎ. 꽃차는 세 가지 색을 세 번 즐긴다. 생화, 덖은 꽃, 물을 부으면 다시 피어나는 꽃으로 색깔도 다 다르다. 눈으로도 마시고 향으로도 마시고 입으로도 마실 수 있는 꽃차. 아~ 향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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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박노해 사진에세이 1
박노해 지음, 안선재(안토니 수사) 옮김 / 느린걸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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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마다 꽃


다친 아빠를 돌보다 엄마도 몸이 아프다. 이른 아침 산에 올라 땔나무를 해오는 어린 딸. 이슬 맺힌 연초록 아웅더비 꽃을 꺾어 들고 와 집안 불전에 바치며 하루를 시작한다. 버마에서는 아무리 가난한 집이라도 매일 아침 꽃을 사서 불전에 바친다. 사람은 밥이 없이는 살 수 없지만 영혼이 없는 밥은, 경외가 없는 삶은, 시든 꽃잎처럼 사라지고 마는 덧없는 생이기에.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어른이든 어린이든 다른 가족들도 모두 아프다. 가세는 가난할 수 있지만 영혼이 가난해서는 안 된다. 사람이 사는데 경외가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있을까? 어린아이의 웃음소리에도, 땀방울을 식혀주는 바람의 손길에도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삶만이 진짜로 살아 있는 경외일 것이다. 매일 아침 꽃을 불전에 바치는 기쁨을 느끼는 아이도 매일매일 진짜로 살아 있음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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