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비즈니스 산책 - 나는 런던에서 29가지 인사이트를 훔쳤다! 비즈니스 산책 시리즈
박지영 지음 / 한빛비즈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비즈니스는 생활 속에 있다, 런던 비즈니스 산책

 

'비즈니스'라는 단어를 들으면 골치아픈 경제적 용어가 함께 떠올랐다. 비즈니스, 상업, 대규모의 사업. 그런 것들은 복잡한 것이라고 생각했고, 가깝기보다는 멀게 느껴졌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에 제목을 보고 뭔가 무거운 느낌일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 생각은 보기 좋게 깨져버렸다.

 

책 속에서는 다양한 비즈니스 사례들이 차례로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생각과는 달랐던 것은 큰 규모의 사업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생활과 가까운 사업에 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비즈니스'라는 것에 대해 새로운 개념정의를 내리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먼저 본 것은 대규모 사업을 하고 있는 사업가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각각의 스타일로 성공적인 사업을 하고 있는 사업가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그 중 본받고 싶은 면을 가지고 있었던 인물은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었다. 그의 무모한 도전정신. 아무것도 모르는 분야에도 사업을 확장하는 과감함. 그것은 현재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일단 도전하는 정신. 황당무계한 듯 보이는 반짝 사업들을 펼쳐가면서, 많은 실패를 경험했겠지만 그래도 결국 성공해낸 사업들이 있었다.

그리고 비즈니스라는 단어와 아주 잘 어울리는 런던의 금융지구 '사티'에 위치한 독특한 건축물들. 익히 들어본 이름의 건물들이 꽤 있었다. 그 건축물들의 디자인에 관한 설명을 읽어가면서, 저자가 이야기하듯이 논란이 되어 유명세를 탈 정도로 기발한 건축 디자인이 우리 나라에도 있었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역시 이 책에서 느꼈던 매력은 런던 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간 사업에 있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미술관과 박물관의 사업 이야기. 영국의 국립 미술관, 박물관은 모두 무료라고 한다. 문화 유토피아를 꿈꾸는 영국. 입장료를 무료로 한 대신 참신한 마케팅 전략으로 재정을 채워나간다.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처럼 밤중에 박물관을 둘러보고 그곳에서 잠자기도 하는 프로그램이라던가, 고급스런 레스토랑을 운영한다던가, 대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하기도 하는 모습들은 참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심지어 다소 파격적으로 느껴지는 이벤트도 있었는데, 미술관 한가운데에서 파티를 여는 행사도 있었다!

또 눈길을 끈 다른 것은 런던 교통국의 대중교통과 관련된 사업. 지하철 노선도를 예술가들이 제작해서 특별함을 더하기도 하고, 대중교통과 관련된 상품들을 파는 숍을 마련해서 탐나는 물품들을 많이 소개하고 있는 것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한 좋은 마케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거기에 버스커를 뽑는 오디션 같은 것을 여는 것도 흥미로웠다. 이건 우리나라에도 적응되면 재미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어진 이야기들에서 비즈니스는 한걸음 더 생활과 가까워진다. 누군가가 하는 '사업'이 아니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비즈니스. 그것은 플리마켓이다. 영국인들은 중고품을 이용하는 것에 익숙해서 플리마켓을 잘 이용하고 중고품을 취급하는 매장들이 많다고 한다. 오래된 물건에 담겨 있는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 내용을 읽어가면서 그들의 생각이 부러웠다. 어떤 물건이던지 간에 오래오래 손질하며 사용하는 문화. 또 남이 쓰던 것이라도 껄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모두 깔끔하게 사용하는 것. 학교에서 열리는 플리마켓이 있기도 했다. 그런 문화가 우리나라에도 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편 방송 사업에 대해 소개한 부분들도 있었는데, 저자가 국내에 들어올만큼 괜찮은 것 같다고 생각한 프로그램은 지금은 이미 국내에서 한 번쯤 다 시도해 본 컨셉이었다. <스타와 함께 춤을>은 '댄싱 위드 더 스타'가 떠올랐고, <와이프 바꾸기>도 예전에 케이블 방송에서 비슷한 컨셉을 본 기억이 났다. <나랑 같이 저녁 먹어요>의 경우는 '집밥의 여왕'이 떠올랐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연예인들이 대결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자기 집의 음식을 제공한다는 기본 컨셉은 비슷한 것 같다. <탑기어>는 동명의 제목으로 이미 몇 시즌이 제작되기도 했다. 그래서 이 부분에서는 신선함이 좀 덜하긴 했지만, 그만큼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이미 진행되었던 방송 컨셉도 꽤 많이 가지고 왔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이렇게 소개한 것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비즈니스라는 것이 이렇게 다양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런던의 다양한 비즈니스를 통해 런던, 나아가 영국이라는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도 엿볼 수 있었다. 부제가 참 맞는 말이다.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는 도시'라는 것. 산업혁명이 가장 먼저 일어난 나라답게 긴 시간 동안 변화를 겪어 오면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알게 된 좋은 생각들이 사업에도 많이 적용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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