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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도 습관이다 - 서른, 당신에게 필요한 독설 연애학
이선배 지음 / 나무수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표지에 붙어있는 큼직한 표제 '싱글도 습관이다' 의 '싱'자字 왼쪽에 작은 사이즈로 ' 서른, 당신에게 필요한 독설 연애학' 이라는 부제가 보인다. 정말 아주 작은 사이즈다. 솔직히, 난 그 부제를 책을 다 읽고 나서야 봤다.
제목은 '싱글도 습관이다' 이지만, 부제처럼 아주아주 독하게 싱글인 그녀들을 '까고' 있다.
제목이 말해주는 싱글이 포함된다는 '습관' 은 다리를 떤다거나, 잠자기 전 침대에서 발을 비빈다거나, 초조할때 손을 비빈다거나, 머리카락을 꼬는 등의 가볍고 귀여운 습관이 절대 아니다.
이 책에서의 '싱글' 이라는 '습관' 은, 담배를 핀다거나, 스트레스를 폭식으로 푼다거나, 초조할때 손톱을 물어 뜯는다거나, 군것질 거리를 입에 하루종일 달고 사는 등, 삶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주는 습관에 포함될 터다.
난 남자이지만, 그리고 독자이지만!! 정말 내가 움찔움찔 할 정도로, 책을 보면서 작가를 대신해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싶을 정도로 , 싱글인 그녀들에게 독하디 독한 독설을 퍼붓고 있다.
이 책은 여느 실용서적들과 마찬가지로, 문제제기 - 원인파악 - 여러예시 - 해결방안 - 실천방안 과 같은 틀로 각 챕터들이 구성되어 있다.
이 말은 즉,
'성공을 위한 100가지' 를 읽고 성공한 사람,
'아침형 인간' 을 읽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게 된 사람,
'20대에 꼭 해야할 100가지' 를 읽고 100가지를 다 한 사람,
'설득의 방법' 을 읽고 최고의 샐러리맨이 된 사람,
'메모의 기술' 을 읽고 세상에서 가장 꼼꼼한 사람이 된 사람,
'간고등어 코치 S라인을 만들어 줘' 를 읽고 S라인이 된 사람.
요런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아주아주아주 효과적인 책이란 뜻이다.
일단, 이 책을 읽고 나도 싱글 탈출하겠어~ 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펴는 사람들은 독한 문장들에 이리 터지고 저리 터지며 그로기 상태로 책을 덮고 실신할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고 싱글 탈출하기란, 위에 언급한 사례들만큼 힘들테니 말이다. (모든 실용서적이 그러하듯 말이다.)
기본적으로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우선 첫 부분에서는 자신의 현 상황을 냉정하게 파악한다.
나는 왜 싱글생활을 청산하지 못하는가에 대한 근원적이고도 환경적인 여러 요소들을 짚어내는데, 아마 많은 분들이 대단히 공감하실터다. 그와 함께 그런 요소들을 타파해 나가는 방법들이 제시된다.
두번째 부분에서는 본격적으로 싱글을 탈출하기 위해 '어장'으로 뛰어드는 방법들이 소개된다.
어떤 물이 좋은 물인가? 어떤 고기가 좋은 고기인가? 를 알려주듯 말이다.
그와 함께 좋은 찌와 낚싯대, 낚싯줄을 고르는 요령과 낚시꾼으로서의 마음가짐도 소개해준다.
사실, 많이 알려진 이야기들이긴 하지만, 지나친 환상을 가지고 있는 30대 싱글녀들의 환상을 깨뜨려 준다는데 많은 의의가 있다.
왜 이렇게 우리나라에 골드, 실버미스들이 많은지 비교적 냉정하게 파악해준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싱글을 탈출한 후 그 생활을 유지해나가기 위한 방법들이 제시된다.
이 부분이야말로, 가장 힘든 부분이 아니겠느냐, 생각되면서도 가장 유용하고 유익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남자인 나에게도 유익한 이야기들이 많았고, 커플인 분들도 이 챕터만큼은 상대방과 함께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반적으로 신랄한 문체와 적절한 배치가 술술 잘 읽혀 나갔다.
한가지 좀 걱정스러운 부분은, 지나치게 신랄하다보니, 등장하는 사례의 남자들이 거의 죄다 나쁜놈들이라는 사실이다.;;
자칫하면 남자에 대한 안좋은 고정관념과 편협한 시각을 조장할지도 모른다는 점이 조금 마음에 걸렸다.
여자들이 이 책을 읽고, 자기에 대한 부분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고, 남자들에 대한 부분만 모두 기억한다면, 싱글 탈출은 혹성 탈출만큼 어려워질테니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 예시로 소개되는 나쁜 남자들이 여자에게 하는 짓들을,
부끄럽게도 ,
나는 남자이지만, 여자들에게 당했다.;;;;;;^^;;;;;
남자든 여자든 기본적으로 연애에 성 역할은 없는 듯 하다.
책의 말미에도 언급되지만, 언제나 문제는 '나 자신' 이다.
오랫동안 싱글인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한번쯤은 권하고 싶은 책.
싱글을 탈출하지는 못하더라도, 탈출할 생각을 조금은 하게 될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