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센더 Vol. 2 : 기계 달 시공그래픽노블
제프 르미어 지음, 더스틴 웬 그림, 임태현 옮김 / 시공사(만화) / 2017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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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소년 아톰의 스페이스 오페라 버전.
이렇게 표현하면 이 작품 팬들이 들고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주인공 팀-21은 분명 아톰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만약 아니라고 한다면, 단지 유사하다고 언급해도 상관없다. 나는 이 유사성을 결코 이 작품을 깎아내리기 위해 사용하려는 것은 아니다. 감정을 느끼고, 부모님의 사랑을 갈구하는 소년 형태의 로봇은 아톰 이후로 명백한 전형성을 갖게 되었으며, 수많은 작품들이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더 과거의 작품들을 파헤쳐보면, 소년형태의 인공물이 사람의 마음을 갖는다는 아이디어는 여기저기 널려있을지 모르지만, 일단 이 작품은 '만화' 이고, 나는 일본만화의 영향을 받고 자란 한국남성으로서 '팀-21'을 보는 순간 아톰을 떠올렸다.
다시 말하지만, 팀-21과 아톰의 유사성은 단지 캐릭터 뿐으로, 이 작품의 평가에 어떠한 영향도 끼치지 않았고, 혹시나 이 글을 보게 될 다른 분들의 감상과 평가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기 바란다. 

이 작품은 SF의 팬들에게는 "대단히 신선한" 아이디어로 시작하는 작품은 아니다.
오히려 많이 본 아이디어들을 설정화 해서 시작하는데, 특히 "지구가 멈추는 날" 이나 "우주전쟁" 같은 고전 SF의 아이디어들을 한층 세련되게 꾸미고, '터미네이터' 의 설정을 가져와 우주적인 스케일로 펼쳐놓는다.
아직 2권까지밖에 보지 못해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순 없지만, 이 작품에서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작화가 더스틴 응우옌의 유려한 수채화다. 그림체 자체도 명확하고, 뎃셍도 아주아주 적확한 것은 물론, 연출과 색감도 아주 인상적이다.
요새는 디지털 툴이 워낙에 잘 나와있음에도, 수작업으로 작업한 것 같다. 
물감이 번지는 느낌과 종이의 질감이 잘 드러나 있어서 참 좋았다.
수많은 필터들이 난무하는 요새의 그래픽 노블과 확연하게 느껴지는 따뜻함과, 기술력이 돋보인다.

다시 말하지만, 로봇에 인격이 부여되는 소재의 작품들은 많다.
이제는 일종의 레퍼런스로서 공공의 재화처럼 사용되므로, 결국은 그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펼쳐낼 것이냐의 문제다.
그리고 만화의 경우, 연출과 컬러, 디자인을 포함한 작화까지 더해지면, 응용범위는 무궁무진해진다. 
인격을 가진 소년 로봇이 자신을 구입했던, 처음으로 사랑해줬던 인간을 찾아나선다. '엄마' 라는 그 인간은 이미 죽었고, 자신과 친구로 어린시절을 보냈던 소년은 로봇 사냥꾼으로 자라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인간과 로봇이 서로를 증오하며, 거대한 전쟁이 막 시작된 장대한 우주에서, 나이를 먹지 않은 소년 로봇이, 이제는 성인이 된 인간을 찾아나선다. 
프랑스 작가의 이야기와 베트남 작가의 그림이 만나 장대한 스페이스 오페라를 아날로그 기술로 그려낸다.
이 자체만으로도 얼마나 낭만적인가!!  
그것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다음권 언제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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