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52) 배트맨 3 : 가족의 죽음 세미콜론 배트맨 시리즈
스콧 스나이더 외 지음, 이규원 옮김 / 세미콜론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읽기는 한참 전에 읽었는데, 뒤이어 나온 [제로이어-비밀의 도시] 와 [제로이어-어둠의 도시] 를 읽은 뒤 다시 읽으니 새삼 와닿는 대목들이 있어 다시금 리뷰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올빼미 법정]과 [올빼미의 도시]도 리뷰는 안 했더라.)

배트맨 시리즈는 '뉴52'라는 타이틀로 DC유니버스가 일종의 리부트를 한 작품들 중 가장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사실상 현재까지도 DC코믹스 전체를 하드캐리하는 중이다. 


뉴52 배트맨 시리즈의 3번째 국내 번역본인 [가족의 죽음]에서는 일단 배트맨이 조커를 제압한 몇 년 후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과정 중 '돌메이커' 라는 또다른 빌런에게 조커는 얼굴 가죽을 뜯긴(!!) 뒤였다. 배트맨은 조커를 제압하고 그 시신을 찾지는 못했지만, 뜯겨진 조커의 얼굴가죽을 발견할 수 있었고, 배트맨의 동료들(로빈, 레드 로빈, 나이트윙, 배트걸)과 고담시는 조커가 죽었다고 생각했다. 

 이야기는 고담 시경 증거물실에 보관되어 있는 조커의 얼굴가죽이 도난당하면서 시작된다. 

배트맨은 과연 조커의 얼굴가죽을 훔쳐간 범인, 조커를 자칭하는 그 범인이 진짜 조커인가? 그리고 과연 조커라는 인물의 진짜 정체는 무엇인가에 대해 파헤치기 시작한다. 아캄 수용소를 찾아가며 과거의 행적을 뒤쫓는 사이, 범인은 알프레드를 포함한 배트맨의 동료들을 납치하여 배트맨에게 날릴 절망의 일격을 준비한다.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배트맨 만화를 읽은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국내에 정발된 거의 모든 작품들을 읽긴 했는데, 작화로 보나 내용면으로 보나 가장 충격적인 이슈가 바로 이 작품이었다.

깨끗하게 도려내진 자신의 얼굴 가죽을 뒤집어 쓰고 등장하는 조커라니. 상피조직이 다 드러난 얼굴에 얼굴 가죽을 무슨 의료용 스테이플러 같은걸로 가죽 밸트에 연결하고, 입 부분에 줄을 매달아 뒤집어 쓴 모습은 그림 그 자체로만 봐도 불쾌할 정도로 잘 표현해놓았다. 

표지부터 그로테스크하고, 배트맨의 가면 뒤에 숨겨진 브루스 웨인을 알고 알프레드부터 납치하는 그의 수법 역시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엄청나게 끔찍하긴 하지만, 자신의 폭력적인 범행 사이에 숨겨있는 깨알같은 '조크' 도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절묘하게 잘 배치했다. (엔딩까지 끊이지 않는 조커의 조크라니!!) 스콧 스나이더의 위트와 센스가 돋보였고, 어떻게 그의 작품이 DC코믹스 전체를 하드캐리 할 수 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전에도 언급했었지만, 배트맨 시리즈의 포인트는 '배트맨을 얼마나 참신하게 괴롭히는가' 일 것이다.

뉴52시리즈는 그 첫 작품이었던 [올빼미 법정]에서부터 엄청나게 강력한 '탈론' 을 통해 배트맨을 육체적으로 엄청나게 괴롭히더니, [가족의 죽음]을 통해서는 정신적으로 탈탈 터는데, 정말 소름이 오소소 돋을 정도! 


조커가 아직 조커라 불리지 않고, '레드 후드 리더' 로 불리던 무렵으로 되돌아가는 [제로이어-비밀의 도시] 를 읽고 다시 읽으면 새롭게 눈에 들어오게 되는 장면들도 있고, 조커에게 일말의 연민을 느끼게 하는 장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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