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랜턴 Green Lantern : 시크릿 오리진 Secret Origin 시공그래픽노블
제프 존스 지음, 이규원 옮김, 이반 레이스.오클에어 알버트 그림 / 시공사(만화)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우리나라에 미국의 히어로가 찾아든 것은 헐리웃 영화를 통해서 였다.

"슈퍼맨" "배트맨" 과 같은 히어로들은 지금 보면 조악하기 짝이없지만, 당시에는 컬쳐 쇼크에 가까울 정도의 영상기술로 스크린 안에서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며 악당들을 응징했다. 파란 타이즈에 빨간 팬티를 입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슈퍼맨이나 박쥐 마스크를 쓰고 시커먼 망또를 둘러맨 배트맨의 외견은 유치해 보였으나, 그 스토리는 전혀 유치하지 않았다. 신과 인간의 경계에 있는 듯한 슈퍼맨은 끊임없이 정체성을 의심하는 사람이었고, 배트맨은 자신의 마음속 깊이에 위치해 있는 죄책감과 공포감을 이겨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람이었다.

컴퓨터의 발달과 함께 영상 기술은 보다 더 발전했고, 우리는 보다 많은 슈퍼 히어로들을 스크린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에 발 맞춰서 미국 문화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슈퍼 히어로 문화의 본질, 슈퍼 히어로의 코믹북과 그래픽 노블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너무나 생소한 슈퍼 히어로인 '그린 랜턴' 은 슈퍼맨과 배트맨의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는 DC 코믹스의 간판 캐릭터이다.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과 그린랜턴은 DC 코믹스의 대표 캐릭터인 동시에, 그린랜턴은 슈퍼맨, DC의 경쟁사인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 등 과 함께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미국적인'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린랜턴: 시크릿 오리진' 은 그린 랜턴이라는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우는 작품군들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그린랜턴인 '할 조던' 이 어떻게 그린랜턴이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작품이다.

 

눈 앞에서 비행기 사고를 당하는 아버지를 목격했던 할 조던. 하지만, 그는 아버지가 동경했던 하늘을 포기할 수 없었다. 공군에 입대해 조종사가 되지만, 남편을 잃게 한 하늘과 공군을 그의 어머니는 좋아할 리 없었다. 할 조던은 어머니와 형, 동생과 갈등을 겪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공군에서 불명예 제대하게 된 할 조던은 가족들에게도 돌아갈 수 없는 처지가 되어 작은 지역 항공사에 취직하게 되고, 항공사의 여 사장이자 소꼽친구이기도 한 '캐롤 패리스' 와 대립하게 된다.

한편, 지구를 포함한 우주 구역을 수호하는 전사인 그린랜턴 '아빈 수르' 는 우주선에 악당인 '아트로시터스' 를 태우고 지구로 향하고 있었다. 불길한 예언을 접하고 그 악의 근원을 찾아내기 위한 여정이었다. 지구에 다다랐을 무렵, 아트로시터스는 아빈수르를 공격하여 우주선을 탈출하고, 아빈 수르는 심각한 상처를 입은 와중에도 우주선이 사람이 없는 황무지에 추락시키기 위해 남은 생명력을 짜낸다. 우주를 수호해야 하는 그린랜턴은 한시도 공석이 되면 안되기 때문에, 의지가 있는 그린랜턴의 반지는 임무를 물려받을 지성체를 찾아나서고, 그 대상으로 할 조던이 선택된다.

할 조던은 아빈 수르의 임무를 넘겨받아 그린랜턴이 되기로 하고, 우주 어딘가에 있는 그린랜턴의 훈련소에서 짧은 훈련을 마친 뒤 지구로 복귀한다.

지구로 돌아온 할 조던은 아빈수르의 제자이자 다른 우주 구역을 수호하는 그린랜턴인 '시네스트로' 를 만나게 된다.

 

 

'그린랜턴: 시크릿 오리진'은 2009~2010 미국 DC의 메인 이벤트인 '가장 어두운 밤(Blackest Night)' 의 중심 캐릭터인 그린랜턴의 기원에 대한 내용으로서 '가장 어두운 밤' 시리즈를 위한 미드의 파일럿작품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인 아빈수르의 지구행에 바로 그 '가장 어두운 밤' 에 대한 예언이 있었기 때문이다. 할 조던이 그린랜턴이 된 원인이 바로 그 '가장 어두운 밤' 에 대한 예언이었고, 이 작품 '시크릿 오리진' 에서 '가장 어두운 밤' 을 이끌어 내는 복선들이 등장한다. (이 부분들은 미국 만화의 시스템을 모르시는 분들은 잘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린랜턴은 올해 6월, 미국에서 영화가 개봉된다. 아마 한국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개봉될 것이고, 이 작품 '그린랜턴: 시크릿 오리진' 은 영화를 보기 전에 한번쯤 봐두면 좋을 듯한 작품이다. 아마 영화에서도 특히 '그린랜턴: 시크릿 오리진' 의 내용을 많이 차용해서 각본을 썼을 것이다. 그만큼 이 작품은 그린 랜턴이라는 캐릭터와 할 조던이라는 인물의 아이덴티티를 명료하고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다른 슈퍼 히어로들과 달리 우주적인 스케일을 가지고 있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각종 외계의 다른 그린랜턴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미국 히어로들과 그린랜턴이 생소한 독자들에게도 충분한 재미를 줄 수 있는 '그린랜턴: 시크릿 오리진'.

강추!

 

 

 
 
무엇보다 번역이 참 좋다. 화면에 잘 안보이지만, 이렇게 칸 아랫부분에 작품에 관련된 여러가지 해설들이 적혀있다.
그린랜턴을 전혀 모르는 독자들, 미국 만화 자체를 잘 모르는 독자들에게도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
 매끄러운 번역은 물론, 미국 만화를 즐길 수 있게 해주려는 번역자님의 센스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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